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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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6편

도니 0 2771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6편
                                    [ 남부로 가는 험난한 여정 ]


간다..그래도 간다 -3-


웅성웅성... 
그렇게 십 여분이 흘렀다.
군인들이 내 몸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말로만 계속 일어날 것을 종용했다.
나는 허가해 줄때까지 못 일어난다며 계속 삐댔다.

나를 한참 내려보던 한명의 미얀마 젊은장교가 나에게 다가와서
너 때문에 이 버스 출발 못 한다..네가 계속 이렇게 누워서 버팅기면
여기에 있는 승객들 모두다 이곳에서 너와 함께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상부의 명령이니 어쩔수가 없다.
계속 네가 이렇게 있으도 좋다..그리고 너로인해 다른 사람들이 목적지 못가도 좋다..
그러나 나는 외국인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헉.....

맨 마지막말이 폐부를 찌른다.
음..이 놈은 좀 단수가 높군....내가 졌다...
더 이상 게길 명분이 없었다.
나 하나 때문에 이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나 생각하니
죄책감이 밀려온다.

아~쓰바...~쪽 팔리지만 일어나자..
아니 더 이상 이보다 더 큰 쪽을 팔것도 없었다.

일어났다.
그래 일단 1보 후퇴하자..

내가 일어나서 배낭을 챙기자 버스가 바로 출발했다.
나를 버리고 가는 버스 뒤꽁무니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자니
군용 찝차 한대가 내앞에 섰다.
그 젊은 장교와 사복을 입은 스포츠 머리 2명이 올라 타라고 손짖한다.
Jeep에 올랐다.
미얀마 사람들이 묵는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할때까지 그 젊은 장교는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물어왔다.
하지만 난 그 질문에 대답할 기분이 아니었다.

허름한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군인들이 데리고 온 나를 보자 게스트 하우스 주인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눈만 멀뚱멀뚱.....
사복군인이 나를 가르키며 외국인이고 오늘 하루 이곳에서 자고 내일 아침
일찍 양곤으로 갈 것이라며 좋은 방 하나 내주라고 한다.
주인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나를 방으로 안내했다.

좋은 방이라며 안내한 방은 에어컨도 없이 지저분했지만 그런거를 생각하기에는 내 몸과 마음은 허탈감에 깊이 빠져 있었다.

내가 방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군인들이 돌아갔다.
숙박비가 얼마냐고 주인에게 물으니 군인들이 이미 계산했다고 말했다.
꽁짜로 숙박을 다 해보는군....쩝

지저분한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에서 멈춘다는 것은 내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다.

뭔 방법이 없을까?..

한참을 생각해 봐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데굴데굴...내 돌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온방안을 헤메고 다닌다..
그때 갑자기 노크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아까 그 사복 군인이였다.
왜 왔냐고 물으니 종이쪽지를 하나 내민다.
자세히 보니 내일아침 6시 출발 양곤행 버스표였다.
나에게 표를 건네준 그 사복군인은 자기가 내일 아침 5시30분까지 이곳으로
데릴러 올 거니까 내일 아침에 보자며 방을 나갔다.

음...징한 넘들......

더러운 똥 치우듯이 나를 후딱 치워 버릴려고 지들 돈으로 숙박비에 버스표까지 끊어다 주는군..

-계속-

ntopi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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