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여행기 0824 400만 파고다의 도시 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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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행기 0824 400만 파고다의 도시 버강

우주최강 0 4764
여러분은 현재 황금의 땅 미얀마 여행기를 보고 계십니다. 이 여행기는 여행일지를 바탕으로 쓴 일기 형식의 여행기입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으시는 것이 좀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작은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으며, 여행관련 질문은 댓글을 통해 해주세요. 그럼 시작합니다. 


마차 200짯
버강 도시 입장료 10달러
점심 1100짯
마차 한대 12000짯



 오랜만에 제법 몸이 고된 이동이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바뀌어있었다. 녹음이 짙은 풍경에서 어느새 사막 같은 풍경. 황량하고 메말라 보이는 땅과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수풀들. 비가 많이 내리는 양곤지역과는 달리 버강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하더니 진정, 이 지역은 비가 올 것 같지 않아보인다. 아침 9시 경이 되어서야 흡사 사막의 오아시스 지역에 온 듯한 느낌을 풍기는 버강에 도착했다. 

마을 공터같은 버스터미널에 내리자 마자 눈에 띈건 마차 였다. 오는 길에 보였던 우마차와 더불어 이 지역의 주요 교통수단인듯 보였다. 삐끼질을 시작하면서 숙소를 어디로 정했는지 물어오는 마차꾼들. 지도를 보고 대충 한 곳을 찍었더니 2킬로 정도 떨어져 있다고 마차를 타라고 하는데 가격은 역시나 그리 비싸지 않다. 이들의 주요수입은 숙소 커미션비이고, 또 이 곳 버강에서 관광지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터라 하루정도 마차를 대절해 구경하는게 일반적이라 그것 역시 감안한 서비스라고나 할까 어쨌든 잉와 INN이라는 곳을 찍고 싼 마차 가격을 더 깎아서 잡아타고 잉와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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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그렇듯이 난 아무데서나 자면 됐기에 배낭을 내려놓고 숙소 앞에 걸터앉아 마차꾼들이랑 노가리를 까고 방을 볼 몇명만이 숙소안으로 들어갔다. 보고나와서 방 가격 대비 상태가 괜찮았는지 방을 잡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열몇시간에 걸쳐 버스를 타고 온 터라 피곤했지만 시간이 정해져 있는 미얀마인터라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서 오늘 그냥 버강을 구경하자고 의견을 제시했더니 모두 오케이 했다. 옛날 가장 번성 했을 때는 400만개의 파고다가 있었다는 파고다의 도시 버강. 미얀마에서의 위상을 따지면 경주 정도 되려나 모르겠다. 어쨌든 현재에도 정말 많은 파고다가 있다는 버강.

 마차꾼들이 안그래도 가격제시를 하면서 접근해온터라 깎고 깎아서 오늘 하루 마차 2대에 나눠타고 구경하기로 했는데 싼 가격에 잘 했는지는 모르겠다. 12시경에 숙소 앞으로 오라고 하고 우린 숙소안으로 들어갔다. 각자 방으로 들어가 각자 휴식 모드. 난 방으로 들어와 샤워를 하고 빨래도 했다. 건조한 날씨라 빨래가 금방 마를 듯 하여 로비로 내려가 빨래를 위해 양동이 몇개를 빌렸다. 빨래를 하고 우리 층 테라스로 갔더니 날씨가 청명하고 건조하니 금방 마를 듯 하다. 건조대와 난간에 빨래를 널어놓고 좀 쉬다가 구경 가기 전에 밥을 먹자고 해서 밥을 먹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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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집이 어딨는지 물으니 여기저기 있다고 얘기는 하는데 보이진 않는다. 작고 한적한 버강을 거닐다보니 시선이 장난이 아니다. 안그래도 외국인이라고 쳐다보는데 다른 4명이 드레드머리를 한통에 더 튀어보인다. 어딜가나 시선 집중인데, 이 곳에서 오죽하랴 밥집을 드디어 하나 찾아서 들어갔다. 아는 미얀마 음식이 없어 가이드북에서 봤던 음식 몇개의 이름을 댔더니 발음이 부정확한지 못알아먹는다. 그래서 조금 흘려 말했더니 갑자기 마구 통하는 미얀마어. 미얀마어의 키포인트는 말을 흘려주는 거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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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모거중유엣이라는 야채볶음이랑 샨까욱쉐라는 국수를 시켜놓고 밥을 먹는데 놀랍게도 밑반찬식으로 야채절임같은게 나왔는데 김치였다. 완전 김치. 완전 대박. 모두 환장했다.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미친'이라고 하는데, 정말 대박이었다. 우리 모두 감동. 이런 미얀마 시골에서 김치를 맛볼줄이야 물론 김치는 아니었지만 김치맛이었다. 이 놈의 미친 덕분에 밥을 완전 맛나게 배불리 먹고나서 우리는 약속시간 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숙소 앞으로 갔다. 숙소 앞에 가니 마차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곧바로 마차에 올라 우린 버강 구경을 떠났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처럼 볼 만한 유적지(파고다,사원)들이 여기저기 넓은 지역에 산재해있는 버강. 고고 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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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우리가 도착한 곳은 쉐지공 퍼야, " 황금 모래 언덕의 파고다 "라는 뜻의 쉐지공 파고다는 양곤의 쉐다공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버강 사람들은 양곤의 쉐다공 파고다가 이 쉐지공 파고다(퍼야)를 본 따서 만들었다고 믿고 있었다. 나름 자부심이 대단했다. 메인 관광지인지 입구부터 기념품을 파는 노점이나 가게가 많았는데 여타 다른 유명한 관광지 같은 느낌은 아니고 말그대로 그냥 난전 느낌이었다. 미얀마의 정국이 불안하다보니 원체 여행자나 관광객이 다른 동남아 나라에 비해 적었는데 이 곳 역시도 관광객이라곤 우리 6명이 전부였다. 한적한 사원안을 들어서는데 역시 불전을 신성시 여기는 미얀마인들은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놓으라고 얘기한다. 덕분에 한낮에 찌는 태양에 달궈진 사원안을 돌아다니며 발이 데일뻔했지만 어쩌랴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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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을 둘러보다가 사원안에서 공을 차며 노는 꼬마들과 축구도 하고, 다가와 말을 거는 소녀와 대화도 하고 멋지게 사진 포즈를 잡아주던 동자승이 갑자기 손을 내밀어 돈을 달라던게 벙찌긴 했지만 즐거운 시간들. 사원을 나가는 복도는 노점들이 쫙 있었는데 조잡한 악세서리며 다나카를 팔았는데 여자애들이 다나카에 삘이 꽂혔는지 다나카를 구입할까 말까 망설였다. 다나카는 나무를 물을 뿌린 돌판에 갈아서 나온 것을 얼굴 등에 바르는 건데 미얀마 여자들의 99퍼센트는 다나카를 바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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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무게가 만만치 않았는지 흥미만 잔뜩 가지고 사지는 않은 여자애들. 우린 사원을 나가 다시 마차를 타고 틸로민로 파고다를 비롯 몇개의 크고 작은 파고다를 들렸는데 전반적인 느낌이 앙코르와트를 구경하는 기분을 들게 했다. 사람이 찾지 않는 작은 사원은 몇명의 그림쟁이나 장사꾼들이 포진되어있어 마차꾼들과 연계한듯 우릴 한적한 사원으로 인도해 그림쟁이나 장사꾼들과 접촉하게 했다. 유명한 사원만 좀 구경하면 되겠다 싶어서 마차꾼을 약간 윽박질러 큰 사원만 돌라고 말했다. 이런 유적들은 확실히 그 흥미나 관심분야가 아니기에 금방 질려버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마차는 계약되어있고, 왔으니 구경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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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루했던 파고다 유람은 높이 61미터의 버강 최대라는 땃빈뉴 사원에 도착해서 살짝 재밌어졌다. 소풍 나온 미얀마 어린이들과 사진도 찍고 장난도 치고 더운 태양을 피해 그늘에서 사탕수수음료수도 사먹고 그리고 땃빈뉴 사원자체가 풍기는 느낌은 흔히 보았던 금빛 파고다가 아니라 회색빛의 빛바랜 사원으로 옛날 인도여행 때 '오르차'에서 봤던 사원의 모습과 비슷했다. 인도와 태국 사이에서 인도풍과 동남아풍을 모두 가진 미얀마는 더욱 새로운 매력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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땃빈뉴 사원안을 구경 하고 있는데 사원안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여자애들이 눈에 띄었다. 사원안으로 들어가는 복도에 있는 노점상을 하는 여자의 딸인듯 여자는 장사를 하면서 아이들 공부를 돌봐주고 있었다. 그 모습이 참 이뻐보였다. 수학을 하고 있길래 잠깐 보니 참 재밌는게 말은 안통해도 수학은 통한다. 문제를 내주고 여자애는 맞추고 틀린 문제를 가르쳐주니 말한마디 안해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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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을 나오며 출구 근처에서 기념책자나 화보를 팔고 있던 이쁘장한 소녀의 모습에 계희,승호형, 나 남자 3명이서 너무 이쁘다고 난리난리, 여자애들은 "에유 남자들이란! " 쯧쯧 거리며 밖으로 나가 복수라도 하는 듯 미얀마 청년들과 웃고 떠들고 있다. 

'어쩌라고'

남자들은 방해꾼들이 사라져서 기쁘다는 듯 더욱 이 이쁜 소녀에게 관심을 표했다. 더듬더듬거리며 가이드북에 조금 소개된 미얀마어로 이름이며 나이며 이것저것 물으며 대화를 시도. 그 와중에 승호형은 오늘 버강 관광은 여기서 끝이라며 자기는 여기서 있을테니 모두 구경 갔다오라고 너스레.. ㅋㅋ


그 후로 몇개의 사원을 더 거쳐 드디어 일몰 시간이 되고 일몰을 보기 위해서 일몰장관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쉐산도 퍼야에 올랐다. 쉐산도 퍼야에 오르자 우리만 있는지 알았던 버강 유적지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우리만 있었던게 아니었다. 하루종일 돌면서 우리 같은 관광객을 한명도 못봤는데 일몰을 보러 몰렸는지 사람이 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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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좀 더 생생한 여행기를 위해 마차를 타고 찍은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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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계단을 맨발로 딛고 꼭대기 층으로 오른 쉐산도 퍼야.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탄성을 내지르기에 충분할 만큼 멋졌다. 400만 파고다의 도시라더니,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는 수 없이 많은 파고다들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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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문화유산이나 미스테리에 가까운 인공구조물들은 거의 대부분이 수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다. 지배자계급이 민중으로 부터 착취해낸 그 결과물에 우린 문화유산이라고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이 버강은 거의 유일하다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우리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탑을 쌓는게 불교도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공양이라는 믿음을 가진 미얀마인들이 수천년간 만들어낸 하나하나의 소망이고 희망이었다. 그 것이 모여 이렇게 말할수 없을 만큼 멋진 풍경을 보여주었다. 


[동영상 : 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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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산도 퍼야에서 멋진 일몰을 보며 마음속으로 살짝 기도했다. 마음씨 착한 이들이 좀 더 좋은 미래를 가질 수 있게 해달라고, 미얀마에 오고 싶어했던 내 마음이 참 기특할 정도로 미얀마가 사랑스럽게 다가오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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