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멋있어요!!! - 미중년 나그네의 미얀마 여행기 (양곤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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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멋있어요!!! - 미중년 나그네의 미얀마 여행기 (양곤 첫날)

하늘빛나그네 25 5765
752792432_a1a1dee4_1C0CFC2F71.jpg 며칠 쉬었더니 참 글쓰기 힘드네요. 음.... 더 쉬면 아예 못 쓸것 같아서 잘 안적어지지만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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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나와 이리 저리 걷는다. 원래 계획은, 동네한바퀴 하면서 근처에 있는 짜욱따지 파고다에 들려서 와불을 보고, 쉐다곤 파고다를 들렸다가, 보족시장을 보고, 세꼬랑(차이나타운)에 가서 맥주를 한잔 하고 들어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양곤을 너무 작은 동네로 생각했던 쓸데없는 착각과, 갑자기 바뀐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는 서른일곱의 저질체력과, 별로 자세하게 나오지 않은 지도한장을 믿고 걸어다니겠다고 마음먹은 빌어먹을 자만심에 계획은 '급' 변경이 된다.

"레인보우 호텔에서 나와서 왼쪽으로 쫌 걸어가다 보면 '영화박물관'이 나오고, 그걸 조금 지나면 사원이 하나 나오는데, 그 사원으로 들어가서 조금 걸으면 큰 부처님이 계신 사원이 나오고, 그 사원의 반대편으로 나가서 길을 건너면 짜욱따지 파고다로 갈 수 있다. 걸어서 얼마 안걸리는 거리...." 분명히 호텔에서는 이렇게 이야기를 해 줬다.

그런데, 호텔을 나와서 왼쪽으로 걸어가며 모자속으로 삐질삐질 흘러내리는 땀과, 반팔과 반바지에 드러난 팔다리를 따끔하게 만드는 햇살과 마주치는 순간, 좀전에 들었던 그 이야기는 하얗게 사라지고 만다.

'음... 왼쪽으로 돌아서 쭉 가면 뭐가 있댔는데......'

하염없이 골목탐험을 하며 걷는다.

그런데....

'젠장.... 어딘지 모르겠다!!!'

...
...
...
...

'뭐 가다보면 큰길 나오겠지. 거기서 그냥 택시타자!!!'

도대체 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외국에 몇년만에 나온것도 아니면서.... 지난 8월달에도 치앙마이에서 신나게 놀다 왔으면서도 왜 동네 사람에게 말거는게 그리 힘들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된다.

지도를 보니, 큰길로까지 가는 길이 별로 안멀어 보인다. 한 10~20분 걸으면 되겠지... 하고 걸었는데....

이건 걸어도 걸어도 끝이없다.

그냥 걷기 심심해서, 이것저것 사진도 찍어보지만, 예전에 뭔가 사진에 담았던 주제나 감성 이런건 더위와 햇볓에 하얗게 증발해버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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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런 사진을 왜 찍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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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벽 사진만 찍어도 뭔가 그럴듯 해 보였는데...... orz

한시간쯤 걸었나보다. 드디어...... 차들이 다니는 넓은 길이 나왔다.

'자..... 이왕 큰길 찾았으니, 한번 쉐다곤 파고다까지 걸어가 볼까?'

대충 방향을 찾아보고 걸어본다. 그리고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저질 체력을 욕하며 길에서 택시를 잡아서 보족시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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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보족시장!!


여행을 하면서 작은 기념품들을 한두개씩은 사는데(사실 이것저것 낚여서 사는것도 많다.) 빠지지 않고 사는것중 하나가 그 나라의 음악CD이다. 크기 부담 안되고, 가격 부담안되고, 가끔 음악 들을때마다 그 도시의 느낌 하나하나가 다시 생생하게 살아돌아오니 꽤 괜찮은 기념품이다. 마침 시장을 돌아다니는데 음반가게가 보여서 주저없이 들어간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좋은 cd 한두개만 추천해 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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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받아서 산 CD 그런데 당췌 읽을 수가 없다. iTunes에서도 곡 정보를 찾을 수 없다.


그렇게 cd를 기분좋게 사고, 환율을 알아보러 유명한 타이거마트에 간다. 그런데... 환율이 호텔과 같다. 뭐..... 그냥 호텔에서 하는게 낫다 싶어서 그냥 돌아나온다.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출출하다. 생각해 보니, 아직 아무것도 안먹었다. 설마 시장인데 먹을것 없을까 하고 두리번 거리다 보니, 한쪽에 식당이 몰려있는곳이 보인다. 그리고, 여행객임을 알아봤는지 호객하는 언니들이 달려나온다. 아직은 미얀마에 적응되지 않았기에, 가장 열심히 호객하는 언니에게 못이기는척 끌려간다. 그리고, 전 세계 어딜가서도 웬만하면 실패하지 않는 메뉴인 볶음밥과 돼지고기 볶음을 하나 시키고,  유명하다는 미얀마 맥주를 한병 시킨다. 그런데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아이를 업은 아줌마가 음료수 하나 사달란다. 150짯이라길래 아줌마한병, 아이 한병 마시라고 했는데 아예 식사까지 한다. 뭔가 기분이 야릇...... 계산할때 보니 11000짯을 달란다. 아침에 좋았던 이미지가 확 나빠진다. 아... 이런 어이없는 일로 이미지가 오락가락 하는걸 보니 내가 너무 쉽게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친구가 해줬던, 인도계 미얀마인 조심하라는 말이 뒤늦게 생각난다. 아.... 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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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환타 비슷한 음료수 한병만 사달라고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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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돼지고기 볶음 한접시 추가해 먹고 11000짯.... ㅜㅜ


자.... 좋게 생각하자. 어딜가나 여행객들 대상으로 뒤통수 치는거야 흔한 일이고, 가난한 사람 밥한끼 사줬으니 나름대로 적선한거고...... 근데 속이 쓰리다.

밥을 먹었으니, 못다한 시장투어를 마저 한다.

여행을 할때마다, 그동네 사람들이 하는것 처럼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섞이기 위해서는 내가 그들과 같이하려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고 느끼기에, 같은 음식을 같은 방법으로 먹고, 같은 옷을 입고, 같이 웃으려고 노력을 한다.

론지가게를 찾는다.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론지들이 참 많이 보여서, 한번 입어볼까 했는데, 남성용은 체크무니로 된 단순한 론지란다. 외국인이 들어와서 론지를 사겠다고 하니까 신기했는지, 수줍게 웃으면서 론지를 하나 추천해 준다. 그리고, 어떻게 입는거냐고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직접 매듭을 해 주면서 웃는다. 같이 신나게 웃고 5000짯에 론지를 한벌 산다.

길에서 오렌지 주스도 한잔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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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에서 갈아서 만들어 주는 오렌지 주스... 1000짯이다. 강력추천!!!

재미있는 먹거리들도 구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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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튀김.... 손은 안간다.

그렇게 보족시장 투어를 마친다.

시장을 나와서 길거리를 좀 걷는다. 꽤나 번화한 길거리....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나름대로 신선한 건축양식을 즐기며 두리번거린다. 그러다가, 이동네의 커피맛이 궁금해서 길거리 노천 카페(라기엔 너무 소박하지만...)에 앉아서 커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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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찻잔에 차를 부어 마신다. 차는 서비스... 돈 안받는다. 그 대신 커피는 300짯....

커피를 마시고 커피값 계산하면서 쉐다곤 파고다 가는 길을 물어본다. 걸어가려고 했더니, 좀 멀다고 택시타라고 하면서 직접 택시를 잡아준다. 1500짯만 내면된다고, 더 달라고 해도 주지말라고 이야기를 해 준다. 작지만 기분좋은 친절함..... 아까 점심먹으면서 살짝 나빠졌던 기분이 다시 좋아진다.

쉐다곤 파고다에 도착해서 파고다에 오른다. 입장료 5000짯을 내고 계단을 천천히 걸어간다. (나중에 들었더니 5$로 내도 된단다. 환율이 안좋으니 달러가 훨씬 유리할 듯..) 조금 걷다보니,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어린 스님들이 에스컬레이터가 신기한지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웃는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니 수줍어하며 눈길을 피하는데 그 모습이 귀여워서 혼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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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가 신기한 꼬마스님들 바로앞에 시선을 피한 스님은 부끄러운지 에스컬레이터 놀이 안했다는듯 시선을 피한다.

쉐다곤 파고다에서...... 몇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의 삶 속에 들어와 있는 종교의 힘과, 사람들의 삶과, 그 삶의 목표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들과 함께 시간이 흐른다. 특별히 종교를 갖고있지는 않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본의아니게 절에 자주 가게 되어 익숙하기도 하고, 불교가 갖는 세계관등에 대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엿보았던 터라 혼자 생각이 많아진다.

여기저기 사원 안을 기웃거리는데, 한쪽에 아주머니 몇분이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 밍글라바~ 하고 인사를 건네니 자리를 권하신다. 말도 통하지 않고, 그저 웃음과 눈빛만으로 서로 반갑다. 차를 따라주시고, 과자도 권하면서 이런 저런 말씀을 하시는데..... 그저 웃을뿐이다. 그러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활짝 웃으시며 좋아하신다. 한국 드라마가 꽤 인기여서, 한국인에 대한 친밀도가 높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냥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즐거워 해 주시는 모습을 보니 왠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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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람들이 꼭 와보고 싶어하는 관광지라 그런지, 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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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접니다. 저 배는 어쩔.....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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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 훈남 스님 네분이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 조심스레 다가가서, 혹시 사진한장 찍어도 되냐고 조심스럽게 여쭤본다.

그런데...

NO!!!

아...... 생각해 보니, 수행하시는 분들께 큰 실례를 한것 같다. 모두들 편하게 대해주니 그냥 편안한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해버렸나보다.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좀 무례했던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전한다.

주섬주섬 카메라 들고 떠나려고 하니, 스님 두분이 불러세우신다. 자기들은 사진찍히는것 좋아하니 걱정하지 말고 찍으라고 허락해 주신다. 허허롭게 웃는 모습이, 무엇인가를 깨달으신 나이든 스님의 그것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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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보니 오후 네시...... 갑자기 피곤이 몰려온다. 생각해 보니, 어제 아침에 일어나서 지금까지 제대로 잠을 안잤다. 저녁의 쉐다곤 파고다가 그리 이쁘다던데, 미련을 접고 호텔로 돌아간다.

잠깐 잤는데, 또 눈이 떠진다. 이것 참..... 시간을 보니, 적당히 저녁먹기 좋은시간이다.

호텔 식당에 내려가서 음식을 주문하는데, 이 호텔에 묵고있는 아저씨들이 우루루 들어온다. 그리고...... 금새 불쾌함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 얘기는 나중에 하겠습니다.)

불쾌함과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속에 저녁식사를 대충 때운다. 호텔 밥값... 비싼데 반정도밖에 못먹었다. 더 먹다간 체할것 같다. 이거... 하루종일 먹은 밥들이 왜 다 이모양인지 모르겠다.

저녁도 되고, 뱃속도 좀 허전하고 그래서, 차이나타운 세꼬랑을 찾아간다. 택시기사한테 세꼬랑이라고 얘기했더니 못알아듣는다. 지도를 보여주고, 손짓발짓 하다가, 맥주마시는 시늉을 하고 19 street라고 한참 얘기했더니 알겠다며 데려다 준다.

여기라고 내리라고 했는데.... 이건 뭐.... 캄캄한 골목에 사람들만 몇명씩 모여있다. 여기 맞는건가 싶기도 한데...... 일단 걸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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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가 아닐텐데........


길을 따라 한참 걸어들어가니, 조금씩 불빛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한다. 이 택시기사 아저씨...... 길 반대편에 내려준거다. 카오산같은 이미지일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동네 골목길에 의자랑 테이블 내놓고 생맥주를 파는 가게들이다.
길에는 꼬치굽는 냄새와, 세상사는 이야기들로 활기가 가득하다.

혹시나, 말이 통할만한 사람이 있을까 거리를 두리번거린다. 그런데...... 외국인은 나 혼자다. 하.... 이것참....

혼자 앉아서 꼬치와 맥주를 시킨다. 거리를 바라보며 맥주를 홀짝거린다. 그런데.... 이 기분이 나쁘지 않다.

혼자 맥주마시고 놀고 있는데,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두리번거리다 보니, 얘쁜 고양이 한마리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혼자있는게 심심해 보였는지, 같이 장난좀 치다가, 이내 새침하게 다른쪽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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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나타나서 놀아주고는 바람처럼 사라진 아이...... 카메라를 들이대니 가만히 포즈도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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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생맥주의 맛......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렇게...... 미얀마의 첫날 밤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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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로 적었던 이날의 여행메모를 옮겨봅니다. 아이패드가 워낙 오타가 많이나서, 오타있는 채로 그냥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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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8

수완나품 공항에서 밤을 지샜다. 자보려고 했는데 어수선함에 포기하고 책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새벽 다섯시반애 티켓카운터에 가나 이미 사람들이 참 많더라. 다들 참 부지런하게 사는구나 싶었다.
에어아시아를 타고 양곤에 도착헌 오전 8:15. 이민국을 나오는데 이민국 담당 직원이 웃으며 welcome이라고 해준다. 여러군데 다니면서 이런 대접 받아본게 언제던가. 이얀마의 첫 이미지가 급 좋아진다.

공항을 나오나 막막하다. 아무런 준비안하고 두리붕실한 계획만 갖고 나온 여행이라 그런지 막막함이 몰려든다. 이런적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참 많이 게을러졌다.

무작정 택시를 타고 레인보우 호텔로 온다. 예전에 안좋은 이야기도 있고 그랬는데, 그래도 막상 생각나는데가 여기밖에 없다.

숙소를 예약하고 환전하는데 환율이 장난이 아니다. 1$에 760짯...... 1000짯이 거의 1500원이다. 보름간 여행ㅇ 가능할 지 모르겠다.

일단 샤워조 하고 옷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서 걷는다. 대충 이리로 가면 뭐가 나오겠다 싶었는데 웬걸... 전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일단 택시 잡고 보족시장으로 간다. 근데.... 거리가 장난아니다. 이걸 걸어가려 했다니... 너무 작은 동네로 생각했었나보다. 하긴 한 나라의 수도였는데 머무 이 나라를 무시했나보다. 나라 크기도 우리나라 새밴대.. ㅎㅎ

보족시당애서 삭사를 하는데, 아이를 업은 아줌마가 음료수 하나 사달란다. 150짯이라길래 그러라고 했는데 아예 식사까지 해버리고 나한테 계산하란다. 완전히 호구인증 했다. 아침에 좋았던 이미지가 확 나빠진다. 아... 이런 어이없는 일로 이미지가 오락가락 하는걸 보니 내가 너무 쉽게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보족시장 좀 헤메다니다 롱지 하나를 샀다. 우스워 보였는지 판매원이 수줍게 웃는다.

롱지를 사고 나와서 좀 걷는다. 길가에 찻집이 있길래 커피를 한잔 주문한다. 300짯인데 그럭저럭 괜찮다. 쉐다곤 파고다에 어떻게 가야되냐고 물어보니까, 걷기는 좀 멀다고 택시타란다. 친절하 택시 잡아주면서 1500짯만 주면 된다고 찬절하 얘기해 준다.

쉐다곤 파고다에 오른다. 외국인이라 입장료를 받는데 그러려니 하고 이해한다. 오르니 중앙 탑의 크기가 사람을 압도한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무엇인가를 기원하며 건졸하 가도하는 사람들을 보니 사람의 삶과 그 목표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쉐다곤 파고다에 계속 머무른다. 여기조가 가웃거리다 서람들아 모여서 이야기하고 있길래 기웃거려 본다. 다들 활짝 웃으며 자리를 권하고 차를 따라주며 웃는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웃음으로 같아 즐거워진다.

시계를 보니 오후 네시... 피곤이 몰려와서 호탤로 돌아온다. 쉐다곤 파고다와 호텔은 꽤 가까깝다. 더위도 삭힐 겸 맥주한병 하고 잠시 눈을 붙인다.

저녁을 먹는데, 이 호텔에 묵는 아저씨들이 우루루 들어온다. 일하는 직원에게 다짜고짜 반말로 주문을 한다. 식사 가격이 먼만치 않아서 기분이 상했는데, 그 아저씨들 하는 짓거리에 더 기분이 안좋아진다. 티비에선 YTN에서 fta얘기가 나오고, 그 아저씨들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떠들어 대기 시작한다. 안그래도 기분나쁜데 그런 수꼴스러운 논리로 떠드는 소리를 들으니 음식도 안넘어간다. 씨바 저렇게 나이들면 안되겠다고 반성해 본다.

집에 skype로 연락을 하고 택시를 타고 차이나타운 19street로 꼬치와 맥주를 먹으러 간다. 꼬치세개, 맥주세잔에 3800짯... 처음으로 만족스런 가격이다. 머릿속으로 오늘 쓴 돈을 따져보니 이러다가 여행 마치기도 전에 거지되갰다는 생각이 든다.

더운 나라에서 살좀 빼고 오라는 어머니 말씀이 기억난다. 근데 오늘 먹은걸로 미뤄보면 100% 실패다.

아.... 아이패드로 글쓰기 너무 힘들다. 

25 Comments
동쪽마녀 2011.12.13 15:07  
만나는 사람 하나에 마음이 개었다 흐렸다 하는 것이
여행이 주는 정서인 것 같습니다.
이상한 현지인,
그보다 더 이상하고 무례한 우리나라 여행객들.
하늘빛나그네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꼬치 골목의 맛있는 꼬치와 더 맛있는 생맥주,
그리고 낯설음이 주는 어쩐지 조금은 편안한 분위기가
하늘빛나그네님의 여행 첫 날을 장식해주네요.^^
여행기 더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하늘빛나그네 2011.12.14 01:07  
뭐... 아침저녁으로 별것 아닌 일에 마음이 흔들리는건 아마도 그냥 웃어넘길만큼 마음이 덜 자란 탓이겠지요. 여행기 띄엄 띄엄 올려서 죄송합니다.  글 적는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네요.
왕소금 2011.12.13 22:11  
다음 여행의 목적지가 미얀마이기 때문에 하늘빛나그네님의 여행기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과 사진 즐감했습니다^^
하늘빛나그네 2011.12.14 01:08  
감사합니다. 별것 아닌 제 잡문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rkdalgus01 2011.12.14 13:18  
양곤 길 어렵죠..?
저도 첫날 한참 헤메었답니다..
누군가는 슐레를 중심으로 계획도시라 길찾기 쉽다지만....
그말을 들은 뒤라 그런지 길 못찾을때마다 많이 지친 기억이에요....
님 사진은 뒤로갈수록 빛이 발하네요 ㅋㅋㅋ ^^
하늘빛나그네 2011.12.14 15:09  
이젠 안헤매고 다닐 수 있어요. ㅎㅎ 몇일 헤맸으니 그정도면 충분하지요.
ㅋㅋ 그리고 아직은 제 사진에 볼만한게 없다는 말씀이시군요ㅋㅋㅋ
난봉 2011.12.15 17:17  
사진을 잘 찍으세네요...
전 개인적으로 여행을 갈때 사진기를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았었습니다....
귀찮기도 했지만...추억을 가슴에만 남기려고....ㅠㅠ
하늘빛나그네 2011.12.15 17:23  
늘 여행하면서, 첫 여행때는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그리고, 아쉬움이 남아서 나중에 사진기를 두고 다시한번 가지요.
열혈쵸코 2011.12.15 23:15  
고양이들은, 외로운 여행중 좋은 친구가 되어주더라구요.
저도 태국에서 귀엽고 애교많은 아이들 여럿 만났습니다. ^^
음료수사달라더니 밥까지 얻어먹고 간 아줌마.. 너무 염치없네요.
제가 그런일을 겪었으면, 그 도시에 정이 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왠지 바보같이 당했다는 속상함과 함께요.. ㅠ.ㅠ
하늘빛나그네 2011.12.16 00:37  
고양이는..... 뭔가 새침한 매력이 있는것 같아요. 이번 여행하면서 틈틈히 모델이 되어준 고양이들이 몇마리 있습니다. 계속 올려볼께요.
그리고, 그 아줌마...... 그냥 제가 좋은 일 한번 했다고 생각하고 말려구요. 뭐..... 제가 바보같이 당한거죠. ㅎㅎ
웃는 그녀 2011.12.16 11:51  
37은 중년 아닙니다... 30대까지는 청년입니다..
외모도 청년이라 해도 아무도 태클걸지 않을것같구요
여튼 여행기 잘보고 있습니다...
하늘빛나그네 2011.12.16 12:55  
아! 그런가요. ㅎㅎ 예전에 어쩌다가 한번 썼더니 이상하게 버려지지 않습니다. 거기에, 나중에 바간에서 들었던 멋있다는 말이 계속 마음에 남는걸 보니 좋은시절 다 갔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사실... 미중년이라고 써놨지만 아직 젊다고 우기고 삽니다. 아직 장가도 안갔는걸요! ㅎㅎ
meiyu 2012.01.25 15:04  
장가 안 갔으면 아직 '애'입니다.
가보면 왜 그런 소리들을 하는지 이해 하게된답니다.ㅎㅎㅎ
깜따이 2011.12.16 19:29  
40대도 요즘은 청년입니다. 근대 운동하고 관리(음식) 잘 하면 50대부터 중년이 될수 있습니다. 40대 후반 즉 45세 부터는 공식적으로 누구든 중년으로 보지만요 ~
하늘빛나그네 2011.12.16 20:14  
ㅎㅎ 넵. 이거... 이제 제목바꾸기도 늦었고....
zoo 2011.12.27 21:25  
식사값 완전 바가지를 씌웠네요.ㅠ.ㅠ  착한분께 이렇게 바가지를 씌우다니... 밥 얻어먹은 가족도 황당하지만!
식당주인도 좀 많이 이상합니다.ㅠ.ㅠ 좀  허탈하고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미얀마 택시는 미터 택시가 인가요?
하늘빛나그네 2011.12.27 23:22  
^^; 뭐 첫날이라 좋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돈도 두둑했거든요. 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11000밧이면 저동네 사람들에겐 2~3일간 먹고 살 수 있는 돈이더라구요.

그리고.. 미얀마 택시는 미터기따위는 없습니다. ㅎㅎㅎㅎㅎ
시골길 2011.12.31 14:26  
아...그래서 저는 밥은 꼭 제대로 된 실내에서 먹었습니다..^^
저두 첫날은 길찾기에서 삽질을..
지도상엔 뻔한 길이던데, 같은곳을 빙빙돌기도 하고요..ㅎㅎ
하늘빛나그네 2011.12.31 14:55  
저만 헤멘게 아니었군요. ^^; 저만 길치인줄 알고 속상했는데 다행입니다. ㅎㅎ 다행이라고 생각해도 되는것 맛지요?
나그네삶 2012.01.03 15:39  
나그네님! 방콕 공항의 철제 의자의 차가움 저도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그대의 나이는 그 차가운 의자도 녹일 나이입니다.
하늘빛나그네 2012.01.03 16:26  
ㅎㅎ 그런가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2층의 쿠션있는 곳에서 쉬려구요.
돌쇠 2012.01.17 08:50  
한국 여행객은 뭉치면 오만하고 흩어지면 겸손해진다? 사실이 아니겠지요.
바나나마토 2012.01.27 18:45  
11000짯이면.. 바간 숙소에서 허드렛일 하시는 아주머니 한 달 월급 아닌가요? 환율이랑 좀 헷갈리긴 하지만, 10달라가 그 분 월급이라고 그랬었거든요... ㅠ
동암 2012.02.21 21:01  
맛사지 받은곳이 아마도 엑셀 트레져 호텔 6층으로 짐작이 됩니다.
이호텔의 3층에 맛사지 샾이 하나 더 있는데 이곳은 발 맛사지+얼굴 맛사지 가 8,500짯 하는데
소요시간은 80분정도 아주 받을 만 합니다.
해외자유여행 2016.11.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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