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정원이 되어준 미얀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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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이 되어준 미얀마 6

요시무라간이치로 8 2715

평소 여행에서도 도시의 주요 관광지 중 한두군데만 보고 주로

한산한 공원이나 사람들 모습이 있는 마을, 시장을 보는 편입니다.

여유를 갖고 풍경도 구경하고, 동네 꼬마들하고 몸짓 대화도 하고,

조용한 카페에 넋 놓고 앉아있는 것도 좋구요.

 

바간의 쉐지곤 파고다를 보고 이 날 일정도 그런 식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올드바간의 성벽 한켠도 보고, 강이 내려다보이는 파야에 앉아 강 너머 풍경도

구경하고, 중간에 있는 마사지도 받고, 리버뷰의 식당에서 식사도 하구요.

다만 택시 기사님이 강력추천한 선셋이 아름답다고 한 쉐산도 파야는

마지막 일정에 넣었구요.

 

일단 바간 전체에 대한 느낌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넓은 평야지대에 슾이 있고 사원들이 산재되어 있는 모습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온갖 나라에서 온 단체관광객들이 복작거려 변두리로 나와야 고즈녁한

잊혀진 사원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앙코르와트에 비해

바간은 일단 단체관광객이 거의 없고 더구나 비수기라 이 지역 전체가

평화롭고 안온한 느낌이라 저는 이곳의 분위기가 더 좋더군요.

 

아래 부터는 심플하게 이 날 가봤던 스팟들에 대해 각각 서술하겠습니다.

 

점심을 먹은 냐웅우의 블랙 밤부(Black Bamboo).

메인 도로에 큰 간판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인 여사장이 있는 이 식당은 작은 잔디밭 정원 주위로 테이블이 놓여있어

상쾌하고 신선한 느낌이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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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가 다소 느긋하지만 여유를 두고 분위기를 느낀다면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메뉴는 보통 편하게 시킬 수 있는 볶음밥, 볶음면 부터 각종 커리까지 있었고,

저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수제 아이스크림이 좋다고 하네요.

커리 밥에 에스프레소까지 해서 약 12,000짯 정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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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바간의 마사지 포인트, 아마타 부띠끄 하우스(Amata boutique house)

큰 길에서 들어가는 입구까지 고급스런 느낌이 납니다.

역시 호텔과 갤러리, 마사지샵을 갖춘 건물의 익스테리어가 상당합니다.

더운 날 몸을 담그고 싶은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마사지샵 내부의 공간이나 인테리어도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그에 걸맞게 마사지 비용도 냐웅우에 있는 마사지 비용의 두세배는 되어 보입니다.

저는 가장 저렴한 두피마사지 30분을 받았습니다.

이 코스는 15,000짯...

두피 마사지 외에도 타이마사지, 피부관리 마사지 등도 가능합니다.

마사지실은 내실에 따로 있는데 역시 깔끔하고 품격있는 모습이었고,

마사지사의 솜씨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얼마간의 비용으로 호사스러운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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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전통 칠기 공예 전시판매장인 Tun handcrafts/Moe Moe's

론니 플래닛의 설명보다는 아주 크지는 않지만 꽤 규모를 갖춘 전시장입니다.

나무 또는 대나무로 만든 칠기가 미얀마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여기도 그렇고 양곤의 보족 아웅산 시장에서도 아주 높은 수준의

수공예품은 아닌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작은 기념품을 원하tl면 충분히 좋은 쇼핑 포인트입니다.

각 제품엔 프라이스텍이 달려있지만 애초부터 할인이 가능하다고 점원들이

말하고 시작하니 적당한 가격을 부르시는 게 좋겠습니다.

 

부가적으로 말씀드리면

해외여행 특히 저개발국 여행을 할 때, 저는 어느 정도의 바가지를 감수하는 편입니다.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일종의 여행 비용으로 미리 마음을 먹고 조금 넉넉히

예산을 짜면 그만큼 현지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결국은 힘들게 간 제 여행을 좀 더 여유럽고 편안하게 만든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큰 돈이 아니라도 속기 싫다, 기만당하기 싫다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각자 여행의 방식이지만 조금 내려놓고 하면 그만큼 여행이 풍요로워질 거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미얀마에선 전체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바가지가 노골적이거나 크진 않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사원 입장권 등은 아애 외국인 티켓을 책정해 있지만,

일반적인 식당, 길거리 쇼핑 등에선 약 30~40% 정도의 협상폭을 가지지 않나...

중국이나 인도에선 5배, 10배가 예사 상황이니 그에 비해 그렇다는 뜻입니다.

 

이 칠기샵에서도 작은 부엉이 한쌍을 사고 딱 그 정도의 할인을 제시하니

간단히 합의가 되었습니다. 뭐 너무 빨리 오케이하니 값을 더 깍을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열심히 설명해준 매장 아가씨의 서비스 비용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강변을 내려다보며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뉴바간 식당 King Si Thu

칠기샵 맞은 편 도로 안쪽으로 들어가면 꽤 규모있는 식당 킹시투가 나옵니다.

식당에서 본 강의 방향이 바로 서쪽이라 맑은 날엔 정말 아름다운 일몰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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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좀 이른 시간에 들어가 오랜 시간 풍경 감상을 했습니다.

처음 식당의 테이블을 갖고 내려다보이는 아예야르와디 강의 규모에 사실 좀 놀랐습니다.

얼핏 한강보다 강폭이 더 넓어보이고 우기라 그런지 유속도 상당했습니다.

건너편 습지 위로 솟은 산의 풍경이 또한 아름다웠습니다.

돼지고기 볶음에 밥, 생과일 음료 등 해서 13,000짯 정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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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커리 정식이 있는 식당 Green Elephant

론니플레닛에는 강변에 위치해 있다고 나오는데 아마도 이전한 듯 합니다.

위치는 칠기샵에서 남쪽 도로를 따라 20~30미터 내려와 오른쪽에 있습니다.

상당히 고급식당으로 보이고 주로 태국음식, 미얀마음식을 판매합니다.

가격도 좀 비싸 닭고기 커리에 밥, 음료 등 해서 20,000짯 정도 였습니다.

식기나 서비스가 킹시투보다는 우수합니다.

전망을 보려면 킹시투, 깔끔한 식사를 원하면 그린 엘리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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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바간 마을 큰 길 주위엔 허름한 식당과 커피숍들이 많습니다.

간판도 없이 영업을 해서 정확한 위치나 상호를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그곳에서의 식사도 꽤 기억에 남네요.

발톱이 다깨진 맨발에 꼬질꼬질한 열서너살 된 남자애가 뭐가 그리 흥겨운지

미소를 활짝 지으며 서빙을 보는 식당이었습니다.

안쪽엔 빵을 튀기는 화덕도 있고 볶음밥, 국수요리도 하고 커피도 내주는 식당.

동네 남정내들이 마실 나와 커피에 담배 한대 태우고, 미소 가득한 소년이

서빙하는 식당의 한가로운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볶음밥, 국수 등이 2~3,000짯, 믹스 커피 300짯이나 한 번 쯤 시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냐웅우의 아침은 여기서... Mani-Sithu Market

큰 길 동쪽 끝 로터리 부근에 위치한 이 시장은 이곳 사람들의 생활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입니다.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고 바둑판 모양이라 길을 잃을 위험은

별로 없으니 용기를 내어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에 가면 사람들의 활기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외국인인 제가 들어가니 호기심의 눈초리, 인삿말이 이어졌습니다.

불편한 호객행위는 크게 없습니다.

저는 시원한 면으로 된 전통모양의 티셔츠를 하나 샀습니다.

6,000짯... 눈치를 보니 약간 바가지를 쓴 듯 하지만 할머니의 쾌활한 웃음을 보면서

눈을 감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쉐산도 파야.

해질녁 가서 일몰을 봐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파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바간 평원의 모습입니다.

탁 트인 평원에 보이는 평화로운 숲과 점점이 보이는 멋진 사원들...

사원 윗쪽의 조용한 구석을 찾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보는 넓은 자연의

모습에 여행의 피로가 풀립니다.

여름 비수기에는 열기구 운행을 안 하는 듯 보이지만

아마 열기구를 타고 높다랗게 올라가 바간 전체를 조망한다면

정말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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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바간의 느낌은

서두에 썼지만, 불교판 앙코르와트...

훨씬 더 조용하고 평화롭고 나의 내면에 다가설 수 있는 장소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비교적 여러 나라를 다녀본 제 개인적 느낌으론

인간이 만든 어떤 건축물이나 인공물도 자연 그 자체가 주는 감동보다는 덜 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의 자연환경과 다른 풍경이 주는 느낌은

가슴을 울릴 정도입니다.

고요하면서 한편 적막한 맨살 그대로의 사막, 평원, 고원, 산맥, 평야, 호수는 온전히

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마음 아래 깊숙히 침잠되어온 기쁨, 슬품, 고독, 분노, 열망이 뒤섞여 밖으로 솟아오르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 기울어가는 태양에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바간 평원,,,

이곳 사람들의 간절한 희망을 담아 평원 점점이 놓여있는 파야들...

조용히 파야 한 구석 자리를 잡아 여행의 하루를 마무리 짓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니

온전히 내가 되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긴 시간을 들여 올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바간이었습니다.

 


8 Comments
jel753 2015.08.31 12:12  
잘 읽고 있습니다
amigo540 2015.10.20 23:16  
앞 선 이 의 리플이 있어 반갑... 잘 정리된 여행기 잘읽었습니다.마지막 까지 즐독 할께요.
태사랑모모 2016.01.04 14:48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잘 보았습니다^^ 바간 기대되네요^^
아프로벨 2016.04.23 22:16  
바간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 지는듯한. . .
상세한 설명에서 마치 제가 직접 그곳에 있는듯,
편한 느낌의 동네정경.

감사합니다.
kkhlys85 2016.05.24 17:37  
정보도 알찬데다 글이 담담하고도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잘 읽고있습니다^^
꽁이1 2017.12.05 21:43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앙코르와트는 저도 가봤는데 바간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ㅎㅎ 개인적으론 바간이 더 멋질 것 같습니다. ㅎㅎㅎ
사회생활부적응자 2018.03.21 06:39  
좋은 글 감사합니다..가고 싶다...바간...
따르릉칙칙폭폭 2019.04.19 09:26  
미얀마 중 가장 가보고싶은곳인데 기대하고 가도 괜찮아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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