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청사의 고향, 항저우...12
다음날도 역시 비가 내렸다.
상해 도착때부터 대만에 큰 물난리를 낸 태풍이 대륙쪽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했는데 그 영향인듯..
바람은 가끔씩 심하게 불긴 했지만 비의 양이 많은건 아니어서 차라리 떙볕아래 걷는것 보다
훨씬 더 상쾌한 기분..
이슬비라 우산없이 그냥 맞으며 다닐 만도 했다.
단.. 질퍽한 신발은 예외..
여름 여행이라 크록스 하나 달랑 가져갔는데.. 이번에 깨달은 사실..
크록스는 물이 잘 나가고 금방 마르는 건 사실인데..
그와 동시에 물이 잘 들어오기도 한다는것..
진흙이 하도 들어와 발톱이 새까맣게 변해서 아무리 씻어도 씻기지 않는 대 참사가.. ㅜ.ㅜ
오늘은 서호 주변을 본격적으로 구경하는 날..
서호 주변의 대부분의 관광지는 무료 입장이기 때문에 중국 각지에서 온 패키지 팀으로 벅적댄다.
왠만하면 입장료가 없는 곳은 패키지팀을 피해 이른 아침에 도는 것이 좋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숙소 에서 가까왔단 화황관어.
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이라 정말 상쾌한 공기 속에 온통 나 혼자만인 녹음을 즐길 수 있었다.
서호 변에서 보이는 뇌봉탑...
화향관어는 붉은 잉어가 헤엄쳐 다니는 어락원과 수백 그루의 모란과 작약이 있는 모란원이
키 포인트가 되는 관광지이다.
돌아다니다 보면 공작새를 풀어서 키우는 곳이 있는데 이른 아침 시간에도 중국 관광객들이 떼로 몰려
날개를 펴보라며 난리 난리였다. - 나같아도 안펴겠다..
중국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공작을 피해 다시 한가한 서호변으로..
고등학교 교정에 아주 커다란 버드나무가 있었는데 그때부터 였다.
버드나무를 참 좋아하는 나... 서호변엔 정말 버드나무가 많다. 그래서 서호가 더 좋아진것 같다.
비가 내려 더욱 푸르른 버드나무들..
버드나무가 끝도 없이 있어서.. 정말 시간만 되면 이 어디쯤에 자리깔고 누워 하루 종일 빈둥거려
보고 싶은 곳이다.
송대 관료들이 붉은 잉어를 풀어 기른 이유를 알듯도 하다.
사진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던 어락원
주변의 상점에서 물고기 밥을 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아저씨들이 침을 뱉으며 ' 이렇게 하면 고기떼가 먹이인줄 알고 몰려들꺼야' 하며 낄낄거리고 있
었는데.. 하여간.. 진상 아저씨들의 만행 또한 만국 공통인것 같다.
그 아저씨들을 피해 다시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이동..
여전히 붉은 잉어의 무리는 아름답기만 했다.
화황관어 옆에는 삼담인월을 볼 수 있는 투어배 선착장이 있다.
호수 주변에는 선착장이 여러개 있는데 화황관어, 악묘, 음악분수가 가까운 일공원,육공원등이다.
붉은 잉어는 점점 더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어서 빨리 투어배를 타기로 했다.
서호 관람 보트는 어디서 타더라도 일단은 호심정으로 향한다.
관람보트는 손님이 어느정도 채워지면 호심정으로 떠난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5분 넘게 기다릴 필요는 없다.
배가 선착장을 떠난 이후로 갑자기 비가 미친듯이 쏟아졌다.
희뿌옇게 보이는 음악 분수..
낮에는 굉장히 시원하게 보이고 밤에는 예쁘다.. 낮이나 밤이나 한번씩 들려볼 만한 음악분수
드디어 도착한 호심정..
호심정에 도착했을때의 바람이라니...
우산이 꺽여지길래.. 말없이 접어 가방에 넣고 돌아다녔다는.. ㅜ.ㅜ
나무그늘에 숨어서 찍는 하늘이란.. 언제나 푸르게 보이는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