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방콕 여행기(1,2일차) (feat.저탄고지)
(오랜만에 쓰는 여행기입니다. 노잼이더라도 잘 봐주시길 ^^;;)
4년동안 태국에 못갔다.
그러다 보니 태사랑 눈팅도 뜸했었고...
그래도 머리가 복잡하거나 기분이 안좋을때면 가끔 태사랑에 들어와서
남의 여행기도 읽어보고 이런 저런 글들, 정보들 읽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이,
'나도 참 태국을 좋아하기는 하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더랬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여행기에 도전해 보기로! ^^
*일정 : 2018.5.19~26 (방콕-치앙마이-방콕)
(1일차)
(와)이프님과 둘이 가는 단촐한 여행.
그러나 걱정이 하나 있으니..
약 한달전부터 시작된 이프님의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로 말미암아
나도 함께 저탄고지 식단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
아는 분은 알고, 모르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저탄고지(LCHF)식이란
탄수화물과 당분을 극도로 제한하고 지방과 단백질 위주로 식사하는 것.
누군가는 '미쳤어? 그렇다고 여행가서 안먹을거야?'라고 하겠지만
우리 둘 다 저탄고지로 약 4kg이상을 감량한 상태였고, 또 저탄고지가
여러 건강상(나같은 경우 아토피 등등)의 문제들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여
여행중이라고 쉽게 놓을수도 없는 상황 ㅠㅠ
(물론 과학적으로 완벽히 입증된 바 없으며, 개런티할 수 없음.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임 ㅋㅋ)
결과적으로 여행의 중 후반부로 가면서 난 완전히 포기했고 ㅋㅋ
이프님은 끝까지 지켜냈다는 @.@ (아주 조금의 치팅은 있었지만 그래도 대단하다!)
치앙마이 in, 방콕 out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가는거라 방콕을 들렀다가 치앙마이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저녁 7시30분 비행기로 방콕엔 11시10분정도 도착해,
첫날은 수완나폼에서 돈므앙 공항까지만 이동하는 일정
저탄고지에 푹 빠진 이프님을 위해 처음으로 특별기내식이란 걸 시켜보았다. ㅎ
<유제품을 포함한 채식>이라는 건데 사실 저기서도 빵, 과일, 라자냐 껍데기는 못 먹었다는...
(가끔 너무 힘들게 사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평생 빵과 초콜릿을 달고 살던 사람이 지금은 별로 생각도 안난다고 하고,
무엇보다 건강해지는 느낌에 본인이 매우 만족하고 있어서 그냥 응원해 주기로!)
언제부터 방콕 가는 비행기가 A380이었는지...
2층 맨 뒤 좌석 83열에 앉았는데 뒤에 사람이 없어서
신경쓰지 않고 의자를 제낄 수 있어서 좋았다 ㅎㅎ
방콕 도착이 11:10pm 였는데 수완나폼-돈므앙 셔틀버스 시간이
막차가 12시, 그 전께 11:30이었다. 혹시나 빨리 도착하면 11:30차 탈 수 있을까
헛된 기대를 해 보았으나 역시 역부족 ㅎㅎ
공항에서 공항을 이어주는 셔틀버스로 요금은 free
막차라 손님은 우리를 포함 5명 밖에 없었다
원래는 돈므앙에서 비행기를 탈거라는 이티켓 같은걸 정류장 직원에게 보여주면
손등에 도장같은걸 찍어주는 시스템인 모양인데 막차라 직원들도 피곤한지
대충 타는 분위기. 막차가 12시인데 집에 빨리 가고 싶은지 11:58분에 출발했다.
막차 타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수완나폼에서 돈므앙으로 바로 이동해본적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꽤 오래 걸렸다
방콕 시내를 기준으로 수완나폼은 동쪽에, 돈므앙은 북쪽에 있고
또 계속 하이웨이를 타고 가다 보니 수완나폼에서 시내로 와서 돈므앙으로 가는 듯 했다
거리가 꽤 되는 듯. 새벽이라 하나도 안막혔는데도 45분정도 걸린 것 같다
돈므앙에 12시 40분 좀 넘어 도착해 숙소인 아마리 에어포트로-
버스에서 내려 바로 공항터미널로 들어와 왼쪽을 보면 호텔로 연결되는 통로가 보인다.
일정이 7박9일이고 시간이 자정을 넘겼길래 통신사 부스 연데 있으면
유심칩 끼고 가려고 공항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한 100m 앞쪽에 AIS 부스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가서 7일짜리 4G 유심칩 통화 100바트 포함해서 259밧에 장착하고 다시 호텔로-
공항터미널에서 아마리 호텔까지는 대충 300미터 정도?
너무 피곤해서 호텔 사진은 찍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깨끗하고 좋았다.
솔직히 잠만 자는건데 좀 아깝나? 하는 생각도 들고
공항주변에 더 저렴한 호텔들이 몇몇 있었지만 밤늦게 이프님 피곤하실꺼 같아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아마리 호텔로 잡았다. 이제는 몸생각도 좀 해줘야 한다 ㅎ
가격은 1박에 2200밧 내외로 가격변동 있으니 타이밍 잘 맞춰서 get하시길
조식은 라운지에서 먹는것과 뭐 다를까 해서, 포함하지 않았다.
씻고 쿨쿨~
이렇게 첫날은 허무하게 끝이 나고...
(2일차)
이제와서 드는 생각,,,
다음부터는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일정으로는 짜지 말아야겠다는...
시간과 체력, 로스가 너무 많다 ㅠ
아침에 일어나 공항라운지에서 아침을 먹는다
코랄라운지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특이한 점이 10분인가? 목마사지 무료쿠폰을 준다 ㅎㅎ
들어갔더니 어떤 할아버지가 이미 마사지를 받고 계심 ㅎㅎ
일단 라운지에서 먹을 수 있는 저탄고지 메뉴들을 추려내 아침을 먹고
(버터, 치즈, 스프, 야채, 쏘세지, 커피 등) 목마사지를 받았다 ㅎ
마사지 시간은 10여분밖에 안되지만 무료이므로 팁은 100밧 정도 드리는게
리즈너블 할거 같아 그렇게 했다 사실 뭐 안받아도 그만이지만 특이한 경험같아서 해봄 ^^;;
방콕-치앙마이 구간은 에어아시아로 이동
치앙마이에서는 2박은 올드타운, 2박은 외곽 리조트에 묵기로 했다
이프님은 치앙마이가 초행이고 나는 97년에 가보고
그 뒤론 주로 방콕과 남부지역만 다녔더랬다.
햇수로 따져보니 21년만이다. 헐...
그땐 정보도 별로 없어서 하이텔에서 얻은 정보를 A4지에 출력해서 다니곤 했었는데,
방콕에서 엄청 오래 버스타고 치앙마이 터미널에 내려서 대충 숙소를 정해 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치앙마이 하면 연관검색어로 한달살기니 님만해민이니 슬로우라이프니
굉장히 트렌디한것처럼 보여지는데,,, 예전엔 일단 고산마을을 1박이나 2박으로
트레킹하는게 정석이였다. (물론 지금도 많이 하겠지요?)
제대한지 얼마 안되던 때여서 대한민국 남아의 기개를 보여준답시고
투어에서 만난 한국인 형님과 트래킹할때 기를 쓰고 1등으로 가고 그랬었는데 ㅋㅋ
그 이후 그 형님과 코팡안, 코사무이까지 같이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이스라엘 애들땜에 억지로 XX했던 암울한 기억 등등...
갑자기 궁금해져서 그때 묵었었던 로즈 게스트하우스를 네이X에 찾아보았다.
1성급에 가격은 1박에 8000원대 ㅋㅋㅋ 하긴 그때도 150밧정도 했던 기억이...
그 당시 로즈게하엔 한국인 남자 스텝이 계셨었는데 치앙마이를 떠나는 날 같이
사진 찍자고 했더니 무슨 사정인지 사진은 안찍는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갑자기 옛 생각이 나서,,
사설이 너무 길었다 ㅎ
치앙마이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로 150밧 일괄 요금인듯 하다
우리 숙소는 올드타운 슬립 게스트하우스.
평이 좋아서 선택했는데 결과는 매우매우 대만족!!!
냉장고 있고, 헤어드라이기 있고 어매니티ㅎ 는 샴푸, 린스 하나씩 면봉도 주고...
에어컨 잘 나오고, 리뷰에서 본 불만으로는 엘리베이터와 샤워기 문제가 있었는데
엘리베이터는 우린 2층이라 아무 문제 아니었고 캐리어는 존이 같이 들어주었다
해바라기 샤워기는 난 괜찮았는데 이프님은 좀 불편했나 보더라. 수압도 좀 약한편이고..
이 곳은 네덜란드인 남편과 태국인 아내가 운영하는 게하이고
아내분의 가족들도 같은 건물에 살고 계시는 듯.
무엇보다 너무나 친절하고 깨끗해서 맘에 들었다.
또한 홀딱 반해버린 쿤깨 주스바가 바로 앞에 있다 ㅎㅎ
숙소의 청결도가 왕년의 쌈센 루프뷰를 연상시킨다.
나중에 주인 아주머니랑 얘기해보니 일하시는 분들이 워낙 청소를 열심히 하신다고.
5년 되었다는데 새집 같이 유지되고 있었다.
이건 다른 얘기인데 치앙마이 어디를 가든 중국인들을 참 많이 볼 수 있었다.
슬립에서도 아침먹을때나 잠깐 지나치면서 본 투숙객들 중에
한 커플 빼고는 다 중국어를 쓰는 듯 했다.
체크인 하면서 근처에 마사지 샵 괜찮은데 없냐고 물어보니 쏨펫 마사지를 알려주신다.
지금 바로 갈 수 있는지 물어보니 전화도 해주셔서 마사지 받으러 고고~
쏨펫이라고 써진 가게가 몇군데 붙어 있는데 다 같은 집인듯
타이마사지나 타이+오일 모두 2시간에 400밧
나는 남자분께, 이프님은 여자분께 받았는데 대체로 만족스러워서 담날도 예약을 했다.
쏨펫마사지의 주관적인 평은 뭔가 꼼꼼히 하는 느낌?
간혹 어떤 마사지사 분은 약간 설렁설렁 할때도 있고 대충한다는 느낌에
서운할때도 있는데 이 분은 굉장히 꼼꼼히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조건 세게 하는게 아니라 강약을 조절하면서 잘 해주셔서 감사!
위치는 슬립에서 3분거리 ㅎㅎ
체크인 할때 히딩크 동포 홀랜드사람 남자주인장 존이ㅋ 선데이마켓 구경은
5시~8시 사이에 끝내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안그러면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마사지를 받고 나서 빨리 밥을 먹고 선데이마켓 한번 휘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와 쉬기로 계획을 세웠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번 여행은 저탄고지와 함께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식당의 선택지가 많지 않았는데 치앙마이에서의 첫번째 식사는
선데이마켓에서 멀지 않은 이싼음식점 Lert los로 정했다. 마사지가게에서 lert los까지
약 5분?
Lert los에 도착했는데,, 음... 이곳은 왠지 쪽포차나와 느낌이 비슷해! ㅎㅎ
일하는 분들이 중국계인것도 그렇고 음식이 착착 나오는것도 그렇고
이프님이 먹을만한게 좀 있고, 네이버 블로그에 후기가 워낙 많아서
이곳으로 정했는데 나도 모르게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보다...
암튼 주문하자마자 1분 사이로 음식이 파파박 나온다 ㅎㅎㅎ
비아창에 숯불돼지구이와 생선구이, 똠쌥, 쏨땀, 돼지고기 발효시킨것(?)을 시켰는데
다 맛이 없는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딱히 임팩트 있는 맛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프님이 컨디션이 안좋은지 조금만 걷거나 더워도 힘들어하는 듯 보여서 ㅠ
말은 안해도 오픈된 공간에서 식사하는게 좀 힘들었나 보다.
음식은 다 맛있다고 하는데 파리도 자꾸 달라붙고 하니까...
'음... 다음부턴 웬만하면 실내로 가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밥먹고 있는데 어느 한국 신사분이 똠쌥 이름을 물어보셔서 대답해 드렸는데,
조금 있다 나가실때 좋은 여행 되시라고 해주셔서 마음이 훈훈해졌다 ㅎㅎ
근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숯불돼지구이와 생선구이는 한국 맛이랑 똑같고
또 이곳은 저렴한 대중음식점인데 뭔가 눈이 띠용하는 맛을 바란 내가
웃기는 놈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ㅎㅎㅎ
메뉴중에 이름은 모르고 '바나나잎에 돼지고기 발효시킨 것' 첨 먹어봤는데
밥이랑 먹으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못먹는다는게 함정 ㅋㅋ)
똠쌥 국물도 시원하니 좋았다
총평은 오픈된 공간이고 불이 있어 좀 덥다는 것만 빼면 가격 착하고
음식도 빨리 나오고 친절하고 한번쯤 가볼만한 좋은 식당인듯 하다.
또 가게 앞에서 생선굽는 비주얼이 우리나라 종로6가 생선골목처럼
식감을 자극하는 그 무엇이 있다 ㅎㅎ
식사를 마치고 타페게이트로 갔다
홀랜드 사람 히딩크동포 존은 우리에게 5~8시 사이를 얘기했지만
6시가 채 안된 시간에 벌써 사람들은 운집하고 있었다
21년만에 보는 타페게이트, 담에 다시 오기로 하고~~
선데이마켓을 걷는다. 걸을라고 했는데 너무 덥다 ㅎㅎㅎ
그래서 근처에 있는 아무 커피집으로 잠시 피신
몸을 잠시 히야시 시킨후 다시 거리로 나선다
살거리, 먹거리 구경 구경, 더워지면 에어컨 있는 매장에 잠시 들어가기를 반복.
사실 시장 구경이란게 딱히 내가 목표로 하는, 살게 없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
그러다가 저러다가 나의 일탈이 시작되었다 ㅎㅎ
원래 난 노랑옥수수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것을 보게된 것!
이프님도 여행중의 나의 식단은 내가 알아서 하라고 풀어준 상태라
이때부터 난 탄수화물도 먹고 단것도 먹었다 ㅎㅎㅎ
노랑옥수수 알만 털어낸것을 한컵 호로록 먹고 숙소쪽으로 돌아왔다.
근데 사실 이정도 거리면 먼것도 아니고 당연히 걸어다녀야 하는 거린데
이프님 표정을 보니 내일부터는 좀 뭔가를 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지내려고 온 여행은 아니니까 ^^;;
자 그럼 말로만 듣던 쿤깨주스를 맛볼 시간!
7시30분까지 한다고 씌여 있었는데 7시10분쯤 도착
주스는 수십가지 메뉴가 있지만 자기가 원하는것만 골라서 먹을 수도 있었다
난 E 메뉴에서 바나나 빼고, 이프님은 그린주스 5번에서 파인애플을 빼고
스무디 형태로 시켰다. 근데 양이 짱 많다!
내 주스만 먹고 이프님 주스는 방으로 가져와 샤워후에 야식으로 먹었다 ㅎ
이후로 둘이서 쿤깨를 외치며 체크아웃 할때까지 틈만나면 쿤깨주스를 애용 ㅎㅎㅎ
쿤깨 가즈아~~!!
집에서 풀무원 녹즙을 배달시켜 먹는데 양은 두배에 가격은 반값 ㅋㅋㅋ
하지만 울 이프님은 모른다. 주스에 개미가 좀 들어갔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ㅎㅎ
나야 뭐 개미 그딴거 신경안써서 상관없지만 이프님은 개미라면 질색을 하는데...
이프님의 정신건강을 위해 앞으로도 말 안할 꺼다
쿤깨의 건강 그린주스를 마신 후 내일을 위해
슬립에서 딥슬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