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사흘 동안 세상을 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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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사흘 동안 세상을 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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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28 굽이의 정상을 출발하여 1시간 30분 걸린 12시에 차마객잔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에 너무 일찍 도착했으나 우리 부부는 더 길을 재촉하지 않고 이곳에서 오후를 즐기고

쉬며 멋진 풍광에 푹 빠져 내일 다시 길을 나서기로 결정했다.

 

여행이란 떠나기 위해 길을 나서는 것일까? 돌아오기 위해 나서는 걸까? 

경주하듯 갈 이유도 없고 때로는 느리게 살아가는 일도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역시 차마객잔이라 말이 객잔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키고 있군요.

울 마눌님... 겁먹고 들어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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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객잔..... 차마고도에서 빌려온 이름이리라.

그럼 이곳은 말들이 차를 마시며 쉬는 곳입니까? 트레킹에 지친 우리는 어찌하라고요?

이곳의 유명 음식 메뉴는 오골계 닭백숙이란다.

 

어디서 읽은 우스갯소리 한 마디......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여 중국 여행을 하던 사람이 마을을 지나다 그만 수탉을 치었단다.

마을 주민 모두는 길을 막고 1.000위안의 거금을 요구했고 일행은 간신히 500위안에 합의를 하고 통과했다.

이들이 다시 그 길을 돌아오던 중 그 마을을 지나치는데 이번에도 또 마을 사람들이 몰려나와 길을 막고 돈을

요구하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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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

그 이유는 저번에 교통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한 수탉을 몹시도 사모하고 따르던 암탉이 수탉을 잊지못해

그만 자결을 하고  말았단다.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중국의 닭이야기...

그래서 지고지순한 암탉의 값도 치러야만 통과를 할 수 있다고 했단다. 나 원 참.

 

그래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만약 그 수탉이 닭사마라도 되어 그 마을 암탉이 모두 오빠를 연호하며 따라 자결이라도 했더라면

우찌되었을까? 

트레킹을 할 때 닭이 나타나면 우리는 소 닭 쳐다보듯 지나치고 말았다.

허파에 바람만 잔뜩 든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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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켈러가 쓴 "내가 만약 사흘 동안 세상을 볼 수 있다면"이라는 책이 있다.

그녀는 그 책에서 세상을 사흘만 보고 싶다고 간절히 염원했다.

 

그 책을 보면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감사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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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이제까지 주위에서 사랑을 나누었던 사람들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을 존재하게 만들어준 앤 설리번 선생님을 제일 먼저 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 사람들의 생김새 모두를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싶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숲을 산책하며 아름다운 꽃과 풀과 빛나는 하늘과 노을과 같은 자연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싶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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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은 부모에게... 여보에게.... 그리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을까?

나의 분신인 자식의 모습을 새기기 위해 얼마나 눈여겨 가슴에 담아 보았던가?

나를 키워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주름진 손과 얼굴을 얼마나 자세히 바라보았던가?

평생을 나 하나만 믿고 살아오는 마눌님의 어깨라도 한 번 두드려준 적이 있었던가?

 

숲이 아니라 이곳을 오며 지천으로 핀 이름 모를 들꽃조차도 눈길을 제대로 주지 못했다.

어제 저녁에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인 석양조차도 건성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엄한 위롱쉐산과 구름이 만들어 내는 오묘한 모습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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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 먼동이 트는 모습을 보고 인간 문화의 유산들을 보기 위해 박물관에 가고 싶고,

마음의 유산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연극을 보고 싶다고 했고. 밤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별을 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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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은 아침에 일어나 무슨 생각으로 먼동이 트는 모습을 바라보았을까?

지난밤에는 하늘의 별을 바라보았던가?

차마객잔 지붕 위에 핀 꽃은 바라보았다.

 

바라 보세요... 차마객잔에 가시면.

바로 손에 잡힐듯한 설산 위로 화려한 구름의 쇼가 환상적으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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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아침 일찍 일어나 큰길로 나아가 부지런히 출근하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였다.

활기차게 생활하는 광경을 거리에서.... 그리고 시장에서.....

그리고 점심때에는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저녁에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쇼 윈도의 상품들을 구경하고 집에

돌아와 사흘 동안 눈을 뜨게 해준 하나님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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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은 오히려 살아가며 많은 사람과 혼잡한 광경에 오히려 짜증을 내지 않았는가?

길을 가다가 혹시 부딪치는 사람을 만나면 화를 냈으며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 

윈난 18괴 중에 제 9괴에 해당하는 작은 몸집의 노새지만 가파른 산길을 나는 듯이 오르내리는 말의

능력조차도 무심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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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흘 동안의 기적을 감사하며 마음속에 추억으로 평생동안 소중하게 간직하며 살아가겠다고 했다.

여기에서 그녀가 평생 맹인으로 살아가며 단 사흘간의 소망을 보면 우리에게는 평소 느끼지 못하는 평법한 

일상적인 일들이다.

 

오늘 佳人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어도 그것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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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냥 건성으로 바라본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그냥 지나친다.

거리에는 수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데 오히려 귀찮게 느끼고 있다.

차마객잔의 벽에 페인트로 그려놓은 이런 간판마저도 산수화를 그려놓은 듯 멋진 모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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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심히 영화를 보는 것이고 먼동이 트고 아름답게 물들며 저물어가는 석양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보며 글을 읽어도 그냥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감사의 기도는 평생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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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켈러가 평생에 단 사흘간만 간절히 원했던 일 들인데.....

정말 우리가 감사하고 고마워하며 살아야 할 일들이 佳人에는 너무나 많은데 말이다.

바로 눈뜬 장님인 佳人이 살아온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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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객잔에서 위롱쉐산을 바라보면 이렇게 두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쳐다보는 모습의 암벽모습도 볼 수 있다.

마치 헬렌 켈러가 쓴 "내가 만약 사흘 동안 세상을 볼 수 있다면"이라는 책에서 말했듯이....

여러분도 차마객잔에 가시면 꼭 앞에 있는 위롱쉐산의 암벽을 바라보고 찾아보세요.

이 얼굴 모습은 아마도 본 사람이 많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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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시나요? 안 보이시죠? 그러면 더 가까이 불러보죠.... 

두 눈을 부릅뜨고 꽉 다문 입....

안 보이신다면 佳人이 이제 눈이 나빠 헛것이 보이기 시작하구요~~

저 얼굴모습이 혹시 호도협을 뛰어넘은 호랑이를 찾는 포수의 얼굴인가?

佳人에는 타이거 마스크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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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암벽에는 그것뿐인가?

그 바로 옆에는 암벽을 타고 날아다니는 飛天像처럼 보이기도 하고 헬렌 켈러가 사흘 동안 눈을 뜨게 해주셔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겠다고 한 하나님이나 예수님의 모습처럼 보이는 암벽도 볼 수 있다.

마치 브라질 리우의 예수상처럼 느껴지는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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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볼 수 있는 내가 이런 광경을 보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못한다면....

그래서 다른 사람은 하루나 이틀에 끝내는 이곳 후타오샤에서 우리 부부는 3일간 걸으며 머무를 예정이다.

자연 앞에 서면 佳人은 귀퉁이에 작은 티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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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아~무엇이 보이시나?

자유로운 영혼이 보이시나? 아니면 세상을 바보처럼 살아온 불쌍한 영혼이 보이시나...

그녀가 그토록 간절히 염원했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단 3일간 우리 부부는 후타오샤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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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먼저 배부터 채워야 한다.

속이 허하면 머리가 허해지고 그리고 헛것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상한 허언이 나온다.

차마객잔의 메뉴판은 대나무로 발을 엮듯 만들고 길이가 어지간한 어른 키만큼 길고 무거워 허기지면 들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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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만 만나면 그들은 우리 부부와 함께 놀아주어야 한다.

저글링을 하며 돈을 모아 외국 여행을 한다는 프랑스 젊은이와 그리고 이곳에 일하는 셀리아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모슬렘 처녀와.... 덕분에 셀리아이라는 처녀에게 당근도 하나 얻어먹는다.

 

그녀가 佳人의 이름을 물어보길래 또 "영원한 OPA"라고 했다.

그런데 샐리아이의 입에서는 "늙은 할배"란다.

지우시앙동굴에서는 "OPA"가 통했는데 오늘은 오빠가 되기는 글렀다.

나시족이 사는 집에는 모두 지붕 가운데에는 현어(懸魚)라고 하는 물고기 두 마리가 걸려 있다.

청렴의 상징이고 화재를 예방한다는 의미인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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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위롱쉐산에 구름이 잔뜩 끼었다.

너무 높아 구름도 힘이 들어 쉬어가는가? 아니면 경치에 마음을 빼앗겨 놀다가 가는가....

오늘 밤에는 별 보기는 글렀다.

 

헐~ 눈 뜬 佳人의 눈에는 왜 대마초만 보이나....

차마객잔이 있는 마을에는 대마가 무척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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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객잔에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모인  외국인이 많아 그들과 저녁내내 이야기를 한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이스라엘, 캐나다.... 아무나 걸리면 30분은 우리와 이야기하다가 들어가야 한다.

독일에서 온 젊은이는 우리 부부와 이야기를 하다가 대전에서 몇 달간 독일 회사에 근무했다고 우리 부부에게

삼계탕이 무슨 음식이고 어떻게 만드느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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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에다가 인삼을 넣어 폭 고아 만든 최고의 스테미나식이라고  설명을 하고 트레킹에는 더 이상 좋은 영양식이

없다고 동료에게 이야기하라고 하니 당장 주문이 들어온다.

거기에는 김치까지 함께 먹어야 제대로 힘을 쓴다고 하자 모두 삼계탕에 김치를 주문하여 먹는다.

"아줌마~ 여 기 삼계탕 7인분 있어요~~"

오늘 차마객잔의 한국 음식 매상만 올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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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때 도착한 네덜란드에서 온 일행이 우리 부부가 차마객잔 주인인지 알고 우리에게 음식 주문을 한다.

울랄라! 그들의 눈에는 같은 동양인이라 구분이 되지 않았을 게야...

외국인과 만났을 때 그들과 우리의 공통 주제를 하나씩 가지고 이야기하면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네덜란드는 히딩크다.

히딩크는 한국 축구의 신과도 같은 존재다. 그래서 한국인은 네덜란드를 좋아한다.

내덜란드 젊은이는 하멜은 모르지만 그들도 축구에 열광하는 민족이니까...

그때 네덜란드의 히딩크 고향집이 있는 작은마을에는 버스로 많은 한국인이 밀어닥쳤단다.

자기들은 오히려 그런 모습에 열광하고 무척 재미가 있어 사진을 찍고 즐거워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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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중국땅 차마객잔 여주인으로부터 우리는 무료로 김치를 얻어먹는다.

세상은 말만 잘해도 중국 산골짜기에 있는 객잔에서도 한국의 김치를 공짜로 얻어먹을 수도 있다.

흰 구름이 위롱쉐산을 수시로 감싸며 숨겼다 보여주었다 하는 차마객잔에서...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헬렌 켈러가 쓴 "내가 만약 사흘 동안 세상을 볼 수 있다면"이라는 책이 있답니다.

                         매일 볼 수 있는 내가 이런 광경을 보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못한다면....

                         그래서 딱 사흘간 호도협을 느껴보렵니다. 

  

 

4 Comments
용감한아줌마 2010.02.05 13:49  
차마객잔에 다시 한번 가야할듯 싶네요. 놓치고 온 것들이 너무 많은듯....

가인님을 삼계탕 홍보대사로 임명합니다 ㅋㅋ 
저두 삼계탕 먹었는데, 국물맛이 좋더라구요.
객잔 주인 아주머니가 참~ 괜찮죠?
울아들한테 내려가는길에 먹으라며 이온음료 한병을 써비스로 주셨답니다.
佳人1 2010.02.08 09:15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신 곳이군요?
우리 부부는 그냥 볶음밥을 먹었습니다..
김치를 무료로 주더군요.
관운장 2010.03.13 18:26  
한국사람이 많이 오는곳인가 봅니다
메뉴판에 한국메뉴를 올려놓은걸보니
제가 방비엥에 들렀을때 지나치던 식당에  칼국수  김치  한글로 써있는겁니다 거길 어찌 그냥갈수 있겠읍니까
佳人1 2010.03.14 11:55  
오히려 중국인이 많이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주로 서양인이 많이 오고 한국인이 많이 가는 곳입니다.
우리말 인사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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