거위 샘, 그곳엔 예쁜 무지개가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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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 샘, 그곳엔 예쁜 무지개가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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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올린 사진은 대부분 클릭하시면 더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난...

물이 그리웠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욕심없이 그리 살고 싶었습니다.

 

난....

구름이 그리웠습니다.

흐르는 구름처럼 자유롭게 다니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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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바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폭풍도 산들바람도 사라지면 잔잔해지는 바람 말입니다.

 

세상을 모두 휘어잡아 보아야 나중에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모든 게 처음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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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체도 없는 것을 잡기 위해 너무 힘들이지 말아야겠습니다. 

지금은 얼핏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게 내 것이 아닙니다.

공연히 형체조차 없는 것을 잡으려고 수고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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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냥 물처럼,

구름처럼,

바람처럼

그리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다니다 보니 모든 게 바람이었고 구름이었고 그리고 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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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징시를 찾는 이유는 멋진 사진 한 장 때문입니다.

우연히 숙소에서 본 석양이 지는 저녁 무렵의 아치형 다리 사진입니다.

바로 아래 사진입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사진 한 장 때문에 필이 꽂혀 사건 사고가 생기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그런 일이 없었습니까?

 

바로 아래 다리가 있는 호수 이름이 또한 기가 막히게 멋집니다.

거위 샘(아천:鵝泉)이라는 호수입니다.

"링추엔완쫘오(영천만조:灵照)"이라는 멋진 이름이 붙은 다리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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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佳人도 아래 사진처럼 한 장 찍었습니다.

비슷한 위치에서 찍었습니다만....

황홀한 저녁 햇살은 오늘같이 구름이 잔뜩 낀 날은 기대할 수 없잖아요.

또 소 몰고 가는 노인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리 아치는 11개로 같습니다.

사진을 올려놓고 보니 심히 부끄럽습니다.

플래시 불이라도 비춰가며 찍었어야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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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딱지가 납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습니다.

위의 사진 찍을 때 소를 몰고 지나가는 노인도 없습니다.

그래서 동네 소 모두 집합시켜 다리를 건너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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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도 모르고 소가 건너갑니다.

노인이 없으면 아이들도 모이라 했습니다.

오늘 어취엔 마을에 실전을 방물케하는 공습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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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곳에 와보니 순전히 사진발이었습니다.

그래도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하겠기에 이곳을 걸어왔습니다.

오늘 날씨가 잔뜩 흐려서 일몰은커녕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래 사진도 우리 부부를 이곳으로 몰고 온 또 다른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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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을 보세요.

아마도 제가 찍은 이 장소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두 사진의 차이는 엄청 납니다.

만약 누가 제 사진을 본다면, 이곳에 구경이나 오겠어요? 헐~

모자 쓴 사공 할배는 없지만, 이번에 여기서는 오리를 무지하게 많이 동원했습니다. 

물량공세로 나가면 어느정도 비슷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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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세상을 보는 것은 겉만 바라볼 수 있지만, 그 안의 다른 면도 살펴보면 되니까요.

여행이란 이마 알고 있는 곳을 확인하기 위해 가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부부처럼 그냥 가는 도중 좋다고 생각되어 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울 마눌님처럼 이렇게 배낭 하나 달랑 메고 그냥 걷는 겁니다.

젊은 시절 바쁘다는 핑게로 눈길조차 주지 않다가 이제 마눌님의 옆에 서서 동행이 되어준다는 일...

돌쇠 무릎에 힘이 빠져간다고 해서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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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위치라도 각도와 시간에 따라 물 색깔마저 변하는 게 자연이잖아요.

그 자연의 섭리를 인간이 어찌 모두 알고 기록한답니까?

카메라 렌즈를 물을 향해 조금 아래로 내리면 이런 빛깔의 물을 볼 수 있는 게 자연이 아닌가요? 

작은 각도 차이에 죽은 물 색깔이 옥색으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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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땅 밑으로 샘이 퐁퐁 솟아나와 만든 호수라고 하는군요.

이 지역을 아름답게 꾸미는 카르스트 지형의 특징이 원래 골다공증 환자처럼 바위에 구멍이 송송 뚫려 있어 동굴도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내리는 비가 바위 사이로 난 구멍으로 돌아다니다 이곳에서 솟아 올라온다고 하니

먹는 샘물만큼 깨끗한 물이 아닐까요?

암반수! 맞아요. 암반수로 만든 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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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샘 위로 아치모양의 무지개 다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다리 사진 중에는 뭐니뭐니해도 미끈한 8등신 미녀의 다리 사진이 제일 좋다고 하던데...

괜찮습니다.

삶이란 녀석은 늘 짜인 각본대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아래 사진도 건너편 산의 모습이 미인이 수건을 쓰고 누워있는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미인 사진이 아닌가요?

미인에 환장한 佳人 눈에만 그렇게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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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녀석은 내게 늘 그랬습니다.

가끔 우리 부부의 건강을 시험하고 시련도 안겼습니다.

우리 부부가 가고 싶은 길에 장애물을 놓아두었고 원하는 것을 훼방만 했습니다.

 

그런 건강에 대한 시련을 극복하고 이렇게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되어 오히려 시련을 안겨준 삶을 사랑합니다.

우리 부부의 여행은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사람은 어떤 어려운 지경에  부딪히고 그 어려움을 이겨냈을 때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조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일로 우리 부부가 택한 일이 바로 여행입니다.

삶이란 한 번 만 주어지고, 우리에게는 그 삶을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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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부분은 여행 다니는 우리 부부를 팔자 좋은 사람으로 치부합니다.

괜찮습니다.

우리 삶이 원래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사는 게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이번 34일간 둘이서 사용한 경비는 중국에서 쓴 돈이 모두 7.000원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섦이란 어느 날 갑자기 징시라는 마을로 가라고 합니다.

지름길을 가르쳐 주지 않고 늘 먼 길을 돌아가게만 했습니다.

버스 시간표도 가르쳐 주지 않고 그냥 걸어가라고 합니다.

늘 알 수 없는 목마름으로 우리 부부를 방황하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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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만큼 우리를 토닥거려 주지도 않았고 우리가 간절한 도움의 눈길을 보내면

늘 일부러 먼 산만 바라보며 외면하고 우리에게 눈길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면 언제나 더 멀리 도망가 버렸습니다.

어제도 버스에서 내려 버스 터미널로 가니까 징시가는 버스도 한 대도 없고 지나가는 버스만 잡아타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佳人은 우리의 얄미운 삶을 아직도 짝사랑합니다.

언젠가는 佳人을 향해 미소를 지을 때까지 말입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여러분의 삶을 사랑하며 사셨습니까?

저요...

사랑에 입맞춤하려고 하니 사랑이 벌써 저만치 지나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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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징시를 계림보다 낮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작은 쿤밍이라고도 합니다.

풍경은 계림과 같으나 사람이 적고 번잡하지 않아 조용히 즐기기에는 계림보다 더 낮습니다.

연중 기온이 20도 내외로 온화하여 살기에 쿤밍보다 더 좋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부부의 우발적인 행동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을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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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시(靖西)는 광시 남서부의 징시현 경내에 있으며 남서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베트남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우리 같은 외국인이 국경 통과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카르스트지형에 속하여 경내에 봉우리가 아름다운 산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지형의 특징인 동굴 또한 많이 있고

산과 물이 서로 끼고 돌아 경치가 매우 아름다우므로 예로부터 '작은 꾸이린'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징시는 여름에 무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아 또한 '작은 쿤밍'이라고도 불린답니다.

이곳은 풍경이 수려한 관광지일 뿐만 아니라 조용하여 휴양도시로 이만한 곳은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징시가 맨날 작은 어쩌구저쩌구 전략으로는 세상과 교통하는 데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게 요즈음 말하는 2등 전략입니다.

어느 회사는 1등 전략으로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합니다.

 

어느 회사는 2등에 만족하고 2등 전략을 고수하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 개털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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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시는 징시의 색깔로 관광객 유치에 노력해야지 맨날 꾸이린이나 쿤밍의 치마꼬리만 잡고

작은 어쩌구저쩌구 만 해서는 항상 제자리걸음입니다.

숙박업소가 외국인을 마음대로 받지 못하는 마을에서 무슨 전략이 필요합니까?


험산 준령 속에 위치 있는 
호숫물이 여러 개의 산골짜기를 가득 메우고 있으며 수면이 거울같이 잔잔하고

그 속에 우뚝우뚝 솟은 푸른 산들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호수 주위는 푸른 산으로 둘려 있어 물 위에 나무그림자가 거꾸로 비치고

새들이 하늘을 날고 작은 놀잇배가 물 위를 오고 갑니다.

호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이 샘솟아 올라오기에 작은 파문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퐁퐁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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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탄식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기억에 오래 남을 곳입니다.

 

佳人은 이곳의 색깔과 빛을 마음에 담고 싶습니다.

산을 담고 싶습니다.

그리고 물을 담고 싶습니다.

구름과 바람과 자연의 영혼을 모두 담아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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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취엔은 규모가 작습니다.

1시간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습니다.

12시 30분경에 도착하여 1시 30분에 대부분 둘러보았습니다.

하기야 샘이 얼마나 커야 합니까?

 

1시 30분에 대부분 구경은 끝났지만, 징시로 가는 버스가 오지 않아 다리 위에서 기다리다

30여 분이 지난 2시에 징시로 가는 버스가 오기에 3원/1인 타고 갑니다.

그래서 버스 기다리며 다리 사진만 무지하게 많이 찍었습니다.

사람 지나갈 때만이 아니고 물소 지나갈 때도 찍었습니다.

버스가 자주 오지 않기에 다리 위에서 자꾸 사진만 찍게 되었습니다.

네... 거위샘이라는 어취엔(아천:鵝泉), 그곳엔 예쁜 무지개가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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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시로 돌아와 점심을 먹습니다.

감기로 입맛이 없어 미펀으로 먹습니다.

오후에는 시내를 다니며 시장 구경도 하고 시내 한가운데 있는 중산공원도 들려봅니다.

귤과 바나나를 사고 4시에 터미널로 가 내일 푸닝행 버스표를 35원/1인에 예매합니다.

징시에서 나파까지 87km이고 푸닝까지는 137km입니다.

그런데 바이서까지만 181km이니 푸닝으로 직접 가는 편이 얼마나 단축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어취엔은 사실 문표 없이도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호수를 사이에 두고 문표를 파는 곳과 그 반대편의 마을이 있어 마을로 바로 들어가면 거위 샘을 그냥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징시에서 버스 타고 올 때 다리가 나타나고 오른쪽에 강을 따라 마을이 보이면

그곳에서 내려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문표를 사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표를 검사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휘어져 가면 숲이 보이고 그곳이 문표 파는 입구와 주차장이 있습니다.

 

4 Comments
곰돌이 2010.12.22 17:37  
제가 언제 갈진 모르지만...

어취엔을 표없이 들어가는 방법까지 알려 주셨군요 ^^*


어취엔을 소개한 사진은....

아마도,  사실 그대로가 아닌...  사진변형을 한것이 아닐까요?

가인님 사진 솜씨도,  상당한데.... 사진변형을 하지 않으면  나올수 없는 사진 같습니다. ^^;;


이제... 징시에서 좀 쉬시고,  다음 일정으로~~~~ ^^*
佳人1 2010.12.23 09:26  
그렇게 봐주시는 곰돌이님이 고맙습니다.
날이 맑아 저녁 노을이 다리 위를 비추면 그런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lantubig 2010.12.23 00:34  
다리 아래의 반원 구조물이 물에  어리어 동그라미로 보이는 사진이 참 아름답네요.

산과 물과 산그림자,,,작은 계림이라 불릴 만 한  멋진 곳인것 같습니다.

자연풍광도 아름답지만, 다리를 건너는 물소와 사람도 아름답습니다.


위대한 자연 앞에서 절로 겸허 해 지는게 인간인가 봅니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자연,,,,사진 잘 보았읍니다.

자정이 벌써 넘었읍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요.
佳人1 2010.12.23 09:29  
아름다운 곳입니다.
계림처럼 사람도 없고.....

두 분이 나중에 꼭 저 다리 위를 걸으며 데이트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때는 제가 따라가 멋진 사진이라도 찍어드릴께요.
특히 저녁 노을이 질 때 가셔야 멋진 사진이 나올 수 있습니다.
靈泉晩照.... 이름이 멋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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