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욕나오는 하루... 누구탓도 못하겠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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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욕나오는 하루... 누구탓도 못하겠고 ㅠㅠ

박리키 29 2256

전날 도이인타논 정상을 밟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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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진 한장 건지고... 구름이 걷히겠지.... 하며 기다렸지만.. 너무 추워서 서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가던 도중에 15분정도 걸어들어가서 만난 매판폭포는 나름 성공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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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 기름계산 잘못해서 뷰포인트 한곳 버리고 후딱 촘통으로 뱅뱅뱅 돌아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빠야오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에메랄드풀도 보고 무식한 몬스터트럭도 보고자..... 아래는 구글 서치해서 찾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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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는 봤습니다. 그런데 베터리가 없어서 보조베터리로 충전하던중이었는데

"젠장 휴대폰이 열받아서 열좀 식히고 사진찍어라~"는 메시지만 나오고 카메라 작동이 안되니

 

ㅠㅠ 눈으로만 담았습니다..... 골프장 리조트라서 볼것도 없고... 군데군데 중장비가 있는데

오지게 큽니다. 제가 봤던 포크레인보다 10배정도 큰놈도 있고... 멀리서 땅파서 열심히 뭔가를 옮기는 모습만...(말이 좋아서 풍경이지 공사현장..........) 보며.. "흠............." 을 외치고

돌아 나왔습니다.
 

기름이 떨어저 가장 가까운 주유소를 찾아 기름 넣고

다음 행선지로 가기위해 구글맵을 열고.... 가까운 루트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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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 중앙에 인공수로를 따라 길이 있는데 그놈을 따라서 북쪽 도로로 붙는 코스 였습니다.

 

부근이 전부다 공사장이라 그런지 길이 점점 바뀌더니... 포장도로가 흙길로 바뀌고...

길이 막혀있는데 오토바이가 지나간 흔적이 있기에 

혼자 개깡으로 멋지게... 독백을 하며..."길이 없다면 내가 만들것이다!!" 

궁시렁 대며 헤집고 나가다가 

 

이짓을 당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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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를 뒤로 잡아땡기면 발이 정강이까지 빠지고... 죽어도 오른발이 안빠지는 겁니다.

 

인터넷도 3G가 잡히다가 말다가... 잡히다가 말다가.... No signal.....

전화도 안되구요.... 도움요청할 수도 없습니다.

 

'도와줄 사람 올때까지 있으까?? 오던길로 걸어서 나가까??'

 

30분을 멍하니... 사람만 기다리다.... 다음 공사가 시작되면 백골상태로 발견되나!!??

싶어서.. 오른발옆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흙을 파내고 신발과 양말만 남겨둔체

겨우겨우 발을 빼냈습니다.

 

진흙과 싸우다보니 질척대던 과거 여친이 생각났습니다. 아마 이 진흙보다는 나은것 같구나..

 

정신을 차리고 발을 빼낸뒤 신발도 건지고... 바이크 뒤를 붙잡고 뒤로 땡깁니다.939d0e1086c818257345e44947b83121_1536379530_15.jpg

조금만 더 땡기면 되는데 힘이 빠져서 팔다리가 후덜거리네요..

조금 쉬다보니 바이크 바닥이 질펀한 진흙에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네요..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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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잠이 옵니다.... ㅠㅠ 눙무리 마구 샘솓....... 내가 미쳤다고 구글을 믿었나..

이 외딴곳까지 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보고싶다 아무 사람... ㅜㅜ

 

약 30분을 쉬고 또다시 낑낑 해봅니다.939d0e1086c818257345e44947b83121_1536379876_68.jpg

열심히 이짓을 이후로 약 2시간동안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운동했습니다.

사진은 커녕... 이건 경험했다고 기록을 남기자는 개뿔 오늘 여기서 잘수도 있다 라는

생각에 미친듯이 펌프질을 한끝에 해떨어지고나서 겨우 빼냈습니다....
주변에 돌 주워모아서 바퀴아래 집어넣고 들고 집어넣고 아주 혼자 생쑈를.......

이후 돌아오는길이 내손이 떨리는건지 바이크가 떨리는건지 손발이 후덜덜덜 떨면서

람빵쪽으로 큰길을 찾아 나갔습니다.

 

너무 지쳐서 숙소를 람빵에서 잡고 자야겠다... 싶었는데

원래 오늘 일정이 빡빡해서 

내몸뚱이에게 선물을 주고자 수영장딸린 호텔로 무리데스네 예약을 했던터라..

천밧가까운 돈을 길바닥에 버릴수가 없었습니다.

 

온몸에 흙이 덕지덕지 거지같은 꼴로 예약한 숙소로 가려니.. 130Km....... 빠야오(Payao)

해는 이미 다 저물어서 암전상태......... 이걸 가 말어... 가다가 사고나면 또 오똑케...

하지만 4시간동안 혼자 바이크를 끄집어낸 불굴의 사나이다.

오냐 날 막을수 있으면 막아봐라

그렇게 위험하다는 심야주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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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고파 죽겄고... 구글네비는 2시간20분 후 도착예정이고..

숙소에 레이트체크인 요청 해두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잘 도착하긴 했습니다.

역시 이야기의 끝은 해피엔딩이 좋죠...

오늘은 온몸(삭신)이 쑤셔서 어떻게 움직일 수가 없네요..

 

하루더 연장하고 내일 치앙라이로 갈랍니다.

거기에서 진흙으로 떡칠된 바이크를 깔끔하게 싯고 아무일 없던것처럼.......

만들어야 ㅋㅋㅋㅋㅋㅋ 

제 소중한 디파짓 2천밧을 돌려받겠죠..??

 

배고픈데 밥먹으러 나갈수 없습니다. 몸이 쑤시고 .... 비가 오지게 옵니다.

하늘이 시커먼데... 비가 그칠라나..?

 

예정에 없던 돈질을 여기서 해야겠습니다.

일단 살고 봐야죠?

 

 

 

 

여러분~ 길이 아닌곳은 가지 마세요..

야간 주행하지 마세요... (라이트를 비춰도 ... 속도가 있으니 바닥이 안보여 뒤지는줄 알았습니다.)

 

2년전 바이크로 태국을 돌았을때는 신나고 재미지고 어딜가도 두근두근이었는데..

2년동안 늙었나... 지치네요 ㅠㅠ

29 Comments
필리핀 2018.09.08 13:38  
ㅠㅠ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불행 끝, 행복 시작!!
박리키 2018.09.08 15:58  
행복이 끝나면 또다시 불행?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힣
빅야드 2018.09.08 14:09  
웃으면 안되는데..ㅋㅋㅋ
죄송요..
박리키 2018.09.08 15:58  
좋게좋게좋게좋게 살아남았으니

웃으셔도 됩니다. ㅠㅠ
K. Sunny 2018.09.10 13:43  
저두요 ㅜㅜㅜㅜ ㅎㅎㅎㅎ ㅜㅜㅜㅜ
박리키 2018.09.08 21:05  
물놀이는 불가능한 물살입니다. ㅎㅎㅎ
오직 관상용 폭포... 그래도 멋지네요.

산 주변에 캠핑장이 두어곳 있었습니다.
산 아래로 내려오니 구름도 적당히 사라지고 경관도 아주 좋습니다.
험한세상의다리 2018.09.09 02:45  
어휴~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고, 힘 들어도... 여유롭게 다니시는게 참 부럽습니다. ^^

"진흙으로 떡칠된 바이크를 깔끔하게 싯고 아무일 없던것처럼...만들어야..."
라는 말에서 저는 또 리얼함을 느끼고 갑니다....ㅎㅎ

자가운전으로 여행하실 때... 말씀하신 것 처럼 야간운행 절대 하지마시고요~
(시골 길에서 전륜라이트도 안켜고, 브레이크 등도 없이 운행되는 오토바이 많고요. 음주운전이 아주 많아요...정말 조심해야 해요.)
즐거운 여행하세요~^^
박리키 2018.09.10 18:27  
50밧주고 고압세차 했습니다 ㅋㅋㅋㅋ
깔끔합니당 ㅋㅋㅋ
빽태클 2018.09.10 06:25  
너무 잼나게 잘 읽었읍니다...ㅋㅋ
아무쪼록 남은 여행은 탄탄대로를 달리시길 빕니다..
박리키 2018.09.10 18:29  
감사합니다 잘 다녀올게요~~^^
루팡3세 2018.09.10 12:10  
ㅎㅎㅎ  예전에 거제도 에서 비포장 공사길 가다가  저꼴 당해서...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그래도 시간 지나면 남는게 개고생한 게 추억으로 미화되어 남더라구요.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고 안전여행 하세요.
박리키 2018.09.10 18:30  
살아남아서 추억한장 또 만들었네요 ㅎㅎㅎ
K. Sunny 2018.09.10 14:00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이런 경험 언제 해 보겠어요. 정말 읽는 내내 아찔했고, 읽고 나서 폭소했는데,
잘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박리키 2018.09.10 18:31  
다시 하고싶지않은 .. 경험입니다. 아직도 허리가 쑤셔요 ㅠㅠ
이제 북쪽으로 끝으로 갑니다.
맹가 2018.09.10 18:03  
와 진짜 고생하셨네요.. 예전 필핀 오토바이 여행할때 사고나서 개고생햇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이후론 오토바이 여행은 생각도 안하고 있네요 ㅎㅎ
박리키 2018.09.10 18:33  
저번에 이어 이번에도 오토바이(스쿠터)를 빌렸는데.. 얼른 반납하고 조용한 곳으로 찾아갈 생각입니다...
내일까지가 끝이네요.. 수요일 아침 반납이라..
슈나우 2018.09.11 01:28  
저는 사진만 봐도 너무 위험해 보이네요.
저녁에 오토바이 타다가 인적 드문곳에서 사고라도 나면 아찔하죠..
박리키 2018.09.16 23:26  
사고 안날려고 한 70~80 달릴수 있는 조명있는 도로도
거의 40~50으로 갔습니다.
뒤에 차가 오면 속도를 올려주고(너무 천천히 달리면 더 위험합니다.)
혼자 갈때는 천천히.... 최대한 조심조심 갔습니다.
그래도 나름 메인도로를 따라 갔으니 다행입니다. ㅎㅎ
TonyCony 2018.09.13 07:35  
에고~~~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다 즐거운 추억이 될겁니다...^&^
오늘도 홧팅!!! 하세요^&^
박리키 2018.09.16 23:24  
시간이 조금 지났네요... 저번주였으니까요..

또 하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
sdsophie 2018.09.13 13:14  
글을 참 재밌게 잘 쓰시는거 같아요 차가 빠져본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ㅎ ㅏ.... 충분히 공감가고 저때는 죽을거 같은데 지나서 사진보면 어이없어서 낄낄댔던 기억이나네요ㅋㅋ 그래도 잘 해결하셔서 다행이에요 ㅋㅋ
박리키 2018.09.16 23:27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금도 저때 생각하면 허허 거립니다. ㅎㅎ
허니멜론 2018.09.15 00:21  
와~ 글과 사진만으로도 힘듦이 매우 느껴지네요~
고생많으셨으니 남은여행 좋은일만 남으셨을거에요!!
안전하게 여행 마무리 잘 하시길^^
박리키 2018.09.16 23:28  
이제 남은 여행은 조금 덜 고생하고 편하게 쉬고 편하게 생각하다가 건강하게 귀국하려고합니다. 감사합니다. ^^
한동2 2018.10.03 18:30  
웃으면 안대는 거지만 웃음이 살짝 나네요...
그래도 진짜 위험할뻔 한거 잘 넘기셔서 다행입니다
혹시 오토바이 타고 다니시면 위험한거나 불편한거 없으신건가요?
박리키 2018.10.04 03:00  
위험한건 많고 불편한건 감수합니다.

위험한건 야간주행, 급작스런 비, 큰 버스 옆(또는 트럭)... 등등.. 그리고 믿지못할 구글놈..

불편한건 잠깐 내리는 비때문에 우의를 입고 2분도 못가서 해가쨍쨍 정도와... 캐리어는 오토바이에 싣지 못하니 배낭류로 칭칭 싸매야 하는거... 그리고...  손목썬탠정도......
그리고 너무 태우면 태국 또는 베트남 사람으로 본다는거.... 식당에 들어서면 메뉴도 안줍니다... 불 펴~~~언....

좋은건 위에 나열한것 보다 **많습니다.
ksw1253 2018.10.17 00:09  
힘들게 고생하신만큼 엄청난 추억으로 저장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길 빌어요....
06lastwaltz 2018.10.20 16:42  
헉... 오토바이 빠진 사진 보고 헉 했네요ㅠㅠ 고생 많으셨어요 그래도 나중엔 웃고 얘기할 추억거리라고 생각하시길^^;
태사랑합니므다 2018.10.21 15:36  
오우 이런경험을 유쾌하게 승화시키시다니!
안전하셔서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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