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밍 취호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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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밍 취호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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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 여행 14일 째.

 

사람의 인연이란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몇 번 눈인사를 한 게 전부인데 이역만리 먼 곳에서 서로 기억하고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것...

 

혹시 佳人이 전생에 마방이었고 그녀와 리지앙 꾸청에 있는 싼앤징에서 우연히 마주치며 물을 청한 佳人에게

버들잎 띄워 건네며 서로 속으로만 애간장을 태웠던 그런 사이가 아니었을까요?

그 옛날, 떠나는 佳人을 먼발치에서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까치발 하며 그때 건네지 못한 戀情의 징표를

천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빗으로 전했을지도 모릅니다.

 

오호라~ 천 년의 사랑이여~ 천 년의 情이여~~

아~ 이런.... 마눌님이 소설 그만 쓰고 쿤밍행 버스에 타라고 하십니다.  

 

리지앙 버스 터미널에서 20시 30분에 출발한 침대 버스는 밤새 달려 휴게소에 두 번 들리고  새벽 5시 40분 

쿤밍역 옆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한다.

리지앙은 좀 더 머물고 싶은 곳이다.

아니...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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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침대 버스는 베트남과 같은 모습이나 실내는 베트남처럼 청결하게 관리하지는 않는다.

야간에 이동하며 밀폐된 버스 내에서 제일 뒷자리에 누워가며 아직도 담배를 피워대는 중국인이 있다.

그러나 운전기사와 승객 몇 사람이 야단을 치자 담뱃불은 끄나 그곳만 작은 창문이 있어 가끔 피워댄다.

예전에는 무척 심했다는 데 올림픽을 계기로 실내 흡연이 많이 적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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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새벽 쿤밍역 주변에는 많은 중국 농민공으로 보이는 노숙객들이 보따리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다.

역 2층에 있는 대합실에는 승차권을 지참한 사람 외에는 들어갈 수 없다.

봄의 도시라는 쿤밍의 새벽은 무척 쌀쌀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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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니 숙소로 가는 시내버스가 아직 운행되지 않는다.

쿤밍역에 걸린 시계를 보니.... 5시 55분.

10월 31일 밤에 떠났으니 열흘 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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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가 다니지 않아 쿤밍역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다시 황소에게 시비도 걸고 시간을 보낸다.

"자네 우리가 없는 동안 잘 있었는가? 그간 별일이 없었겠지?"

"그냥 쭉 가세요~" 황소의 머리가 가르키는 곳은 바로 북경로로 우리가 가야 할 숙소가 있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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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숙소로 들어갈 수도 있으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새벽잠을 깨울 것 같아 그냥 버스가 운행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철저하게 시내버스만 타고 움직인다.

6시가 넘어서자 시내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6시 35분 23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대강 사진만 메모리에 정리하고 다시 시내로 나간다.

 

이제 윈난성 여행은 오늘이 끝이다.

여행 첫 날 이미 쿤밍 서산 용문은 부부 둘이서 시내버스를 타고 다녀왔고 지우시앙 동굴과 스린(石林)은

중국 단체 관광객 틈에 끼어 다녀왔기에 오늘은 그냥 시내를 어슬렁거린다. 

내일은 하루를 쉬며 오후에 공항으로 가 베트남 하노이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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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숙소 부근에서 96번 버스를 타고 취호공원을 가보기로 한다.

버스에서 젊은 여성에게 취호공원을 어디에서 내리느냐고 물어보니 윈난 대학 앞에서 내려 길을 건너

북쪽으로 조금 더 가라고 한다.

 

우리가 내리는 정류장이 몇 정거장이 남았다고 알려주기까지 한다.

일단 내려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는데 방금 그 아가씨도 따라내려 우리가 갈 방향을 알려준다.

고맙기도 해라....

 

그러나 우리는 그곳에 내려 윈난 대학 캠퍼스를 들어가 볼까 말까 하던 참이었는데...

친절하게 알려주는데 그냥 대학교 캠퍼스로 들어가기 미안해 가리켜 준 대로 육교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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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니 한국 식당으로 보이는 음식점 앞에서 김치를 담근다.

울 마눌님....

우두커니 서서 제대로 담그나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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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취호공원을 가는 이유는 바로 공원 부근에 있다는 육군 강무당이라는 곳을 보기 위함이다.

시내에 있는 공원은 그냥 평범한 공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의 목적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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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니 한국어 간판이 많이 보인다.

이 음식점은 아까 저 위에서도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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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취호공원 문이 보인다.

그러니 우리 부부는 북쪽에서 내려와 서쪽으로 난 문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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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려 이곳까지 온 길의 약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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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온 김에 공원에서 쉬었다가 가자.

원래 넘어진 김에 쉬었다 간다고 했지 않은가?

공원 안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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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물 색깔 하고는...,

쿤밍에 온 첫 날 서산 용문을 갈 때 본 띠앤츠 호수의 물 색깔하고 어쩜 이리도 판박이일까?

붕어빵 틀에 넣고 찍어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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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호춘효(翠湖春曉)라...

그래서? 어쩌라고~

우리는 가을 오후에 왔는데 취호의 봄날 동틀 무렵은 못보았으니 멋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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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그것도 생각이 기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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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호수에서 뱃놀이 하는 데이트족이 있다.

물 색깔이 그래도 냄새가 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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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이 많이 날아오는 곳이라 한다.

겨울에 시베리아에서 따뜻한 이곳으로 추위를 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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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파란 이유는 하늘의 파란색을 담아서이지 물이 깨끗해서가 절대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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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가 낭창하게 하늘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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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가운데 있어서인지 공원은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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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독특한 풍경...

주로 나이 든 사람들이 모여 노인악단을 조직하여 연주한다.

한 두 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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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수십 개 팀이 모여 경쟁적으로 연주하다 보니 호수공원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정신을 차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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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호수공원이 아니다.

이제 이곳도 겨울로 접어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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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의 연잎이 모두 말라간다. 

고요한 호수의 모습과는 달리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

휴식을 취하려고 왔으나 소음으로 그냥 통과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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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술에 살고 예술에 죽는 사람들 같다.

가라오케 기계를 가져와 혼자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고....

전통악기와 신식 악기가 모여 이곳에는 떠들썩한 풍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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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육군 강무당이라는 곳으로 찾아나선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고 바람이 말하고 갑니다.

                         지나칠 줄 알아야 한다고 물길이 또 말합니다.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고 구름이 말하고 지나갑니다.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늘이 말해 줍니다.

                         그러나 우매한 佳人은 아직도 때를 모릅니다.

   

 

2 Comments
용감한아줌마 2010.03.26 12:51  
취호공원 제가 갔을때는 연꽃이 만발했었는데....
북경의 북해공원처럼 큰곳이 아니어서 실망했다는 울아들~~  하지만 전,
곳곳에서 들리는 음악소리....  무리를 지어 춤을 추는 사람들....  가족,연인들이 손잡고 거닐던 모습....
오후에 가서인지 좀더 혼잡스럽지만 사람사는 내음이 물씬 풍기던 곳이었어요.
佳人1 2010.03.26 13:56  
가을이라 그런지 연잎은 모두 말라버렸습니다.
조용한 산책을 생각하고 들어갔지만 너무 정신이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노래하고 춤추고 연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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