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욕나오는 하루... 누구탓도 못하겠고 ㅠㅠ
전날 도이인타논 정상을 밟고...
이사진 한장 건지고... 구름이 걷히겠지.... 하며 기다렸지만.. 너무 추워서 서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가던 도중에 15분정도 걸어들어가서 만난 매판폭포는 나름 성공적이었습니다.
여차저차 기름계산 잘못해서 뷰포인트 한곳 버리고 후딱 촘통으로 뱅뱅뱅 돌아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빠야오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에메랄드풀도 보고 무식한 몬스터트럭도 보고자..... 아래는 구글 서치해서 찾은 사진
보기는 봤습니다. 그런데 베터리가 없어서 보조베터리로 충전하던중이었는데
"젠장 휴대폰이 열받아서 열좀 식히고 사진찍어라~"는 메시지만 나오고 카메라 작동이 안되니
ㅠㅠ 눈으로만 담았습니다..... 골프장 리조트라서 볼것도 없고... 군데군데 중장비가 있는데
오지게 큽니다. 제가 봤던 포크레인보다 10배정도 큰놈도 있고... 멀리서 땅파서 열심히 뭔가를 옮기는 모습만...(말이 좋아서 풍경이지 공사현장..........) 보며.. "흠............." 을 외치고
돌아 나왔습니다.
기름이 떨어저 가장 가까운 주유소를 찾아 기름 넣고
다음 행선지로 가기위해 구글맵을 열고.... 가까운 루트를 찾았습니다.
맵 중앙에 인공수로를 따라 길이 있는데 그놈을 따라서 북쪽 도로로 붙는 코스 였습니다.
부근이 전부다 공사장이라 그런지 길이 점점 바뀌더니... 포장도로가 흙길로 바뀌고...
길이 막혀있는데 오토바이가 지나간 흔적이 있기에
혼자 개깡으로 멋지게... 독백을 하며..."길이 없다면 내가 만들것이다!!"
궁시렁 대며 헤집고 나가다가
이짓을 당하고 맙니다.
바이크를 뒤로 잡아땡기면 발이 정강이까지 빠지고... 죽어도 오른발이 안빠지는 겁니다.
인터넷도 3G가 잡히다가 말다가... 잡히다가 말다가.... No signal.....
전화도 안되구요.... 도움요청할 수도 없습니다.
'도와줄 사람 올때까지 있으까?? 오던길로 걸어서 나가까??'
30분을 멍하니... 사람만 기다리다.... 다음 공사가 시작되면 백골상태로 발견되나!!??
싶어서.. 오른발옆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흙을 파내고 신발과 양말만 남겨둔체
겨우겨우 발을 빼냈습니다.
진흙과 싸우다보니 질척대던 과거 여친이 생각났습니다. 아마 이 진흙보다는 나은것 같구나..
정신을 차리고 발을 빼낸뒤 신발도 건지고... 바이크 뒤를 붙잡고 뒤로 땡깁니다.
조금만 더 땡기면 되는데 힘이 빠져서 팔다리가 후덜거리네요..
조금 쉬다보니 바이크 바닥이 질펀한 진흙에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네요.. 아 *&*#&^@#
갑자기 잠이 옵니다.... ㅠㅠ 눙무리 마구 샘솓....... 내가 미쳤다고 구글을 믿었나..
이 외딴곳까지 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보고싶다 아무 사람... ㅜㅜ
약 30분을 쉬고 또다시 낑낑 해봅니다.
열심히 이짓을 이후로 약 2시간동안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운동했습니다.
사진은 커녕... 이건 경험했다고 기록을 남기자는 개뿔 오늘 여기서 잘수도 있다 라는
생각에 미친듯이 펌프질을 한끝에 해떨어지고나서 겨우 빼냈습니다....
주변에 돌 주워모아서 바퀴아래 집어넣고 들고 집어넣고 아주 혼자 생쑈를.......
이후 돌아오는길이 내손이 떨리는건지 바이크가 떨리는건지 손발이 후덜덜덜 떨면서
람빵쪽으로 큰길을 찾아 나갔습니다.
너무 지쳐서 숙소를 람빵에서 잡고 자야겠다... 싶었는데
원래 오늘 일정이 빡빡해서
내몸뚱이에게 선물을 주고자 수영장딸린 호텔로 무리데스네 예약을 했던터라..
천밧가까운 돈을 길바닥에 버릴수가 없었습니다.
온몸에 흙이 덕지덕지 거지같은 꼴로 예약한 숙소로 가려니.. 130Km....... 빠야오(Payao)
해는 이미 다 저물어서 암전상태......... 이걸 가 말어... 가다가 사고나면 또 오똑케...
하지만 4시간동안 혼자 바이크를 끄집어낸 불굴의 사나이다.
오냐 날 막을수 있으면 막아봐라
그렇게 위험하다는 심야주행을 합니다.
배는 고파 죽겄고... 구글네비는 2시간20분 후 도착예정이고..
숙소에 레이트체크인 요청 해두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잘 도착하긴 했습니다.
역시 이야기의 끝은 해피엔딩이 좋죠...
오늘은 온몸(삭신)이 쑤셔서 어떻게 움직일 수가 없네요..
하루더 연장하고 내일 치앙라이로 갈랍니다.
거기에서 진흙으로 떡칠된 바이크를 깔끔하게 싯고 아무일 없던것처럼.......
만들어야 ㅋㅋㅋㅋㅋㅋ
제 소중한 디파짓 2천밧을 돌려받겠죠..??
배고픈데 밥먹으러 나갈수 없습니다. 몸이 쑤시고 .... 비가 오지게 옵니다.
하늘이 시커먼데... 비가 그칠라나..?
예정에 없던 돈질을 여기서 해야겠습니다.
일단 살고 봐야죠?
여러분~ 길이 아닌곳은 가지 마세요..
야간 주행하지 마세요... (라이트를 비춰도 ... 속도가 있으니 바닥이 안보여 뒤지는줄 알았습니다.)
2년전 바이크로 태국을 돌았을때는 신나고 재미지고 어딜가도 두근두근이었는데..
2년동안 늙었나... 지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