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홍콩 보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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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홍콩 보내줄게!

jaime 3 3441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 시각은 아침 8시50분. 보딩 final call이 8시30분쯤 있을 터이니 6시30분엔 공항에 도착해야죠.
전날 거의 12시까지 야근을 하고 (1주일 full 휴가맨의 철칙! "휴가 전 내 똥은 내가 다 치우고 간다!") 못다한 짐싸기를 하고 나니 2시경. 자는둥 마는둥 하고 5시반 공항 버스에 오릅니다. 새로 생긴 외곽순환도로를 따라 가는 리무진버스(02-949-2313)는 과연 듣던 대로 거의 1시간만에 인천공항까지 갑니다.

캐세이퍼시픽 티켓팅을 하는데 짐을 홍콩에서 도로 찾아야 하는 것처럼 언니가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연결편 사이 시간이 24시간이 안되는 transfer 승객인데 왜 그러셔요 언니, 짐도 다렉트로 발리로 가고 끊는 김에 홍콩에서 발리 가는 보딩패스도 끊어 달라고 하자 난감한 표정으로, 무전기 들고 왔다갔다 하시는 왕언니한테 가서 뭐라뭐라 여쭤보더니 애기도 있고 해서 특별케이스로 해 주는 거라며 그렇게 다 해 주십니다. 보통 다 그렇게 해 주던데 뭘...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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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착륙 때 아기 침 삼키라고 준비한 무설탕 츄파츕스 사탕... 아빠가 다 먹네요. 아빠 표정이 재미난지 단얼이 자꾸 사탕을 자기 한번 빨고 아빠 입에 집어넣고 그러길 반복합니다. 아놔 디러...

어차피 단얼은 베시넷(bassinet)에 눕히기엔 너무 커버린 상태. 하지만 티켓팅하는 언니는 편하게 가라며 맨 앞자리인 베시넷 자리를 주셨을 뿐 아니라 full booking이 아니라며 옆의 두자리를 block 해 버리셔서 완죤 편하게, 셋이서 4 자리를 쓰면서, 바닥엔 담요 깔고 단얼은 저그 집처럼 바닥에 앉아 놀면서 홍콩에 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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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밥 나왔어요 밥. 긴장합시다. 캐세이퍼시픽에서 Kid's Kit 이라고 준 노란색 디즈니 가방 안에 든 색칠하기책에 낙서를 하던 단얼도 저그 엄마 아빠 닮아서 밥이 나오자 긴장을 하고 경건해지기 시작합니다.
Child Meal은 첨 시켜 봤습니다. 보통 Infant로 티켓을 예약하면 Infant Meal(거버 이유식 유리병)이 나오지만 이번엔 일부러 Child Meal을 주문했습니다. 다른 식사보다 먼저 나온 얼라식은 일종의 hash brown과 스크램블에그, 소시지 뭐 이렇게 나왔고 차이드밀 티를 내는 아이템은 쵸코드링크와 쵸코쿠키, 쵸코머핀 정도입니다.
맛은 그럭저럭. 반은 역시 엄마 아빠가 아기 먹이다가 다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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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식사는 중국식해물볶음면과 또 뭐 하나 있었는데 그냥 이걸로 2개 시켰습니다. 애기 있고 하니 자리가 편한데도 뭐 다른 거 시켜서 맛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맛은... 매우매우 베리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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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반 정도의 비행을 거쳐 도착한 홍콩 쳅락콕 공항은 듣던 대로 깔쌈하이 잘 지어놨고 입국수속도 그런대로 빠르게 진행이 됩니다. 공항은 그야말로 베이징올림픽 축제 분위기로 아 이곳이 성룡의 프로젝트A에 나오는 영국총독이 있는 영국령이 아니라 이제는 중국의 일부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게다가 홍콩에서도 경마가 열리던 경마장에서 승마 경기가 열린다고 하죠.
마스코트인 푸와는 풍선처럼 생겼지만 저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습니다. 풍선 속에서 움직이는 알바생이 처량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합니다, 모여라꿈동산 옷보다 다섯배는 더 더울 풍선 속에서 넘어질라 조심조심 뒤뚱뒤뚱 걷는 모습을 보자니... 게다가 소독차 따라가듯 얘네가 움직일 때마다 애들이 좋아서 마구 따라댕깁니다... 울리 살람 참 돈 벌어먹기 쉽지 않다 해.

발리로 이어지는 비행기 출발시각은 내일 오전 10시. 홍콩에서 1박을 하며 간단히 둘러보려고 합니다. 목적지는 침사추이. 가는 방법은 당연 버스(Airbus)입니다.
대중교통으로 홍콩시내로 가는 방법은 크게 3가지.

1. AEL(Airport Express Line http://www.mtr.com.hk/eng/airport_express/intro_index.html)
: 20여분만에 침사추이까지 가는 고속전철. Arrival 게이트를 빠져 나오면 바로 코 앞에서 이어지는 편리함이 있지만 젤 비쌈.

2. Airbus(Cityflyer http://www.nwstbus.com.hk/content/default.aspx?intLangID=1§ion=routes&page=cityflyerRoute)
: 공항버스. 가격 저렴하지만 시내까지 보통 1시간은 잡아야 함.

3. MTR(http://www.mtr.com.hk/eng/train/intro_index.html)
: 홍콩 쟈철. 젤 싸지만 공항에서 시내버스(S51 또는 S61) 타고 Tung Chung역까지 가서 다시 전철로 갈아타야 하는... 가격의 메리트도 에어버스 대비 10불(홍콩달러 기준. 이하 홍콩달러) 내외. 애기 데리고 더운데 쌩고생하려면 모를까 열라 왕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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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구경도 겸으로 하면서 가격도 싸고 다렉트로 가는 버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위에 열거한 AEL, MTR, 에어버스는 물론 시내버스, 마을버스, 스타페리까지 다 탈 수 있고 심지어 세븐일레븐에서 콜라도 완타치로 사묵고 KFC에서 치킨도 뜯을 수 있는, Octopus 카드를 AEL 티켓창구에서 사서 버스타러 갑니다. 위의 왼쪽 사진이 버스타러 가는 내리막길. AEL 창구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이어집니다.
(AEL 티켓창구 및 플랫폼은 도착게이트를 나오면 보이지 않을 수가 없게 마구 표지판으로 갈켜주고 눈만 딱... 돌릴 것도 없이 살짜쿵 흘겨만 봐도 다 보이게 해 놨음. 옥토퍼스카드는 기본 150불. 오직 신규구입이건 충전이건 현금박치기만 가능. 충전은 50불 단위로 가능. 세븐일레븐에서도 충전은 가능하지만 새삥카드 구입은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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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승강장도 AEL 만큼은 아니지만 공항에서 거의 바로 이어지는 수준입니다. 말굽자형으로 된 승강장을 들어가기 직전 친절한 안내도가 있어서 자기가 가고 싶은 방면 버스가 몇번인지, 어느 위치에서 서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침사추이 가는 버스는 A21번 버스입니다. 가격은 어른 33불.
어 근데 이거 2층 버스임돠. 완죤 관광용인 Gray Line 투어나 싱가폴의 Hippo Tour 말곤 상용화된 일반(?) 2층 버스는 첨 보고 첨 타보는 우리 가족. 꼭 맨 앞자리 오른쪽 자리를 타리라 (홍콩에선 차들이 왼쪽으로 다니니깐 오른쪽 자리 전망이 더 넓을 것이라는 치밀하고 치졸한 계산에...) 맘 먹구 일부러 이미 와 있는 버스 한대를 보내고 줄 맨 앞에 섰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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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공개수배합니다!!! ... 라고 하고 싶지만 그로발시대에 이 분들 얼굴이 팔리는 것도 초상권침해가 될 수 있으니...
여튼 이 중국에서 온 듯한 이 커플, 자꾸 버스 기다리는 줄 뒤에서 흥분되는지 먼저 타고 싶어서 우리 자리를 넘보고 비집고 들어와서 누누히 우리가 맨 먼저 타려고 일부러 한차 보냈음을 인지시켰거늘, 결국 우리가 짐 싣는 사이에 (보통 큰 짐은 1층의 짐 놓는 자리에 놓음. 2층 올라가는 계단이 좀 협소함) 쪼르륵 올라가 맨 앞 오른쪽 자리를 선점하고 양발바람으로 천하태평 자세 바로 취하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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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홍콩의 첫이미지. 아주 어릴 적 타이페이에 처음 갔을 때 그 지저분한 아파트 모습에 당시 살고 있던 완죤 꼬졌다뽕 군인아파트보다 더 썩쓰한 탓에 충격을 받았었는데 이거 홍콩의 건물들 그 때와 비슷한 심상에 비까지 추적추적 오니 더 썩쓰하고 떨티합니다.
그 아래로 쾌적하면서도 짱꿰 냄새 및 인도 냄새가 아련히 섞여 맡아지는 에어버스 2층 내부. 버스 내부를 구석구석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CCTV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1층에 놓아 둔 내 짐 어떤 넘이 혹시 안 가져가나 지켜볼 수 있습니다.

발리에서 홍콩을 거쳐 서울로 다시 돌아오는 날은 청명한 날씨에 멋진 홍콩의 사진들을 에어버스에서 많이 찍을 수 있었지요. 이 여행기를 마치는 즈음에 그 사진들을 올릴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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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에어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는 전혀! 저언혀! 영어가 되지 않으셨습니다. 외국인들 많이 접하시므로 간단한 영어는 될 것으로 알고 물어물어 하차하려고 했던 우리의 계획이 무참히 무너지고 맙니다.
지금 우리의 목적지는 점심을 먹기 위한 홍콩문화센터(HK Cultural Center) 내에 위치한 딤섬집 Serenade. 급히 지도를 꺼내어 보니 Salisbury Rd.에서 내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내렸는데 길을 건너야 하는 등등 도로상황을 보니 그 전 정거장인 Haiphong Rd.에서 내리는 것이 나을 뻔 했네요.
그나마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잘 되어 있는 지하도를 거쳐 밥 먹으러 香港文化中心으로 MOVE MOVE!!

3 Comments
dandelion 2008.09.05 10:19  
  오호 발리게시판에서 먼저 읽고 왓는데.. 여기에 홍콩얘기가 잇었군요~~ 저번 말레이시아 여행기도 재밌게봐서리 이번 여행기도 기대되네요~ 언넝 올려주세요..
근데 아가는 몇개월인가요? 아들이 완전 훈남이어요..
jaime 2008.09.08 00:07  
  이제 21개월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말레이시아 여행기도 마무리가 안되었군요. 매일매일 피곤한 직딩이다 보니 그냥 손 가는 대로 하나씩 쓴답니다. 감사해요.
dandelion 2008.09.08 10:51  
  흐흐 저희아가는 19개월인디 해외여행 데리고갈 엄두가 안나던데.. jaime님 부부 보면 정말 대단하고 멋진것 같아요~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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