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휘날리고 물이 흐르는 마을, 리지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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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휘날리고 물이 흐르는 마을, 리지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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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란 나이가 들수록 서로 비위나 맞추고 눈치나 살피며 사는 것보다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편한

친구가 되어야 한답니다.

길을 걸어갈 때도 서로 간격을 두고 걸어가기보다 어깨에 손 하나 툭 걸치고 손을 잡고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배낭을 벗어놓고 다녀도 처음에는 숨이 가쁘다.

해발 2.400m의 고도인데다가 계속 열 감기와 코감기때문에 몸이 무겁다.

 

게다가 입술 언저리가 근질거리는 게 아마도 구순포진이 생기는 것 같다.

젠장.... 이번 여행을 떠나기 보름 전 대상포진이 와 일주일 동안 병원 치료도 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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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앙은 모계사회라는 나시족의 자치주이다.

그럼 남자들은 무엇을 할까?

 

삼신할머니에게 엉덩이가 퍼렇게 되도록 얻어맞고 세상에 태어나는 게 처음 할 일이고.... 많이 아프다.

두 번 째는 여자의 부름을 받고 장가드는 일.... 입이 귀에 걸리는 날이죠오~~

세 번 째는 인류의 무한한 번영을 위하여 자손을 만드는 일....

오~~ 아름다운 밤이에요~  아래 사진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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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은 나이가 들어가며 새를 키우거나 화초를 가꾸며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일....

마지막으로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양지바른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친구들과 담배 피우는 일....

설마 나시족 남자의 일생이 이렇지는 않겠지?

 

나시족은 남자보다는 여자들의 세상이런가?

차가운 개울을 건너기 싫어하는 남편을 치마를 걷어가며 업고 찬 강물을 건네주는 강한 여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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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로 등에 지고 가는 나시족 여인의 등 바구니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자 뒤를 따르던 사람이

바구니에 불이 났다고 하니 여인은 웃으며 "우리 서방이 바구니 속에 있구먼유~~"라고 할 정도란다.

비록 우스갯소리지만 그 속에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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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바로 佳人 같은 백수 남자들이 꿈꾸는 세상?

 

리지앙(麗江)은 글자 그대로라면 고운 강이라는 말이다.

예쁘고 고운 것은 지천으로 정말 많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리지앙에는 강이 없다. 다만, 개울이 있을 뿐이다.

그 개울을 사이에 두고 서로 이어지는 다리는 나무로도 만들었고 돌로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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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의 유래를 알아보기 위해 강은 어디에 있으며 어느 강을 지칭하느냐고 여러 사람에게 따지고 물어보았다.

물론 유창하지 못한 영어, 유창한 한국어, 필담, 그림 그리고 전혀 통하지도 않는 중국어(?)....

그러나 답을 얻지 못했다. 그 이유는 서로 의미가 통하지 못했으니까....

네가 그걸 모르는데, 난들 그걸 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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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강을 진샤지앙(金沙江)을 지칭했다.

마마나시의 주인 여자에게 물어보았다.

여주인이라는 그녀는 이곳 나시족 사람이라....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녀는 중국어를 사용하고 물론 영어는 말해도 한자를 읽고 쓰지 못한다고 고백을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한자는 정말 어려운가 보다.

맹자 마미가 왜 8학군을 찾아 이사를 다녔을까?

그 속에 답이 있을까?

청문회 자리에 나오면 맹자 대디도 자식 때문에~ 때문메~~ 식은땀께나 흘렸을게야....

 

그러니 진샤지앙은 리지앙의 북쪽에 있는 위롱쉐산 너머에 있지 않은가?

거기가 어디라고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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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리지앙 꾸청....

우리는 리지앙하면 꾸청만 떠올리나 그들의 고유한 상형문자인 똥바(東巴)글자, 똥바 문화, 모계사회 그리고

나시족의 고유음악 등 이렇게 여러 가지로 리지앙을 말한단다.

 

여도무처불비화, 가가호호유수류(麗都無處不飛花, 家家戶戶有水流)....

"리지앙에는 꽃잎이 팔랑거리며 날리지 않는 곳이 없고 집집이 물이 흐르지 않는 집이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꽃과 물이 지천으로 넘쳐나고 그 수로를 건너는 아름다운 다리가 있는 고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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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바란 나시언어로 "지혜로운 사람" 또는 "큰 스승"이라는 말로 이 말에 함축된 의미로 나시족의 종교와

상형문자와 제사행위 그리고 우리 한지와 비슷한 종이 등이 있는 복합적인 의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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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앙 꾸청은 성벽이 없다.

성벽이 없으니 당연히 성문도 없다.

원래 고성 보호비 명목으로 80위안의 입장료를 받으나 꾸청만 보는 경우는 돈을 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중국 어디에나 울타리를 치고 살인적인 입장료를 받는데 정말 괴이하고 이상한 일이다.

 

심지어는 2억 7천만 년 전에 어느 날 불쑥 솟아올랐다는 스린이나 사골 고울 때 진액만 쏙 빠진 듯 빠져나가

구멍이 숭숭 뚫어진 지우시앙 동굴도 울타리 만들어 비싼 입장료를 받는데 이곳은 그동안 오랜 세월 많은 돈이

제법 들어가 재료비도 많이 들어간 곳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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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멍으로 들어갈 필요없이 모든 골목길이 당당히 열려 있고 그 골목길은 화려한 꽃무늬가 아름답게

비치는 오화석(五花石)이라는 돌로 깔렸다.

그 돌 바닥은 꾸청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이곳을 방문한 모든 사람에게 기억되는 리지앙의 상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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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곳을 드나들던 마방들이 말을 끌고 들어와야 하기에 진흙 바닥보다는 견고한 돌로 포장했을 듯...

그런데 그 바닥 포장재마저 이곳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아마도 석재는 인근 산에서 나오는 것이겠지만 그 돌이 오랜 세월 사람과 말의 이동으로 반들반들해져 돌 속에

숨어 있던 무늬가 마치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난다.

  

골목마다 물길이 흐른다. 그 물길을 따라 낭창 한 수양버들과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하늘거리는 수양버들은 물길을 따라 심어져 있고 흐르는 물과 어울려 무척 운치 있게 보인다.

그리고 그 개울을 건너는 다리는 나무로도 만들고 돌로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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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그것뿐이랴?

수정처럼 맑은 물에는 물고기들마저도 한가로이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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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은 5.000m가 넘는 위롱쉐산(玉龍雪山)의 만년설이 녹아 흐르고 또 이곳에 싼얜징(三眼井)이라는 샘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쑥 솟아 골목마다 흐른다.

그러니 당연히 맑은 물일 수 밖에.....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물을 관리하고 청소를 한다.

그러기에 늘 깨끗하고 맑은 물이 흘러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 상쾌함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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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족은 이 물로 밥도 짓고 채소도 씻고, 빨래도 하며 살아간다.

그 물에는 물고기도 떼를 지어 살아가고 특히 설산의 차가운 물에만 산다는 산문어(山文魚)도 있다.

 

이제부터 그림 같은 리지앙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주제별로 하나씩 구경하련다.

이번 윈난성 여행의 목적, 두 가지 중 하나가 바로 리지앙을 돌아보는 일이었으니까...

내일은 리지앙의 심장이라는 스팡지에부터 구경한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아무리 아름다운 곳일지라도 가꾸고 보호하지 않으면 사람이 찾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밖으로만 꾸미고 그 안에 이야기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무리 잘 꾸며도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지 않으면 참된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정말 아름다운 것은 바로 내면의 아름다움입니다.

                        佳人의 글처럼 내용이 없다면 정말 슬픈 일입니다        

 

 

2 Comments
21세기 나그네 2010.01.04 12:29  
가인님 글은 언제읽어도 감동적입니다.
저도 4월말 곤명 -> 따리 -> 리쟝 ->중덴 여행 계획중인데
가인님 글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늦게나마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가인님
佳人1 2010.01.05 09:26  
나그네님~
아마 4월이면 좋은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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