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드디어 샌프란시스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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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6.드디어 샌프란시스코로~~

고구마 6 1395

 

그날 밤 묵은 곳은 요세미티 빌리지에서 샌프란시스코 방향으로 꼬불꼬불한 커브길을 한 시간 넘게 달리면 비로소 나오는 숲속의 오두막이였다.

가는 도중에 이 길이 맞나? 혹시 안 나오면 어떻게하지?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인적이 없는 곳이었다. 일박에 90달러정도에 예약한 곳인데 우리는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비교적 쉽게 찾아갔지만, 내비 없이 그냥 지도만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찾아올 수 없는 위치라고 볼 수도 있다.

4월의 평일인지라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는데 주인장 아주머니는 좀 흥이 많은 사람인지 칵테일 잔을 들고는 흐느적거리는 몸짓으로 우리를 맞이해줬다. 나한테는 자꾸 허니~ 라든지 스윗하트라고 부른다. 뭐 나쁠 건 없는데 왠지 몸에 안 맞는 옷 입었을 때처럼, 빙구같이 어색하게 웃게 된다.

우리는 화장실이 달려있는 제일 좋은 방으로 안내되었는데 이곳 역시 여주인장이 살뜰히 가꾸는 집이라 그런지 모든 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산속산장이라 그런지 거실 벽에는 사슴의머리가 절단된 채로 전시되어졌는데 이것만 빼면 다 맘에 드는 곳이었다. 아무리 멋있게 보여도 죽은 동물의 대가리와 반질하게 빛나는 플라스틱 눈알을 보는 건 왠지 좀 서늘한 느낌이 든다.

그건 제외하고 이런 스타일의 가정집에 감도는 분위기가 굉장히 멋스러워서 요왕에게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는 냉동식품이랑 컵라면 데워서 먹고 잠이 들었다. 빨리 잠드는 거 말고는 여기서 할일도 없으니까...

 

근데 영화에서도 자주 본적이 있는데 미국 가정집에서는 침대에 쿠션을 아주 여러 개 세팅해 놓는 경향이 있다. 근데 이 많은 쿠션이 실제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는 모르겠다. 원래 잘때는 그냥 베게 하나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침대에 겹겹이 깔아놓은 쿠션은 잘 때가 되면 그냥 다른 곳에 옮기느라 귀찮기만 할뿐인데...? 미국식 데코레이션인가?

 

다음날 아침에 거실로 나와보니... 오오~ 필시 미국 우렁각시가 다녀간게야...

거실 테이블에는 토스트, 과일, 딸기, 우유, 오렌지쥬스와 커피 그 외에 각종 시리얼과 빵까지 너무 예쁘게 세팅이 딱 되어있었는데 우리 둘이 먹기에는 차고 넘칠 정도의 양이었다. 물론 계란이나 햄 같은 건 없지만 뭐 그런 것까진 바라지도 않았고....

이날의 아침은 꽤 기억에 남았는데, 단 하루뿐이긴 했지만 미쿡집에서 미쿡아줌마가 차려주는 밥상?을 받으니 왠지 기분이 샬랄라해지면서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고, 이 넓은 독채를 우리만 쓰니 잠시 착각이긴 하지만 내가 이 산장의 주인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차려놓은걸 먹고는 방에 들어가 짐을 챙겨 나오니 아주머니는 뒷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타이밍상 왠지 우리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이제 우리는 샌프란시스코로 간다. 샌프란시스코 이후의 일정은 퍼시픽하이웨이를 타고 점차 남하하면서 엘에이로 가는것이다.

금문교, 클램차우더, 태평양, 알카트래즈, 차이나타운 수많은 히스토리와 볼거리들이 응축된 이 멋진 도시로 가는 길에 콜터빌이라는 작고 예쁜 마을도 지나치게 되었다.

 

 

 요세미티 부근에서 묵은 숙소 레드 루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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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개척자들의 마을 콜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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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을 걷는데 앞에서 오던 아저씨가 꽃을 꺾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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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잘 풀릴 것만 같던 하루였건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는데 우리 차 전방 몇 백미터 앞에서 교통사고가 나 버린거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방향으로는 단 1미터도 움직이질 못하고 한참을 있다가 핸들을 돌려 다른 우회도로를 찾아 돌아돌아오느라 생각보다 이동시간이 많이 걸렸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우리 숙소는 사실 샌프란시스코 시내가 아닌 리치몬드라는 외곽동네인데, 버클리에서도 북쪽으로 좀 더 가야 나오는 곳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는 거의 25킬로미터정도 떨어진 조용한 주택단지내의 주방 딸린 스튜디오룸이었는데... 샌프란시스코시 안의 숙소가격이 좀 비싸서 이렇게 외곽으로 나오게 된 거다. 서울이고 미국이고 간에 돈 없으면 밖으로 밀리는구나... 사실 다리 통행세와 오고가는 시간에 휘발유 값을 생각해보면 그게 그거인거 같기도한데

그래도 주방이 있다는 게 특장점~

 

우리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중국계 식료품점을 서치해서 그곳으로 차를 몰고 가서 김치와 쌀을 사고, 이것도 모자라 월마트와 세이프웨이를 차례로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사왔다.

생전 처음해보는 냄비밥 하면서 다 태워먹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고슬고슬하니 잘되고....^^

우리나라에서 먹는 미국고기는 상당히 꺼려지는 이미지가 있는데 미국에서 먹는 미국고기는 그냥 맛있기만하다. 하긴 미국 고기 외에는 뭐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고 말이지...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서쪽 끝, 이른바 Land Ends에서 태평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칼바람도 맞아보고 금문교를 달리면서 “여기가 금 문 교 다!!” 하면서 차안에서 소리도 질러보고

쌀과 김치도 득템하고... 더 바랄게 없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첫날이었다.

금문교를 건널 때는 워낙 영화에서 많이 보던 곳이라 그런지 이 다리 위를 달려가는 우리의 상황자체가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는데, 앞으로 삼일을 더 보내게 될 샌프란시스코에서 부디 좋은일 만 있기를....



 리치몬드의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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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랜즈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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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 스펜서에서 바라다본 금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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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와 고기를 사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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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필리핀 2015.06.08 11:12  
숙소비가 비싸서 냉동식품만 먹는 모습에 제 마음이 찡하네요... ㅜㅜ

근데 샌프란에서는 괴기를 드셨으니 다행이에요~ ^^
고구마 2015.06.08 19:35  
미쿸고기인데 야들야들하니 진짜 맛있었어요. ^^
참새하루 2015.06.21 01:36  
숙소를 묘사한 글만 보고 상상하다가
실제 사슴박제 걸린 사진을 보니
허~~~ 공포영화의 한장면 같은 ㅎㅎㅎ

저런 민박집에서 잘지내는 편이신가 봅니다
저는 불편해서 한번도 이용해 본적이 없어요
워낙 낯가리는 소극적인 성격이라서 그런가...

샌프란시스코 하면 금문교인데
운이 좋으셨네요 사진이 쨍한데요
전 갈때 마다 바다 안개가 잔뜩 끼어서
여름에 갔는데 갈때 마다 춥기는 왜그리 춥던지

노란 장미를 선물한 아저씨의
따닷한 마음이 느껴지는 사진이네요

주방이 딸린 방이라 취사도 가능하고
좋은 룸을 찾으셨네요
샌프란시스코에서 3일 머무셨다니 어떤 여정일지
궁금해집니다
zoo 2015.07.19 22:53  
저렇게 예쁜 노란 장미를 선물로 받으셨다니!! ㅎㅎ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 예뻐요^^
민박집이 참 편안하고 좋아보여요^^  그런데 전 미국 호러 영화를 어릴때 많이 봐서 그런지
저런집에 숙박하면 밤에 좀 무서울 것도 같아요.ㅠ.ㅠ 가족들이 다 가면 괜찮을 것 같구요^^
도맛오 2015.09.21 12:01  
저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데...
여행오시는거 진작알았으면 저희 집에서 지내셔도 됐었을껄하고 괜시레 아쉽네요..ㅎ
orbitz 2015.11.02 06:41  
저도 못해본 배드앤 브렉퍼스트 체험을 여유있게 하시는 여유
여행의 연륜이 묻어나십니다
미인이라 꽃선물을 받으셨네요. 고구마님은 반지를 끼지 않으면 대시를 많이 받으실거예요
다음에는 국내선 유타에서 비행기 내리시고 엘로스톤파크 꼭 다녀가세요
다른 파크와 확연히 달라요
사람이 없고요
커머셜하지 않아요
가이져가 특징인데 야외 온천욕도 꼭 해볼만 해요
내셔널 파트의 최고봉이라고 생각해요
다녀오신 데들이나 캐나다쪽 파크보다도 덜 커머셜해요
SoCal 저희집에도 꼭 들러 며칠 쉬다가세요.
태사랑 드나들며 지은 신세 갚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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