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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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9편

도니 1 2754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9편
 [ 게릴라 출몰지역을 지나가다..군발이와 함께 하는 미얀마 기차여행 2 ]


느릿느릿..굼뱅이 땐스...

미얀마 기차가 운행하는 것을 보면 진짜 굼뱅이가 땐스 추는것같다
시속 30킬로도 체 못내는 정말 조금만 빠르게 걸어도 지나가는 기차를 탈 수 있을 정도이다. 미얀마 각지에서 수많은 기차를 타 보았지만 양곤과 만들레 사이를 운행하는 특급열차 이외에 시속 30키로 이상 운행하는 기차는 못 보았다.

또한 미얀마에서 기차를 타는 것은 엄청난 인내와 참을성을 요구한다

일단...냉방시설이 전혀 되어있질 않아 찜통 그 자체이다. 거기에다 미얀마 기차는 언제나 승객들로 드글드글 하다. 4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 달구어진 깡통안에 사람까지 바글바글대니 진짜 오리지날 싸우나가 울고 갈 정도로 기차 안은 찜통 그 자체이다.

그나마 오늘 내가 탄 예Ye-더웨이 Daway행 기차는 괜찮은 편이다.
왜냐하면 내가 앉은 자리 주변에는 미얀마 일반인들이 얼씬하질 못하기 때문이다.
군인들이 삥 둘러싸 “인의장막”을 치고 또 원래 5-6명이 너끈히 앉을 수 있는 자리에 나와 그리고 나를 가운데 두고 미얀마 군인 2명이 앉아 있으니 당근 편안한 기차여행이 될 수밖에..^^

- 이 미얀마 군인은 창밖을 보고 무엇을 생각할까? - 사진은 첨부화일로..

창밖으로 미얀마에서 보기 드문 산들이 보이고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풍경들이 지나간다. 워낙 이곳을 여행하는 것이 힘들었던 탓에 처음 가보는 땅을 여행한다는 아까의 예Ye 역에서의 흥분은 막상 무사히(?) 출발을 하고 나니 그 긴장감이 “탁” 무장해제되어 버렸다.

긴장감이 풀어지니 어김없이 찾아오는 생리적인 욕구.....배고프다....

뭐..먹을 것 없나 아무리 둘러보아도 무심히 앉아있거나 창밖을 바라보는 미얀마 보통 사람들과 군인들만 보일 뿐...먹을거이가 안 보인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군발이 한테 여기는 “홍익회” 같은 차내 서비스가 없냐고 물었더니 별..그지 같은 넘 다있네 하는 표정이다...으이구 내가 미얀마에서 차내 서비스를 찾다니 배가 어지간히 고프긴 고팟나 보다...

약 2시간동안 달린 기차가 잠시 멈추었다.

여긴 어디야...? 역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마을도 아닌 것이  그냥 덩그러니 얼기설기 야자나무로 만든 집 한 채만 있는 이상한곳에 기차가 멈추어 섰다.
갑자기 우르르 군인들이 올라탄다.

모야...?

창밖을 내다보니 카키색 군복을 걸치고 완전무장한 군인들만 득실대고 민간인은 별로 없어보인다...

그러다 내 눈을 사로 잡는거이 있었으니...흐흐...바나나 파는 아이......

매가 병아리를 낚아채듯 바나나 한 덩어리를 집어 들었다.그리고 얼마냐고 물으니 20짯이란다...음.. 그 당시 환율로 한 50원정도.....잽싸게 바나나를 벗겨서 입에 쳐 넣었다....아니 꾸겨넣었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맞을 듯...정말 배가 고팟다..

순식간에 바나나 한 덩어리를 먹고나니 옆에 있던 군발이가 불쌍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의 눈과 내 눈이 마주치자 난 그냥 “씨익”하고 웃어 주고 말았다...

쪽 팔릴때는 팔리더라도 난 배고픈건 못참으니깐...

여러분덜도 아다시피 제가 건물용적이 좀 크걸랑요..건물 유지할려면 잘 먹어야 되질 않겠습니까?

여물을 좀 먹었더니 그나마 여유가 좀 생긴다.
나가서 좀 둘러 볼려고 문밖으로 나섰는데 군인 두 명이 바로 따라 나섰다...

캬캬..보디가드 괜찮네....

기차 안에 화장실이 없는 관계로 소변을 씨원하게 한판 때릴려고 숲 쪽으로 가는데 이 군발이 2명이 계속 따라온다. 아..짜슥들....야 나 오줌 누고 금방올께....했더니 그래도 쌩까고 계속 따라온다..

할 수 없이 무장군인의 보호를 받으며 쉬를 했다.
배도 부르고 쉬도 했고......

경호원(?) 2명과 함께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말쑥한 군복을 입은 장교한명이 다가오더니 능숙한 영어로 한국사람이냐고 물어본다..

오잉? 어케 알았지...?..

예Ye의 보안사령부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여기서부터 더웨이 부근까지는 게릴라들이 자주 출몰하는 위험지역이고 또 며칠 전에도 열차가 총격을 받은 일이 있다고 이 역을 출발하고 한 2시간정도는 군인들 옆에 꼭 붙어 있으라고 단단히 주의를 준다...

뭐...그렇게 합지요.....

건성으로 대답하니 이 장교는 정말 이라면서 계속 게릴라가 어쩌니 저쩌니 몇 명이 죽었니...전투가 계속 있었다느니 계속 나에게 말을 건다...

그래서,.,,어쩌라구,,,?...

내가 별로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이자 김이 빠지는지 나한테 “너 총소리 들어봤냐”고 묻는다...

총소리...엄청 들었지 소리만 들은 것이 아니라 총 지겹게 쏴 보았다 라고 대답했더니..갑자기 얼굴이 밝아진다....너 군인이야? 하고 묻는다..그래서 그게 아니라 한국 남자는 모두다 군대를 갔다온다..나도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이니 당근 갔다왔다....라고 말했더니..반갑다며 악수를 청한다.
그러면서 실제 전투를 해 보았냐고 묻는다...

음.... 실전....이라고라고?

그래 실전에 투입된 적이 있었다..라고 대답하니 어쩐지 겁대가리가 하나도 없다고 껄껄 웃는다.

실전.....

그래 나 실전을 경험했지..군대서가 아니라 강릉에 살 때 현역군인이 아닌 예비군으로..
강릉 북한 잠수함 좌초사건 땜시 오대산으로 매복 들어간 적이 있었지....
매복지에서 새벽2시쯤에 총소리에 놀라 대가리박고 M16을 꽉 잡고 기도했지...

제발 공비들이 이리 오지 않게 해주삼..... ㅠㅠ

그때부터 줄기차게 또는 간헐적으로 총소리가 산발했고...
정말 동 틀 때까지 긴장 때문에 머리가 텅빈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는데..

그 장교와 헤어진 후 기차에 오르니 조금은 긴장되었다.
갑자기 “퉁” 하는 소리와 함께 앞쪽에서부터의 진동이 느껴졌다.

모지?

머리를 창문으로 내밀어 앞쪽을 보니  샌드백으로 엄폐된 시커먼 LMG기관총 비스무리한 것을 거치하고 군인들이 1개 소대 병력정도가 탄 기차칸 1량을 우리 기차에 연결시키고 있었다.

헉...이거 장난 아닌데.....

게다가 기차가 출발하자 약 20분후 호각소리가 들리며 군인들이 경계의 눈빛을 번득이며 창문 쪽에 개인화기를 거치시키고 창밖을 노려보고 있었다...

두근두근.....불안하다....

팽팽한 긴장감속에 나는 잊고 싶었던 강릉에서 경험한 대간첩작전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29편으로 계속

도니의 미얀마 정보 프리챌 커뮤니티 "미야비즈"
http://home.freechal.com/myabiz

1 Comments
카리스타 2005.11.06 23:21  
  이제는 거의 포기 하다시피 했던 이 여행기,  그런데  잊어버리고 있던 무언가를 다시 찾은 느낌...  그리고  이번에는 끝을 맺어 주시려나? 하는 의문....

도니님아...
남자는 맺고 끝는것이 중요하다고 누가 그러대요^^
이번에는 함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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