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 난 중국인이 아니여요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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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 난 중국인이 아니여요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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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여행 둘째날

여행 스케쥴을 널널하게 잡아 두고 주제를 온천과 먹거리로 정한만큼 두번째 날부터

온천을 시작하기로 했다.

아직은 타이페이가 낯설어서 제일 찾아가기 쉬운 신북투 온천으로 결정

신북투 온천은 노천온천인데 수질 관리를 위해 중간 중간 목욕탕 청소시간이 있어서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세번째 여행팁 : 북투 온천욕 시간 : 5:30, 8:30, 12:00 15:30, 19:00 2시간씩 가능함.

즉 5:30 - 7:30까지 목욕 가능 1시간은 청소.. 이런 식이다.

신북투 온천은 북투역에서 신북투역까지 운행하는 열차로 갈아 타야 하는데 이 열차는 7:00부터 운행한다.

막상 신북투역에 도착해 보니 북투역과 상당히 가까와서 북투역에서 택시를 타도 기본요금이면 충분할 듯 하다.


여행가면 일찍 깨는 편이라 새벽타임 온천을 하고 싶었는데 7:00부터 운행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8:30 온천을 하기로 결정하고 아침을 먹고 느즈막히 출발했다.

대만의 MRT는 우리 나라처럼 마주보고 있는 좌석이 아니라 ㄱ자 모양으로 꺽여 있어 친구들끼리 수다떨기 딱 좋다.

북투역에서 내려 신북투역으로 가는 간선으로 바꿔 탄 후 ( 북투역에서 하차하여 신북투역 방향 화살표를 따라 플랫폼을 이동한다)

신북투 역에서 내려 큰길쪽으로 나왔더니.. 세상에 4방향으로 큰길이 가로질러 펼쳐지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야 목욕을 할 수 있단 말인가.. ㅜ.ㅜ

조금 방황하다가 왼쪽편에 있는 유난히 관광버스가 많이 올라가는 대로변으로 향했다.

오르막 경사가 있고 양명산 국립공원이라는 팻말이 있어 교통경찰에게 물어보니.. 그 길이 아니었다.

신베이터우 역에서 내려 역앞으로 나오면 왼쪽편으로 오르막길이 있고 그 오른쪽 편에 세븐일레븐이 작게 있는데 그 길로 가야한다.

세븐일레븐을 지나 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옆의 공터에서 아주머니들이 새벽 부터 사교댄스에 열중하고 계신다.

여기서도 여초현상인지라 - 서울서 라틴댄스 학원에 가면 90%가 여자라고 들었다. ㅠ.ㅠ 대만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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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를 따라가자 주차장 펜스로 설치된 나무요정-?-들.. 너무 좋은 아이디어인듯.. 주차금지 삭막한 팻말보다..

5분쯤 걸어 올라가다 보니 온천박물관이 나오고 조금만 더 올라가면 온천이 나온다.

이동시간을 여유롭게 계산했더니 계획보다 30분도 먼저 도착해버려서

목욕탕 청소시간에 맞추어-?- 온천에 도달했다.

살짝 청소중인 온천 내부를 찍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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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의 그림을 보면 아시겠지만..

어쩐지 일본풍이지 않은지..

공항 버스를 타고 타이페이를 지나치면서 느낀 제일 첫 생각은..

'아.. 여기 일본이랑 똑같네..' 였다.

일본의 식민지 생활을 오래하긴 했지만..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인데..

우리는 일본의 식민 잔재를 없애는데 발벗고 나섰다면 대만은 그걸 잘 지키고 보존하고 있다고나 할까..

대부분의 건물들이 일본풍이고 - 거주지역이나 상업지역이나..

간판에 일본어는 물론이고 - 이건 요즘 우리나라 실정도 비슷..

압구정 모처에 가면 아예 이랏샤이 마세 하고 인사를 하는 주점이 있다고 해서 열받고 있다.

하여간 거리 곳곳이 딱 일본이다.

온천은 아예 일본에 의해 개발되어서 그런지 정말 일본풍.. 그 자체이다.

목욕탕 청소를 할 동안 주변을 돌아다녀 보았는데 8시에 문여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또 쓸데없는 객기를 발동... 바로 옆에 작은 동산처럼 보이는 곳 정상에 위치한 절을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올라가다 보니.. 이게 장난이 아닌거다.. 어흑.. 기울기가 35도 이상...

한번 맘먹었으면 하지 않으면 못내 찝찝해 하는 못난 성격인지라 중간데 돌아도 못오고.. 어흑.. 누가 여기 간다고 하면 발잡아 끌며 말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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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적없는 갈대밭을 지나, 정처없이 쉬고 있는 몇명의 아주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지나고 또 지나..

겨우 도달한 동네 이름없는 작은 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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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터우 온천 지역이 내려다 보이긴 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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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에 위치한 작은 절의 경내..

헉헉대고 20분 올라간 고생의 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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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터우 온천 지역 여기 저기서 더운 김이 모락 모락 올라오는 광경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절대 올라가 보라고 권하지는 않겠다.ㅡ.ㅡ

산을 굴러내리다 시피 - 경사가 심한 관계로 - 내려와 보니 8시 30분이 지나 있다. 다시 온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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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싶어 학생증을 내밀었다가 구박만 당했다.. 대만 학생증만 유효하단다.. 입장료 40원을 내면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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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코인락커에 넣었는데.. 나중에 온천욕을 하면서 보니 굳이 락커 사용을 안해도 될듯..

어짜피 탕안에 앉아 할 일도 없고 인원이 정해져 있다 보니 남의 가방을 뒤지는 강심장은 없는것 같다.

온천안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만인 할머니들과 일본 배낭여행자들인데 일본인들도 락커에 짐을 넣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참.. 낮에 온천을 하러 가는 사람들은 필히 모자를 꺼내 두도록..

락커에 짐을 다 넣어 버린 후 노천탕에 앉아 있노라니.. 직사광선때문에.. 이만 저만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눈도 부시고..

대부분의 할머니 들이 챙넓은 모자를 쓰고 앉아 계신다.

온천은 크게 5개의 풀로 나누어져 있는데 맨 아랫쪽의 온천이 제일 낮은 수온이고 위로 올라갈 수록 물의 온도가 높아 진다.

맨 위의 제일 뜨거운 온천은 정자형식으로 되어 있어 제일 폼이 난다.

원래 뜨거운 온천을 좋아하는 관계로 대강 물을 적신 후 이 풀로 들어갔다가..

2초만에 데친 새우가 되어 일어섰다. ㅡ.ㅡ

물 온도가 장난이 아니다.. 소스라치게 놀라 밖으로 나오니 탕안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들이 웃고 난리.. ㅡ.ㅡ

어쩐지 죄다 할아버지들만 앉아 계시더라니.. ㅡ.ㅡ

결국 역차순으로 내려와 제일 낮은 온도에 앉아 놀았다..

뜨거운 온천을 좋아하지만... 얇은 긴팔티도 더운 날씨에 뜨거운 노상온천이라니.. 어익후.. 정말 이건 아니잖아~~!!!

베이터우 온천으로 가던 날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한국의 가을 날씨라더니.. 무슨..

완전 늦봄 날씨여서 어찌나 더운지... 남들보다 많은 지방보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추위를 타는지..

실은 늦가을부터 내복을 입는다. ㅜ.ㅜ

겨울이라 추울까 싶어 바리바리... 버리고 싶은 그러나 차마 버리지 못한 온갖 겨울옷을 몽땅 싸들고 왔던 나는..

이날을 기점으로 입고나갔던 모든 옷을 하나씩 둘씩 관광지 쓰레기통에 헌납하기 시작했다.

이날 온천에 입고 갔던 폴라와 폴라위에 입었던 스웨터, 스웨터 위에 입고 있었던 털달린 후드 아우터는 온천장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온천을 끝내고 샤워를 하고 거울을 보니.. 제법 뽀대가 난다.

반들 반들 내 피부.. ㅋㅋㅋ

베이터우 온천을 가려는 분들께 드리는 당부

1. 큰기대를 마시길..

사진으로 보기에는 일본의 노천탕 처럼 보이지만.. 수질은 조금 틀립니다.

베이터우 온천이 유명한 것은 이곳에만 있다는 유왕 베이터우석때문인데

이 유황석이 건강에 아주 좋아서 일본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잔뜩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솔직히 실망했어요.

온천물안에 정체모를 부유물- 때는 아니구요. 물론 가끔 때도 둥둥 떠다니지만.. 뭔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뭔가가 있어요-

한국이나 일본처럼 깨끗한 물을 상상하고 가시면 안되어요. 아무래도 노천욕이니까 그런것 같아요. 어른들 모시고 가신다면 신베이터우 역앞의 온천장(여관)이 많으니 그걸 추천합니다.

2. 모자 꼭 꺼내쓰시구요.

너무 더운 날에는 안가시는게 나을듯.. 차라리 새벽이나 저녁 7시 타임이 좋을 것 같아요.

별보며 온천하는것도 좋을 듯. 아니면 눈오늘 날이나..

온천욕을 끝내고 주변의 '지옥구'를 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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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구란 유황온천이 시작되는 곳인데 100도가 넘는 굉장히 용출온도로 인해 늘 부연 김과 함게 유황 냄새로 가득하더군요.

여기도 9시가 넘어야 문을 엽니다.

밑으로 내려가 온천 박물관에 갔습니다.

여기는 일본이 베이터우 온천 개발을 시작한 첫 욕탕인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더라구요.

정말 볼 것 없거든요. 그냥 큰 다다미방과 지하에 있는 대형 목욕탕이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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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다면 온천박물관은 굳이 가지 않아도 될듯 해요.

다시 MRT역으로 가고 있는데 다원 문화민족관이 있더군요. 아직 전시품이 별로 없어서 볼 것은 그냥 앞에 세워놓은 인형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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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투역은 단수이 종점과 가깝기 때문에 온천을 하고 개운한 몸으로 단수이로 갔다.

단수이는 유럽 열강들과 일본의 거점 항구 도시로 이용되었던 터라 에스파풍의 건축물들로 유명하지만

기실 특색있는 먹거리가 더 유혹적이었음을 자백한다... ㅋㅋ

단수이 역에서 내려 내려온 방향 그대로 밖으로 쭉 나오면 단수이역이라고 쓰여진 큰 간판이 있다.

그 간판을 등뒤로 하고 왼쪽으로 100여 미터 걸어가면 단수이의 볼거리들이 있는 거리가 나온다.

단수이에 있는 용산사를 찾고 있는데 갑자기 북소리, 꽹가리 소리가 들리며 일렬로 늘어선 퍼레이드 카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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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이어 노란색 옷을 입은 여자들로만 구성된 군악대도 나타났다.

무슨 축제인가 싶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거리의 사람들 표정이 조금 이상하다.

아무리 군악대가 쿵작대고 지나가도.. 그냥 별 관심없이 자기들 일만 하고 있는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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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하다 싶어 사진도 찍다 말고 나도 그냥 눈으로만 퍼레이드 구경을 했다... 마침내 밝혀진 진실~~!!! 두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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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행렬이었던것.. 아니.. 아무리 나라마다 장례식이 틀려도 그렇지..

북에 꽹가리에.. 중간에는 군악대 까지 동원되는 장례식이라니.. ㅜ.ㅜ

장례식 행렬이 끝나자 거리는 다시 평온으로 돌아왔다.

용산사의 위치를 묻기 위해 들어간 오리,닭 구이집..

내가 용산사를 물었더니 타이페이 시내의 용산사를 알려준다.

단수이의 용산사를 묻자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위치를 알려주며 나에게 뭘 빌러 가냐고..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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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가 했는데 가보고 알았다.. 단수이의 용산사는 관광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정말 단수이사람들이 가는 절이었던것.

시장골목 가운데 틀어박혀 있어서 관광객이라고는 하루 종일 진을 치고 기다려도 나밖에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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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 자체 보다 용산사 주변에서 팔고 있는 시장 물건들이 훨씬 더 흥미 진진했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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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위별로 팔리고 있는 식재료들, 돼지 귀, 허파, 심장,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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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상어.. ㅋㅋㅋ.. 저게 상어야? 하고 실망하실지는 모르지만..

시장 구경을 마치고 대만에서 제일 예쁜 용모의 여신 '마주'를 모시고 있다는 텐상성무의 푸유궁으로 가는 길에 배가고파 사먹은 톄단..

달걀을 간장에 조려 몇 번에 걸쳐 말리는 작업을 되풀이 해서 만든것이 톄단인데... 음.. 나는 우리나라 장조림 국물에 졸인 달걀이 더 맛있었다.

까맣게 보이지만 별로 안짜다.. 명물이라서 그런지 진공포장해서 파는 톄단이 많아서 나도 6팩 정도 사서 한국으로 보냈다.(이날 오후 배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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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고구마 2007.07.02 21:03  
  이야야...정말 여행기 잘 봤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 여름에도 타이완을 방문할 예정인데, 사실 작년에는 가이드북을 안챙기고 그냥 무대뽀로 갔지 모에요. 쩝...
그래서 이래저래 시행착오도 있고 했는데, 이번에는 안그럴려구요. 좋은 여행 까페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비취랑? 한번 들어가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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