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10. 모알보알 앞바다 거북이보기 & 스노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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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10. 모알보알 앞바다 거북이보기 & 스노클링

고구마 4 837

 

카와산 폭포와 화이트해변을 가볍게 둘러봤으니 여기서 주요 할 거리 중에는 스노클링이 남았어요. 

우리는 다음날 오전에 할 스노클링을 신청하려고 저녁시간에 골목길로 살살 걸어 나가 봤는데요, 이곳은 생각만큼 그렇게 호객을 하질 않네요. 

알로나 해변은 정말로 여기저기서 대단했고... 화이트 해변에서도 그 잠깐 있는 동안 호객꾼들이 엄청 말을 붙이던데, 파낙사마 사람들은 우리가 갔을 때 단체로 무력증에라도 걸린건지... 말을 좀 걸어줬으면 할 때는 이렇게나 조용하다니 말이죠. 물론 식당이나 노천 맛사지점을 지나갈 때 잠깐 부르긴 하지만요. 

여행도 막바지에 이르고 생각했던 것보다 필리핀 상황이 훨씬 가난해보이기도 했고, 뭐 이런저런게 피로감이 겹쳐져서 업소에서 처음 부르는 가격에 별 흥정 없이 하게 되었어요. 내일 오전 9시에 가게 앞으로 오기로 하고 선금을 약간 걸고 말이죠. 

우리가 컨택 한 곳은 구멍가게였어요. -_-;;

골목을 걷다가 좀 번듯해 보이는 투어샵이 있던데, 거긴 좀 비쌀거 같아서 잠시 망설이며 옆으로 봤더니 바로 옆 구멍가게 앞에 스노클링투어 광고판이 있지 않겠어요. 

우리 2명이서만 작은 배 이용하고 오리발은 제외하고 다 포함. 그리고 포인트 세 곳 들르고 시간은 3시간 정도에 1,200페소 부릅니다. 오리발은 개별적으로 빌릴 수 있는데 150페소나 하네요. -_-;; 바다에서 돌아다니려면 오리발은 필수니까 이거까지 2명이 빌려서 총 비용은 1,500페소가 되었어요. 

 

다음날 약속시간인 9시에 가게로 갔더니 그 집에는 오리발이 몇 개 없더라고요. 주인 아줌마 따라 다른 가게로 가서 발에 맞는 오리발을 골라 들고 가이드 역할을 할 청년을 따라 배로 갑니다. 가게 앞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니 정말 작은 미니 방카가 기다리고 있네요. 뱃사공 + 가이드 + 우리 둘 이렇게 4명이서 페스카도르 섬으로 출바알~

하는데 날씨가 안 좋아요. 이게 뭐야!!! 

9월부터 우기라는 정보가 무색 할 만큼 계속 맑은 하늘이었는데 스노클링 투어 나가는 날 이러다니... 으흠... 미리 예약하지 말고 아침에 날씨 보고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좀 하다보니 벌써 페스카도르 바위섬에 도착하게 됩니다.

스페인어로 ‘어부’라는 뜻을 가졌다는 이 ‘페스카도르’섬. 딱 보니까 낚시꾼들이 좋아할 것 같은 갯바위섬이에요. 섬 주변에 산호초가 있어 수심이 굉장히 얕았어요. 그래서 입수할 때 혹시라도 산호에 닿을까봐 조마조마해가면서 비가 후둑후둑 떨어지는 와중에 풍덩~~

 

아... 기대이상의 산호밭과 물고기였습니다. 해가 있었으면 제 색깔을 훨씬 더 선명하게 자랑했을텐데 날씨가... 날씨가... -_-;; 

볕 좋은 날 오면 정말 몇 배로 아름답겠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빗방울 후두둑 떨어지는 바다 위에서 해보는 스노클링도 나름 색다른 경험이었네요. 

 

 

 

페스카도르 섬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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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 배처럼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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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없이 잔뜩 흐린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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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비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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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떠나 다음으로 갈 곳이 거북이 포인트라고 가이드가 일러주네요. 근데... 뱃머리가 정확히 우리가 출발한 파낙사마 해변 쪽을 향하고 있어요. 뭐지? 거북이 포인트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게 아닌거야...? 거북이 포인트는 파낙사마 해변의 남쪽 해안에서 대략 100미터 정도만 나오면 되는 곳이었어요. 날씨 때문에 좀 기가 죽은 상태의 우린 여기서 거북이를 보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입수~~ 했는데 이곳도 멋있는 산호밭이였어요. 근데 왜 거북이가 안 반겨주고 망할 해파리가 먼저 우릴 반기는 거야. 

이 포인트에서는 가이드도 같이 입수를 하게 되었는데요, 이 사람이 없었으면 거북이가 내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어도 제가 제대로 보는 게 불가능했을지도 몰라요. 

전 물속에서 제 앞가림하는데 급급해서 시선을 앞에 고정하고 핀질하는 것에만 집중하니까 말이에요. 

가이드 뒤를 착실히 따라간 요왕은 총 6마리 그중 2마리는 거대한 놈으로~ 좀 뒤쳐져서 간 저는 총 4마리 그중 1마리는 거대한 놈이고, 이 거대 거북이가 숨을 뱉기위해 수면으로 부드럽게 상승해서 바로 옆에서 물을 삑~ 뱉는 것도 봤습니다.

거북이 보려면 오리발은 필수로 빌려야겠더군요. 오리발이 없으면 거북이를 목격한다할지라도 금세 멀리 멀어져가는 거북이의 뒤꽁무니만 볼 수 밖에요. 아우 근데 오토바이 하루종일 빌려타는데도 250밖에 안하는데 이 발에도 잘 안 맞는 낡은 오리발 한번 빌리는데 150 이라니 이젠 작은 것 하나 사서 가지고 다니든지 해야지. 원...

 

거북이를 따라다니느라 정신없이 헤매고 있는 동안 해파리는 우리를 신나게 쏴 제낍니다. 모양도 가지가지. 촉수가 길게 뻗은 것, 그리고 그냥 투명한 우산모양, 그리고 원통 모양으로 서로 들러붙어서 길게 붙어서 다니는 것들까지, 아우 이건 좀 무섭네요. 

저는 팔에 동글동글한 반점이 생겼고 요왕은 마치 지렁이 같은 모양으로 피부가 부풀었어요. 거북아~ 그래도 우리 눈에 띄어줘서 고마워. 

수영복 말고 래시가드 입으면 해파리한테 덜 쏘이려나요. -_-;; 앞으로 장만할게 많구먼...

 

저같은 초보자는 이렇게 가이드가 여기봐라 저기봐라 안내를 해 주는 게 훨씬 좋긴 했어요. 

그가 바닷 속에서 그렇게 능숙하게 거북이를 캐치하지 못했다면 잘 볼 수 없었을 거에요. 

하지만 각자의 능력이나 경제적인 사정에 따라서는 이 거북이포인트 정도는 혼자서도 자력으로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근데 파낙사마에서 걸어서는 힘들거 같고 뭔가 오토바이 정도는 몰아야 할 듯 해 보였어요. 나중에 구글지도를 보니 터틀베이라고 딱 있네요. 그리고 오전 중에 바로 그 위치에 스쿠버배가 정박해있기도 하니까 눈치로 대충 파악 할 수도 있고요. 

 

 

이놈의 해파리들!

근데... 쏘일때는 아팠는데 사진으로 보니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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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왕은 저 촉수 긴 놈에게 팔뚝을 길게 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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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포인트도  바닷속은 기본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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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를 발견한 가이드, 우리에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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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에 기가 죽고 해파리에 쏘여서 급하게 방전되어가는 우리는 이제 정어리 포인트로 가는데요... 정말 한 치도 틀리지 않은 우리가 아침에 배를 출발한 바로 그 지점이에요. 

이곳은 구글맵 위성버전으로 보면 Cabana Beach Club Resort 앞 바다 쪽으로 팔각정 비슷한 게 쭈욱 나와 있는게 보이는데 바로 그 지점이구만요.

저는 구명조끼를 껴입고 입수한지라 그 멋있는 정어리떼 광경... 마치 바빌론의 탑처럼 거대한 장막을 이루는 그 검은 실루엣을 그저 수면 위에서 둥둥 떠서 볼 수 밖에 없었는데, 요왕은 스킨다이빙을 조금 할 줄 알아서 그 정어리 떼 장벽 속으로 후루룩 파고 들어갔거든요.  정어리떼 장막이 반으로 분리되면서 양옆으로 일순간 팍~ 하고 갈라지는데 좀 과장되게 말하면 바닷 속에서 홍해가 열리는거 같아요. 멋있었습니다. 

팔각정을 이용하려면 몇 백 루피 내야 하던데 그 아래 모래사장에서 출발해도 충분히 헤엄쳐서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정어리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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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예약을 할 때는 스노클링 시간이 3시간 정도라길래 우리가 시간을 좀 오버하면 어쩌지 생각했는데 2시간도 채 안되어서 이미 기력이 다하려고 합니다 -_-;; 

배에 올라타자 우리의 작은 쪽배는 바로 십미터 정도 이동해서 아침에 우리가 배를 탄 그 곳에 우리를 떨궈놨어요.

오전에 야속하게 비를 떨구던 회색하늘은 우리가 땅에 발을 딛은 낮시간이 되자 환하게 밝았네요. 페스카도르 섬은 왜 해맑게 더 반짝반짝해보이는거야. -_-;;

뭐 다음에 또 올 일이 있겠죠. 그때는 해파리가 좀 없으면 좋을텐데...

 

오전 스노클링 투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우리 숙소 바닷가에 앉아 바로 앞 페스카도르 섬과 저 멀리 네그로스 섬을 눈 안에 한껏 담아놓습니다. 

 

세 군데 포인트 모두 산호가 정원처럼 펼쳐져 있고 바로 연안인걸 생각하면 정말 기특하게도 큰 손상 없이 잘 자라주고 있었어요. 지금도 이렇게 이쁜데 예전에 사람들 손을 타기전에는 얼마나 더 아름다웠을까, 그 시절의 모알보알은 어떤 곳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살짝 일었어요. 

그 시절에는 여행자들은 정말 예쁜 추억을 담고 갔겠죠. 

 

 

 

(계속)

 

 

 

 

4 Comments
알뜰공주 2017.09.24 13:28  
거북이도 보고 TV에서나 보던 정어리떼를 가르고 헤엄치다니 정말 멋져요.
고구마님 덕분에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 잘 보았어요.^^
실제로 보신 요왕님과 고구마님이 부럽습니다.
적도 2017.09.26 18:07  
해파리에 쏘이면 심하면 기절까지 하던데요
나중엔 살이 까맣게 변하구요. 많이 아프시진 않았나봐요.
저는 후아힌에서 메기깥이 생긴놈에게 쏘여서 방콕병원 응급실에서 진통제 맞고도 진통제 먹고 또먹고
14시간이 지나니까 좀 가라 앉더군요.정말 아파서 앞으론 바닷물속에 들어 갈일 없을 것 같아요.
필리핀 2017.09.27 08:23  
오우~ 해파리...
에일리언 같아욤! ㅎㅎ
깽모군쓰 2019.12.12 01:45  
우왓 개북이 보고 오셨군요
저도 개북이 보는맛에 다시또 가고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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