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배낭 개별여행기 1 - Ah-jae Tour In Bhutan&Bangk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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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배낭 개별여행기 1 - Ah-jae Tour In Bhutan&Bangkok

나구 0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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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jae Tour In Bhutan&Bangkok

 

감각있는 아재투어부탄&방콕

 

멋있지 않나? 아저씨들만의 여행을 마치 고품격 여행으로 승화시키고 말겠다는 의지가 강렬한 네이밍.

그렇다. 이번 포스팅은 가기전부터 말도 많고 기대도 많고, 여행기를 꼭 올려달라는 독자들의 요구가 빗발치던 은둔의 국가, 행복의 국가 부탄 여행기이다.

어쩌다보니 매년 가게되버린 아재들만의 여행, 아재투어 시즌 2가 되어 버린, 안성의 40-50대 아재들만의 건전하고 흥미진진한 여행기 되시겠다. 

 

지난 해 떠났던 감각있는 아재들의 차마고도 리장의 여행기는 여기로...

http://blog.daum.net/roadnowtaken/7866170

 

이번 부탄여행은 특별하긴 했다. 가기전부터 준비가 어마무시했더랬다.

부탄이라는 나라를 알고는 있었지만, 내 생애 갈 수 있을까 했던 가기 힘들고 여행하기 비싼 나라였지만...

결국 다녀왔다. 그리고...

만족한다.

 

부탄여행을 준비하며 보다 많은 여행객들에게, 정확히는 개별로 떠나고자 하는 배낭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올렸던 내용은 여기로...

http://blog.daum.net/roadnowtaken/7866169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

다녀온지 한달여가 되어가는 부탄으로의 여행을...아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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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행은 의무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개똥철학으로 다니는 나님은,

그래서 여행의 시작은 인천공항에서의 음주로부터 시작한다.

그게 저녁 5시가 되었든 아침 7시가 되었든 아무 부담없이 맥주한잔, 와인 한 글라스, 소주 한 컵으로 자축하는 것.

이번에는 안성의 아재 6명이 뭉쳤다.

그래도 나름 '사는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생각하는 대로 살려 노력하는' 아재들이다.

어차피 Mr bin의 아재투어에 동참했으니 초상권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 하고...

 

나이순으로 등장인물을 소개하면...

- 강원장 : 50대 중후반, 특이하게 20년동안 서울에서 안성으로 출퇴근하는 안성의료생협 원장

- 와석 : 50대 초중반. 역시 특이하게 여행 떠나기 전 사표를 내던지고 인생을 즐기려 발버둥치는 현직 백수

- 장원장 : 역시 50대 초중반. 와석과 1년차이지만 꾸준히 형이라 부르는, 자칭타칭 안성에서 유력한 정신과원장

- 하사장 : 50대 초반. 젊을때 즐겼던 등반을 잊지 못해 지금도 산악등반 및 비박을 즐기는 중대장역할의 중견업체 사장.(지난 리장에서 강등당해 현재는 소대장)

- 홍부장 : 50대 초반. 평상시 조용하고 점잖지만 알콜섭취가 많아지면 목소리와 질문과 말이 많아지는 한 직장 20년차 현직부장.

- MR bin : 40대 중반. 찬란하고 위대하신 여행경력을 갖고 있는 아재투어 기획자 겸 현직 병원직원식당 주방장, 글구 얼떨결에 시민단체 대표가 되어버린 털보. 이번 여행의 가이드, 통역, 집사. 

이상 전체나이 309살, 평균나이 51.5살인 6명의 아재들이 인천공항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소주잔과 함께...

(위 사진에서 누가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맞히시는 분께 소정의 상품을...댓글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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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링크된 부탄여행 준비 블로깅에 써놨지만, 난 관대한 블로거이므로, 간략히 여행을 소개하자면...

현지 여행사 컨택해서 국내여행사껴서 가는 여행보다 30%이상 저렴하게 예약했고,

5개월전에 예약한 이유로 무려 타이국적 항공기(절대 에어 아시아 아니다) 타이에어를 예약해 기내식 다 받아 먹으며(심지어 베지테리안 등 특별식을 주문하기도 하고) 수완나품으로 갔다.

수완나품에서는 새벽 1시정도에 떨어져 4시에 오픈하는 부탄에어를 기다리며 위 사진처럼 지하1층의 푸드코트 아닌 푸드코트에서 밥과 생수를 빙자한 음주를 하기도 했다.(다시 말하지만 감각있고 생각있는 아재들이라 절대 민폐끼치지 않고 상식에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았음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부탄여행에 대한 팁 하나.

원체 부탄여행이 드물다 보니 온갖 정보가 뒤죽박죽 난리가 아니다.

그 중에서 인천에서 부탄까지 수화물 연계가 되느니 안되느니 말이 많았는데, 따끈한 정보를 알려드리겠다.

인천에서 부탄에어는 연계가 안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안되는 경우가 더 많다. 나 역시 법사네(아시아나)와 타이에어 등에 미리 문의하고 체크인시 또 문의한 결과 수완나품에서 4시경 출발하는 드룩에어는 수화물 연결이 되는 것으로 사료된다. 6시경 출발하는 부탄에어는 부탄민영항공사 혹은 몇년 안된 신생항공사 혹은 연결시간이 길어서 등의 문제로 방콕에서 짐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 하나가 발생한다.

문제는 우리가 부탄서 아웃할 때는 수화물을 인천에서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침 10시 30분경 파로공항을 이륙하는 부탄에어 체크인 카운터에서는 혼자 인천으로 들어가는 홍부장의 짐을 인천으로 다이렉트로 쏴 준 것이다. 부려 7시간의 대기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연결시켜 준 것으로 볼때...

내 생각으로는 부탄에어의 한국시스템 부재가 문제로 보인다.

결론은 드룩에어는 인천-파로까지 수화물 연결이 되지만 부탄에어는 복불복이 아닐까 한다는...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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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재들 수완나품에서 뱅기 기다리며 알콜 섭취를 과하게 하신 듯 하다.

특히 와석은 부탄-방콕 투어 후 인도-타이 여행까지 더하느라 타이항공 티켓 찢고 LCC로 바꿔타느라 수완나품에서 우리를 1시간여 기다려야 했는데... 얼큰하게? 아니 심하게 취했다. 위 사진 찍은 기억이 없다.

하긴...출국심사 받을때 저러다 쫓겨나는거 아냐? 싶을 정도로 헤롱거리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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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분이 사진 찍을 때 나는 바로 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찬란하고 위대한 여행자답게 무려 PP카드를 소지한 나로서는 다만 30분이라도 라운지를 즐겨줘야 한다는 신념으로 다 팽게치고 어느 라운지를 찾아가야 하는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하고 있었더랬다.

 

나 : 형님들. 여기서 저기로 해서 쭉 가면 게이트 나오니까 거기서 기둘리세요. 딴데 새면 안되고, 담배는 꼭 흡연실에서만 피세요.

형들 : 넌 어디 가려고?

나 : 샤워 좀 하고 와인 한잔하고... (퍽)

 

그랬다.

1시간도 남아있지 않은 보딩시간동안 라운지서 와인에 샌드위치에 샤워까지 해버리는 초인적인 스피드를 자랑했었다. 더불어 형들을 위한 안주류까지 싸오는 투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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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이 부탄에어 기내 되시겠다.

부탄에어에서 AVOD(Audio Video on Demand), 즉 기내영상 등은 기대하지 말자.

워낙 파로공항이 작고 길이가 짧은 공항이라 기체도 A320이하 시리즈밖에 착륙할 수 없다.

물론 보잉 737기종도 가능하겠지만 파로공항에서 보이는 기체들은 A319, 320 정도 였다.

3:3 배열의, 국내 감귤에어(제주항공)를 위시한 저가항공의 주종이기도 한 기종인데 안전성은 문제없다.

다만 안전관련 안내를 직접 시연하여야 하는 승무원들의 불편함은 있지 싶다.

부탄 전통의상인 키라를 입고 서비스를 하는 부탄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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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행하는 모든 투어의 장점 중 하나가 위 사진처럼 언제나 비상구석을 제공하는 것이다.

3시간 이상 뱅기여행에서 좁디좁은 이코노미석을 벗어나 뒤로 젖혀지기까지는 비상구석의 편안함은 누려본 사람만 안다.

6석의 비상구석 중 5석을 겟한 가이드의 놀라운 능력이란...홍홍홍

참고로 인천-방콕의 타이, 방콕-파로 부탄에어, 왕복 모두 비상구석을 이용하게 하는 마법을 부리기도 했다.

물론 지난 해 차마고도 호도협 투어에서는 인천-리장까지 30만원대로 뱅기를 끊지 않나, 비상구석도 모자라 올 때는 5명 모두 3자리씩 차지하며 누워오지 않나. 

빈앤영 투어여..영원할지어다...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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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었다.

부탄갈 때 왼쪽편에 앉아야 히말라야를 볼 수 있다고...보려고 보려고 노력했지만...사진과 같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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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가기 10일전 오리엔테이션(그렇다. 빈앤영투어에서는 투어객을 위해 무려 O.T도 진행한다. 이 얼마나 전문적인 여행사인가...)에서 처음 보여준 영상이 파로공항 착륙과정이었다.

나름 중소형 에어버스 320 여객기가 협곡을 요리조리 비틀거며 날다 착륙하는 영상은 우리에게 알싸한 긴장을 주기도 했다.

"저거 타다가 죽을 수도 있는거야?"

"그럴수 있죠. 그러면 더 좋지 않나요? 고통없이 가는 거자나"

"그렇긴 한데, 하필 같이 죽는게 마누라가 아니라 아재들이어야 하냐고...?"

요런 얘기를 나던 때가 어제인듯 한데, 어느새 뱅기는 사뿐히 공항에 내려 앉았다.

부탄에 도착한 여행객 누구나 그러듯이 우리 역시 첫 발을 디딘 공항에서 뱅기와 첫 샷을 찍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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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분 사진찍고 100여명의 입국대기자와 함께 들어오는 중... 어느틈에 뭔가 하나 터졌다...사건이!

우리 장원장형 당당하게 세관신고서에 담배 있다고 체크하시고, 역시 당당하게 세관에서 세금크리 맞고 계신중이다.

"어쩌다, 왜 그러셨어요...ㅡ.ㅡ"

"아니 인터넷에서 누가 그러더라고, 자긴 세관신고에 담배 한갑 적었는데 암말도 없이 통과했다고...나도 걍 통과하는줄 알았지, 누가 담배 한갑도 안되는 것 땜에 이리 잡힐 줄 알았냐"

그랬다. 알다시피 부탄은 국가적으로 흡연이 금지된 나라이다. (음주는 과하게 허용된 나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무리 외국여행자라도 담배 반입은 원칙적으로 안된다.

다만 그래도 필 사람은 신고하고 세금내고 반입하던가, 아니면 와석처럼 암말 안하고 몰래 통과하면 되는 것이다.

근데 장원장형은 당당하게 세관신고서에 담배 있다고 표시한거고, 그것을 본 세관원은 당당하게 세금내라고 데려간거다.

"야. 이넘의 나라 뭐 이러냐...담배 한갑이 아니라 16가치에 대해 세금을 매기네...재밌네"

덕분에 가이드 미스터 빈은 영어 통역하며 담배 한국원가를 2000원으로 낮추는 센스? 혹은 꼼수를 발휘하며 20여분 처리를 해야만 했다. 16개피에 대한 세금 증명서도 발급받고, 이미그레이션 안에 있는 환전소가서 타이 바트 바꿔 세금 내고...덕분에 첫번째 재밌는 사건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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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부탄 일정은 4박5일. 기본중의 기본이다.

파로-팀푸-푸나카-팀푸-파로 탁상곰파-팀푸 아웃 스케쥴.

공항서 세금 정산 중인 장원장과 나를 기다리며 서로 말 안통해서 뻘쭘하게 서있던 가이드 도지를 만나 인사하고 처음 찾아간 철제 다리. 강 건너 타초라캉(Tachog Lhakhang)으로 가는 철제다리로 기존의 다리는 위험해 옆에 새로 만든 다리이다.

부탄에서 만나는 롱다를 느끼며 파로추(paro chu. 여기서 chu는 강이란 뜻)를 바라보는 첫 인상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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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에서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휜색 목도리. 가이드가 도착하면 매어준다.

부탄 첫날 일정은 팀부 관광.

호텔 체크 인 후 시내에서 점식먹고 타시초 종(Tashichho Dzong), Memorial Chorten, 재래시장, 활쏘기장 등 방문이다.

원체 패키지식으로 정해진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기에 총총총 따라나기만 하면 되는 일정.

첫날이라고 나름 시내구간만 다니도록 편의를 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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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가 타시초 종. 수도 팀부에 있는 종이다.

종(Dzong)이란 부탄의 특이한 체제의 산물로 종교와 행정이 함께 하는 건물이다.

즉, 부탄 불교의 중심과 해당 지역 행정중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우리로치면 도청과 절 혹은 교회가 함께 생활하는 것이다.

특히 타시쵸 종은 건물이 남성미가 넘치는 웅장한 규모로 다음에 갈 푸나카종과 진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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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의 특징이기도 한 세상 팔자 좋은 개.

특히나 부탄은 개 뿐 아니라 소, 양 등의 동물이 길거리는 물론 도로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자기 갈길을 가거나 뻗어서 낮잠을 즐긴다.

부탄 운전자들은 이런 동물들을 만나면...알아서 비켜간다.

인도에서 소를 추앙하여 비켜가는 것하고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부탄에서는 일체의 살생이 금지 혹은 꺼려지고 있다.

심지어 육류를 먹기는 하지만 모든 육류는 인도에서 도살되어온 것을 판매한다.

즉 부탄에는 도살장 자체가 없다는 의미. 그만큼 살생에 대한 불필요함을 실천하며 산다.

"도지(가이드), 너희는 도로에 동물이 잇어도 기다리거나 피해가던데 왜그런거야?"

"우린 생명에 대한 경외시이 있어, 불교의 영향을 받은 거지만 일상에서도 살생은 하지 않아. 도로에 개나 소가 있으면 피해가면 되잖아. 어차피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도 아니어서 큰 문제없어"

음 ... 우문의 현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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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는 국립 역사무덤?이라고 해석해야 하나? 국립 묘지절이라고 해야 하나?

한가운데 있는 스투파(Stupa)가 핵심적인 곳이다.

팀부시내 중심에 있는 "부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종교적인 랜드 마크"이다.

우리는 오후시간에 방문했지만 저녁 시간 조명이 켜지명 또다른 볼거리가 된다고 한다.

수 많은 부탄사람들이 스투파를 시계방향으로 돌며 자신만의 소원을 기원하고 있다.

이 시계방향으로 도는게 중요한데, 부탄 절 등을 찾아가면 언제나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하며, 심지어 입구에서 바로 오른편에 계단이 있더라도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아서 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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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전 굴하지않는 의지와 끈기로 봉쇄된 티벳지역을 찾아갈 기회가 있었다.

당시에도 오체투지하는 티베탄들과 가느다란 지팡이에 의지해 성지를 찾아다니는 노인네들의 모습에 찡함을 느꼈는데, 부탄에도 그들만의 믿음과 행복의 기원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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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흔한 한국의 아재와 흔하다싶은 부탄의 할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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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돌고 돌던 일정의 어느 한 구석.

아마도 재래시장인 센테네리 파머스 마켓(Centenary Farmers Market)을 돌던 때 일거다.

 

"도지, 아무래도 안되겠어. 우리 일정 패스하고 호텔가서 쉬자"

"그래. 너희가 젊지도 않은데, 특히 올드맨(와석, 지못미ㅡ.ㅡ)이 너무 피곤해 보이네, 들어가서 쉬는게 낫겠어"

음...생각해보자.

위 대화가 나오게 된 배경을...

우린 어제 오후 안성을 떠났지. 그리고 9시 넘어 밤뱅기를 탔고, 6시간을 방콕까지 날아왔어. 기다리다 술 한잔 했고, 새벽 6시까지 비몽사몽하다 부탄까지 3시간 넘게 걸려 도착했지.

이런 우리가 제정신일리 만무하자나... 안그래?

오후 3시가 넘어가며 너나 할거 없이 졸린눈으로 아무말 못하고 끌려다니야 했던 아재들.

패키지투어의 힘든 과정을 견뎌야 했던 아재들이지만, 가이드 잘 만난 덕에(Mr bin 화이팅) 나머지 일정 전부 캔슬하고 호텔로 백했다.

호텔서 잠시 눈 붙이다 퉁퉁불은 얼굴로 호텔 뷔페식 저녁을 먹고 다시 펼쳐진 술자리...

이거 끊이지 않는 아재들의 밤문화 향연이 이어질지는 그때까지는 몰랐다.  

 

어쨋거나 시장서 산 튀밥은 고소했고, 치즈는 시큼했으며(인도여행때 먹었던 빠니르를 기대했었건만) 바나나등의 과일은 너무 많아서 남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것이 유기농으로만 지어진다니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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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정은 오후 5시 호텔 입실 후 7시까지 자고, 8시까지 저녁 먹은 후(부탄의 음식에 대해서는 따로 자세히 얘기해보자) 9시부터 12시까지 건전한 음주 대담의 시간이었다.

다행히 서로가 피곤한 관계로 일찍(?) 자서 담날 일정에 무리가 없었기도 하고...

 

둘째날은 푸나카로 이동하는 날.

가는 길에 3100미터의 도출라패스를 거쳐가는 날이다.

운만 좋으면, 아니 삼대가 덕을 쌓은 사람과 함께 간다면 저 멀리 히말라야 설산을 볼 수 있다는 도출라패스에 대해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우기시즌이라) 그래도 나름, 솔찍히, 쪼금은 볼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역시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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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구름이어야 했던 안개속에 파묻혀 도촐라패스 에 자리한 스투파.

Dochula pass혹은 Druk Wangyal Chortens이라고도 하며, 인도 정부에 반기를 든 반군들을 인도 정부의 부탁으로 소탕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부탄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위령탑이며 드록 왕걀 초르텐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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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아닌 안개같은 구름에 쌓인 채 차 한잔하다 산책한번 하다 '우리 중에 3대가 덕을 쌓은 사람은 없구나'하는 한탄을 한 후 '내 다음대에는 3대가 된다는 둥, 너 손자까지 가도 될까 말까 한다는 둥 아재개그만 연발하다 다시 길을 나선다.

근데 요 도출라패스가 나름 부탄의 고속도로인데 불구하고 넘 위험하다. 2차선아닌 1차선같은 2차선인데, 잊을만하면 산사태구간이 방치되어 있다.

한쪽으로는 낭떠러지임에도 가드는 커녕 갓길도 위태하고, 옆에는 언제 부너진지 알 수 없는 돌덩이들이 수북하다.

우기라서 그러한 산사태가 많았겠지만...조심해야 한다...

3대가 덕을 쌓은건 아니지만 3대가 악을 쌓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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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출라패스 통과 후 1시간 30여분 후 만난 푸나카종.

이때부터 날씨가 죽여줬다.

어제본 타시초 종이 남성적이라면 푸나카종은 여성적인 건물이다.

걍 봐도 느껴지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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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나 사원에서는 반바지, 민소매는 절대 입장 불가다.

또한, 모자도 벗어야 하는데, 유전적영향으로 속알머리가 없는 나로서는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어쩔건가...걍 벗었다.

종이나 곰파,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rayer wheel. 우리말로 마니차.

위 사진에서는 엄청 큰게 달렸다.

마니차의 특징 중 하나가 상부에 종과 막대를 하나 이어붙여 놓아 한바퀴 돌때마다 막대가 종을 울리게 한 것이다.

은은히 울리는 종소리가 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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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치열하게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젊은 가이드와 아재 가이드.

나름 대학교와 대학원 졸업하고 우리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아재들이지만 영어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

이는 우리 사회, 나아가 우리 교육의 문제가 아닐수 없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강조하고 요구한다.

절대 영어를 두려워 마라! 절대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절대 영어 못하면 무시당할거라 주눅들지 마라!

걍 나처럼 해라...

 

형들 중 하나 : "넌 영어 잘하냐?"

"저요? 음...유학파로서 못한다고는 생각 안하죠..."

"진짜?"

"설마요..."

"너 영어 들으면 다 이해가 되는데, 그걸 내가 하려면 힘들어. 신기하지?"

"아뇨. 그게 정상이에요. 전 알기 쉽게 말하는 노력을 했어요. 쉬운 단어로 내 뜻만 전하면 되자나요. 어차피 영어는 모국어도 아니고 쟤네는 한국어는 커녕 기억자도 몰라요. 쟤보다는 내가 더 나은 거죠"

 

고렇다...

내가 경험하고 느낀 영어 회화의 성공비결은 자신감이다.

어차피 영국이나 미국 등 모국어로 쓰는 애들 아니면 거기서 거기다.

갠히 쫄지 말자. 걍 못해도 부딪히자. 그러다 '어라, 내 영어가 통하네'하는 자신감이 붙고, 그렇게 영어가 늘게 된다.

 

어쩃든 우리의 통역 시스템은 이렇다.

가이드 도지가 영어로 설명을 하면 내가 듣고 있다가 적당한 곳에서 끊고서 통역해 주는 것이다.

완벽하게 통역했냐고? 에이 설마... 아마도 반정도 전달되었을 거라 빋는다. 진짜다. 어라 진짜라니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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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곳마다 전속 사진사가 있는 느낌이다.

마치 우리 부모세대가 제주도로 신행을 가서 택시를 대절해 다니면서 기사가 정해준 곳에서 관광한 후 정해준 장소에서 정해준 포즈로 사진 찍는 듯한 느낌 아닌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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