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쿤밍에서 따리로 올라 온 이유는 쿤밍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의 조언 때문이다.
처음 계획은 쿤밍에서 바로 리지앙으로 올라 갈 계획이었으나 리지앙의 고도가 해발 2.400m라 많은 한국인은
고도 때문에 고생을 한다는 조언으로 따리로 먼저 왔다.
그런데도 감기때문인가? 무척 힘이 든다는 느낌이다.
약 1시간 30분 정도 얼하이 호수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3시 조금 넘어 다시 2번 버스를 타고 꾸청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창산 아래 탑이 세 개가 보인다.
이 탑이 유명한 숭성사 삼탑으로 일단 버스를 내려 그곳으로 걸어간다.
지도에서 보 듯 따리 꾸청은 매우 단순하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 푸싱루((復興路)라고 남문에서 오화루를 지나 북문까지 곧게 뻗은 길이다.
워낙 좁은 곳이라 그곳에 30분만 오르내리면 바이족은 사돈의 8촌까지 모두 만날 수 있겠다.
길을 걷다가 아침에 맛 본 까오루샨을 만드는 재료인 루샨인가?
많은 과일이 지천이다.
중국은 어디를 가나 과일이 많다. 물론 가격마저 무척 착하다.
워낙 넓은 땅 때문에 늘 사계절이 있기 때문일까?
시장이 보인다.
돈이 전혀 들지 않아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는 시장구경은 언제나 좋다.
이곳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그들의 땀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좋다.
삶에 지쳐 의욕을 잃었다면 새벽 시장을 가 보라는 말이 있다.
그곳에는 활기가 넘치기 때문이다.
미시엔이라는 쌀국수도 보이고....
예전 우리가 어렸을 적에 동네 구멍가게에서 보던 모습과 같다.
조미료를 위시한 물건들...
역시 대리석이 유명한 곳이라 대리석 가공공장들도 많다.
예술이야...
워낙 높은 산이라 4시가 가까워지자 벌써 해는 서산에 걸린 듯...
눈으로 본 것과 사진으로 찍어 놓은 것이 많이 다르다.
현장감이 많이 떨어지나 워낙 사진 기술이 없어서....
높은 창산을 휘감고 있는 구름 때문에 오후의 햇빛은 신비감마저 준다.
그러니 무식하게 저 산을 넘어 몽골군의 기마병이 넘어왔더란 말인가?
말만 타면 길이 아니라도 간다...
그러나 물만 만나면 고양이 앞에 쥐로 변하는 몽골군....
누구에게나 완벽한 능력은 없나보다.
설마 저런 산을 넘어오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하고 따리의 병사들은 샤관과 샹관만 뚫어져라고 지켰을 게다.
그러니 완전히 뒤통수를 얻어맞고 옆구리를 강타당해 따리국은 역사속의 나라로만 남아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해내림의 모습은 다 다른 모습이다.
아름다운 무지개빛 고장이라는 치차이 윈난(七彩 雲南)... 역시 구름 하나는 명품이다.
이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충성쓰 산타에 도착한다.
중국어, 영어, 불어, 그리고 한국어... 그 밑에 일본어로 자세하게 경내의 위치도를 표시해 놓았다.
이 절이 유명한 것은 바로 중국 보물 1호라는 탑때문이란다.
화장실이 보이길래 다녀오고(무료) 빈 의자가 있길래 앉아서 아까 산 과일을 먹으려다 말고 깜짝 놀랬다.
그런데 이게 무슨 개같은 말인가?
한국어로 한국인을 위한 배려도 좋지만 개라니?
세종대왕께서 이것을 보셨다면 개 같은 경우라고 화를 내지 않으시겠는가?
아그들아~ 오늘 佳人이 몹시도 기분이 언짢다.
그럼 지금 佳人이 개가 되어 이 앞에 앉아 과일을 먹는단 말이냐?
왜들 이러시나....
바로 그 앞에 매표소가 있어 들어가 본다.
친절하게도 한글로 입장 안내도 있고 가격이.... 헉? 141위안? 우리 돈으로 25.000원이 넘는 돈이 아니냐?
중국에서는 제일 부담되는 일이 입이 딱 벌어지는 입장료다.
이제 핑게거리가 생겼다.
아까 한글도 제대로 써놓지 않았는데 가격마저 비싸니 여보~~ 우리 들어가지 맙시다.
그러나 그냥 갈 수는 없지...
근무자에게 방금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잘못 쓴 한글을 고치라고 이야기를 하니 웃고만 만다.
개는 犬이라..... 안 고치면 너희들이 犬이 된다.... 무슨 말인지 알고나 웃었을까?
사실 이 절은 세개의 탑이 제일 유명하다는데 탑은 담 너머로 이미 다 보았다.
일단 정문으로 가보자.
열린 문 밖에서 들여다 보니 역시 담 너머 본 그 탑이다.
큰 탑의 높이가 69.1m라고 한다.
예전에 이런 높이의 벽돌로 쌓은 전탑(塼塔)을 만들려면 기술이 필요했을텐데....
그래도 이곳까지 왔으니 대문이라도 찍고 가야지....
따리국의 왕 9명이나 왕위를 버리고 이곳 절에 들어와 주지가 되었다는데 왕권보다 주지의 권한이 더 컸을까?
그냥 문 앞에서 어슬렁 거리며 사진 몇 장 찍고 돌아가자.
김용이라는 작가가 쓴 "천룡팔부"라는 무협소설이 있는데 그 소설의 배경이 따리국이고 이 절도 등장한단다.
소설 속의 이야기지만 중국이 왜 그냥 있겠어... 이곳에서 남쪽으로 세트장을 만들어 놓고 돈을 벌지... 그럼...
팔부란 여덟무리라는 말인데 힌두교에 등장하는 비쉬누의 자가용인 가루다도 있고 천 년동안 젖의 바다를
저었다는 유해교반(乳海攪拌)의 설화에 나오는 생명수인 암리타를 훔쳐 달아난 악신인 아수라도 포한된다.
힌두교에서는 비쉬누신의 9번 째 화신이 부처라고 하며, 세상이 혼탁해지면 열번 째 화신으로 이 세상에
다시 나타나 세상의 질서를 다시 정립한다고 한다.
그의 모습은 백마 탄 초인의 모습인 칼키(Kalki)로 나타난다는데 이미 광야라는 시를 쓴 이육사님이 예언(?)
하셨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그것 봐라~~
이미 이육사님이 백마 탄 초인인 칼키가 온다고 하잖여~~
아까 담 너머로 본 탑....
중원에 있는 탑의 층수는 모두 홀수인데 이곳의 탑은 모두 짝수로 되어있고 탑의 모양이 원래 아래 기단부위가
넓고 위로 갈 수록 좁아지는데 이곳의 탑은 항아리 모양으로 가운데가 볼록하고 아래부분이 작다.
창산을 넘어가려고 헐떡이는 태양의 오묘한 빛 때문에 탑을 더욱 환상적으로 만들어 준다.
이제 꾸청으로 다시 돌아간다.
한국인은 절대로 숭성사 삼탑이라는 절에 가서 휴게소라는 곳에 앉아서는 않된다.
그 이유는 개가 되어 기분이 몹씨 나쁘니까....
그리고 그곳에 가시면 모두 사진을 찍어 항의 해야 한다.
여러사람이 자꾸 항의를 해야 잘못 쓴 글을 고칠게 아닌가?
아닌가요? 佳人만 이런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을 하고 있나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한국인을 위한 배려로 친절하게 한글을 써놓았지만....
잘못 쓴 글자는 오히려 한국인을 화나게 합니다.
살아가며 더군다나 남을 배려할 때는 언제나 상대편의 입장에서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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