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여행 5일째
난닝에서 출발해 1박 2일 투어로 더티엔폭포와 통링대협곡을 둘러보고 다시 난닝으로 가지 않고 중간에 우리 부부만 내렸습니다.
배낭여행이란 이렇게 우리의 혼을 쏙 빼는 곳이 나타나면 가던 길을 멈추고 두리번거릴 권한이 있습니다.
또 마음에 드는 곳에서는 며칠 더 머무르고 그냥 그런 곳은 통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오늘은 워낙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변방에 있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징시(靖西)라는 마을을 둘러봅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봅니다.
왼편에 보이는 큰 건물이 바로 징시 버스 터미널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노이바이 공항만큼 크고 잘 지어 놓았습니다.
그 맞은편에 보이는 건물군... 모두 삔관입니다.
터미널 중앙 건너편에 있는 삔관이 우리 부부가 지난밤에 쫓겨난 곳입니다.
멀리 보이는 풍경이 마치 꾸이린같이 생겼습니다.
찌우저우(구주:旧州)....
여기도 세외도원이랍니다.
역시 제대로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한 세상을 살아가며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되지요.
누구나 즐겁고 행복해지기만 바라지요.
그러나 세상 일이란 게 우리 마음대로만 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즐겁자고 떠난 여행길조차도 즐거운 일도 있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이 더 많습니다.
슬픔과 성냄도 즐겁고 행복으로 승화시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들의 삶이란 늘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행복이란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닌가 봅니다.
그리고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요.
늘 우리 주위에 맴돌고 있지만, 우리가 알지를 못할 뿐이 아닐까요?
우리가 살아가며 일상 속에서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여행길에서도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징시를 선전하는 팸플릿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佳人이 직접 그곳을 가서 그 자리로 생각되는 곳에서 찍었지만, 역시 기술의 차이는...
그래도 이렇게 다니며 사진 속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신기한 일입니까?
소 몰고 가는 사람만 없었지... 흉내는 비슷하게 냈잖아요.
소가 없으면 개라도 끌고와야 했었나요?
비록 하찮은 작은 일이라도 느껴보세요.
세상에 보이는 모든 것이 즐거운 일이며 그 또한 짜증 나는 일입니다.
짜증스럽게 생각하면 모두가 힘든 일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즐거운 일입니다.
이렇게 여행을 하며 그곳 팸플릿에 인쇄된 사진을 보고 그 자리에서 내 카메라에 담아 보는 일도 즐거운 일 중의 하나입니다.
행복은 느끼고 찾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니까요.
여행 도중에 잔잔한 일 모두가 다 행복 아닐까요?
아침에 일어나 오늘 일정을 점검합니다.
우선 오늘은 제일 먼저 찌우저우꾸전(구주고진:旧州古镇)을 갑니다.
그곳을 가는 방법은 시내버스를 타고 갑니다.
어제 모두 알아낸 여행정보입니다.
징시 시내는 위의 지도를 보듯이 무척 작은 마을입니다.
그 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관광지가 3곳이 있는데 산야산을 빼고 어취엔과 찌우저우 두 곳을 오늘 돌아 볼 생각입니다.
산야산(三牙山)풍경구까지 약 4km, 거위 샘(아천:鵝泉)까지 6km, 거위 샘에서 찌우저우(구주:旧州)까지 5km이며
다시 징시로 돌아오는 거리가 10km 정도의 가까운 곳입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빌려 돌아다녀도 좋고 시간이 넉넉하다면 걸어서 다녀도 좋겠습니다.
旧州는 지금의 현이 생기기 이전 예전의 마을이랍니다.
그러니 원조마을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러나 우리 부부는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찌우저우를 보고 어취엔까지 걸어서 가기로 합니다.
거리가 처음에 듣기는 3km라고 했고 나중에 입구에서는 약 5km 떨어졌다고 하니 트레킹에는 아주 적당한 거리입니다.
그러나 이 잘못된 정보가 나중에 얼마나 사람을 힘들게 했는지 모릅니다.
8시에 숙소를 나서 우선 아침에 간단히 먹을 식사대용과 점심까지 견딜 비상식량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터미널 앞의 큰길에 나와 버스를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수첩에 旧州라고 써서 다른 버스기사에게 물어보니 어멈? 여기에는 없답니다.
터미널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걸어가 큰길이 나오면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찌우저우행 버스를 타라고 합니다.
어제 알려준 정보가 출발하기 전부터 틀려 고생의 시작입니다.
터덜터덭 걸어가니 그곳에 한 아주머니가 버스를 기다리는 듯합니다.
물어봅니다.
여기서 旧州가는 버스 타는 곳이 맞느냐고요. 그렇다는군요.
그런데 또 20여 분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습니다.
다른 마을 가는 버스는 벌써 몇 대가 지나갔는데...
그런데 요게 시내버스랍니다.
중국은 뭐든지 크게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작은 자동차 꼬마 자동차가 붕붕거리며 시내를 누빕니다.
아주머니는 우리보고 저 위로 올라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아주머니와 함께 중산공원 방향인 북쪽으로 걸어갑니다.
그랬더니 그곳에 바로 찌우저우가는 버스가 서 있습니다.(버스 요금 3원/1인)
그곳에 사는 사람도 버스 타는 곳을 몰라 그러는데 여행자인 우리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그러니 버스 터미널 앞에서 동서로 난 큰길을 따라 동쪽으로 걸어가면
남북으로 난 큰길이 나옵니다.(지금은 비포장)
그 길을 따라 북으로 올라가면 왼쪽에 중산 공원이 보이고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찌우저우로 가는 버스 종점입니다.
8시 40분에 징시를 출발하여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달리면 찌우저우로 들어가는 교통표지판이 보입니다.
위의 교통표지판에 왼쪽은 찌우저우 꾸전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어취엔 경구로 5km 라고 확실히 적혀있습니다.
바로 그 아래가 버스 종점입니다.
버스는 마을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찌우저우는 수를 놓은 공의 마을이라는 수구지향( 绣球之乡)이라고 하는군요.
수구지향이라는 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중국 수구** 마을인지 알고요.
왜 우리 나이의 사람을 젊은 사람이 수구**이라고 뭐라하잖아요.
그러니 이것은 아름다운 비단 공을 만드는 마을이라는군요.
마을 입구로 서서히 걸어 들어가자 입구에 있는 공안사무실에서 사람이 나와 들어가는 우리 부부를 제지합니다.
어젯밤에 대주점에 가지 않고 저렴한 삔관에서 잔 사실을 공안이 알았나요?
그럼 그 죄로 이곳 출입이 제한되는 겁니까?
아니랍니다.
입장료를 내라고 합니다.
무려 10원/1인입니다.
그럼 이곳도 지난번 양메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우리 부부에 "서프라이즈!" 할 겝니까?
우리 부부에게 어디에서 왔느냐고 묻습니다.
한국이라고 하자 갑자기 안으로 들어가더니만, 인쇄된 카탈로그를 가져다 줍니다.
쫭족이 99%인 징시라는 도시...
아마도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외부인에 두려움과 반가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 경쟁이 아니고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사이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찌우저우는 큰 마을이 아닙니다.
1시간 30분이면 마을 모두를 대부분 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을이 다른 마을과 달리 모두 비단 공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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