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외도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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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외도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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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사진 몇 장을 보고 매우 아름답다고 하자 가이드는 우리에게 징시라는 도시를 알려주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징시라는 곳을 가보라고 합니다.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 나중이 어디 있습니까?

중국사람도 오기 어려운 중국의 변경지방에 언제 또 옵니까?

 

어떻게 가느냐고 하자 난닝에서 징시가는 버스가 있고 그 버스가 따신을 지나 징시로 간다고 합니다.

어제 구경한 통링을 지나서 몇 시간 더 북으로 올라가면 징시라는 도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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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 우리가 난닝으로 돌아가지 않고 따신을 거쳐 갈 때 우리 부부만 따신에서 내려줄 수 있어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걱정스러운 얼굴입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중국말도 못하는 우리가 중간에서 내려달라고 하니 가이드가 얼마나 황당했겠습니까?

가이드는 약간의 영어가 가능해 의사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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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한국인입니다. 왜 그래요~"

그래서 사무실에 전화해보고 우리 부부를 따신에 내려주기로 했습니다.

가이드를 졸라 중간에서 내려 징시라는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밍쉬티엔위엔을 떠난 버스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평탄한 길을 따라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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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오전에 달린 산을 넘는 위험한 길이 이곳에는 없습니다.

봉우리 사이로 아주 길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사탕수수를 대규모로 재배하는 마을도 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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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지역은 양수오의 위에량샨(월량산:月亮山)과 같은 구멍 뚫린 산이 많습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 본 것만 다섯 개 정도입니다.

아마도 변경지방이라 가슴앓이를 많이 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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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모습이 꾸리린이나 양수오와 비슷합니다.

나중에 꾸이린이나 양수오에 가면 아마도 그곳 모습이 시시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을 돌아보면 왜 사람들이 꾸이린이나 양수오만 찾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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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며칠 후 만개의 봉우리가 있다는 완펑린(만봉림:萬峰林)을 가게 될 텐데 이곳에서 이미 만 개의 열 배도 넘는

봉우리를 어제오늘 지겹게 보았습니다.

이곳은 중국의 비경이라는 여러 곳을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곳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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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36분에 밍쉬티엔위엔을 떠나 약 1시간을 달려 오후 2시 30분에 우리를 태운 버스가 따신을 지날 때 가이드는 버스를

따신 터미널 건너편에 세우고 우리 부부를 내려주며 건너편을 가리키며 터미널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징시가는 표를 살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이제부터 우리 부부는 독립군이 되어 움직입니다.

 

만약 늦어서 오늘 가는 표를 사지 못하면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하룻밤을 잘 요량으로 내렸습니다.

중국은 원래 버스가 일찍 끊어지고 교통편도 많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1박 2일 동안 함께 한 중국인 관광객과 이루핑안(일로평안:一路平安)을 우리 부부에게 말하는 가이드를 뒤로하며....

대부분 중국 여행객은 우리 부부에 손을 흔들어 배웅합니다.

자~ 이제 우리 부부만 새로운 세외도원을 찾아 Here we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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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을 메고 안고 터미널에 들어가 매표원에게 "징시!"를 용감하게 외칩니다.

그러나 들려오는 말은 "메이요!"

"왜 메이요?" 오늘 차편이 끊어지기라도 했나?

이렇게 황당할 수가...

생각해보세요. 터미널에 우리 부부가 갈 곳인 징시로 가는 차편이 없다니 얼마나 난감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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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 부부 주위에 있던 사람이 일제히 바깥을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밖에는 택시처럼 생긴 오토바이를 개조한 교통수단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그런 택시를 타지 않습니다.

일단 버스 행선지와 시간표가 적혀진 곳에서 징시를 찾아봅니다.

뭬야? 없습니다. 징시가는 버스가 아예 시간표에도 정말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난닝에서 징시를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도시가 따신인데 차편이 없다니...

우리 부부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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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젊은이 한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따라오라 손짓합니다.

우리를 터미널 밖으로 인도한 젊은이는 저쪽 터미널 입구에 있는 사거리를 가리키며 난닝에서 지나가는 징시행 버스를

저기 사거리에서 기다렸다가 버스가 지나가면 손을 들고 타라고 손짓으로 표시합니다.

 

이제 완전히 알았습니다.

그러니 징시로 가는 길목에 있는 따신에서는 터미널에서는 징시행 차편이 아예 없습니다.

난닝에서 징시로 가는 버스를 지나가는 길목에 서 있다가 세우고 타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서로 말 한마디 하지 않았지만, 의사는 완벽히 통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난닝에서 징시가는 버스는 따신 터미널에 주차했다가 가는 게 아니라 사거리를 지나 마을 끝 편에

휴게소가 있었고 그곳에서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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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 보면 지금 버스가 따신의 유일한 큰 사거리에서 난닝 방향에서 징시 방향으로 직진하고 있습니다.

운전기사 쪽이 터미널 방향이고 방금 그쪽에서 우리를 태웠던 여행사버스가 도착해서 내렸습니다.

세외도원을 찾아가는 길은 고행의 길입니다.

따신은 어제 통링을 갈 때 지나간 도시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생소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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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정도 기다렸나요? 2시 50분 교차로 건너편에 징시(정서:靖西)라고 쓴 버스가 보입니다.

큰길 가로 다가가 기다렸다가 손을 드니 우리 앞에 버스가 정차합니다.

버스를 오르려는데 안내양이 느닷없이 빨간 비닐봉지를 내밉니다.

신발을 벗어 비닐에 담으라는 말이지요.  

그러니 버스가 침대 버스라는 말입니다.

佳人은 등산화를 신고 여행 중입니다.

이거 벗으려면 한참 걸립니다. 그것도 대로변에 버스를 세우고 배낭 메고 안고 그리고 길바닥에서...

아~ 세외도원 가는 길이 왜 이리도 고난의 연속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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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웬 침대 버스입니까? 나 원 참 !!! 아주 이불까지 준비된 버스입니다.

이거 그래서 또 베드 신을 찍었습니다.

2층 3열 확실한 베드 신입니다.

오늘 오후에는 징시로 누워서 가게 생겼습니다.

꼭 눕지 않고 옆으로 드러눕거나 엎드려가도 누가 뭐라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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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외도원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누워서 갑니다.

여기서 징시까지 40원/1인입니다.

그런데 혹시 누워가면 요금 더 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처음에는 앉아가다 나중에 기사 모르게 살짝 눕기도 했걸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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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가다 보니 어제 무척 복잡해 마을을 통과하는데 30분 이상이 걸린 시아레이(下雷)라는 마을을 지납니다.

어제 지났던 길이라 반갑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길가의 모든 옷가게가 佳人의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중국여인들은 원래 저렇게 상의만 입고 삽니까?

마네킹을 왜 저렇게 만들었습니까? 남새스럽게...

지금 세외도원 들어갈 수 있는 인내력이 있나 테스트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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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통링대협곡 거의 다 와서 보았던 폭포도 보입니다.

이 폭포는 바로 도로 옆에 있어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징시를 출발한 지 2시간 지나 4시 50분 통링 대협곡 입구를 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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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모습이 마치 쥐라기 시대에 살았던 공룡처럼 보입니다.

통링 대협곡에 쥐라기 시대의 식물이 아직 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곳을 향하여 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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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링에서부터 징시까지는 30km라고 표시되어 있군요?

그리 먼 거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따신에서 통링까지 벌써 2시간이 걸렸습니다.

통링에서 40분 만인 5시 30분 경에 드디어 징시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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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마눌님이 버스가 도착하기 전에 큰 걱정을 합니다.

징시라는 곳에 숙박업소가 없으면 어떡하느냐고요.

그런데 도착해 보니 헐~

 

도시가 대부분 삔관천지입니다.

이렇게 삔관이 많은 도시도 처음입니다.

그런데 삐끼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우리가 당황하고 삐끼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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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버스터미널에 들어가 다음 이동할 곳의 정보를 얻습니다.

빠메이라는 곳을 가는데 어떻게 가야 잘 갔다는 소문이 나느냐고 묻습니다.

난닝에서 빠메이로 가는 길목인 광난까지의 구글 지도를 미리 복사해 갔었기에 지도를 펴고 물어보면 별로 말을 하지 않아도

의사전달이 무척 쉽습니다.

그리고 이곳 관광에 대한 정보를 얻고 아울러 숙소에 관한 시장가격도 알아봅니다.

버스 터미널이 버스표만 파는 곳이라는 것은 오해입니다.

삐끼가 없을 때는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이 우리 같은 초보자에게 가장 큰 정보원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친절한 아가씨라도 만나면 글로 써가며 정성껏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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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빠메이는 고사하고 광난으로 가는 버스도 징시에서는 없습니다.

그러나 푸닝이라는 윈난 성에 있는 도시로 가면 그곳에서 광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합니다.

빠메이라는 글자를 써서 보여주었지만, 그런 지역을 알지도 못한다 합니다.

무릉도원 가는 길이 험난합니다.

 

바로 터미널 앞에 있는 삔관에 짐을 풀었습니다.

미리 파악한 정보대로 하루에 40원 한다는 2층 방을 이틀 묵는다는 조건으로 30원에 하기로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동네도 건물 한 층 높이가 장난이 아닙니다.

2층이라지만, 4층 정도 올라온 듯합니다.

사진에 천장도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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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방에서 창문을 통하여 내다보면 바로 징시 버스터미널 정면입니다.

터미널 근처에 방을 얻는다는 일은 무거운 짐을 들고 멀리 가지 않아도 되고 나중에 이동할 곳에 차를 타기가

아주 쉽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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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콰이찬식당에 가서 1인분만 시켜 둘이 먹습니다만 워낙 밥이 많아 1인분의 밥도 다 먹지 못했습니다.

어제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더니만 오늘 밤에는 더 심해집니다.

몸이 좋지 않으니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식사를 통 못하겠습니다. 

그런데 방에 돌아와 밤 9시경에 그동안 찍은 사진을 노트북에 저장하고 쉬려는데 갑자기 누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자다가 누가 봉창 두드립니까?

이게 무슨 경우입니까?

주인이 삔관을 나가달라고 합니다.

우리 부부는 캄캄한 밤에 징시라는 낯선 곳에서 삔관에서 쫓겨났습니다.

 

비록 우리 부부는 쫓겨났더라도 오늘은 허그 데이(Hug day)랍니다.

추운 겨울 가족을 사랑의 힘으로 안아주세요.

그리하시면 가정에 사랑의 바이러스가 마구마구 퍼져넘치고 그 사랑은  이웃으로 번져나가

우리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사랑으로 넘쳐날 것 같습니다.

혹시 시간이 나시면 佳人도 안아주세요. 추운 날이라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립습니다.

 

 

4 Comments
곰돌이 2010.12.16 20:09  
가인님의  멋있는 사진,  재미있는 글,  좋은 정보를  저녁에 일 끝내고,    맛있게  읽고 보는 기분 ^^

최고입니다. ^^*

가인님의 여행기만 보면,  가인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갈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다 가인님께서 고생하시고,  후배들을 위해  여행기를 남겨주신 덕분이지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여행기는 게다가,  징시에서  한밤의  날벼락까지 더해졌네요...ㅜㅜ


( 가인님께서 감기에 걸려 고생하신 여정이지만...ㅜㅜ)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
佳人1 2010.12.17 09:19  
가능하면 지나간 길의 정보를 남기려고 합니다.
혹시 우리가 걸었던 길을 준비하시는 분이 있다면 시간, 경비, 방법등에 대하여 예상하시기 쉬우라고요.
감기가 걸려도 여행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plantubig 2010.12.18 08:29  
네...가인님,,,제가 가인선생님 내외분께서 가셨던 그 길을 그대로 따라 가 볼 예정입니다.

이미  제가 하고 있는 일을 3월 중순까지  모두 마무리 짓고 빠르면  4월 초순 조금 늦으면 5월 초순에 길을 나설 예정입니다.

원래 계획은 벤큐버의 카나디언 친구집에  놀러 갈 생각 이었는데, 그 계절엔  눈이 다 녹아서  매력이 덜하다고 합니다.
재스퍼와 벤프등 로키산에는 눈이 많이 있지만, 그곳은  비아레일을 타고 처칠이나 위니펙등을 거쳐 북극권 여행 할 때 둘러 볼려고  남겨 놓을 작정입니다.

그래서 4,5월과 6월엔  선생님의 뒤를 밟아 볼 예정입니다.

제가 여행 중 엔 외장이나 유에스비만 갖고 다니고 놋북 안가져 가기 때문에 선생님의 남중국 여행기 모두 프린트 해서 가져 갈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욱  자세한 정보를 올려 달라고 떼 쓰고 싶은 심정입니다.

사진,,,, 위에서 다섯번째 사진,,,구멍 뻥 뚫린 산,,,어쩜 저리도 리펄스베이의 아파트 하고 똑 같이 생겼는지,,정말 신기하군요.

아마  건축설계사가 저산을 통째로  커닝해서  설계 했나 봅니다.

용이 지나다니는  구명,,,참  멋진 사진입니다.

그나저나,,,여관에서  쫒겨(??)나셔서 어찌 되셨는지,,,,궁금합니다.

사진으로 볼땐 침구류나,,,방 컨디션이 꽤 쾌적해 보이는 여관인데,,,ㅠㅠ

잘 보고 갑니다.
佳人1 2010.12.18 09:46  
이 길을 걸으시겠어요?
무척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으로 대화하시면 상관없구요.....

방은 무척 크고 께끗했습니다.
가격 또한 대부분 1박에 40원으로 저렴했구요.
여관 건물 자체가 모두 최근에 지어 다른 지역보다 깨끗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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