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자의 중국여행]#1 중국/사천성/성도成都(청두) - 청두 도착, 몽지여 유스호스텔, 천극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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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의 중국여행]#1 중국/사천성/성도成都(청두) - 청두 도착, 몽지여 유스호스텔, 천극 관람

滯離 5 4150

중국 사천, 섬서, 하남 여행 2007년 2월 3일 ~ 18일

(아마도 마지막일) 혼자 떠난 가장 긴 해외여행.
중국에서 춘절 연휴를 맞아 긴 여행을 계획했다.


첫번째 도착지인 사천성의 성도까지
북경에서 기차 타고 32시간, 혹은 30시간...
기차 안에서 그 긴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하나... 하는 심각했던 고민은
너무도 간단하게 해결되어 버렸다.

기차표가 없었다. ㅡㅡ;;

대신 비행기표를 샀다.

중국 국내선의 기내식.

아... 정말....
만두 위에 배추... 어쩌란 말이냐....ㅡㅡ;;

웬만한 음식은 다 먹는 나지만.
저건 정말 못 먹겠더라.

청두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는 가장 저렴하고 편리한 방법은 민항버스와 시내버스 303路를 이용하는 것.

하지만 요금도 같고 기차 북역으로 갈 여행자가 아니라면 굳이 시내버스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고 가이드북에는 나와있는데,

나는 303路 시내버스를 탔던 것일까.

엉뚱한 곳에 내리고야 말았다.

어쩌나.....ㅠㅜ

길을 물어봐도....
외국인의 어설픈 보통화(표준어)는 통하지 않았다.

그러다 간신히 만난 예쁜 여학생들.
한국인인 내가 신기했는지 길을 알려주었고,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었고,
버스가 올 때까지 같이 기다려주었고,
내가 버스를 타는 순간 소지품을 주의하라는 충고도 해주었다.

(이 충고를 귀담아 들었어야 했다. 나중에 버스에서 카메라 소매치기 당했다.)

내가 찾아간 곳은 몽지여 유스호스텔.

여행 떠나기 전에 미리 예약했다.

전화받는 직원 불친절했다. 쳇!

나의 중국어 실력을 믿을 수 없어,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확인까지 하는 센스!!


그런데 그 홈페이지는 영어밖에 입력이 안 돼서
단 세 문장 영작하느라 진땀뺐다.


그나마 한 문장은 사전의 예문을 베낀 건데...

두 문장 만드는 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려서야..

나의 영어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퇴보하고 있었다.


반가운 한글이 이곳이 몽지여 유스호스텔임을 다시 한번 도장찍어준다.

몽지여 유스호스텔은 가격도 저렴하고 깨끗하고 따뜻한 물도 잘 나온다.

BUT!!!! 무지하게 춥다.

겨울이라면 꼭 침낭을 준비하거나 옷을 많이 껴입고 잘 것을 권한다.


여기에서 여행온 한국인 여행생 두 명을 만났다.

그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천극을 보러 갔다.


천극(川劇)은 사천지방에서 유래한 극양식이다.

북경에 경극(京劇)이 있다면, 사천엔 천극이 있다고 해야 하나?


천극은 고정화된 하나의 공연 양식이 아니라

서민문화가 발달한 사천에서 서민들이 즐겨 볼 수 있게 만들어진 공연 전체를 통털어

천극이라고 한단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변검도 천극의 하나이다.

극장은 제갈량의 사당인 무후사 맨 뒷쪽 건물이다.


극장 전경.

천극 보러 갔을 때는 너무 어두워 그 다음날 다시 가서 찍은 사진이다.

낮에는 극장 앞에서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천극 표는 유스호스텔에서 구입하면 싸다.

무후사에서 직접 구입하면 120元이나 한단다.

(몽지여 유스호스텔에서 80元)


관람권에는 차 가격까지 포함되어 있다.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면 차를 따라 준다.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해바라기씨와 땅콩도 함께 주지만....

나는 저 해바라기씨 안 먹는다.

까먹기 너무 귀찮고 기껏 까봤자 알맹이 넘 쪼끄매서... 성질 버린다. ㅡㅡ;;

무대는 이렇다.

처음에 악단이 나와 연주를 시작하고.....

차기예(茶技藝)를 보여준다.

차 기예란 사천의 독특한 차문화 때문에 생겨난 것인데....

사천은 중국 내에서도 특히 차마시는 문화가 발달한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문화는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서민들을 바탕으로 퍼진 것이어서,

사천의 전통 찻집은 거의 야외에다,

엄청 많은 테이블을 놓고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마셨다고 한다.


그러니까 물을 따라주는 종업원은 바글바글한 사람들 틈새에 끼어들지 못하고

멀리서 좁고 긴 주둥이를 가진 주전자로 물을 따라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발달한 것이 차 기예라고.



사진을 보면,

주전자가 엄청 길다.

멀리서도 정확하게 찻물을 따를 수 있게 고안된 주전자..ㅎㅎ

두 번째는 사람이 조종하는 인형극인데,

이게 참 신기하다.


사람이 잡고 있는 건 인형의 손에 연결된 두 개의 막대뿐인데,

그걸로 어찌나 인형을 섬세하게 움직이던지.....

사진은 너무 멀리서 찍혔지만, 인형 얼굴도 정말 예쁘고..^^

인기 만점.

요건 조금 유치한 만담 같은 것.

분장만 봐도 조금 우스꽝스럽다.


아... 근데 난 정말 중국 여자들의 가늘고 높고 째질 듯한 목소리가 당최 적응이 안 돼서....

일반인들은 안 그런데 노래나 이런 공연에서는 정해져 있는 톤이 있는지,

아주 귀가 터지겠다.

그리고 그 뒤에 정말 신기에 가까운 손가락 그림자 마술이 있었고....

또 사진을 못찍은 몇몇 공연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바로

변! 검!

아무리 봐도 신기하다.

순식간에 가면이 바뀌는데....

하나하나씩 바뀌다가 맨 마지막에는 변검술사의 맨 얼굴이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가면을 여러개 쓰고 있다가 하나씩 하나씩 벗는건가보다 했는데,

또 맨얼굴에서 휙!하니 가면이 써지기도 한다. 우와~~~~


변검을 본 뒤로는 다른 프로그램들이 조금 시들시들해졌긴 하지만...


관객을 참여시키는 순서도 있다.


관객 한 명을 불러내어 멀리서 칼을 던져 벽에 꽂는 건데..

눈뜨고 있으면 너무 떨리니까 눈을 가리겠다고 하고서는,

진짜로 칼을 던지는 게 아니라 노란옷 입은 사람이 던지는 시늉을 하면

하늘색 옷 입은 사람이 칼을 들고 가서 옆에 꽂는다.

하지만 눈을 가리고 있는 관객은 그 사실을 모르고...ㅋㅋㅋ

얼마나 가슴두근거릴까.


맨 마지막 순서는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고....

경극 비슷한......

뭐 그런 거다.

의상이 아주 멋지다.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기대치가 높고 만족도도 높은 변검 순서가 조금 길었으면 좋겠고.

사회자의 프로그램 소개가 영어 자막처리 된다면 좋겠고,

자막처리가 안 된다면 팜플렛이라도....ㅡㅡ;;

사천에 온 기념으로 한 번 보기엔 뭐 그럭저럭 괜찮다.

하지만 중국 물가에 비추어볼 때 가격이 심히 비싸다.

80위안이면 한국돈으로도 거의 10000원 정도되는데,
만 원의 가치를 한다고 보기엔 어렵다.

너무 관광상품화되어서 그런가?

하여간 이후에 구채구에서도
뜻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로 장족 전통 공연을 자그마치 130위안을 주고 보게 되었는데.
정말 결심했다.

앞으로는 중국에서 돈 주고 이런 거 보지 말아야지....

5 Comments
나옹이 2010.06.07 21:19  
중국 국내선 기내식 무슨 항공인지 모르겠지만 저 정도면 중급이상입니다. 제가 타본 사천항공, 샤먼항공은 너무 황당한 종류의 음식들만 종이 도시락에 넣어줘서 그대로 버렸답니다. 중국 국내선 기내식 정말 너무해요!!! 못 먹어요..
滯離 2010.06.07 23:49  
저는 동방항공 아니면 남방항공이었을 거예요.

국내선 기내식 정말 너무하더군요....

한국 기내식 짱~!!!ㅋㅋ
21세기 나그네 2010.06.25 16:53  
사진이 안보이네요...
滯離 2010.06.29 09:21  
어.... 저는 문제없이 잘 보이는데요. 무슨 일일까요...
라라님 2010.08.30 10:56  
3년전 아이둘과함께 리장에서 버스타고 판즈화거쳐 기차로 성도까지 가던생각이 나네요. 판즈화까지 버스로 정말힘들었던... 멀미에 정말위험한길을 10시간가가이 어휴 다시는 중국에서 버스로 여행안한다는 생각이 저절로..앞에 앉은 좡족은 왜이리 가래침을 바닥에 밷어되는지... 그날이후로정말 중국 버스운전사들은 베스트 드라이버(?)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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