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지에(장가계) 가는 길에 기차에서 만난 일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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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지에(장가계) 가는 길에 기차에서 만난 일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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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배낭여행11- 장자지에(장가계) 가는 길에 기차에서 만난 일본인들


1월 17일(월) 항주 - 기차 - 상해 - 홍차오공항 비행기 - 장자지에(장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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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상해를 거쳐 장자지에(장가계) 까지 가야한다. 항주역에서 상해가는 기차는 며칠전 상해에서 우시가는 기차처럼 이번에도 2층 기차인데 좌석은 시트가 너무 고급이라 앉기가 황송하다.

그런데도 상해까지 50원(6,500원) 이라니 기차 요금은 싼 나라임에 틀림 없다.

단지 기차가 우시행이라 좀 불안하여 기차문앞에 서서 손님을 맞는 제복의 여차장에게 확인하니 맞다며 안심하고 타란다.


중국에서는 역(驛)을 짠(站 참) 이라고 하는데 기차역(汽車站 치쳐짠)이라고 하면 버스정류소를 말한다.

우리네 기차역은 훠쳐짠 (火車站 화차참) 이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화차라고 하면 기차, 기차라고 하면 버스(자동차), 자동차라고 하면 자전차(거) 를 가르키는 것이니 혼란스럽지 않을수가 없다.

이것은 100여년 전에 서양에서 영어(불어, 독어)로 된 서양의 문화(문물)가 동양으로 밀려 들어올때 중국과 일본이 각기 한자말로 따로 번역하였기 때문이다.

Train 일본에서는 기차(汽車) 라고 번역했는데 중국에서는 화차(火車) 라고 번역한 것이다.


생물, 과학, 민주주의, 정부, 내각, 사회, 개인, 인민, 화학등 수만자의 영어단어가 그렇게 번역되었는데...

우리 조상님들은 단 한글자도 스스로 번역하지 못하고 오로지 일본의 번역을 지금까지 그대로 빌려 써 오고 있는 것이다.


몇년전에 어느 학자가 Democracy "민주주의(民主主義)"로 번역한 일본인의 무지를 준열히 꾸짖는것을 보았다.

그건 "사상이 아니라 정체"를 의미하므로 군주정(君主政)에 대한 민주정(民主政) 이라고 번역해야 하는것이니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옳은 말이다. 그럼 나머지 수만 단어는 어떡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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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자리의 중국인 처녀는 눈을 감고 잠을 잘 모양인데.... 뒤이어 자그만 키의 처녀가 들어 왔기로 트렁크를 대신 선반에 올려주니 고맙단다.

하여 상해까지 얼마나 걸리냐니깐 중국어가 아닌 영어로 말하는데, 한시간반이나 걸린단다. may be... 하고 말하는 모습이 깜찍해 보인다


건너편의 50세에 가까워보이는 일본인 남자 4명은 술과 안주를 진열하며 시끄럽기 그지없다!!

일본 국내에서 이거나, 외국이래도 한두명 있을 때는 속닥속닥 조용하기 그지없는 그들인데... 숫자가 많으면 사람들이 달라지는 것이다.

아니면 여행기분에 들뜬 것일까?


자그만 중국처녀의 친구가 저 켠에서 ‘엘리샤!’하고 부르니 서로 능숙한 영어로 얘기를 시작한다. 그러면 얘는 외국에 사는 화교인가?

장자지에(장가계) 산 을 내가 직접 손으로 그린 지도를 꺼내 보다가 미처 한자지명의 토를 한글로 달지 못한게 몇 있어서 망설인다.


이 한자는 중국말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물으니.... 이 아가씨가 뒷켠의 또다른 중국인 동료에게 물어서 일일이 답을 해준다.

아니 얘는 한자를 중국말로 읽을줄 모른다는 얘긴데? 일본에 사는 우리 교포 후손들은 한국말을 거의 못해도(총련계는 예외..), 중국인은 3,4세까지도 능숙하게 중국말을 하는줄 아는데 ....?

그것이 해외의 한국인과 중국인의 차이가 아니던가?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미국이나 일본의 코리아타운과 차이나타운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코리아타운은 그냥 한국인 가게가 밀집되어 있는 정도이고 주거지는 백인 구역에 흩어져 따로 사는경우가 대부분으로 평소 한국문화를 느끼기는 어렵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 민단계통은 후세들이 한국말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미국도 초창기는 그런 실정이었는데 요즘은 방과후나 주말에 한글학교를 통해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아마도 이민자들이 이제는 자리가 잡히고 조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차이나 타운은 가게에 살림집이 붙어 있으며, 그 속에서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해도 아무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전통 중국문화에 젖어사는 것이다.

중국보다 오히려 더 중국적인 곳이 해외의 차이나타운인 것이다.


이런 의문은 건너편의 일본인들이 아가씨를 보고 반가워하며 말을 걸때에 해소되었다. 아가씨는 일본인 이었던 것이다!

어쩐지 애교가 뚝뚝 넘치고 상냥하기 그지 없으며 살랑살랑 웃는 얼굴이 사람의 간장을 다 녹이더라니...


내가 ‘에리상: エリさぁん’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에리샤’라고 잘못 들었건 것이다.

아가씨는 미국에서 4개월간 연수를 받고 중국 항주의 ‘샹그릴라’호텔에 근무중인데 호텔의 중국인 동료들과 여행에 나선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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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가계 황석채의 소수민족 투지아족의 노래와 춤 ***



이후 일본인들이 맥주를 한잔 주기에 서로 말을 텄는데, 내가 평소 일본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전국시대의 ‘가이의 다께다 신겐’, 그와 자웅을 겨뤘던 동해(일본해)바다 에치고의 ‘우에스기 겐신’에 대해 가와나카지마(川中島) 전투 얘기를 꺼내니 반가워하며 일본소주를 연신 부어준다.


아가씨의 고향을 물으니 ‘시가’라고 하기에 큐슈 북부인줄 알고 한국발음으로는 ‘사가’라고 한다고 했더니 의아해 한다.

건너편 일본남자가 그건 ‘비와호의 시가’라고 정정해주어, 교토 북쪽 그러니까 옛 지명으로는 ‘오미’를 말하는 것이군요 하고 알아들으니 놀래며 일본소주를 거푸 따라준다.

그러면서 소주는 이 일본소주 보다는 진로의 ‘참이슬’이 이찌방(최고) 이란다.

한국 김치며 이야기를 하다가 “싸게 주세요“빠꼼이”등 한국말을 제법하기에 어떻게 배웠냐니까... 한국인 친구로부터 배웠단다. 한국에 대한 지식도 상당하다.


그래서 도토미와 쓰루가의 태수 ‘이마가와’가 천하를 잡으려 동해(태평양연안)도에서 교또로 상경하다가....

그때까지만 해도 군소 영주인 오와리(나고야)‘오다 노부나가’에게 ‘오케하자마’전투에서 패배한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다.


산골짜기에서 급습을 받아 명문거족 이마가와가 사망한걸 계기로 신흥 무사(아버지대에 입신함) 계급인,
오다 노부나가에 의해 일본이 통일된 것이 이 전투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이니...

말을 주고 받으면서 놀래 자빠지더니... 그 뒤로 서로 술잔이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나 1:4로 잔을 주고 받다보니 내가 그만 취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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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김에 도요또미 히데요시가 사망한후 천하를 건 ‘세끼노가하라’ 전투에서 가신‘고니시 유키나가’는 이시다등과 함께 히데요시의 어린 아들의 편에 섰는데....

가또 기요마사’는 어째서 히데요시의 총신이었으면서도 배신해서 ‘도꾸가와 이에야스’편에 붙었느냐니까 대답이 걸작이다.

그게 바로 “왔다리 갔다리” 했어요 라고 "한국말로 왔다리 갔다리" 라고 대답한다!!!


자그만 일본 아가씨를 보고 내가 예쁘다고 했더니 이 사람들이 하는 말..

그건 “예쁜게 아니라 귀여운” 거란다. 그것도 한국말로 “귀엽다”라고 말하는 데야 원...


소주 따라주는 남자에게, 내가 일본을 네차례 여행하면서 만났던 일본인들을 떠올리며 "일본인은 친절하다"고 했더니 옆에 듣고 있던, 예의 귀엽다고 말한 남자의 말....,

“쟤가 친절해요? 천만에 친절 근처에도 못가요” 라는 데야.... 쟤는 오히려 "뺀질이"예요 라고 한국말로 "뺀질이"를 발음하며 강조한다!!


나도 중국어며 영어, 일본어가 서툴러 정확히 알아들은 것은 아니지만, 한자로 써보이고 중국말, 한국말, 일본말, 영어를 섞으니....

졸지에 지금 내가 어슬프게도 ‘4개국어를 동시에 흉내내고 있는 것일까?“ 어줍잖게스리......

( 친절, 親切, しんせつ(신세쯔), kindn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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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고 예쁜 세련된 모습의 중국인 처녀
가 우리가 너무 시끄러운지 일어서기에.....

도중에서 내린줄 알고 일본남자가 우리 앞자리로 건너 왔었던 것인데 다시 들어오니 서로 난처해진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남자 3명 좌석에 함께 앉으라니 주저없이 앉는게 아닌가! 세상에.....

그러면서 맥주를 따라주니 서슴없이 “간빠이”하며 함께 마시는게 아닌가?


그러고보니 ‘乾杯(건배)’의 발음이 일본이나 중국 할것없이 모두 ‘간빠이’ 인 것을...


나는 간혹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1,2,3,4,5,6,7,8,9,10을 읽어보란다. 그러면 의아해 하면서도 일,이,삼,사,오,육,칠,팔,구,십이라고 읽고는 쳐다본다.

그러면 그게 "어느나라 말이냐" 고 물으면 당연히 한국말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때, 그건 중국말이라고 일러준다. 일,이,삼,사,오..... 와 이,얼,싼,쓰,우,리우,치,빠,지우,스...

그리고 이찌.니.산,시,고,로쿠,시찌,하찌,쿠,쥬... 결국 이 세가지는 2천여년전의 "중국 한(漢)나라 말인 한자(漢字)의 동일한 발음" 이라고 일러준다.


세월이 흐르면서 원래 한(漢)나라 말이 3국에서 조금씩 변했는데 우리나라 한자말이 당시의 발음과 가장 비슷하다고 한다.

지금 중국의 표준어인 부퉁화(普通話)는 수도인 북경지방의 말이나... 흉노, 선비, 거란, 여진, 몽고, 만주족의 지배를 받으면서 말이 많이 달라졌으니 제쳐두고라도...


상해지방의 말이 그래도 2천년전의 말과 유사한데, 그것보다는 우리나라 한자말이 당시의 발음에 더 유사 하다고하니...

산(山) 과 강(江)우리말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모두 중국말이다.


산은 우리말로 "뫼"라고하며, 강은 "가람"이라고 하는 것이니... 후손들이 우리말을 잃어버리고 중국말인 산이요, 강이요 하는 것이니...


어제, 오늘, 내일, 모레 중에서는 내일(來日)만 빼고는 모두 우리말이다. 그런데 내일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무엇이었을까?

일전에 어느 학자가 "하제"였다고 발표한 것을 들은적이 있는데...


키 큰 중국처녀는 영어도 잘하는 것이 화통하기도 하다. 현대 중국 엘리트의 자신감과 외국 문물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느낀다.

이윽고 상해에 도착하여 네 부류의 여행객들은 각기 좋은 여행이 되기를 서로 덕담을 나누며 아쉽게 작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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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로 한국음식점 이화원에 들러 점심을 먹고는 택시로 옥불사로 향했다.

주위가 시장통으로 어수선해서인지 절내부도 복잡하기 그지 없다. 절이란 산속에 고요히 있는거라는 선입견 때문 일게다


마침 예불시간인터라 미리 예약한 사람들이 절옷을 입고 예불에 참가하고는 단체로 점심 공양을 하는가 보다. 향냄새와 점심준비로 북새통을 이룬다


절 입장료 10원외에 옥불 친견료가 별도로 5원인데, 2층으로 올라가면 이른바 미얀마에서 가져왔다는 자그마한 옥불을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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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옥에서 나는 은은한 자취에다가, 부처님의 미소가 웃는등 마는둥 신비로워 절로 경건함을 느끼게 한다.

소란스런 절에 어울리지 않는 그윽하고 신비로운 미소에 위안을 얻는다. 일본 여자들의 경배하는 모습 또한 경건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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