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1,2편에 이어서 - 못다한 홍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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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1,2편에 이어서 - 못다한 홍콩 이야기

misosoup 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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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그 오묘한 나라 1,2 편에 이어서.. ^^

 

 

 

홍콩을 참 좋아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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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발이 영화에서 담배 삐딱하게 꼬나물고 총질하던 그 시절..(영웅본색)

 

임청하가 와이어 달고 바다위를 붕붕 날라다니던 그시절..(제목이 뭐드라..-_-;;;;;;)

 

장국영이 우리나라 내한공연 와서 길다란 쐬마이크를 현란하게 돌리며 한국츠자들을 기절시키던 그 시절부터 홍콩을 참 좋아했었어요

 

좋아했다기 보단 동경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지요

비록 영국령 아시아지역이긴 했지만..

저는 그 영화들을 보면서 와~ 아시아에서도 중국.. 중국문화가 저런거구나

참 으리으리하고 화려한곳이 홍콩이구나~ 하면서 하이틴 시절부터 가슴 한켠에 홍콩의 이미지를 아로새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을 졸업하고..

23살 끝무렵 첫 직장에 발을 내닫고..

95년도에 첫 해외여행이란 걸 페키지로 가게됐지요

저가의 악덕 유럽페키지 여행은 저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고

반드시 자유로운 해외 여행을 다니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붙인 도화선이 되었어요

 

악덕업체도 악덕업체이지만.. 그때 정말 제 영어수준이 안습이었답니다 ㅋㅋㅋㅋㅋ

그럼에도불구..지금도 그때랑 별반 차이는 없다는거 ㅎㅎ ^^;;;;;.

우리 끌고 다니는 가이드욕 무지하게 하면서도 영어도 못하는데 혼자 길잃어 먹을까봐, 버리고 갈까봐 얼마나 벌벌 떨었는지 몰라요.. 완전 비굴모드의 대명사 ^^;;;

세상에.. 6월이지만 그시기의 이태리는 무척이나 더웠었거든요

근데 이노무 가이드가.. 자기가 데려가는 쇼핑센터에서 물건구입 안한다고 사람들을 푹푹찌는 버스안에 에어컨 꺼버리고서 한시간 이상 가둬놓는 만행을 저지른거예요 -_-;;;;;

추억도 추억 나름이지.. 저는 아직도 제 첫 여행을 망쳐놓은 그 가이드 시키를 용서할 수가 없네요 ^^;;;;;

 

 

암튼..

2년 후인 97년도에 두번째 유럽여행을 배낭여행으로 가게되면서

항공권이 우연찮게 케세이페시픽인 관계로 15일간 유럽다녀 오는 길에 4박5일간 홍콩에 스탑오버를 하게 된거죠

유럽도 참 좋았지만

그시절 처음 접했던 홍콩은 지금도 절대 잊을 수가 없어요(왠지 홍콩가면 성룡도 만날수 있지 않을까 가슴도 벌렁벌렁하고 (ㅋㅋㅋ 혼자서 김칫국 대빡으로 마신거죠 ㅎㅎㅎ)

 

 

가서 느낀게

아시아인이지만.. 가장 서양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홍콩사람들이 아닌가 싶었어요

 

대부분의 시민들이 영어도 무척이나 잘하는 편이었는데

웃겼던건 ^^;;; 중국 만다린 억양에다가 영국식 영어가 합쳐지니까 발음이 되게 웃겼다는 거예요

영국사람들 알파벳 O발음을 O라고 곧이 곧대로 발음하는거에 비해

(예를들면

오마이갓~(Oh my God) 이 아니라 오마이고오트~

아임낫(Im not) 이 아니라 아임 놋트

이런식으루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O발음을  A로 발음하는 편이잖아요(미국식으로)

 

홍콩 사람들 발음이

버스(bus) -> 빠스

(book) -> 복

카드(Card) -> 카

이런식이다 보니 비록 제대로 된 영어공부 하나도 안하고 살았었지만

왠지 익숙하지 않은 영국식+중국식  발음에 얘네들 뭐지? 이럼서 슬며시 웃음도 나고 그러더라구요 ^^;;

 

그럼에도..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젠틀한 편이고..

돈이 우선이 되어야할 상인들 조차도 참 제네러스한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 홍콩이 그랬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너무 친절해서 그 따스한 마음에 한번 더 뒤돌아 보게 되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친절이요

돈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그런 맘이 홍콩사람들 에게 있어서.. 홍콩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지금의 홍콩은 체제 자체가 바뀌어 버리면서..

가장 중요한걸 쉽게 던져버리고, 시대를 거꾸로 거슬러 사는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매년가는 홍콩이지만 그 매해가 어찌나 큰 차이가 나는지..

10년전과, 5년전, 2년전, 올해..

제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홍콩이 <온전한 중국, 중국인>으로 거듭난 것을 확인하고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요

영국과 홍콩 사람들을 모조리 이사보내고..

본토 중국인들을 그대로 정착시킨듯..

장소만 그대로일 뿐..

전혀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밀치고 들어온듯..

오로지 돈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들은.. 일개 관광객일 뿐인 저에게도 여지없이 투영되더군요

 

돈이 최고죠. 네 맞아요.

근데 그렇게 돈만 쓰러 갈바엔, 홍콩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메리트 있는 곳이 많거든요

하다못해 그냥 애국하면서 우리나라서 돈 써도 되는거구요

 

 

올 추석에..

홍콩사람들의 사나워진 민심과 각박함에 너무나 마음이 상해서

한국으로의 리턴을 위해 첵랍콕공항 이미그레이션을 지나자마자,

홍콩공항 관광청 직원인듯한 사람이 설문지를 돌리더군요

내용인즉슨

` 몇명 왔냐?

` 무슨 목적이냐?

` 나이는?

` 성별은?

` 홍콩에 또 올 생각이 있냐?

등등의 질문이었는데.. 그런 설문들이 얼마나 홍콩 관광청에 도움이 됐을지요 -_-;;;

 

생각같아선.. 에잇~ 그래 요것들아 니들끼리 잘먹고 잘살아라~

나는 10여년간 매해 이곳에 방문했지만, 이젠 다시는 안올란다~이쪽방향으로는 오줌도 안쌀란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냅뒀습니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저 지금부터는 홍콩을 저의 페이보릿에서 조용히 제껴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생각 이라고 보구요..



아~~ 정말 예전의 홍콩이 그립군요~~~
돌리도~ 나의 홍콩을~~~

2 Comments
몽사 2009.06.17 10:02  
저도 홍콩을 가장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대만에 다녀오고 난 뒤로 대만을 더 좋아하게 되었지만... 예전 홍콩은 저에게도 동경의 대상이었죠!! 저도 홍콩가면 양조위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misosoup 2009.06.23 20:51  
저두 이젠 대만이 더 좋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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