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 Lim의 파키스탄 여행기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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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 Lim의 파키스탄 여행기 3편

Lucky 0 2123

나는 50대 중반으로 같이 여행을 다니던 막내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부득이 혼자 다니게 되었습니다.

일정은 2007년 7월 15일 출발하여 파키스탄의 라호르 - 라왈핀디 - 탁실라 - 칠라스 - 훈자를 거쳐 카라코롬 하이웨이를 타고 7월 27일 중국으로 출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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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나의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2007년 7월 16일

 

라호르에서의 첫날

-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바드샤히 모스크(Badshahi Mosque)를 구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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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드샤히 모스크 중앙건물. 붉은 사암에 단순한 문양을 넣어 그 크기를 한눈에 짐작하기 어렵다. 앞에 서있는 사람들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바드샤히 모스크(Badshahi Mosque)’는 AD 1674년 무굴(Mughal)제국의 6대 ‘아우랑제브 황제’가 지은 모스크다. 이슬라마바드에 새로운 모습의 ‘파이살 모스크’가 세워지기 전까지는 파키스탄 최대의 모스크였다. 종 장식이달린 성문 같은 곳을 지나가면 좌우로 긴 회랑이 연결되어 있고, 넓은 마당이 나온다. 마당의 건너편에는 세 개의 아름다운 흰색 돔이 둥실 떠있는 착각을 일으킨다. 건물은 붉은색 사암(砂巖)으로 꾸며져 있고, 돔은 여인의 살결같이 흰 대리석(大理石)이다. 무굴제국 시대의 건물들이 그런지 아니면 무슬림 건축의 특징이 그런지 ‘바드샤히 모스크’도 완벽한 좌우 대칭형이다. 성전이 있는 건물도 역시 좌우로 긴 회랑을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이 회랑은 마당을 한 바퀴 돌아 정문의 회랑과 연결되어있다.

 

예배가 없는 지금, 긴 회랑의 곳곳에는 한 가족인지 아니면 친지들끼리 모여 있는 것인지, 무리 지어진 사람들이 곳곳에 모여 한담(閑談)을 나누고 있다. 아니 많은 사람들이 각자각자가 가장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 더위에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어디서 무엇을 하겠는가? 그래도 모스크의 회랑은 막히지 않은 공간에 열(列)지어 있는 회랑 자체의 구조로 통풍이 되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도 된다.

 

이 모스크는 건물 내부의 공간에서 1만 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고, 안마당은 9만 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모두 합하면 10만 명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엄청난 크기다. 아마 무슬림 모스크 중에서도 손꼽을 만한 건물이라고 한다. 무슬림의 예배는 기독교의 예배와는 다르다. 그들은 메카를 향해 질서정연하게 오체투지(五體投地)의 절을 한다. 다른 사람의 절을 방해해서도 안 되고 방해 받을 수도 없다. 따라서 무슬림의 예배에는 개개인에게 모두 일정한 공간이 주어져야 한다. 무슬림 모스크에 가면 ‘메카’의 방향을 향하여 질서정연하게 구획되어있는 공간을 볼 수 있다.

 

입구의 오른쪽으로는 세면실(洗面室)이 붙어있다. 세면실이라고 이름을 쓰기는 했지만 사실은 얼굴을 씻기보다 손과 발을 씻는 곳이다. 그 옆의 회랑(回廊)에는 5루피인가의 입장료를 받는다. 무엇인가 조금만 보겠다고 하고 들어가니 이 모스크에 있던 무슬림 경전 등 소위 ‘바드샤히 모스크’의 보물이다.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해 그냥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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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스샤히 모스크의 미나르와 뒤로 보이는 시크교의 황금사원




 

넓은 안마당을 건너가야 본당건물 세 개의 돔 아래로 갈 수 있다. 그래 어쩌란 말이냐?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바드샤히 모스크’ 문 앞에서 신발을 벗어 맡겨두었다. 힌두교 신전이나, 무슬림 모스크를 출입할 때는 맨발을 고집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아마 신발을 신고 그들의 신(神)앞에 나서는 것이 불경스러워 보여서 그런가보다. 보통 그들은 슬리퍼를 신거나 아니면 ‘맨발’이 보통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슬리퍼도 신지 않고 모두들 맨발이었을 꺼다. 그래서 발 씻는 곳이 있나보다.

 

맨발로 태양에 달궈진 그 넓은 마당을 건너간다는 것은 여간한 고행(苦行)의 길이 아니다. 아니 고행 정도에서 끝난다면 그래도 한번 경험해 볼 수도 있다. 파키스탄의 한낮 태양열은 충분히 화상을 입히고도 남는다. 회랑(回廊)을 빙돌아 가던지, 아니면 마당을 건너 깔아놓은 양탄자(?) 위로 가야한다. 경험해 본 사람들은 양말을 신고 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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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의 대표적 모스크중의 하나인 바드샤히 모스크. 회랑이 둘러진 가운데 넓은 광장이 있다.




본당(本堂) 건물은 세 개의 커다란 원형 돔 아래 있다. 커다란 아치(arch)를 가지고 있는 문(門)을 중심으로 좌우로 각각 5개씩의 아치가 있다. 중앙의 원형 돔 아래쯤 되는 위치에 아름다운 천정(天井)과 거기에 고색창연한 놋쇠 샨드리에가 드리워져 있다. - 사실 고색창연하다는 것은 그렇게 표현해야 어울릴 것 같아서 이고, 촛불이 있어야할 자리에는 전구가 끼워져 있다. - 그리고 그 뒤쪽쯤 되는 곳에 반원형의 자리가 아무런 장식물도 없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가 아마 ‘구루’가 서는 자리인가 보다. 각 종교의 건물을 가보면 가장 호화롭게 장식되고 꾸며진 자리가 있다. 거기가 그 성전(聖殿)의 주인쯤 되는 인물의 자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교회에 가보면 목사의 자리가, 성당에 가보면 신부의 자리가, 절에 가더라도 주지의 자리가 눈에 뜨인다. - 그러나 이슬람교 ‘구루’의 자리는 정말 너무 특별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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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드샤히 모스크 중안 본당 안의 모습. 메카를 향하여 질서정연하게 자리가 나뉘어 있다.

또 신기한 것은 무슬림 사원에 들어가 보면 여기 저기 널브러진 사람이 있는 것이다. 처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서 무슬림 사원에 들어갔을 때, 성전 안 여기저기에서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 뒤 몇 개의 무슬림 사원을 더 구경하니 이들이 사원의 한 부속과 같이 느껴졌다. 여기 ‘바드샤히 모스크’에도 역시 사원의 한 부속과 같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본당(本堂)에는 몇 대의 선풍기가 더위를 식혀주고 있는 가운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건물 내벽은 온통 흰색이다. 길고 긴 회랑들은 단조로운 흰색으로 통일되어있으며, 중앙 본당에는 흰색에 모자이크가 되어있다. 내용은 꽃과 덩굴인데 단조로우면서도 규칙적인 무늬로 이어져 있다. 그러나 본당의 현관부분은 아름답고 화려한 꽃이 현란하게 모자이크되어있다. 또한 이 모든 꽃들이 제 멋대로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 한폭 한폭 네모진 각자의 틀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무슬림 건축은 사각형의 질서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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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드샤히 모스크 중앙회랑에서 일행들과 인증 샷!




건물의 외관은 흰점이 박혀있는 붉은색 사암(砂巖)으로 되어있다. 사암은 표면이 마치 콘크리트와 같은 느낌이 난다. 이런 돌을 각을 세워 조각하여 외벽을 꾸몄다. 역시 디자인의 기본은 사각형의 액자며, 나중에 무엇인가 채워 넣을 듯이 빈 액자로 되어있다. 또한 군데군데 마당에 포장을 치거나, 한때 사용하려는 목적의 쇠고리가 박혀있다. 표현이야 어찌되었건, 건물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 건물 앞에 서면 사람이 외소해짐을 느끼게 된다.

 

마당에는 조각된 대리석으로 꾸며진 사각형의 연못(pool)이 있다. 가운데 분수장치가 있는 것으로 보아 조경(造景)을 위해 만들어놓은 분수대 같았다. 사각형의 연못을 투각(透刻)한 대리석 난간(欄干)으로 돌려 시야(視野)가 막히지 않게 해 놓은 것은 커다란 광장에 세심한 배려 같았다.

 

역시 무슬림 모스크는 크기에 있어서는 다른 건축물을 압도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없고, 특별하게 기억에 남을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다. 정문으로 나오는데 몇 개의 판넬에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글씨는 모르겠고 사진에는 1939년과 1960년에 찍은 사진이 있어 그때의 모습을 알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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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드샤히 모스크의 1960년 사진. 정원 가운데 있는 흰 건물의 정체를 모르겠다.




우르르 몰려가 신발을 찾는데, 역시 선교단 학생이 앞장선다. 신발 보관하는 애들과 몇 마디 친숙하게 주고받더니 신발 보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넉살도 좋다.

 

모스크 건너편은 ‘라호르 포트’다. 모스크와 ‘라호르 포트’ 사이에 흰색의 작은 건물이 있는데, 선교단 학생이 설명해 주기를 누구의 묘(墓)라고 한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파키스탄 건국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던 것 같았다. 지금은 조용하고 적막한 가운데 군인 비슷한 사람들만 몇 명 보인다. 모스크(Mosque)와 마스지드(Masjid)는 같은 뜻이다. 모스크는 영어이고 마스지드는 우루두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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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드샤히 모스크와 라호프 포트 사이 정원에 있는 무엇인지 확인하지 못한 건물.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고, 왕래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누구의 무덤이라고 하는데 확인하지 못했다.




‘바드샤히 모스크’ 구경을 마치고 내려왔다. 이제 다음에 갈 곳을 정해야 한다. 처음 민박집을 나설 때 목표는 이곳 한가지였으니까. 각자의 생각을 물어보니 선교단 학생은 아까 지나온 ‘따따데르바드 모스크’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번에 들어가 보았는데 파키스탄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기 때문에 다시가보고 싶다고 했다. 아가씨들은 시장을 다시 들러보고 싶다고 했고, 민박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은 아무것이나 다 좋다고 한다. 나는 기왕 나온 것 박물관을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없어서 ‘라호르 포트’를 구경하기로 계획을 잡고 흩어지기로 했다. 다섯 명은 다시 칭칭을 타고 갔고, 나는 뒤돌아 ‘라호르 포트’로 갔다.

 

 

* 다음은 라호르 포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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