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데에서 식사 후 홍콩판 짜뚜짝 하버시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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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데에서 식사 후 홍콩판 짜뚜짝 하버시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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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데(Serenade)는 Hong Kong Cultural Centre (香港文化中心) 2층에 위치한 딤섬집입니다. (T.2722-0932) Star House에 있는 Jade Garden과 함께 가격이나 맛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딤섬집으로 알려져 있죠. 게다가 오후 2시 이후에는 일부 품목에 한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딤섬 메뉴를 제공한다고 하니, 공항에서 버스타고 시내 나가면 딱 그 시간이 되니, 옳다구나 땡이로구나, 여기서 점심을 꼭 먹으리라 맘 먹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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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분명 wagon형 딤섬집으로 알고 왔는데, 기대했던 wagon이 없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은 wagon, 즉 딤섬수레에 여러 딤섬 메뉴를 담아서 종업원들이 움직이면 손님들이 고개를 쭈욱 빼고 흘낏흘낏 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주문을 하는 것이죠. 하지만 요즘엔 대부분 주문표에 체크해서 시킨다고 합니다.)
wagon은 다 어데로 내뺐소? 여쭤보니, 일부 즉석 국물 요리 외에는 이제 다른 가게들처럼 주문표에 연필로 체크해서 주문을 한다는 종업원 아저씨 설명.

허허... 난감하구만요. 백동이는 딤섬집에 몇번 가본 적은 없지만 갈 때마다 대만 친구들이랑 가서 그네들이 수레 안을 보고 이것저것 시키는 것만 어깨 너머로 보고 배웠는데, 그래서 아내에게 남편이 배운 대로 아주 본토 짱께처럼 멋지게 딤섬 시켜 주겠다고 했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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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표에 간단한 메뉴 설명이 나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직접 보고 물어보고 해서 시키는 것과는 훨 어려울 수 밖에... 아기 단얼과 함께 한동안 주문표를 째려 보다가 무난해 뵈는 것으로 몇개 시켜 봅니다.

먼저 우롱차를 주문하고 바베큐돼지고기빵, 하까우(새우만두? 딤섬 주문시 필수 아이템), 새우완자와 옥수수, 샥스핀 만두국, 소고기튀김만두를 차례로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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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점심 때 주문한 가장 성공작, 바베큐돼지고기빵 (BBQ Pork Pastry). 페이스트리 식의 파이 안에 양념한 바베큐 돼지고기 조각들이 들어가 있는데 우롱차와 이 빵으로만 배채워도 될 뻔 했습니다. 뭔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도 썩 조화가 잘 되었던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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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나온 샥스핀 만두국 (Dumpling in Superior Soup with Shark's Fin). 큰 만두 하나가 샥스핀스프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맛도 괜찮고 샥스핀도 생각 외로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좀 짭니다. 염분이 아래 가라 앉아서인지 국물이 줄어 들수록 점점 짜집니다.
나중에 너무 짰지만 샥스핀 우러난 국물이라며 남김없이 다 먹으라는 아내의 종용에 훌훌 다 마셔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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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무난하게 맛있었던 새우만두 (Steamed Shrimp Dump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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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새우완자와 옥수수 (Steamed Prawn Ball with Sweet Corn). 좋은 재료가 가득가득 들어있긴 한데 고급스런 새우의 맛이 달콤한 옥수수 맛에 눌린 듯한 느낌. 썩 깔끔한 맛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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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옥수수 알갱이로 달달한 맛이 있어서인지 아기 단얼이 가장 좋아했던 메뉴 새우완자와 옥수수. 직접 숟가락을 들고 퍼 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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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오호 통재라-! 마지막으로 나온 소고기튀김만두 (Deep-Fried Dumpling with Beef, Ginger & Onion). 메뉴에 나와 있는 설명만 보고 튀김만두려니, 그러면 뭐 독특하고 빼어난 맛은 아니더라도 중간빵은 가겠거니 하고 시켰는데... 튀긴 만두를 다시 생강과 파(설명에 나와 있는 onion은 양파가 아니라 그냥 파(green onion)를 의미한 것인 듯)를 곁들인 소스에 볶은 것인데, 무엇보다 우리 부부가 기겁을 하는 향채(香菜 씨양차이)가 들어있다는 거.
오후 2시부터 4시반까지만 파는 저렴한 메뉴 시리즈 중의 하나라서 무난하게 마지막 마무리를 하자고 일부러 다시 종업원을 불러서 시킨 것인데... 좀 어긋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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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데의 미덕 중 하나가 바로 전경입니다. 바다 건너 홍콩섬의 마천루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즐길 수가 있죠. 저희가 갔을 땐 바다 쪽 자리가 전부 단체 예약이 되어 있다며 들어가지 못하게 해서 할 수 없이 안 쪽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유명세에 비해 좌석수가 많거나 큰 식당이 아니므로 홍콩섬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시려면 예약은 필수인 것 같군요.
식사를 마친 후 종업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컷 찍었답니다.

이렇게 세레나데에서 배불리 먹은 가격은 서비스차지 포함 HKD152.20.-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한끼를 한 건 좋았지만 실패한 메뉴도 있었고, 게다가 바로 다음날부터 이어졌던 발리에서의 훌륭한 식사들의 가격과 아무래도 비교가 되어 지금 생각해 보면 뭐 꼭 갈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세레나데에서 밖으로 나오면 바로 홍콩섬을 바라 보는 산책로가 나오면서 홍콩 하면 떠오르는 빌딩 숲의 향연이 탁 펼쳐집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Star Ferry를 탈 수 있는 터미널이, 왼쪽으로 가면 홍콩 영화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을 볼 수 있는 홍콩스타의 거리 (Avenue of Stars)가 이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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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OTL 아저씨 둘이 같은 포즈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라서 함께 찍어봤습니다. 정말 OTL 상태이신지 아님 단순 낮잠을 즐기시는 건진 몰겠지만 여튼 여기 계단이 폭은 넓고 높이는 낮아서 일하다 잠시 땡땡이치고 오수(午睡) 한판 때리기 최적의 장소로 사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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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가 좀 아쉽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증거는 남겨 놔야지. 최고층 International Finance Centre를 배경으로 한장 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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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연,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의 세종문화회관 격인 HK Cultural Centre 내부를 살살 구경하면서 오후에 쇼핑과 휴식을 즐길 예정인 Harbour City로 이동합니다.
홍콩문화센터 외부 복도 사이로 보이는 홍콩 여행의 이정표, 시계탑 (Clock Tower).

흔히 홍콩은 쇼핑천국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가족의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홍콩이라기 보다 발리이고, 홍콩은 잠시 오며가며 들리는 만큼 빅토리아피크니 디즈니랜드니 등등 관광명소를 가는 것이 아니라 느긋하게 먹고 쉬고 쇼핑이나(!) 하고 가자 그렇게 방향을 잡았더랬습니다.
그래서 멀리 돌아다닐 필요 없이 식사와 휴식, 쇼핑을 한큐에 끝낼 수 있는 곳이 어디냐고 홍콩 좀 여러번 왔다 갔다 했다는 회사 동료들에게 여쭤보니 단연 하버시티를 추천합니다.
세상의 온갖 브랜드가 다 있고 극장, 식당, 카페 등등 없는 게 없다는 그 곳! 아항, 바로 여기만 가면 다 되겠구나 싶어서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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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야 원 꼭 태국 방콕의 괴물같이 큰 시장 짜뚜짝 시장에 떨어뜨려 놓은 거랑 같은 기분입니다. 700여개가 넘는다는 상점은 그야말로 지도를 보며 걸어다녀도 제대로 찾기가 힘들고 비록 시멘트 바닥을 장시간 걸어다니는 것도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니네요. 냉방이 잘 되어 있고 깔끔하다는 것, 그리고 이름있는 브랜드들이라는 점만 빼면 짜뚜짝 시장이랑 기본 개념이 비슷합니다.
물론 쇼핑 천재들한테야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는 곳이겠지만, 쇼핑에는 전혀 재간이 없는 우리 부부가 아무 목적의식 없이 무작정 홍콩 가면 쇼핑해야 해! 하는 약간의 강박관념으로 덤벼든 데다가 평소 한국에서도 옷을 잘 안 사 입다 보니 이게 싼 건지, 한국에서는 파는 건지 아닌지 당최 비교가 안되어서 쉬 지갑을 열기도 쉽지 않습니다.
3시간 가량을 걸어다니면서 ZARA에서 셔츠 하나를 겨우 샀을 뿐입니다.

그 시간에 침사츄이역 근처에 있는 Esprit Outlet 을 갈 걸 그랬습니다. 이 여행의 가장 마지막 날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깐 한 15분 정도 들렸었는데 그곳이야말로 우리 부부 같은 쇼핑초보자들에게 보물창고 같은 곳이었지요.
한정된 공간에 한 반값으로 파는 옷들 짜다라 걸어 놓고 니 맘대로 골라골라 잡아봐-! 하는 스딸이 딱 우리 부부 스딸.

하버시티, 쇼핑꾼들에겐 강강츄-! (한껏 즐거운 표정으로 여러개의 쇼핑백을 든 한국 젊은이들도 많아 봤답니다.) 우리 부부 같은 울트라슈퍼초짠돌이들에겐 열라 비강추! 발바닥만 아프고 시간 낭비했을 뿐이랍니다.

2 Comments
dandelion 2008.09.08 17:13  
  메뉴판을 보는 단얼이의 표정이 매우 진지하네요~~ ㅋㅋ
짱아5 2008.11.10 16:39  
ㅋㅋ규모로따지면 하버시티가 더크지 않을까요? 아시아 최대 쇼핑몰이라하니...시간없고 쇼핑초보이신 분들은 절대 하버시티 비춘데 고생 많이 하셨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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