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밍 취호공원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쿤밍 취호공원

佳人1 2 3792

 

171CC9274B96FD462DF19D

 

 

11월 10일 / 여행 14일 째.

 

사람의 인연이란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몇 번 눈인사를 한 게 전부인데 이역만리 먼 곳에서 서로 기억하고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것...

 

혹시 佳人이 전생에 마방이었고 그녀와 리지앙 꾸청에 있는 싼앤징에서 우연히 마주치며 물을 청한 佳人에게

버들잎 띄워 건네며 서로 속으로만 애간장을 태웠던 그런 사이가 아니었을까요?

그 옛날, 떠나는 佳人을 먼발치에서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까치발 하며 그때 건네지 못한 戀情의 징표를

천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빗으로 전했을지도 모릅니다.

 

오호라~ 천 년의 사랑이여~ 천 년의 情이여~~

아~ 이런.... 마눌님이 소설 그만 쓰고 쿤밍행 버스에 타라고 하십니다.  

 

리지앙 버스 터미널에서 20시 30분에 출발한 침대 버스는 밤새 달려 휴게소에 두 번 들리고  새벽 5시 40분 

쿤밍역 옆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한다.

리지앙은 좀 더 머물고 싶은 곳이다.

아니...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곳이다.

 

171EF7234B35D5E808F293

 

야간 침대 버스는 베트남과 같은 모습이나 실내는 베트남처럼 청결하게 관리하지는 않는다.

야간에 이동하며 밀폐된 버스 내에서 제일 뒷자리에 누워가며 아직도 담배를 피워대는 중국인이 있다.

그러나 운전기사와 승객 몇 사람이 야단을 치자 담뱃불은 끄나 그곳만 작은 창문이 있어 가끔 피워댄다.

예전에는 무척 심했다는 데 올림픽을 계기로 실내 흡연이 많이 적어졌다고 한다.

 

152A9F234B35D64001952D

 

쌀쌀한 새벽 쿤밍역 주변에는 많은 중국 농민공으로 보이는 노숙객들이 보따리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다.

역 2층에 있는 대합실에는 승차권을 지참한 사람 외에는 들어갈 수 없다.

봄의 도시라는 쿤밍의 새벽은 무척 쌀쌀하건만....

 

204CB81F4B35D7A70B4D50

 

새벽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니 숙소로 가는 시내버스가 아직 운행되지 않는다.

쿤밍역에 걸린 시계를 보니.... 5시 55분.

10월 31일 밤에 떠났으니 열흘 만에 돌아왔다.

 

183703164B36074151168C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아 쿤밍역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다시 황소에게 시비도 걸고 시간을 보낸다.

"자네 우리가 없는 동안 잘 있었는가? 그간 별일이 없었겠지?"

"그냥 쭉 가세요~" 황소의 머리가 가르키는 곳은 바로 북경로로 우리가 가야 할 숙소가 있는 방향이다.

 

113703164B3607435227EE

 

택시를 타고 숙소로 들어갈 수도 있으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새벽잠을 깨울 것 같아 그냥 버스가 운행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철저하게 시내버스만 타고 움직인다.

6시가 넘어서자 시내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6시 35분 23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대강 사진만 메모리에 정리하고 다시 시내로 나간다.

 

이제 윈난성 여행은 오늘이 끝이다.

여행 첫 날 이미 쿤밍 서산 용문은 부부 둘이서 시내버스를 타고 다녀왔고 지우시앙 동굴과 스린(石林)은

중국 단체 관광객 틈에 끼어 다녀왔기에 오늘은 그냥 시내를 어슬렁거린다. 

내일은 하루를 쉬며 오후에 공항으로 가 베트남 하노이로 넘어간다.

 

207A15174B36090E5A0C14

 

우선 숙소 부근에서 96번 버스를 타고 취호공원을 가보기로 한다.

버스에서 젊은 여성에게 취호공원을 어디에서 내리느냐고 물어보니 윈난 대학 앞에서 내려 길을 건너

북쪽으로 조금 더 가라고 한다.

 

우리가 내리는 정류장이 몇 정거장이 남았다고 알려주기까지 한다.

일단 내려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는데 방금 그 아가씨도 따라내려 우리가 갈 방향을 알려준다.

고맙기도 해라....

 

그러나 우리는 그곳에 내려 윈난 대학 캠퍼스를 들어가 볼까 말까 하던 참이었는데...

친절하게 알려주는데 그냥 대학교 캠퍼스로 들어가기 미안해 가리켜 준 대로 육교를 건넜다.

 

123E35194B3609D71320D8

 

길을 걷다 보니 한국 식당으로 보이는 음식점 앞에서 김치를 담근다.

울 마눌님....

우두커니 서서 제대로 담그나 감시한다.

 

153E35194B3609D914A69F

 

우리가 취호공원을 가는 이유는 바로 공원 부근에 있다는 육군 강무당이라는 곳을 보기 위함이다.

시내에 있는 공원은 그냥 평범한 공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의 목적지는 아니다.

 

1515CF174B360A6A1C2ACF

 

길을 걷다 보니 한국어 간판이 많이 보인다.

이 음식점은 아까 저 위에서도 보았는데?

 

1815CF174B360A6C1DFE9B

 

드디어 취호공원 문이 보인다.

그러니 우리 부부는 북쪽에서 내려와 서쪽으로 난 문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1115CF174B360A6E1EE664

 

버스에서 내려 이곳까지 온 길의 약도다.

 

184BC1134B3852E35479E8

 

이곳에 온 김에 공원에서 쉬었다가 가자.

원래 넘어진 김에 쉬었다 간다고 했지 않은가?

공원 안의 모습들.... 

 

16660E144B3614AB7EA9E5

 

호수의 물 색깔 하고는...,

쿤밍에 온 첫 날 서산 용문을 갈 때 본 띠앤츠 호수의 물 색깔하고 어쩜 이리도 판박이일까?

붕어빵 틀에 넣고 찍어낸 모습이다.

 

19660E144B3614AD7F633C

 

취호춘효(翠湖春曉)라...

그래서? 어쩌라고~

우리는 가을 오후에 왔는데 취호의 봄날 동틀 무렵은 못보았으니 멋있는지 모른다. 

 

19660E144B3614AE80D3C5

 

개구리... 그것도 생각이 기발하네.

 

20660E144B3614B081FD48

 

그래도 이 호수에서 뱃놀이 하는 데이트족이 있다.

물 색깔이 그래도 냄새가 나지는 않는다.

 

13660E144B3614B28272EC

 

철새들이 많이 날아오는 곳이라 한다.

겨울에 시베리아에서 따뜻한 이곳으로 추위를 피해서....

 

15660E144B3614B3838053

 

물이 파란 이유는 하늘의 파란색을 담아서이지 물이 깨끗해서가 절대로 아니다.

 

18660E144B3614B5848D7B

 

버드나무가 낭창하게 하늘거린다.

 

20660E144B3614B685A0FE

 

시내 가운데 있어서인지 공원은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13660E144B3614B886A6B9

 

이곳의 독특한 풍경...

주로 나이 든 사람들이 모여 노인악단을 조직하여 연주한다.

한 두 팀이 아니다.

 

15660E144B3614B9872093

 

몇 수십 개 팀이 모여 경쟁적으로 연주하다 보니 호수공원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정신을 차릴 수 없다. 

 

15660E144B3614BB8880D9

 

고요한 호수공원이 아니다.

이제 이곳도 겨울로 접어드나 보다.

 

17660E144B3614BE8A23E4

 

호수 위의 연잎이 모두 말라간다. 

고요한 호수의 모습과는 달리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

휴식을 취하려고 왔으나 소음으로 그냥 통과를 한다.

 

14660E144B3614C48D2177

 

정말 예술에 살고 예술에 죽는 사람들 같다.

가라오케 기계를 가져와 혼자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고....

전통악기와 신식 악기가 모여 이곳에는 떠들썩한 풍경을 보여준다.

 

17660E144B3614C68EBEF2

 

이제 육군 강무당이라는 곳으로 찾아나선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고 바람이 말하고 갑니다.

                         지나칠 줄 알아야 한다고 물길이 또 말합니다.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고 구름이 말하고 지나갑니다.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늘이 말해 줍니다.

                         그러나 우매한 佳人은 아직도 때를 모릅니다.

   

 

2 Comments
용감한아줌마 2010.03.26 12:51  
취호공원 제가 갔을때는 연꽃이 만발했었는데....
북경의 북해공원처럼 큰곳이 아니어서 실망했다는 울아들~~  하지만 전,
곳곳에서 들리는 음악소리....  무리를 지어 춤을 추는 사람들....  가족,연인들이 손잡고 거닐던 모습....
오후에 가서인지 좀더 혼잡스럽지만 사람사는 내음이 물씬 풍기던 곳이었어요.
佳人1 2010.03.26 13:56  
가을이라 그런지 연잎은 모두 말라버렸습니다.
조용한 산책을 생각하고 들어갔지만 너무 정신이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노래하고 춤추고 연주하고....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