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멋있어요!!! - 미중년 나그네의 미얀마 여행기 (인레호수 보트투어)
제 여행기도 거의 마지막이 되어가네요. 여행기를 쓴다는게 이렇게 즐거운 일인지 몰랐습니다. 여행을 다시한번 하는 기분이네요. 즐겁게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니 여행기 쓰는것도 재미있습니다.
오늘은, 인레호수 보트투어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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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에 사진을 올려서 링크를 했는데, 사진이 안나오네요. 부랴부랴 다음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진이 작게 들어오는군요. 큰 사진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나중에 서버 복구되면 큰 사진들만이라도 따로 사진게시판에 올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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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7
오늘의 보트투어가 기대되었는지, 아침에 알람을 맞춰놓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진다. 샨카 투어를 할까 보트투어를 할까 고민했는데, 오늘은 보트투어를 하고 상황봐서 샨카투어는 내일이나 그 다음날쯤 하면 어떨까 싶다.
만족스러운 조식을 하고 나서, 어제 만났던 친구를 기다린다. 그 친구의 숙소는 내가 묵는곳과 끝에서 끝 거리.... 걸어오는게 꽤나 멀어서 힘들겠다 싶다.
9시가 되니 딱 맞춰서 도착한다. 오늘의 보트투어는 영국에서 온 그레이엄이라는 아저씨와, 나, 그리고 친구 이렇게 셋이고, 인떼인 유적까지 돌아보는것으로 하여 18,000짯에 계약을 한다.
선착장까지는 15분정도 걷는다. 어젯밤에 Four Sisters Inn 갔을때 보았던 느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아침시간이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에 활기가 느껴진다.
좁고 긴 보트(어제 호수를 건넜던 보트와 같은 보트이다)에 의자 세개가 미리 세팅이 되어있다. 그레이엄을 맨 앞자리에 앉히고, 나와 친구가 그 뒤에 자리를 잡는다.
이런 보트를 타고 호수를 돌아봅니다.
낭쉐에서 인레호수까지 가는 거리는 생각보다 멀다. 수로를 따라 한참 달려야 넓은 호수에 닿는다.
수로 옆에 있는 건물입니다. 딱 이동네 건물의 색이에요. 녹색과 하늘색이 참 예쁘게 쓰였습니다. 이동네 사람들 감각이 있는것 같아요.
수로의 옆으로, 오늘 보트투어를 가는 일행들이 마치 레이스를 하듯이 열심히 달린다.
인레호수의 시작을 알리는 간판이 있다.
이 높은곳에 이렇게 큰 호수가 있다는것이 놀랍고, 이 호수에 기대어 살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낯설다.
이곳에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순박하고 아름다운 이사람들의 미소를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생업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관광상품처럼 바라보고 하는것이 이들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계속 셔터를 눌러대지만 가끔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카메라를 내려와야 하나...... 고민은 하지만, 내려놓지를 못한다.
셔터를 누르는 손이 무겁다. 스스로 속이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저 사람키만한 통발을 호수 바닥까지 내리고, 긴 장대로 바닥을 찌릅니다. 그러면, 호수 바닥에 숨어있던 고기들이 놀라서 통발 속으로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아쉽게도 고기잡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긴 배의 끝에 서서 배를 몹니다. 언뜻 보면 위태로워 보이는데, 무척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배를 몰더군요.
저 어린 친구는 카메라를 보더니 활짝 웃어줬습니다. 말은 못했지만 참 고맙더군요.
아침햇살을 받으며 고기를 잡으러 갑니다. 많이 잡고 돌아가셨기를 기원해봅니다.
배를 타고 가는데, 이 빛나는 하늘에 눈이 부시다. 선글래스를 껴 보았으나, 돗수가 없어서 사진을찍는데 불편하고...... 호수를 가르는 바람에 모자는 자꾸 벗겨지는데 살짝 난감하다. 뭐...... 좀 타면 어떠랴 싶어서 아예 모자를 목 뒤로 넘기고 햇살에 얼굴을 내민다.
나중에 보니.....
코끝만 탓다.
호수바닥에서 수초들과 진흙을 퍼가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쭌묘 만들려고 하는것 같은데 물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이 사진의 뒤로 보이는 녹색의 풀들이 쭌묘입니다. 호수위에 수초들을 엮어서 인공으로 밭을 만들고, 거기에서 토마토를 키워요. 여기서 나오는 토마토가 미얀마 전체 토마토 생산량의 반정도를 차지한다고 하네요.
이런 집들이 있는, 물빛이 아름답던 이곳을 지나치면,
좀 비싸보이는 식당을 지나치고,
선착장에 내린다. 5일마다 열리는 장날..... 이곳의 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진흙으로 된 길을 조심조심 건너고, 엉켜있는 배들을 이리저리 타넘어 시장에 들어선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저울로 토마토를 파는 노점을 지나서, 시장을 돌아본다.
시장은 생각보다 컸고, 사람도 많았으며, 물건은 저렴했고, 살건 없었다
분주한 시장을 뒤로하고 다시 배에 올라,
보트는 연꽃을 가공해서 스카프를 만드는 전통 직조장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저 연대를 잘라서 나오는 진액을 가공을 하면 실을 얻을 수 있다.
참 예뻤던 아가씨.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하나도 안샀다. 조금 미안하다.
그곳을 나와서 이런 수로를 헤치다 보니,
아이들이 배를 몰고 지나간다. 오전 열시반인데, 땡땡인가 싶기도 하고....
배는 다음 마을로 우리를 데려가서, 전통 담배를 만드는 작업장에 우리를 내려준다. 어려보이는 친구들이 웃으며 즐겁게 일을하고 있는데, 손길이 능숙하다.
담배마는 아가씨들과 작별하고,
다섯명의 부처님이 계신 사원으로 간다. 다섯분의 부처님들께, 금박을 한두장씩 붙여나가다 보니, 시간이 흘러서 부처님의 모습은 간데없고, 저런 둥그런 눈사람같은 금덩이 다섯개로 변했단다.
같이 투어를 했던 친구는,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올린다.
군대있을때는 108배도 해보고 했는데..... 간절히 기도할만한게 뭐가있을까 고민해 본다.
그리고...... 참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고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아직은 무었이던지 하면 잘 할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있어서, 저렇게 무었인가 간절하게 원해본 적이 없었나보다. 이렇게 살아올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여행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친구에게 고맙다.
어디서든지 저렇게 편하게 목욕을 한다. 몸에 비누칠 하고, 그냥 호수에 뛰어들면 사워 끝!!!!
물을 좋아하지만, 수영을 못하는게 참 아쉽다. 수영을 할 줄 알았으면 같이 뛰어드는건데....
점심을 먹으며 그레이엄과 처음으로 이러저러한 얘기를 한다. 얘기하다 보니, 이친구 참 로맨티스트다. 나이는 나보다 조금 더 들었을것 같은데, 하는 일은 컴퓨터 스토리지 엔지니어(맞나? 기억이...)
20년전에 태국에 여행을 와서, 푸켓에서 한 태국 아가씨에게 반해서 3개월 후 다시 그 아가씨를 찾아가서 구애를 하고, 결혼을 한 멋진 용기를 지닌 아저씨다.
와이프의 집은 깐짜나부리, 1년에 두번씩 처가를 방문하고, 그때마다 태국 인근지역을 여행한단다. 1년에 휴가가 몇일이나 되냐고 묻기에, 난 지금 백수라 휴가 개념이 없다고 얘기하고, 같이 있는 친구는 5일이라는 말에 말도 안된다며 믿지를 않는다.
진짠데...... 언제쯤이면 바뀔 수 있을까....
식사를 마치고 배는 인떼인 유적으로 향한다. 따뜻한 햇볓과 시원한 바람..... 거기에 배까지 부르니 잠이 솔솔온다.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새 유적에 도착한다.
인떼인에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긴 완만한 계단길을 걸어올라가면 어느새 눈 앞에 멋진 탑들이 펼쳐진다. 풍경도 좋고 햇살도 좋다. 거기에 내려가는 길은 소박한 대나무숲도 있어서 편안한 산책길이다.
인떼인을 돌아보고 천천히 걸어내려오는데, 마침 학교가 끝나는 시간인가보다.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나오는데 그 모습들이 참 귀엽다. 아이들과 장난도 좀 치고 얘기좀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난다.
인떼인 유적군을 지나서, 마지막으로 점핑캣 사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자느라고 정신이 없다. 혹시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다려보지만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모르는듯 단잠에 푹 빠져있거나 햇볓에 뒹굴거리느라 여념이 없다.
점핑캣 사원을 나와서 낭쉐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쭌묘도 살짝 들려본다.
이게 쭌묘에요. 물에 떠내려가지 않게 대나무 장대로 바닥에 고정해 놓습니다.
어느덧 햇살은 황금빛으로 바뀌어 가고, 오늘의 일정도 거의 마무리 되어간다.
보트투어를 끝내고 숙소에 들어오니 오후 다섯시...... 한것 없이 앉아서 보트만 타고 다녔는데도 은근히 피곤하다. 같이 투어한 친구가 샨국수를 먹어보지 못했다 해서 같이 국수를 한그릇 먹고, 헤어진다.
숙소에서 좀 쉬고있는데, 왠지 출출하다. 맥주를 한잔 할까 해서 숙소에서 일하는 청년에게 혹시 맥주 파냐고 물어보니 안판단다. 조금 가면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파니 사다 마시란다.
가게에 가보니 사람들이 티비앞에 바글바글하다. 유럽 축구 아스날의 경기다. 맥주 두캔을 사고, 빵 한두개를 산 후에, 박주영 나왔는지 물어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쏠린다.
'밍글라바~~~ 아임 프롬 코리아~~ ' 이랬더니 다들 웃으면서 반겨준다.
고맙다 박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