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싸우는 사람을 뒤로하고 슬며시 다시 돌아서 나오기는 했는데....
얼라리요? 우리 부부가 중국사람 싸움만 붙인 꼴이 되었다.
그래도 우리는 서산으로 가는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쿤밍역 광장에 늠름하게 서 있는 황금색 황소가 우리 부부에게 무쏘의 뿔처럼 거침없이 밀어붙이란다.
일단 관광센터를 나와 조금 전에 내린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그곳에 서 있는 젊은이에게 서산을 손으로 가르키고 서산에 있는 용문을 올라가는 방법을 한자를 쓰고 영어로
더듬거리며 물었다.
괜찮아~ 佳人아~~ 영어도 객지에 나오면 어리삐리해지게 마련이니까.....
영어가 가능한 젊은이들이라 주변의 현지 주민에게 유창한 중국어로 물어보고 우리에게 방법을 알려준다.
그 젊은이들도 우리처럼 더듬이가 달린 영어로 더듬거리며 알려주나 의사 소통은 완벽히 이루어졌다.
푸~ 하하하하~~ 영어가 이렇게 쉽게 소통이 되다니...
방금 버스를 내린 정류장에서 길을 건너 94번 마을 버스를 타고 종점인 가오야오에서 내려 다시 용문행 셔틀 버스를
타면 바로 리프트 타는 곳으로 올라 갈 수 있단다.
얼라리요? 그럼 종점에서 내린다면 중국어로 물어보지 않아도 간다는 말이 아니냐?
좋아! 일단 가보는 꼬야~~
아래 사진에 보이는 아주 작은 꼬마 자동차를 타면 붕붕붕~~~ 하고 간단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틀림없이 다른 문이 열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닫힌 문만 우두커니 쳐다봅니다.
안 열리면 한국어 영어 중국어 그리고 그림에 글자까지 동원하면 열린다.
그래도 안 열리면 무조건 기다린다. 안에 있는 녀석이 더 답답하다.
문이란 두드리라고 있는 것이며 두드리면 시끄러워서 열리게 마련이니까....
세상에는 같은 중국인이라도 이렇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있고 근무자가 장난을 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우리는 울지않고 웃으며 즐겁게 잘 돌아 다닌다.
헐~ 이런.... 나도 모르게 유창하게 구사하는 유일한 중국어 "시에 시에~"가 금방 나온다.
버스 타기 전에 마눌님 몰래 예쁜 꾸냥 사진 다시 한 번 보고 가자... 아~~ 佳人은 왜 이리 속물일까?
내 속에 너무 많은 내가 있어... 多情도 병인가 하여... 이거 고치기 어려운 병이죠?
옴마나~ 다시봐도 예쁘네~~
역사 속의 중국 4대 미인.... 꽃을 무참히도 부끄럽게 한 양귀비, 기러기 사냥꾼 왕소군, 물고기를 놀래켜 졸도시킨
서시, 그리고 달도 잔인할 정도로 무안하게 만들었다는 초선이 오늘 다 모여봐라~~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은 沈魚落雁 閉月羞花 보다 살아있는 그대들이 登魚飛雁 閉日落花처럼 더 예쁘다.
1위안을 내고 버스를 타니 버스는 민족촌을 한 바퀴 크게 돌아 케이블카 타는 곳을 지나 띠앤츠라는 호수 가운데
길을 가로질러 서산의 오른 쪽으로 달린다.
버스도 아닌것이 더더욱 택시도 아닌것이.... 좌석은 딱 10개다. 넘 귀엽다.
요게 바로 제일 뒷자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버스 종점에 내리면 앞쪽에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라고 알려주는 저런 패방 문이 보인다.
무조건 버스 속에서 끝까지 버티면 기사가 모두 내리라고 손짓한다.
그러니 말 한 마디 하지 않아도 누구나 버스만 타면 이곳까지 올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쿤밍역에서 44번 버스를 타고 민족촌으로 와 건너편 정류장에서 94번 버스를 타면 서산 용문 턱 밑까지 온다.
아니면 44번 종점까지 가면 그곳이 94번 종점으로 그곳에서 바꿔타고 나와도 된다.
그러니 쿤밍역에서 2위안으로 여기까지 왔다.
佳人이 가는 길이라면 대한민국사람 누구나 갈 수 있다.
1시 20분에 가오야(차)오 종점에 도착하니 용문으로 올라가는 셔틀버스는 보이지 않고 삐끼들이 달라 붙는다.
그 중 한 여자가 웃으면서 다가와 영어로 이야기 한다.
어리삐리한 우리에게 웃음을 보이는 삐끼 아줌마~ 반가워요~~ 난 이런 삐끼가 너무 좋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고마운 삐끼니까....
셔틀버스는 3콰이인데 20콰이를 내고 택시로 올라가란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사람 모두가 종점에 근무(?)하는 전문 삐끼들이다.
울 마눌님 빼주세요. 절대로 삐끼 아닙니다.
처음에는 1인당 20위안으로 알아듣고..... 이럴 때는 걸어서 가겠다고 한 번 버텨본다.
그랬더니 바로 문앞에 있는 푯말로 데려가 가르키며 용문매표소까지 6.2km로 오르막이라 3시간 이상이 걸린단다.
그러니 "너 정신 나갔니?"라는 말이다.
옴마나~~ 정말 6.2km네~~ 그것도 산길을 올라가는 길이....
그래도 타지 않겠다고 일단 버티자 그러면 다른사람과 합승을 하면 5콰이/1인에 해 주겠단다.
와우~ 셔틀버스가 3콰이인데 그 정도쯤이야~~
삐끼 아줌마~ 그럴려면 처음부터 합승에 5콰이라고 말하지~~
이번 약 한 달간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합승 셔틀(?) 택시를 탄다.
그러니 민족촌에서 케이블카를 타는 비용 왕복 70원을 8원으로 서산 용문 케이블카 내리는 곳까지 다녀오는 방법이다.
그 후에 들어가는 입장료와 리프트는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다음부터 서산에 가실 분들은 케이블카를 타지말고 버스타고 올라가자.
어짜피 서산 용문은 반나절 코스이니....
올라 가는 길... 제발 졸지말고 운전해라...
보험을 들고 왔어도 여행 첫날부터 사고나면 우짤려구~~
자네는 이곳에 하루에도 수 십 번 오르내리니 눈을 감고도 운전한다는 말이더냐?
나도 우리집에서는 눈을 감고도 다니걸랑!
아찌~ 룸 밀러로 보면 다 보여~~
10분 정도 택시를 타고 구비구비 돌아 1시 50분에 도착하니 바로 앞에 케이블카에서 리프로로 옮겨 타는 곳이 나온다.
올라 갈 때는 리프트를 타고 용문 정상 입구로 가서 걸어서 내려오는게 편하다.
체력이 되시면 걸어가셔도 되겠다.
그러나 이곳 고도가 한라산보다 높은 2.000m가 넘는다는 것은 염두에 두셔야 한다.
택시에서 내려 진행방향인 앞으로 걸어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정자처럼 생긴 곳이 바로 리프트 매표소다.
이곳에서 리프트를 타고 용문 정상 매표소로 올라가 "룰루랄라"하며 걸어 내려오는 방법과 체력장을 준비하신다면
그냥 진행방향으로 큰 길로 올라가면 아래 매표소가 나오고 그곳부터 절벽길을 따라 경치를 감상하며 올라가도
누가 뭐라지 않는다. 리프트비용은 편도 25위안.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지 않았기에 여기서 리프트라도 타기로 했다.
혹시 식사를 하지 않으셨다면 이곳이 식당천지이고 삐끼들이 욕처럼 듣기 거북한 "츠판르마"라고 한다.
"뭐라고? 무슨 놈아?" 얼핏 들으면 마치 욕을 하는 것 같다.
일단 표를 산다.
케이블 카를 타고 왔다고 리프트 비용을 깎아 준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리프트 한 번 타 보지 못한 촌놈이 여기와서 리프트를 타 본다.
올라가다 보면 우리가 버스를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 온 길이 보인다.
길 건너 숲이 많은 곳이 바로 민족촌으로 위 쪽 중간 쯤이 입구이고 버스는 반대로 한 바퀴 돌아 호수를 건넜다.
호수 길을 따라 오른쪽에 케이블카의 연결 줄이 보이고 바로 호수 건너편이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다.
띠앤츠 호수는 옛날에 어느 날 구둘장 꺼지 듯 푹~ 꺼져 생긴 호수로 윈난성에서 제일 크다고 한다.
꺼지는 장면을 누가 보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것은 대형사고인데?
옴마나! 세상에... 호수 꼬락서니 좀 보소~ 녹조화 현상으로 아주 잔디구장 처럼 찬란하다.
이게 호수야? 아니면 오,폐수 정화장이야?
그래도 중국인들은 비취빛 호수라고 할거지?
2시 27분 리프트를 내리는 곳에 도착하니 불이 뻔쩍거린다.
사진 찍는다는 말이다.
사고 싶은 분들은 케이블카를 내려서 사면 되고 생각 없으신 분들은 그냥 나오면 바로 용문 입구가 있는 곳이다.
佳人은 리프트를 타고 무섭고 오금이 저려 손잡이를 꼭 잡는데...
울 마눌님 "바람이 불면 더 재미있겠죠?"
"켁~ 당신 정말 왜 그래?"
용문 입구에 매표소가 있다. 30위안으로 리프트 타고 왔다고 깎아주지도 않는다.
입장료를 아끼실 분은 매표소 입구 조금 못미처 소석림이라는 곳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그냥 산길로 용문의 절벽을 끼고 내려오는 절경을 볼 수가 없단다.
지금부터 절벽에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동굴도 지나고 아찔한 절벽에 만든 길을 걷는다.
우리가 걸어 내려 갈 길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제일 왼쪽 길을 걸어 내려 간다.
그러니 바로 이런 길을 걷는 비용이 30위안이라는 말이다.
이 길은 오랜세월 순전히 사람의 힘으로 예전에 뚫었다는데 돈은 중국 정부에서 매표소만 만들고 받고있다.
오늘은 서산 용문에 올라온 이야기 까지고 내려가는 이야기는 내일로 이어진다.
오르막이 있으면 당연히 내리막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도 있는 진리의 길이다.
백수의 삶이란 바로 이런 절벽길을 걸어 내려가는 일이나 마친가지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그동안 미워했던 것 까지도 사랑하겠습니다.
마지막 남은 한 가지 까지도 사랑하겠습니다.
우리 부부에게 10위안의 없는 교통비를 받으려고 한 그 꾸냥도 사랑하겠습니다.
우리를 이곳까지 올라오도록 유혹한 삐끼 아줌마도 사랑하고
떼거리로 민족촌 앞에 있던 예쁜 꾸냥들은 더더욱 단체로 사랑하겠습니다.
오잉? 그러고 보니 모두 여자만 사랑해야 하네요~~
그런데 이미 내 인생의 겨울이 왔습니다. 머리에 흰 눈이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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