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있는 대만 5
바이사완이라고 말하며 요금을 물어보니 50NT.. 이지카드가 안되는 버스였다.
부랴 부랴 현금을 지불하고.. 지난 번 대만 여행에서 버스 아저씨들한테 어찌나 싫은 소리를 들었는지..
이지 카드 한장이면 오케이라고 자꾸 생각해 버려서.. 잔돈없이 버스를 탔던것..
시내 버스들은 다 이지카드기가 있지만 우라이 온천이나, 진산, 지륭, 예류로 가는 시외버스들은
이지카드가 안되는것들이 더 많았다.
주펀내에서도 버스들이 이지카드가 안되어서 현금을 내야 했는데..
현금 체크를 안하고 그냥 버스를 타버렸던 것..
지폐 내밀면.. 아저씨들.. 딱 두종류로 나뉜다.
관광객인거 알고 그냥 내리라고 하는 분.. ( 내가 귀찮았던 걸까.. ㅡ.ㅡ)
잔소리 하면서 큰소리로 구박 하는 사람..(어흑.. 제일 흔한 케이스..)
그래서 이번 여행은 버스만 보면 잔돈 확인하는 습관부터..
덕분에 이지카드.. 몇 번 안썼다는... 이지카드기가 있어도 현금 승차하는 오버스러운 행동.. ㅋㅋ
바이사 완까지 한 40분 넘게 걸리는데.. 깜빡 졸다가 아저씨의 내리라는 말에
서둘러 내렸다.
바이사완.. 대만 북부해안에서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최 북단 지역이라는
광고판이 잔뜩 서있고 해안 절경 스폿들 몇군데에서는 웨딩 사진들 찍느라고
난리..웨딩 팀을 피해 겨우 사진을 몇장 찍었다.
멀리로 보이는 마을이 바로 내가 찾아가려는 그 곳..
샤오위의 집이 있고, 샤오위와 제륜이 자전거를 타고 숱하게 데이트를 했던 그 곳이다.
버스에서 내려 바닷가로 나와 오른쪽 멀리 해변을 바라보면 보이는 어촌 마을
천천히 걷다 보면 한 10분 정도가 소요 되는 거리이다.
마을입구에 다다르면 각종 해산물을 파는 음식점들이 있고 그 음식점 거리 안쪽으로 등대로 가는 산책로가 있다.
문제는 등대까지 다 돌았는데도.. 영화 촬영지 비슷한 곳을 도저히 발견할 수 없었던 것..
주변의 안내도를 아무리 봐도 안나와 있고..
하긴 .. 영화 찍은게 작년인데.. 안내도가 벌써 나올리가 없거니와..
어쩐지 영화 촬영지를 찾아다닌다는게 좀 창피하기도 하고 - 서울서도 안하던 짓이라.. - 물어보기도 민망하고...
괴로와 하다가.. 어쩔 수 없이 경찰서로 가서 물어봤다.
어흑.. 젊은 경찰 아저씨..
영화는 딴쉐이에서 촬영했다고 딴쉐이로 가란다.
여기서도 찍었다고 내가 말했더니.. 아니란다.
딴쉐이로 가란다.
혹시 영화관 찾는거냐구.. 여긴 영화관 없다구..(어흑.. 왠 동문서답)
결국 얼굴만 팔리고 (아.. 창피..)
영화 속의 샤오위의 집과 산책로는 구경도 못하고..
작은 어촌 마을을 뒤로 하고 걸어나오는데..
하늘은 왜 그리 이쁘기만 한건지..
못내 아쉬워서 등대쪽과 마을을 다시 한 번 기웃 기웃 거리고..
미련을 못버리고 계속 찾아 봤지만... 어느덧 해가 지려는 상황..
1시간에 1대꼴인 버스를 놓치면 안될 것 같아.. 아쉬운 맘으로 발길을 돌렸다.
원래 인연이라는게.. 다음 번을 기약할 수도 있는 거니까..
아쉬운 맘의 대미를 장식한건.. 타이페이 기차역에 도착해서 저녁으로 먹은
홍콩식 *** (이름을 까먹었다. 짠짠짠.. 이런 이름이었는데..ㅋㅋ)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저 음식.. 아.. 기함한다..
홍콩식이라는 단어가 일단 앞에 붙으면.. 그때부터 나와의 악연은 시작?
이상하게 홍콩식이라는 음식만 먹으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뭔가를 받게 되는데.
지난번 말레이에 같을때도.. 정말 밥이랑 반찬만 먹고 탕은 그냥 버리다 시피 했다.
이번에도 깜빡하고 주문해 버렸던 홍콩식 짠짠짠 탕..
아.. 사진은 멀쩡한데.. 이상한 냄새..
거기다 저 안에 둥둥 거리는 것들이 몽땅 돼지 내장이다..
entendu. 내장탕.. 무지 좋아한다.
근데 이 홍콩식 내장탕은.. 정말 이상한 무언가의 냄새가 강하게 난다.
팍치.. 난 무지 좋아한다. 팍치는 절대 아니고..
팔각인가 싶기도 하고..
하여간 내장이 재료인데 홍콩식이면.. 십중팔구 저 냄새가 난다.
이 날도.. 배가 고팠지만.. 내장만 살짝 건져 먹고 밥과 반찬만 우걱거렸다는..
홍콩식~~!!! 미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