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 Lim의 파키스탄 여행기 14편 탁실라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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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 Lim의 파키스탄 여행기 14편 탁실라 뮤지엄

Lucky 0 2281

나는 50대 중반으로 같이 여행을 다니던 막내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부득이 혼자 다니게 되었습니다.

일정은 2007년 7월 15일 출발하여 파키스탄의 라호르 - 라왈핀디 - 탁실라 - 칠라스 - 훈자를 거쳐 카라코롬 하이웨이를 타고 7월 27일 중국으로 출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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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나의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2007년 7월 21일

 

라왈핀디에서의 세째날 - 탁실라 뮤지엄

혜초스님도 다녀간 곳

 

오늘 탁실라를 구경하고 돌아와 버스를 타야 하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를 일찍 나왔다. 사장이 어디어디로 걸어가서 탁실라 가는 버스를 타라고 알려준 대로 걸어갔는데, 사장과 나의 생각의 차이가 여기에서 나타났다. 나는 이정도의 거리를 멀게 생각하고, 사장은 당연히 걸어가야 되는 거리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여튼 택시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것을 하는 후회가 있었다.

 

버스를 타고 탁실라로 향했다. 탁실라 가는 여행기는 많이 읽었기 때문에 버스에서 내려야할 장소를 거의 알아맞혔다. 고가도로가 지나가는 아래에서 버스에서 내렸다. 이제 릭샤를 타야 하는데, 이거 릭샤 운전수들이 모두 바가지를 가지고 기다린다.

 

“탁실라 뮤지엄 가자.”

“엉? 뮤지엄? 거기가 어디냐?”

“야 뮤지엄 몰라 나불나불 설명…….”

“아 거기 200루피 내라.”

 

이게 미쳤나? 싸게는 30루피를 냈다는 사람, 바가지를 써도 50루피인데 200루피를 부르다니. 다른 릭샤를 흥정해도 마찬가지이거나 한술 더 떠서 300루피를 부르는데 한 꼬마 녀석이 50루피에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석의 릭샤를 타니 중앙분리대가 있는 4차선의 도로를 가로질러 간다. 그러면서 혼잣소리 비슷하게,

 

“릭샤비 300루피 흥얼흥얼 …….”

“뭐? 릭샤비가 얼마라고? 똑똑하게 말해봐?”

“릭샤비 300루피라고.”

“이게 미쳤냐? 장난 하냐?”

 

도로 한가운데서 트럭을 피하느라 잠시 주춤거릴 때 릭샤에서 내렸다. ‘너 그따위로 하면 혼난다.’고 주먹을 쥐어 한번 을러주고 길을 건넜다. 저쪽 건너편에 릭샤들이 몇 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야! 탁실라 뮤지엄 얼마에 갈래?”

“탁실라 구경 온 거냐? 다른 것은 안 볼 거냐?”

“야 골치 아프다. 뮤지엄까지 얼마 받을래? 가자”

“30루피, 너 아주 유적관광까지 해라 싸게 잘 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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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실라 뮤지엄





그 녀석은 탁실라 유적관광을 하면 따로 뮤지엄까지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데 왜 그러냐며 싸게 해 주겠다고 계속 중얼대면서 갔다. 옆으로 ‘유스호스텔’을 지나치는 것을 보고 내릴 준비를 했다. 마치 탁실라가 처음이 아니라 길을 다 안다는 것 같은 체스쳐를 했다. 릭샤 운전수는 기다릴 테니까 보고 나오라고 한다.

 

탁실라 버스를 내린 곳에서 릭샤를 타면 안 된다. 버스는 고가차도 아래 삼거리를 살짝 지나면서 서는데 탁실라 뮤지엄은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내가 버스에서 내린 장소에 있던 릭샤들은 탁실라 쪽으로 잘 가지 않는 릭샤 들이다. 그래서 나에게 바가지를 씌우려고 덤벼들었던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 라왈핀디 쪽으로 조금 거슬러 와서 길을 건너면 바로 탁실라 쪽으로 가는 릭샤들이 줄지어 서있다.

 

박물관은 아직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내가 너무 일찍 온 것일까? 관리인이 없어 사람을 불러 찾아오게 했다. 관리인이 허둥지둥 와서 200루피를 챙기고 입장권을 주었다. 박물관 안은 막 청소를 끝내 깨끗하였다. 경비원들만 5-6명 보일뿐 관람객은 오직 나 하나. 사진을 찍으려 하니 촬영금지라고 한다. 할 수 없이 '박물관 책임자' 면회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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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실라 박물관 중앙에 전시된 불탑유물. 어느 유적에서 가져온 것인지 기록을 않해서 잊었다.





“나를 보자고 했다며?”

 

한 사람이 인사를 받으면 등장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박물관장은 아닌 것 같았다. 하여튼 자기가 책임자라고 한다.

 

“나는 한국에서 왔다. 사진 몇 장만 찍자.”

“절대 안 된다.”

“나는 선생이다. 사진을 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파키스탄의 문화, 특히 간다라 문화를 한국의 학생들에게 소개하려고 하는 것이다.”

“절대 안 된다.”

“잘 생각해 봐라. 한국의 학생들이 이 탁실라 박물관에 있는 간다라 예술품을 보고, 탁실라를 알고, 파키스탄을 알고, 결국 한국의 학생들이 파키스탄을 찾을 것 아니냐? 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 당신의 생각에 따라 한국과 파키스탄이 훨씬 가까워질 수 있지 않느냐?”

 

결국 책임자는 사진을 찍도록 허락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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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래서 수행중인 붓다’ 2-3세기 작품인데 주변으로 화불(化佛)을 돌려 놓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런데 당신이 사진 찍는 것을 다른 관광객이 보면 자기도 찍겠다고 한다. 그러면 내가 곤란해진다.”

“알았다. 지금은 다른 관광객이 없으니까 얼른 필요한 것만 찍겠다. 다른 사람이 오면 그만 찍겠다. 이만큼 도와준 것도 정말 고맙다. 약간의 사례는 하겠다.”

 

필요한 사진을 다 찍을 때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정말 한참 더 있다가. 유럽인 같은 관광객이 2명 왔다. 약속대로 책임자가 곤란해지지 않도록 사진 찍는 것을 중지 했다. 그랬더니 책임자가 웬 릭샤 운전수를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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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안 유적에서 옮겨온 ‘명상중인 붓다’ - 졸리안 유적에는 모사품이 전시되어 있다.






“너 탁실라 유적 구경할 거면 이 사람을 써라. 내가 추천하는 최고의 릭샤꾼이다.”

 

검은 피부에 대머리가 훌떡 까진 릭샤꾼은 도저히 나이를 짐작할 수 없었다. 내가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얼른 따라온다. 그 하고 흥정하려고 하는데, 좀 젊은 릭샤꾼 한사람이 경쟁을 하러 끼어든다. 아까 타고 온 릭샤꾼은 포기를 하는지 그냥 릭샤에 앉아 있다.

 

“유적관광해라 싸게 잘 해 줄게.”

 

새로 나타난 릭샤꾼이 들이댄다. 아까 책임자가 데리고 왔던 릭샤꾼은 주눅이 들었는지 한 게임(Game) 밀린다.

 

“그래 유적 관광 모두 다 하는데 너는 얼마 받을래?”

 

새 릭샤꾼은 옆의 릭샤꾼을 흘깃 보더니 아주 쐐기를 박는다. 감히 경쟁자가 감히 따라올 수 없는 가격을 부른다.

 

“200루피에 해 주겠다. 정말 싸게 해 주는 거다.”

“그래 그러면 너는 얼마에 할 수 있냐?”

 

아까 소개받은 녀석은 상대가 200루피를 부르자 그만 망연자실한다. 나는 이미 라왈핀디에서 관광객이 없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보로 봐도 200루피는 너무 싼 금액이다. 내가 녀석 쪽으로 눈을 돌리니 녀석은 머뭇거리며 말한다.

 

“나는 300루피…….”

“그래 너는 200루피, 너는 300루피에 해 주겠다? 그래 300루피가 적당한 가격인 것 같다. 200루피는 너무 싸다. 가자.”

 

나는 300루피를 부른 녀석을 데리고 일어났다. 상식 이하로 싸게 부른 녀석은 뭔가 수상한 녀석이다. 게다가 상대가 파키스타니라면 일단 의심을 하고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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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안 유적에서 옮겨온 ‘붓다’ 졸리안 유적의 해당 부분에는 뮤지엄을 옮겼다는 팻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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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실라 지역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붓다상’ 이것이 정말 서구인적 모습인지 아니면 진짜 ‘싯달다’의 얼굴 일 수도 있지 않을까. 2-3세기 작품인데 백호가 표시되어 있다.

 

 

 

*다음은 탁실라의 졸리안 유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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