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멋있어요!!! - 미중년 나그네의 미얀마 여행기 (양곤-방콕-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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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 이야기도 거의 끝이네요. 이번편 뒤에 에필로그 형태로 그간 느꼈던 것들을 한번 정리하고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이번편은, 별 이야기가 없어요. 글 조금 사진조금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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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0
어제 늦은시간까지 자매들과 이야기를 하고 늦게 잠이 들었는데, 아침일찍 눈이 떠진다.
혹시나, 어제 너무 주제넘은 이야기를 한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그냥 그들이 내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옷을 쳥겨입고 간단히 씻고 옆방 문을 두드린다. 마침 동생들도 나갈 준비가 되었나보다.
같이 식사를 한다. 이 친구들... 이 게스트하우스의 식사를 보고 깜짝 놀란다. 이해한다. 나도 처음에 그랬다.
내가 오늘 양곤으로 가기에, 이친구들은 내가 쓰던 방으로 옮기기로 한다. 훨씬 예쁘고 아늑해 보였나보다. 먼저 짐을 싸서 내 방으로 옮겨놓는다.
이친구들은 오늘 보트투어를 하는 날..... 즐겁게 투어하고 오라고 이야기하고 일찍 작별인사를 한다.
짐을 싸놓고, 양곤의 숙소를 알아본다. 바간에 있을때 전화로 알아보았던 숙소는 이미 예약이 꽉 차있어서 포기했는데, 혹시하는 마음에 전화를 해 보았더니 여전히 자리가 없다.
난감하다. 레인보우호텔은 피하고 싶은데...... 호텔 리스트에 있는데로 여기저기 전화를 해봐도 빈 방이 없단다. 20$부터 80$짜리 비싼 호텔들이 다 꽉 찼다. 대책없이 그냥 가기는 싫은데...... 마지막으로 레인보우에 전화를 해 보니 방이 있단다.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예약을 한다.
양곤 숙소까지 예약을 하고나니 허탈하다. 그간의 여행이 끝나는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않다.
5일간의 인레를 뒤로 하고 공항으로 향한다.
다시 양곤으로 도착해서 레인보우호텔로 간다. 그래도 2주만에 다시 오기는 했는데, 기분이 썩 상쾌하지 않다. 만달레이, 바간, 인레에서 느꼈던 따뜻하고 편안함이 양곤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도 애매하고 특별히 하고싶은 일도 없다. 갑자기 무기력해진다.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며칠전 보트투어를 같이 했던 그레이엄이 알려준 라이브카페를 가보기로 한다. 시간도 많고, 걸어갈만한 거리인듯 해서 천천히 걷는다.
걷는길에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이 어둡다. 아니....... 밝지를 않다. 미얀마에서 이런 얼굴이 낯설다. 혹시나 내가 뭘 잘못했나 싶기도 하다.
걸으면서 생각해 본다. 몇시간전에 있던 인레와 이곳의 차이가 뭘까...... 도시화? 외지인들의 유입? 잘 모르겠다. 아무리 고민해도 알 수가 없다.
걷기에 불편한 길을따라 한시간쯤 걷는다. 지도가 단순하지만 그럭저럭 찾아갈만 하다.
도착한 곳은 sayasan road. 양곤의 괜찮은 식당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는 곳이란다.
시간이 좀 남아서 도로를 쭈욱 둘러본다. 양곤의 다른 시내처럼 복잡하지는 않지만, 그리 정감가지 않는 길이다.
여기가 오늘 저녁의 목적지 Mr. Guitar 입니다. 사야산로드 초입에 있어요. 맞은편에 북한식당(고려식당이던가요...)이 있어서 그걸 보고 찾으시면 됩니다. 도로 아래에 있어서 길가에서는 이 간판만 보여요.
미스터기타... 오후 여섯시부터 연다고 하는데 시간이 남았다. 출출하기도 하고 옆에있는 바베큐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미스터기타 옆의 이 집을 지나면,
이런 바베큐 식당이 나옵니다.
바베큐와 맥주를 마시면서 음악듣고 놀다보니, 조금 부족하다 싶다. 프로모션중인 해물탕이 있길래 그걸 한번 시켜본다.
저게 꼬치와 해물탕인데... 별로 맛 없더군요.
음악들으며 책보고 놀다보니, 뉘엿뉘엿 해가 진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식당이 분주해진다. 복잡한게 싫기도 하고, 대충 시간도 되었다 싶어서 자리를 일어선다.
미스터기타에 들어서니, 아직 손님들이 별로 없고, 음악도 아무것도 없다. 맥주에 프렌치프라이를 시켜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아무생각 없이 시간보낼땐 무협지같은게 최고다.
여덟시쯤 되니 사람들이 연주를 시작한다. 간단한 포크송들...... 동네만큼이나 소박하다.
두어시간쯤 있다가 자리를 일어선다. 피곤하기도 하고, 기대했던 것 보다 음악이 재미가 없다.
2011.11.21
바쁜일도 없고 천천히 일어난다. 식당 조식은 한식. 오랜만에 먹는 한식이 꽤 마음에 든다. 뒹굴거리다가 만달레이에서 만난 NGO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 본다. 어.. 다행이 연락이 된다.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특별히 하고싶은 일도 없고..... 처음에 도착했을때 못갔던 사원들을 보러 간다. 이번엔 헤메지 않겠지 하며 출발한다. 뭐... 모르면 물어보면 되겠지 하고 마음편하게 생각한다.
영화박물관을 지나니, 저번에 지나쳤던 사원이 보인다. 무작정 올라가 본다. 뭐 어떻게 되겠지 싶은데 다행이 맞나보다. 사원에 들어서서 소박한 이것저것을 보다보니, 뒷쪽으로 연결되는 작은 길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들어서니, 꽤 큰 사원이 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니, 인자한 얼굴을 하고 계신 큰 부처님이 반겨주신다.
사원을 돌아보고 있는데, 어떤 현지인이 말을 걸어온다. 맞은편에 있는 와불이 유명한데 가보지 않겠냐며, 자기가 안내해 주겠단다. 그러면서, 다음주면 자기도 수도하러 저 사원에 들어간다고 자랑을 한다.
그런데 이녀석, 대충 여기저기 돌아보더니, 수고비를 달란다. 뭐.. 이럴줄 알았다. 대충 1000짯정도를 줫더니 너무 적단다. 여행막바지라 돈도 별로 없고, 거기에 양곤이 그리 반갑지 않은데 이녀석, 집요하다.
'니맘은 알겠는데, 그러고 싶지 않다. 미안하다.'라고 하고돌아선다. 계단을 오르니 따라오지는 않는다.
계단위에 올라서니, 관리하는 사람이 저런애들한테 돈주지 말라고 한다. 여기는 입장료 안받는단다.
뭐..... 양곤은 이래저래 맘에 안든다.
커다란 와불이구요,
와불 옆에 모셔진 부처님들입니다.
와불을 보고나니 특별이 할게 없다. 친구랑 약속은 저녁 일곱시.... 시간도 때울겸 슐레파야에 가기로 한다.
택시를 타고 슐레파야로 간다. 그리고, 금새 실망한다.
슐레파야의 주탑입니다. 쉐다곤 파야를 본 터라 눈만 높아져서 그런지 눈에 안들어옵니다.
슐레파야의 한쪽 벽감에는 이렇게 낫들이 모셔져 있습니다.
슐레파야 앞길입니다. 왼편에 보이는게 슐레파야에요.
슐레파야를 나와서 동네구경을 한다. 얼핏 영국의 식민지였었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그래서 그런지 유럽풍의 건물들이 보인다.
유럽의 느낌이 나는 건물에 미얀마의 글씨가 섞였습니다. 뭔가 느낌이 묘합니다.
조금 걷다보니, 높은 건물이 보인다. 저게 사쿠라타워인가보다. 그곳의 꼭대기에 전망괜찮은 식당이 있다던데, 한번 가볼까 싶다.
사쿠라타워의 꼭대기에서 보면 양곤 시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쉐다곤 파야가 멀리 보이네요.
식당 전경입니다. 이동네에선 그래도 꽤 고급스럽습니다.
사쿠라타워에서 본 슐레파야쪽입니다. 뒷쪽으로 강이 보이네요.
사쿠라타워에서 시간을 보내도 마음이 이상하게 불편하다. 이 불안의 이유를 모르겠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친구를 만나러 어제 저녁을 먹었던 사야산로드로 간다.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호텔로 돌아온다. 호텔에 오니 사무실 안쪽이 시끄럽다. 좀 있으니 한국인 여행자 한명이 씩씩거리고 나온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미얀마 아가씨를 데리고 호텔로 올라간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대충 그림이 보인다. 씨바... 부끄럽다.
이렇게 미얀마의 마지막 밤이 지난다.
2011년 11월 22일
늦으막히 일어나서 식사를 한다. 미얀마의 마지막 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아쉽다. 며칠전까지는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는데, 양곤의 며칠은 아쉬움이 크다. 다음에 미얀마를 다시 오게되면 어떻게 변해있을지 두렵다. 한류로 좋은 이미지가 쌓여있기는 하지만, 그 이외에 다른것들로 한류가 얼마 가지 않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남은 미얀마 돈을 대충 챙겨보니 호텔비를 미얀마 돈으로 계산하면 조금 돈이 남겠다 싶다. 준비해 온 돈이 거의 바닥났다. 조금 남은 달러는 오늘밤~내일까지 방콕에서 쓸 돈이니, 남은 미얀마돈으로 모든걸 다 해결해야 한다.
이틀간의 호텔숙박료를 계산하니 만짯정도가 남는다.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서 러펫예를 세봉지를 사고 나니 이천몇백짯이 남는다. 길거리에 있는 현지인 노천식당에서 현지인들이 먹는 밥을 시켜 먹는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간다. 마지막이 아쉽다. 뭐..... 첫 미얀마 여행인데, 양곤만 빼면 모두 만족스럽다. 이정도면 훌륭한 여행이다 싶다.
아쉬움을 남기고 비행기를 탄다.
밍글라바.... 또보자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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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쯤 지나서 방콕에 내린다. 너무나 익숙한 느낌. 이제는 동네같다.
친구를 통해 알게된 방콕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 이친구가 일하고 있는 호텔에 방을 예약한다. 근데 생각보다 비싸다. 뭐...... 친구 얼굴한번 본다고 생각하고 그냥 묵기로 한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데 좀 멀다. 거기에, 위치가 좀 떨어져 있어서 시내로 나가기는 장소가 안좋다.
그날 묵었던 호텔의 전경입니다. 나쁘지 않았어요.
방에 짐을 대충 풀어놓자 마자, 택시를 타고 아눗사와리로 간다. 늘 가는 정겨운 재즈바. 색소폰으로 발길을 옮긴다. 6년전에 처음 인연을 맺었고, 늘 찾게되는 친구같은 집.... 예전과는 다르게 외국인과 태국인의 비율이 비슷하다. 그새 좀 변했나? 하는 궁금증에 테이블에 앉는다.
변하지 않았다. 훌륭한 음악, 손뻗으면 닿는거리에서 느껴지는 음악이 강렬하고 포근하다.
연주를 듣고 맥주를 한잔 하면서 옆자리에 있는 태국친구들과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같은 직업이다. 왠지 같은 건축설계를 한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이야기가 편하다. Always work, little money.... Architects sucks!!!! 같이 웃는다.
첫 공연이 끝나고 이친구들이 자리를 옮기잔다. 두번째는 라틴재즈 계열 밴드인듯 한데, 이친구들이랑 노는게 더 재미있을듯 싶다.
나까마이에 친구들이 벌써 모여서 술마시고 있는데 같이 가잔다며 차에 태우는데, 이녀석 차가 벤츠다. 나이도 나보다 열살이나 어린데...... 역시 설계는 집에 돈이 좀 많아야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난 그게 안되니까 재미있게 못했던건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작된 술자리가 새벽 다섯시...... 한국의 술자리 게임끝에 모두 장렬히 전사한 후에나 끝난다.
사진을 찍어준 한 명 빼고, 그날 밤새 놀았던 사람들입니다. 다들 같은 직업을 갖고있지요. 공통점이 있으면 사람을 사귀기가 쉬워집니다.
2011년 11월 23일
레이트 체크아웃 하기로 미리 얘기가 되어있던 터라, 열두시가 되어서 일어난다. 머리는 무겁고, 몸은 축축 쳐지는게 역시 밤새 술먹을 나이는 지났나보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정신이 좀 든다. 미얀마에서 묵던 방에 비하면 몇배 비싼 방인데 조식도 못먹고 잠만 자고 나가려니 좀 아깝다.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뭐 그래도 후회는 없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카오산으로 간다. 그래도 방콕에 왔는데 동네마실은 한번 나가줘야 할것 같기도 하고, 수해는 없는지 걱정도 되고, 쓰린속을 나이쏘이에서 달래볼까 싶기도 하다.
나이쏘이를 갔더니, 문을 안열었다. 음..... 어쩌나 싶은데, 여기까지 온 김에 동대문 사장님 안뵈면 안될것 같아서 찾아간다.
인사하니 반갑게 맞아주시는데, 옆자리에 계신 분이 드시고 계신게 더 눈에 들어온다. 속도 쓰리고 그런데 딱일까 싶다.
람부뜨리는 예전과 그대로고,
예전에도 있었나 궁금한 가게도 있고,
카오산 뒷길도 돌아보다가,
아직 홍수의 흔적이 남아서 이렇게 모래더미를 쌓아놓고 있습니다.
조금은 번잡해진 카오산입니다.
오랜만에 길거리 팟타이를 도전했는데, 반도 못먹고 버리고 (맛없더라구요)
친구가 일하는 호텔에서 짐을 찾아서 공항으로 갑니다. (처음으로 공항철도를 타봤는데 이거 꽤 좋네요. )
이렇게..... 짧고 아쉬운 여행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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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일정부분은 이상하게도 글이 거칠게 써집니다. 아마도 여행하면서 느꼈던 이 즈음의 일들이 아쉬움이 많이 남았나봅니다.
특별한 일이 없었던 몇일간을 하루하루 나눠쓰는게 더 어렵겠더라구요. 막판에 너무 급하게 끝내는것 같아서 아쉽기는 합니다.
그간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다음편에 에필로그로 그간 느꼈던 몇가지 적으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2년에는 원하시는 모든 일 이루시는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