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팅의 대드 따라잡기] 2-2. 평범하지만 특별한 딴쉐이
딴쉐이까지만 데려다 주고 갈 줄 알았는데
아펑 왈.
“이제 어디로 갈 거야?”
“우선 점심부터 먹고,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 돌아보려구”
“딴쉐이는 아게이가 유명해. 내가 맛있는 집 알아.”
어찌어찌 하다보니 내 가이드가 되어버린 아펑.
원래 내가 가려던 문화아게이집 근처의 가게로 데려갔다.
쩐리지에에 위치한 阿給創始店.
삥떠우지앙과 아게이를 주문했다.
매운 정도를 고를 수 있는데 제일 매운 걸로 달랬더니, 주인 아줌마가 말리신다.
“괜찮아유~ 전 한국인이라 매운 거 잘 먹어요!”
라고 우겨봤지만 시크하게 무시하고 중간 걸로 주심. ㅋㅋ
아게이는 튀긴두부(유부) 속을 파내 당면을 넣고 그 위에 으깬 생선살로 뚜껑을 만들어 쪄낸 후에
양념장을 끼얹어 먹는 음식이다.
매콤한 아게이를 먹고 차가운 떠우지앙으로 입가심하면 만한전석 안 부럽다~
접시 밑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고 담강고로 슬슬 걸어갔다.
쩐리지에를 따라 직진하면 꿈에 그리던 담강고등학교가 나온다.
말수비의 메인 촬영지이자 주걸륜의 모교.
정문인지 후문인지 모를 입구로 들어가면 왼쪽에 허름한 건물 한 채가 보이는데,
이 곳이 주걸륜의 집으로 나왔던 곳이다.
집을 지나 계속 앞으로 직진하다 오른쪽으로 꺾으니 빨간 벽돌 건물이 있다.
샤오위가 샹륜의 귀에 ‘비밀이야’라고 속삭이던 복도와....
샤오위가 눈을 감고 108걸음을 걸어온 뒤 걸륜을 찾아내던 교실 등...
모두 이 건물에서 촬영된 것이다.
살짝 엿본 교실에선 학생들이 책상에 엎어져 자고 있었다.
(우리나라 고3 교실의 쉬는시간 풍경과 흡사^^:)
복도를 따라 걷다보면 영화 오프닝에 나왔던 야자수길이 나타난다.
이게 진정 학교란 말인가!!!
이러니 학생들이 연애질만 하지~
근처에는 졸업식날 샤오위가 샹륜을 보기 위해서 눈을 감고 걸어 올라갔던 강당도 있다.
교정을 걷고 있으니 영화 속 주인공들이 튀어나올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히히~
한국에서도 드라마 촬영지 찾아다닌 적 없는데,
외국까지 뱅기 타고 날라와서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 속에 있노라니
기분이 참 거시기 하다~ㅋㅋ
다음 코스는 진리대학.
담강고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있다.
진리대를 대충 둘러보고 맞은편에 있는 상경대학으로 고고씽~
여긴 시간여행의 매개체가 된 오래된 피아노가 있던 연습실이다.
지금 그 피아노는 [Mr.J 意法廚房北醫店]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즉, 이 건물 안에 운좋게 침입한다 해도 피아노는 절대 볼 수 없단 말씀~!
단쉐이만큼은 혼자 ost 들으며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었는데
아펑과 같이 다니다보니 거의 사진 찍고 턴 수준.
그래서 생각보다 촬영지 순례(?)가 일찍 끝났다.
라오지에로 이동하기 위해 아펑이 오토바이를 가지러 간 동안 진리대 근처에서 기다리는데
눈에 익은 담벼락이 보인다.
하교길에 샤오위가 비를 피하던 곳이다.
내려가다 보니 홍마오청도 보였으나 덥고 귀찮아서 생략....^^;
어인마두는 해질 무렵에 가야 예쁘다길래
남는 시간 동안 예정에 없던 빠리(八里)에 들렀다.
배를 타고 들어간 뒤
빠리의 명물인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해변을 따라 걸으며 보낸 시간들.
단쉐이와 달리 북적대지 않아
한편으론 평화롭고, 한편으론 무료하기도 하다.
그늘에 앉아 쉬면서 아펑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음...궁금한 게 있어. 대만 사람들은 대륙(중국) 사람들 싫어해?”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비정성시란 영화를 보고 얼얼빠(2.28)에 대해 알게 됐거든.”
“그건 옛날일일뿐야.
그 시대를 살았던 어르신들은 장개석이나 대륙인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별로 신경 안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