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여정 속에 가슴이 따뜻하고 마음이 넉넉한 사람을 만나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은 행복한
인생이며 아름다운 삶입니다.
벌과 꽃의 관계처럼 서로에게 이로움을 주고 상처주지 않는 사이가 된다면 그 또한 향기롭고 아름다운 관계가
아니겠습니까?
설령 지금은 비가 내리고 구름이 끼었더라도 그것 또한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은 한결 살기 좋은 세상이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캄캄하고 어두운 밤길일지라도 영혼의 별이 되어 함께 동행이 이루어진다면, 그리고....
힘들어 지친 동행자에게 佳人이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인연이든 사이버 세상에서 만난 관계이든 만남이란 소중한 것입니다.
그대가 佳人으로 인해 행복해 하고 佳人이 그대 때문에 미소 지을 수 있는 곳은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입니다.
그곳 하프웨이 객잔에서 티나 객잔으로 내려오는 마지막 길에는 절이 하나 있다.
이 절을 지나면서 바로 마지막 오르막이 한 곳 남았다.
절이라고 해봐야 우리 눈에는 절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곳 마지막 오르막을 올라 뒤돌아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저 멀리 산허리가 잘린 듯한 곳과 그곳에서 선으로 이어져 아련히 보이는 곳...
그곳이 바로 우리가 걸어온 길이다.
이제 오늘 트레킹의 마무리 지점이 멀리 보인다.
아래 멀리 보이는 자동차가 다니는 포장도로가 종착역이다.
가까이 불러보자.
그곳 아래 움푹 팬 곳... 그 아래가 유명한 중호도협이다.
그리고 길가에 보이는 하얀 집이 바로 티나 게스트 하우스이다.
해내림에 눈이 부시다.
그리고 계곡 아래로 희미한 안개처럼 구름이 보인다.
이제부터는 평탄한 내리막이다.
살아가는 도중에 힘든 오르막도 있고 그곳에 올라서면 이렇게 편안한 길을 콧노래라도 부르며 걸을 수 있다.
우리가 살아온 인생길에서도 힘든 고통을 견디고 나면 평탄한 길이 우리를 기다린다.
세상을 살다 보면 즐거운 일만 계속된다면 그 또한 지루한 일이다.
매일 해만 비치고 비가 오지 않는다면 세상은 사막으로 변해있을 것이다.
지옥보다는 천국이 좋을지 모르지만 제일 좋은 곳은 바로 우리가 지지고 볶고 살아가는 우리 세상이다.
이제 양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
길을 열어라~~
철조망을 만나면 이곳에도 "니 하오~"라고 말해주자.
지금 아주 제대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쉬움에 다시 돌아본다.
이제 태양은 중천에 걸렸다.
마음 졸이고 걸어왔다면 기지개도 한 번 펴고 소리라도 지르자.
까이꺼... 별게 아니네~~
이런 길에서는 음악이라도 들으며 가자.
"환희의 찬가"도 좋고, "Conquest Of Paradise"면 어떻겠는가? "라데츠키 행진곡"도 좋다.
이제 많이 내려왔다.
그러나 진샤지앙은 아직도 더 내려오라고 손짓한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초원을 가로질러 어디선가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들리는 듯...
드디어 티나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평생 산을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우리에게는 무모하다고 생각한 트레킹...
꿈과 열정만으로도 완주할 수 있었다.
우리 부부가 완주했다면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이곳 티나 게스트 하우스의 식당 메뉴판도 백화점 음식 코너에 있는 음식 이름을 모두 적어 놓은 듯....
가짓수가 많으면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인데.....
어느 것을 주문해도 마이더스의 손을 지닌 한 사람이 만든다는 것이다.
치아오터우 방향을 바라본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50분으로 하프웨이를 출발한 지 2시간 50분이 지났다.
차마객잔을 출발하여 4시간이 걸렸다. 보통 체력이라면 3시간 정도면 충분하리라.
대부분의 트레커는 이곳에 도착하면 차량을 전세내 함께 치아오터우로 나가거나 따쥐로 가서 리지앙으로
간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곳에서 하루를 또 묵기로 했다.
게스트 하우스 3층에서 내려다본 티나의 정원.
우리가 묵었던 3인실 도미토리 방....
그러나 우리 부부만 묵었기에 2인실에 여분의 침대를 하나 더 둔 꼴이다.
(1인에 25위안으로 이곳 티나의 도미토리는 전기장판이 없다.물론 비싼 방에는 있다.)
티나의 옆에 있는 다리 위에서 바라보면 중호도협이 내려다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바라만 본다.
그동안 3일간 트레킹을 하며 말똥 밭을 굴렀기에 빨래도 하고 쉬기로 한다.
가까이 당겨보면 물소리도 가까이 들린다.
그냥 주위를 산책하고....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 빨래마저 잘 마른다.
티나에서 일하는 아가씨에게 몇 마디 말을 붙이고 화장품 샘플을 건네주고 밍크 담요를 무료로 얻어 밤에
덮고 자니 춥지는 않았다.
내일은 이곳 티나를 출발해 치아오터우로 걸어서 간다.
정확히 여기부터 치아오터우까지 20km의 길... 바로 Low road라는 길을 걸어간다.
그래야 완벽한 바보들의 행진인 트레킹의 시작과 끝이니까.
오! 마이 갓~~
그 이유는 마눌님께서 그리 하시고 싶으시단다.
부부란 한 사람이 원할 때 싫어도 얼굴에 싫은 내색 하지 않고 그대로 함께하는 배려도 필요하다.
그러나 슬그머니 혼자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꼭꼭 잠근 후 " 마눌님~ 정말 왜 그러셔요~~"라고 혼잣말을
하는 것은 용납된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운 세월을 살아왔더라도
그 고통은 언젠가는 끝이 있습니다.
살아오며 느낀 모든 희로애락은 어떤 상황이었더라도 모두 지나갑니다.
"이 또한 모두 지나 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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