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 공항에서 유명인도 보고 미국으로 출국하는 낮선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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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 공항에서 유명인도 보고 미국으로 출국하는 낮선 과정

고구마 9 1533

동가식서가숙한 미서부 4개주 이야기



2. 공항에서 유명인도 보고 미국으로 출국하는 낮선 과정

    

 

인천공항에서 탑승권을 받는 과정은 여타 다른국가로 갈때랑 다른게 없었는데, 한가지 다른점은 줄을 서있는 동안 항공사 직원이 뭔가 종이를 나눠주며 미국에서의 주소를 적게하는 것이었다. 이런 과정이 있는 줄 몰라서 부랴부랴 우리가 묵을 첫 숙소의 주소를 찾아 적고 있는데 한숨 돌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머낫~ 저기 왠 훤하게 생긴 청년이래?

슈쥬의 최시원이 우리가 선 줄의 뒤쪽으로 와서 서 있는거다. 내 그동안 공항을 그렇게 다녀도 우리나라 연예인 본건 이게 처음이다. 그 당시는 무도의 식스맨경합이 한참인지라 요왕은 최시원한테 무도 어떻게 됐는지 물어보라고 자꾸 너스레를 떠는데 사실 바라보다가 눈 마주칠까봐도 부담되는데 뭔 말을 걸겠나. 원래 공항에 아이돌이 뜨면 팬들도 대포카메라들고 우글우글 따라붙기 마련인데 이건 그런류의 공식적인 일정은 아닌거같고, 그리고 상황을보니 최시원씨가 출국하는것도 아니고 어떤 백인노인이 출국하는데 공손하게 배웅하는 듯한 느낌? 하여튼 실제로 보니까 화면에서 보다 훨씬 말라보이고 젠틀해서 역시 군계일학이네. ^^ 싶다.

공항에서 셀럽을 봤으니 이번여행에도 행운이 좀 따르려나?하는 기대와는 달리 자리 운도 없었고 뭔가 안 좋은 일도 여행초반에 생겼다. 우리 운을 최시원 보는데 다 쓴건가?

 

우리나라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공항 지하에 있는 저렴한 식당에서 순대, 라면, 김밥으로 대신하고 드디어 열시간에 이르는 지루한 비행을 시작했다.

근데 유나이티드항공의 승무원들의 나이가, 아니 연세가 정말 고령들이시다. 아시아 항공사의 젊고 메이크오버된 상냥한 승무원만 보다가 이모나 사감선생님 연배의 승무원들 보니까 좀 낮설고 그리고 메이컵, 헤어 이런 것도 그냥 후리하시다. 사실 좀 부시시하기까지....

그리고 표정도 지금까지 보던 승무원들과는 달리 좀 무뚝뚝하다.

더 놀란 건 태도인데 어떤 승무원은 짐칸의 커버를 닫다가 잘 안 닫히니까 “Shit!”을 연발했다. 우리나라 승무원이 짐칸 닫다가 '아오~ 젠장'하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나....

그리고 자기들끼리 2인1조로 카트를 밀다가 앞쪽에 있는 승무원이 뒤편에 있는 승무원을 미쳐 못보고 카트를 밀다가 좀 쳤는데 맞은쪽이 짜증을 진짜 대놓고 낸다... 손님들 앞에서...

하하... 이거 뭐지.

미국항공사의 기내 분위기는 대략 이런건가? 아니면 우리가 왕복 65만원짜리 저렴한 표를 구매해서 그런걸까?

사실 우리가 표를 사고 한달 후에 이 비행기는 표값이 5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뭐든지 먼저 산다고 좋은 건 아닌 듯... 인생사 뭐든 타이밍이지.

두 번의 기내식과 한 번의 간식 맛은 평이했다. 기내식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자리는 비행기 중간 네 좌석 중에서도 중간 두 좌석. 마치 덫에 걸린 쥐새끼처럼 꽉 끼인채 10시간을 있었더니 안 그래도 살살 감기기운이 있던 차에 몸살기운까지 확 와버렸다. 10시간도 이렇게 힘든데 13~4시간 가는건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하기조차 버겁고 호러블하다. 생애처음 장거리노선을 타면서 나에 대해 알게된건데 긴 비행시간 때문에 그 멋지다는 유럽도 그다지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우리는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최종목적지인 엘에이로 가는 여정인데 일단 미국에 입국하는 첫 기착지에서 짐도 모두 찾고 출입국심사도 완료해야만했다. 미국 국내선 엘에이행 비행기로 갈아타기까지는 두 시간정도의 틈이 있었는데 혹시나 출입국심사에서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다음 비행기를 못 타는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다고들 하고 말이야. 뭔 여행이 이렇게 걱정만 많냐.

 

다행히도 가족은 같이 출입국 구속을 할 수 있다니 요왕이랑 같이 심사관 앞에 설수 있어서 정말 안심된다. 혼자서 서게 될까봐 긴장이 되었는데 말이지..

심사관은 우리의 전자여권을 조회해보고 좀 의아해하는 느낌이었는데, 자기 옆에 서있는 신참 견습직원에게

“이 사람들 작년 8월부터(우리가 전자여권으로 새로 발행한 이후) 여기저기 엄청 다니고 있어”라는 식의 말을 하는거 같았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여행기간과 직업 같은 평이한 걸 물었는데 마지막에 이런 질문을 한 거 같다. 당신들은 무엇때문에 즉 어떤것에 끌려서 미국에 오게 된건가?

나는 그 순간 이 심사관이 태국 말레샤 스리랑카를 마구 돌아다닌 우리의 루트를 보고 혹시 불순한 쪽으로 우리의 여행목적을 미심쩍어 하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확 되면서

갑자기 머릿속이 엉키면서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저 사람을 설득시켜야한다. ㅠㅠ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짧은 영어로...

“저기... 저는 가정주부고요, 남편은 그러니까 그는 사이트를 운영해요. 그래서 우린 시간이 많아요. 그는 여행다니면서 일할 수 있고 그래서... 음 더듬더듬 횡설수설, 우리는 단지 25일간 여행할거에요.”

 

10시간의 비행덕택에 빨간 토끼눈을 하고는 어리버리한 채로 도무지 맥락에도 맞지않는 자소서를 읊어대는 나를 보고 기가 차는지 심사관과 트레이니는 악의없는 웃음을 푸하하 지어보였고 우리는 지문열개와 사진 한 장을 찍고 통과되었다. 터벅터벅 걸어나와 이번 미국여행에 쓰려고 홈쇼핑에서 새로 장만한 보라색커플 트렁크를 끌고 다시 로스엔젤레스행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걱정거리 하나는 해결되었다. ^^

 

처음 밟게 되는 미국땅 엘에이, 근데 우리는 살짝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 ^^

태사랑에서 연을 맺은 남편의 지인분이 엘에이에 터를 잡고 살고 계신거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그 형 분이 시간맞춰 우리를 마중나오셨다.

요왕이 월마트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서 그분댁으로 미리 부친 미국 내비게이션도 전달받았고, 엘에이 시내로 들어오는 동안 여기저기 차창 밖으로 미국 감잡기용 관광도 시켜주셨는데 헐리웃을 보면서도 로데오거리를 지나치면서도 정말 우리가 미국땅을 밟았다는게 쉽게 실감이 안 난다. 뭔가 다 아득한 느낌인데다가 특히 산위에 새겨진 헐리우드라는 하얀색 간판이 주는 느낌은 좀 비현실적이기까지...

 

그동안 태사랑에서 아이디로나마 봐서 그런가 요왕의 형님분과도 십년세월의 간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우와~ 예전이랑 똑같으세요.’라는 서로의 말은 정말 진심이었을거다. 우리 얼굴은 많이 삭아버렸겠지만서도 사람의 아우라는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이제 정말 미국여행시작이구나...^^ 얏호

 

 

9 Comments
필리핀 2015.05.09 17:03  
오호~ 보라색 커플 트렁크도 장만하셨군요... ㅎ

근데 여행기가 너무 감질나게 끊겨요... ㅜㅜ
참새하루 2015.05.09 18:47  
첫 장거리 태평양 비행에 완전히 질려버리신듯^^
그런데 자꾸 타다 보면 도를 닦고
나중에는 도를 닦다 못해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되나이다

제가 집에서 출발해서 태국 숙소의 호텔에 짐을 풀때까지
대략 시간이 27시간이 걸린답니다
ㅎㅎㅎ 이정도면 유체이탈의 경지인가요

원래 미국 항공사 스튜어디스들 다 할머니들이예요
제가 짐칸에 짐싣는것 안쓰러워서 도와줘야 할판이지요
젊은 여성만 고용해서 부리다가 나이들거나 결혼하면
내쫒는 한국 항공사들보다는
오히려 인간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미국 공항 출입국 직원들 고압적인걸로
악명 높지요
저도 매번 지날때 마다 죄지은것도 없으면서
눈치를 보게 됩니다

지난번 여행을 마치고 2월에 집으로 돌아올때
어디서 오는길이냐고 물어보길래
태국하고 캄보디아 들러 오는길이라고 했더니
저희 부부를 다른데로 데리고 가더군요

난생 처음 그런 짐뒤짐이 하는데를 끌려갔는데
두 세관직원이 다른 짐에는 관심이 없고
제 카메라에 찍힌 사진에만 관심을 가지더군요
카메라 두대의 내용물에 유독 관심을 가지고
봐도 되겠냐고 ... 그래서 보라고 했지요

이상하기도 했지만 제 사진이 잘찍어서 그런가?
괜히 잘난척 사진 보면서 설명도 해주고 그랬지요

나중에 알고보니 ㅎㅎㅎ
저희부부가 캄보디아 시엠립의 '반띠아이 스레이'라는 유적지를 방문했던날
같은날 미국인 자매 둘이서 그곳에서
누드사진을 찍다가 캄보디아 경찰관에게 걸려서
문제가 되었더군요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0208800108

제가 방문한후 두시간 후에 벌어진 일...
(아깝다 조금만 늦게 갈걸^^}

사진에 문제가 없자 정말 나이스하게
미국 입출국 처음으로 나이스하게 배웅까지 해주더군요
하여튼 간만에 공항에서 벌어졌던 에피소드였습니다

태사랑을 통해 맺은 인연
미국 여행에 도움을 주셨군요
어떤 인연이든 참 좋으신 분이네요
누군지 궁금하기도 ...^^

살짝 태국스러운 팜트리의 길거리 사진을 보니
이국적인 풍물이 물씬 느껴집니다

자 절단 신공 그만하시고
확 풀어주세요
Robbine 2015.05.09 19:53  
힘들게 도착, 그래도 무사히 도착하셨네요.
미국가는 비행기표가 생각보다 엄청 저렴하네요. 놀라워요. 50만원 초반대면 타이항공으로 태국가는 비용인데 ㅋ

저는 홈쇼핑에서 산건 아니지만 제꺼도 보라색인데..ㅋ
sarnia 2015.05.09 23:45  
인천으로 돌아가실 때는 두 시간 더 걸립니다. 열 세 시간 이상 걸릴텐데요.
비행시간으론 딱 알맞은 거 같아요.

이번에 새로 산 캐리어는 파란색이예요.
내비블루같은 은은한 색이 아니고 눈에 확 띄는 새파란색.
촌스런 색이라고 흉보는 사람도 있지만,
촌스럽고뭐고 가방은 그저 눈에 확 띄여야,,
그래야 딴 사람이 자기껀 줄 알고 집어가지 않죠. 찾기도 쉽고.
Cranberry 2015.05.09 23:59  
첫째 사진은 Ktown 초입 wilshire네요
한국식당에 식사하러 가시는길인듯~
미국 여행기 기대됩니다~ 요왕님과 고구마님 눈에 비친
미국 서부는 어땠는지 궁굼해요 ^^
타이거지 2015.05.10 05:00  
고구마님의 맛갈쓰런 글솜씨..여전하십니다^^.
웃음보 터졌어요^^.
입국심사..호흡을 가다듬었는데도..다리가..후달달..
ABC 밖에 모르는 언어장벽 때문이었겠지요
그때부터 시작된 습관..반복..불변..
한국에 돌아가면..진짜 욜씸히 영어공부해야쥐~태국어공부해야쥐~!!
거짓말이야..거짓말이야~~ㅡ.ㅡ;;

벌써..겁주시나요?
한국으로 돌아올때는..열세시간..ㅋㅋㅋ
sarnia 님은..자주 왓다리~갓다리..적응되셔서..그런가 봅니다..
적정시간..오~마이~갓!!!
윌셔의 한국식당..한국보다..더 맛나던데요.
그 당시..밥도 십불.쏘주도 십불..지금은 많이 올랐겠져?
sarnia 2015.05.10 12:15  
작년 가을에 제가 저 루트로 인천으로 올 때 에누리 없는 열 세 시간이 걸렸습니다.
유나이티드가 아닌 대한항공,, UA도 비행시간은 같을 겁니다.
밥도 국적기는 간식 + 따뜻한 식사 두 끼 주는데 UA 는 두 끼중 한 끼를 가벼운 샌드위치를 준다고 해요.
장거리 비행하려면 뭐니뭐니해도 밥을 든든히 먹어야하는데, 샌드위치로는 모자라고 공항에서 도시락이라도 한 개 씩 준비해서 배고픔에 대비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는 역시 중국인 입국심사관들이 많더군요.
요술왕자 2015.05.10 12:19  
UA는 밥두끼와 중간에 샌드위치, 과자 같은 걸 주더군요.
먹는건 부족함 없었습니다.
zoo 2015.05.11 21:38  
전 허리랑 목이 안좋아서.ㅠ.ㅠ 갈수록 긴비행은 자신이 없어져요^^;
그냥 나름 가까운 동남아시아쪽이 좋더라구요^^
미항공사 승무원 진짜 대박이네요!! ㅎㅎ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도 못할텐데!!
입국에피소드도 너무 재밌구요^^ 역시 새로운 여행지는 여러가지로 설레임을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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