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8. 싼타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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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8. 싼타페

하로동선 0 1092

2015년 8월 7일(금). 산타페에서 아침을 맞았다. 해발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한 여름인데도 텐트 안에서는 추리닝을 입고 잤다.

KOA도 Santa Fe의 상징인 어도비(Adobe) 양식을 보여 준다. 어도비는 모래와 진흙에 물을 섞고 짚이나 섬유 등을 넣어 만든 천연 건축 재료이다. 이것을 햇볕에 말려서 만든 벽돌로 지은 집들은 산타페의 전역에서 볼 수 있다.

 

137-1) Santa Fe KOA-수정.jpg

화장실에는 물을 아껴 쓰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지역의 지난 30년간 연평균 강수량은 9.47인치(240.5mm)인데, 올해는 달마다 비가 1인치도 안 온다는 것이다. 근데... 그게 그거 아닌가?


137-2) Santa Fe KOA-수정.jpg

다른 안내문은 좀 재미있었다. 좋은 캠퍼가 되는 법에 대한 안내인데, 나무나 빨랫줄에 옷가지를 널지 말라고 한다. 나는 속옷만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137-3) Santa Fe KOA-수정.jpg

가장 먼저 여행자센터에 가서 지도를 구하며, 여행에 필요한 몇 가지 정보를 얻었다. 산타페에서는 대부분의 볼거리들이 걸어 다니며 볼 수 있는 거리 안에 밀집되어 있다. 여행자센터의 바로 옆에 있는 산 미구엘 성당(San Miguel Mission).


137-4) St. Miguel Cathedral-수정.jpg

겉보기에는 평범하지만, 1610년부터 1626년 사이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입구의 기념품점에서 1불의 입장료를 내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137-5) St. Miguel Cathedral-수정.jpg

이 성당은 현재도 영업중(?)이다. 그래서 들어가는 길에 신부님과 마주치기도 했다. 따라서 이렇게 구경을 할 게 아니라 여기서 미사를 드렸어야 했다. 이런 점이 참 아쉽다. 패키지 관광이 아닌데도 늘 시간에 쫓긴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보겠다고 아이들에게 초를 켜고 소원을 빌게 했다.


137-6) 자매-수정.jpg

뉴멕시코 주의 주청사로 갔다. 이곳의 매력은 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137-7) 주청사-수정.jpg

작품들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137-8) 주청사-수정.jpg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안내원에게 이곳에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도 있는지를 물었다. 나도 몰랐는데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는 미국의 대표적인 여류화가로 주요 작품들을 그릴 때 산타페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노년기에 여생을 이곳에서 보냈다고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주청사에 그녀의 작품은 단 한 점도 없었다. 정말 보고 싶으면 그녀를 기념하는 미술관에 가야하고, 그 경우 애들은 무료지만 어른은 12불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그만큼의 <열정>이 있느냐이다.

산타페를 여행하는 방법에는 무작정 걷는 것과 무료로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나는 3보 이상은 무조건 차를 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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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는 나의 가족을 캐니언 로드(Canyon Road)에 내려 주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공짜의 맛은 달콤하다. 산타페는 각종 유적지뿐만 아니라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캐니언 로드가 있다. 마치 서울의 인사동처럼 길가에는 갤러리와 공방들이 250여 개나 모여 있다.


137-10) Canyon Road-수정.jpg

보기에는 이렇지만 안에서 파는 물건들의 값은 상당히 비싸다. 보통 수십~수백 또는 수천만원을 오간다. 도대체 저런 물건은 누가 살까? 마트에서 고기사다가 그릴에 구워 맥주랑 곁들여 먹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나같은 사람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137-11) Canyon Road-수정.jpg

작품 중에는 이런 것도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자세히 보니 Project Tibet, Shangri-la라고 씌어 있다. 나는 저것이 낙산사에 있는 <해수관음상>인가 했다.


137-12) Canyon Road-Gallery-수정.jpg

다시 공짜버스를 타고 돌아와서 이번에는 좀 걸었다. 멀리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성 프란시스 성당(Saint Francis Cathedral).


137-13) St. Franscis Cathedral-수정.jpg

1869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5년간에 걸쳐 지은 로마네스크 복고 양식(Romanesque Revival style)의 건축물이다. 성전 앞에는 원주민으로는 최초로 성인으로 추대된 Kateri Tekakwitha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137-14) St. Franscis Cathedral-수정.jpg

그러나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이날 내부에서는 결혼식(혼례성사)이 열리는 바람에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미국의 결혼식에서는 예식이 시작되면 안에서 문을 잠그기 때문에 지각하면 심지어 하객도 못 들어간다.) 그래서 이렇게 밖에서 들여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137-15) St. Franscis Cathedral-수정.jpg

점심을 먹으러 산타페 프라자로 갔다. plaza라고 하면 특히 스페인 도시에서 광장 또는 시장을 의미하는데 겉에서 보면 이런 공원이다.


137-16) 프라자-수정.jpg

이곳에서도 토요일 오전에는 장이 선다. 평소에도 노점이 여러 군데 있어서 싸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파는 음식은 구운 감자, 구운 옥수수, 카르니타스(carnitas), 화이타(fajita) 등인데, 파이(pie)를 판다고 적혀 있길래 주문해 봤더니 이런 음식을 주었다. (정확한 명칭은 Frito Pie. 미국 사람들이 점심으로 많이 먹는다.)


137-17) Pie-수정.jpg

플라자의 맞은편에는 총독관저가 있다. 미국에 앞서서 이 땅을 유린한 스페인은 이곳을 식민지로 삼고 총독을 파견하여 원주민들을 지배했다. 관저는, 1610년에 지어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관공서 건물이며, 현재는 뉴멕시코 주 역사박물관이다.

입장료 9불(애들은 공짜)을 내고 안에 들어가 봐야 별로 볼 것은 없다. 대신 이곳의 포인트는 앞마당에 있다.


137-18) 총독관저-수정.jpg

보는 바와 같이 노점이 늘어선 이곳의 주인공은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나와서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팔고 있다는데,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이들은 native american이다. 이들을 indian이라 부르면 진짜 인도사람들은 뭐라고 부를 것인가?)


137-19) 총독관저-수정.jpg

그 외에 볼거리로는 US District 법원, 산타페 시청 등이 있었지만 다 그저 그런 느낌이고, 보려면 로레토 채플(Loretto Chapel)을 봐야 했다. 그러나 문제는 나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이 모두 지쳤다는 점이다.

 

사족

 

미국 여행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는 자동차의 번호판을 보는 것이다. 주가 50개나 되다 보니 자동차 번호판도 다양한데, 각 번호판은 각자 자기 주의 특성을 잘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뉴멕시코 주의 주기는 노랑과 빨강으로 특유의 문양을 그려 넣은 것인데, 이 모습을 자동차 번호판에서도 볼 수 있다.


137-20) 번호판-수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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