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상호도협으로...
동행.... 함께 세상 속으로 걸어갈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도중에 행복한 일입니다. 동행....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간다는 일은 살아가는 도중에 행복한 일입니다. 동행.... 서로 마주 보고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도중에 행복한 일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동행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우리 부부는 계속 걷습니다. 사는 도중에 허전하고 답답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러면 부부가 함께 걸어보세요. 막힌 가슴은 뚫어지고 허전한 가슴은 채워집니다. 그러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 됩니다.
이 지역은 큰 바위들이 굴러내리는 낙석지역이다. 수많은 트레커들이 오고 가는 길. 안전보다는 입장수입인가? 그래서 이곳의 도로정비를 위하여 통행을 금지하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소달구지 털털대는 길. 바로 이런 비포장 길도 많이 있다.
중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동차(?) 우리나라에서 보는 경운기 엔진처럼 생긴 것을 얹어놓고 잘도 달린다.
출발지점이 175 km였으니 이제 겨우 5 km를 걸어서 왔다. 1 km마다 이렇게 거리 표지석을 세워 놓아 지금 어느 정도 걸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간에 쉬며 간식을 먹는다. 그냥 길가 돌멩이 위에 앉아 쉬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며 간식도 먹으며.... 위롱쉐산아~ 너도 한국산 초콜릿 먹어볼텨?
이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보니 저곳에는 태양이 비친다. 아마도 저 산 아래가 진샤지앙과 총지앙촨이 만나는 치아오터우일 게야....
다시 길을 재촉한다. 아직 아침의 찬 공기가 남아있고 계곡을 따라 어두운 느낌이다.
거북이가 후타오샤를 힘겹게 기어올라 하바쉐산으로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佳人 혼자 바위 모습을 보고 만들어내는 이야기다. 너! 거북바위 해라~
아래 사진의 머리모습을 한 바위는 아마도 위롱의 동생 하바의 머리일 게야....
후타오샤에 얽힌 전설을 들어보자. 세상 어느 곳에나 이 정도만 되면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 온다. 이런 곳에도 전설이 없다면 말이 되지 않지..... 옛날 이곳에는 맏형인 위롱쉐산(玉龍)과 동생인 하바쉐산(哈巴)이 여동생인 진샤지앙(金沙江), 누지앙(怒江), 그리고 란창지앙(瀾滄江)의 자매와 함께 오순도순 살았다.
그러나 세 자매는 혼기가 되어도 집에서 도통 시집을 보내줄 생각을 하지 않기에 가출하기로 하고 야밤에 사랑의 도주를 하기로 결정하고 드디어 결행에 옮긴다. 이 사실을 안 오빠인 위롱과 하바는 동생을 붙잡기 위해 지름길로 리지앙에 먼저 온다.
저 멋진 지프를 타고 왔을까?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모퉁이를 돌아 멋진 자태로 우리에게 달려온다.
길목을 지키던 중 피곤하여 형인 위롱이 먼저 잠을 자면서 동생인 하바에게 망을 보게 했다. 만약 자기 차례에 자매가 빠져나가 놓치게 되면 목을 가차없이 베어버리기로 약조를 하고.... 그러나 오빠가 길목을 지킨다는 사실을 안 영특한 진샤지앙 꾸냥이 하바 오빠가 노랫소리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마치 자장가처럼 들리게 하여 잠을 자게 하고 그 사이에 도망을 가 버렸다.
여동생이 하바오빠를 잠들게 하고 빠져나간 사실을 안 형 위롱이 약속대로 동생인 하바의 목을 베어 버렸는데 그 머리가 떨어지며 굴러내려 상후타오샤에 있는 후타오스(虎跳石)가 되었단다. 그런데 그 돌보다는 위의 사진같이 길에서 만난 머리모양이 더 그럴듯 하게 생겼다.
동생의 머리를 친 위롱은 비록 약속 때문에 동생의 머리를 쳤으나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어 목을 놓아 울었는데 지금도 흘리는 눈물이 후타오샤의 협곡을 메우며 흐르고 그 울음소리가 후타오샤에서 급류가 만들어 내는 소리로 남아있다. 이곳에 오면 위롱이 동생을 생각하며 소리치는 통곡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잉? 그러면 그 후타오스라는 바위가 동생 하바의 머리라면 하바는 명백한 돌대가리라는 말이 아닌가?
지금 어디를 그리 바쁘게 가시나? 가출한 동생을 찾으러 가시나? 이제 아침 햇살이 계곡에도 비친다.
이 할배는 지금 절벽 아래로 양떼를 무자비하게 몽둥이로 때리며 밀어 넣는다. 佳人은 무서워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지도 못하는데.... 그러나 양들은 이런 절벽길도 안방처럼 잘 돌아다닌다. 매 맞고 아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절벽으로 내려가는 양들.... 이게 바로 양들의 침묵이다.
이곳은 계속 자갈이 흘러내리는 곳이다. 우리 부부는 둘이 같이 동행을 포기하고 한 사람씩 건너가기로 했다. 산사태에 죽어도 한 사람만 죽어야 하니까.... 길을 지나 앞에는 두 갈래가 있다. 윗길이 차가 많이 다녀 우리의 진행방향으로 보이나 아래로 걸어야 제대로 가는 길이다.
산 모퉁이 도는 곳... 그곳에는 외로운 집 한 채가 있다. 행복은 고래 등같은 대하천간(大廈千間)짜리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밤에 누울 자리는 야와팔척(夜臥八尺)일 뿐이고 아무리 좋고 넓은 땅인 양전만경(良田萬耕)이라도 하루에 먹는 식사량은 고작 일식삼승(日食三升)뿐이다. 비록 오가는 사람조차 없는 외딴 산길 모퉁이에 살아도 행복하다면 그게 행복인 게다.
수로를 만들어 놓지 않아 차도로 그냥 흘러내리는 물을 건너고....
길 아래 언덕에는 이들이 강으로 내려가기 위해 만들어 놓은 지그재그 길.... 90도만 넘지 않으면 어디라도 길을 만들고 다닌다. 예술이야~~ 예술....
이제 저만치 드디어 위롱이 하바의 죽음을 슬퍼하여 우는 소리가 들리고 하바의 머리가 굴러 떨어져 있는 상호도협이라는 곳이 보인다. 티나를 출발한 지 3시간이 지난 10시 30분... 이곳까지 티나에서 약 12 km 정도의 거리다. 중간에 30분 정도 쉬고, 사진 찍고 천천히 걸어도 시속 4 km는 된다.
그러니 하바와 위롱이 만든 틈새로 여동생 진샤꾸냥이 오빠 몰래 흘러내려 가고 있는 곳이다. 강물은 좁은 협곡이 만든 틈새로 먼저 가려고 서로 다투며 내는 소리를 위롱이 하바의 목을 치고 슬퍼서 몸부림치며 지르는 소리라고 한다. 다투지 마라. 울지도 마라. 빨리 흘러가고 늦게 흘러간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강물이 흘러가는 곳은 모두 바다란다. 우리가 흘러가는 인생의 길... 그 끄트머리는 어디런가?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사람의 몸에는각각 서로 다른 영혼이 살아간다. 그러나 진정한 친구란 각각 다른 두 사람의 신체에 사는 하나의 영혼이다. 그 영혼이 하나가 될 때 비로서 진정한 친구로 거듭난다. 부부란 서로 다른 영혼이 하나가 되어 살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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