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다신 없을 상전들과의 11박 13일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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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다신 없을 상전들과의 11박 13일 - 4

딸기맛환타 15 988

 

 










결국 엄마는 병원을 가기로 했다.

예상했던 일...

다행히 오늘은 약간 여유있게, 만일을 대비해 일정을 유동적으로 잡을 수 있게 만들어놨기 때문에 낮시간을 이용해 병원에 갈 예정이다.

내가 애용?한다고 하기는 뭐하지만 그나마 한 번 가본 적이 있는 곳은 실롬에 있는 크리스챤 병원이다.

그 전에 팔람까오에 있는 피야베잇 병원에도 갔었지만(손님이 아파서 이용) 비싼 병원비와 일인실을 저렴한 가격에 넣어주고 한식까지 시켜주겠다는 사무장의 능글맞음에 질려 나중에라도 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라 패스.

범룽랏, 방콕 병원 등 다른 병원도 있었지만 진료비가 비교적 저렴한데다 내 또래의 통역사의 친절함과 싹싹함에 믿음이 가는 곳은 크리스챤 병원이었다.

그리하여 오늘은 병원 구경 겸 MRT 투어로 컨셉을 구성하게 된 것이었다.

병원에 가서도 '별 문제 없네요'라는 말을 듣는 것과 붕대, 깁스, 팔걸이 등 사진을 찍었을 때 거슬려 보이는 것들이 몸에 달라붙지 않는 상태가 우리의 바람이었다.

이모네에도 이 상황을 전달하면서 대략 두 시간 정도를 예상하니 병원 건너편의 큰 쇼핑몰(실롬 콤플렉스)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찾아가겠다고 미리 동의를 구한다.

일단, 아파도 밥은 잘 먹어야 한다고 조식을 먹으러 간다.

혹시나 점심 시간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 할 상황에 대비해 넉넉히 먹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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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중의 기본만 가져다 먹는다.

대신 과일은 최대한 많이!

찐한 커피가 병원에 가서 긴장하지 말라며 다독이는 것 같다.

동생들은 며칠 째 비슷한 음식을 먹는 게 질려가는지 점점 먹는 양이 줄어든다.

반면 엄마와 이모는 '누가 차려놓은 걸 갖다먹기만 하면 된다는 것'에 감사하며 여유있게 즐기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잠깐 방에 올라가 나갈 채비를 마치고 숙소 앞에서 택시를 잡아 후아 람퐁 역으로 간다.

카오산에서 제일 가까운 지하철역이자 MRT가 시작하는 곳.

어제 BTS 투어와는 다르게 원데이패스를 끊지 않고 모든 구간을 편도로 다니기로 했다.

토큰 모양의 티켓을 파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나의 작은 마음...ㅋㅋㅋㅋㅋㅋ

실롬 역에 내려 조금 걸으면 실롬 콤플렉스, 그리고 반대편엔 병원이 있다.

이모와 2시에 1층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엄마와 나는 길을 건너 병원으로 향한다.

후. 왠지 모르게 병원은 떨린다.

경찰서 앞에서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움츠러드는 것처럼.

들어가면 오른쪽에 있는 리셉션에 접수를 한다.

'한국어 통역 있죠?'라고 태국어로 물어보니 읭?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직원.

'태국어 할 줄 알아요?'라고 묻길래 '네, 근데 병원 단어 잘 몰라서 통역 필요해요'하고 대답하니 아하! 하며 그제서야 나의 마음을 이해해준다.

난 영어, 중국어, 태국어, 그리고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아는데, 누구와 돈 관계로 얽힌 일들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그저 내가 여행하고 생활하는 데에 충분한, 딱 그정도 수준이라 이런 전문성을 띄는 곳에 와서는 무모한 도전을 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선물가게의 포장지처럼 괜찮게 꾸민 발음만으로 모두 잘할거라 생각해도 그건 단지 착각일 뿐이야...라고 말하고 울고싶다.

또 내가 아픈거라면 태국어로 대충, 그것도 안 되면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겠지만 환자는 엄마이고 본인이 아파서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더욱 통역이 간절했다.

직원분이 전화를 돌려보더니 밥 먹으러 갔는데 주문을 안 해서 다행히 지금 들어온다고 알려준다.

아... 소중한 밥 시간을 방해하다니... 그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죄송해졌다.

잠깐 앉아서 기다리니 내가 기억하던 그 통역사분이 오셨다.

식사 시간에 방해해서 죄송하다 말씀드렸더니, 쿨하게 괜찮다며 접수 서류를 받아 이동하면서 어디가, 어떻게, 왜 아픈지 얘기를 나누고 위로의 말고 표정을 받는다.

마사지 때문에 잘못돼서 오신 분들이 생각보다 꽤 된다며, 보통은 발마사지를 하다 삐끗해서 오시는데 어깨가 아파서 오신 경우는 처음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뭐, '이 병에 당신의 이름을 붙여야겠어요'만 아니면 다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조금 긴장이 되어 종종걸음으로 통역사분을 따라가 2층에 도착했다.

지금 봐주실 선생님이 어깨 전문이니까 걱정 놓으시라는 얘기에 맘이 놓였다.

여행 관련된 얘기를 나누다가 우리 차례가 되어 진료실로 들어간다.

'마사지 받고 나왔는데 어깨가 아파서 팔이 안 올라간다'는 것과 며칠 됐다는 걸 알리니 엑스레이를 찍고 다시 만나자고 하는 선생님.

엑스레이 복장으로 갈아입고 아빠와 동생에게 엑스레이 찍으러 왔다며 인증샷을 보낸다.

조금 후에 엑스레이를 찍고 나온 엄마를 다시 옷 갈아입혀 진료실에 들어간다.

통역사분의 얘기를 들으니 '어깨에 있는 칼슘덩어리가 녹아 없어졌다'는 것이 주요 원인이었는데 원래 아플 가능성이 있었던 곳이 마사지가 트리거가 되어 증상이 드러났다는 것이었다.

한국에 와서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니 '석회염'이라고 한다고 했다.

사진 찍을 때 미관상 거슬리는 것들은 할 필요가 없다고 하셔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약을 받으러 갔다.

통역사분과는 이때 인사를 하면서 뭔가 선물 혹은 성의 표시를 하고 싶었는데, 은근~하게 가버리신 통에 아쉽게도 아무 것도 전해드리지 못했다.

일주일 치의 약을 받고 복약지도를 듣고는 3800밧 정도를 지불했다.

약값이 진료비의 대부분을 차지한 진료비 내역서를 받아서는 엑스레이 파일을 받으러 간다.

식당에서 자주 일어나는 '여러개 주문하면 하나 빼먹기' 스킬은 병원에도 존재하는지 한참 앉아 기다리다가 엑스레이 파일 받으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물음에 일 분 후 바로 이름이 불렸다.

이 모든 일을 끝마치고 시계를 보니 어느덧 예상 소요 시간인 두 시간이 다 되어간다.

병원 앞에서 '나 여기서 진료받았다' 인증샷을 하나 찍고는 이모네를 만나러 간다.

다행히 우리가 도착하고 5분 후에 바로 만날 수 있었는데, 구경도 많이 하고 뭘 또 샀는지 애들손에는 과자 봉지가 들려있었다 ㅋㅋㅋㅋㅋ

하긴 아침 먹고 나와서 점심 때쯤 됐으니 허기가 졌을 것이다.

김에 엄마와 나도 과자를 뺏어 먹고 코모도 구경을 위해 룸피니 공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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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확인서 

여행자 보험에 낼 서류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챙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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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레이 씨디가 든 봉투와 진료비 영수증

카드 명세서까지 같이 챙겨서 여행자 보험에 청구하면 된다.

(우리는 3월 10일 기준으로 청구했고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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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뭐가 좋은지 모르지만 일단 인증샷은 찍는 엄마 ㅋㅋㅋㅋㅋㅋㅋ

사진 제목은 아마 '여행자 보험의 중요성' 정도 될 것 같다 ㅋㅋㅋㅋㅋ





오 분 정도 걸어서 룸피니 공원 라마 6세 동상 앞에 도착했다.

공원 입구부터 '태국여행박람회' 같은 행사를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사실 코도모가 있다는 것 말고는 유명한 이유를 모르겠는 곳이지만, 오랜만에 호수공원 산책 나왔다고 생각하고 슬슬 물가로 접근한다.

오!!!!!!!!!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목표물을 발견!!!!!!!

언제 봐도 소름이 끼치는 저 비주얼...

일단 예고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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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용..!

물고기를 잡아먹는 코모도..! 

눈을 마주치는 순간 얼어버렸다.

이제 본편, 더 크게 한 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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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한 대 맞으면 아구가 돌아갈 듯한 저 앞발과 앙다문 입, 째려보는 듯한 눈, 그리고 가슴근육..? 

호숫가에는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있어 약간의 악취가 났지만 그건 이 분을 마주친 순간 아무렇지 않는 것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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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어떤 서양인 무리가 사진을 찍어대며 소리를 지르니 물고기를 포기하고 유유히 헤엄쳐 가는 그 분...

워...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더 무서운 사실은 저 분은 청소년 정도의 크기였다는 것이다...

공원 중간 오리배를 띄우는 곳 근처 다리로 가면 더 큰 분들이 보였다.

그렇게 우리는 걸음을 재촉해 파워워킹으로 공원을 한 바퀴 돌고는 바로 룸피니 역으로 향했다.

역시 땀내고 나면 지하철역이지!

에어컨이 산업 발전에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지 새삼 느끼는 타이밍이다.

시간은 거의 3시가 다 되어가고, 다들 허기와 약간의 피로에 지쳐갈 무렵, 우리의 다음 목적지로 간다.

맛은 있지만 비싼 곳, 그 곳은 바로 쾅 씨푸드!

우리가 가는 곳은 훼이쾅 지점으로, 이 시간 이후의 일정은 다 근처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나중에 든 생각은 룸피니 역에서 노스이스트를 갈 걸 그랬나 싶기도...)

가끔 가면 혼밥하시는 분들이 볶음밥 대짜와 느아뿌팟퐁커리를 절반만 드시다 나가시는 경우를 보는데, 제발!!! 포장해 가세요!!! 부탁합니다 ㅠㅠ

중국 느낌이 나는 곳이라 그런지 포장도 괜찮게 해주는 데다 아침에 살짝 데워먹어도 꿀맛인데!!! (차게 먹어도 맛있었다는 것이 함점)

이런 안타까움을 여러번 느낀 나에게 절대 남기는 일 같은 건 없었다.

직원이 가져다 준 그림 메뉴판을 보고도 결정을 못 하는 동생들을 위해 그냥 내가 임의대로 주문을 하고 음료수만 고르게 시켰다.

그래서 모두가 망고 쉐이크를 먹게 되었다는 행복한 이야기 ^.^

한국인 기본 메뉴는 아래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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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객님 한국인 세트 주문하셨죠?

텃 만 꿍은 각자의 접시로 덜고 왼쪽부터 팟 팍풍 화이댕(모닝글로리 볶음), 느아 뿌팟퐁커리(게살 커리 / 껍데기 제거한 것), 카우팟 꿍 옵 쌉빠롯(파인애플 볶음밥), 어쑤언(굴전?)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메뉴들이다.

하지만 모닝글로리와 굴은 성인들끼리 다 먹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애들은 한 입 먹더니 안 먹기 시작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난 분명히 쏨땀도 시켰는데... 나오지를 않길래 직원을 잡고 물어보니 쏨땀이 없다고 한다.

저기... 혼자만 알지 말고 나한테도 좀 얘기해 줄래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래야 태국이지!!!

비싼 밥에다 망고 쉐이크까지 먹으니 온몸에 기운이 좀 도는 것 같다.

엄마는 약 받은 것을 먹어야 한다며 30분 뒤에 알려달라고 하신다.

밥도 먹었겠다, 씨암 니라밋을 볼 때까지 남은 시간은 빅씨에서 보내기로 한다.

여기에서 내가 대단한 발견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한채 씩씩하게 걸어 빅씨 도착!

푸드코트와 달달구리 가게들을 지나면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여기가 바로 쇼핑 천국이다 ㅋㅋㅋㅋㅋ

오늘 일단 일차적으로 망고 말린 것이나 코코넛칩 같은 선물용 과자를 사고 각자 마음에 드는 간식도 사기로 했다.

카트를 하나 끌고 바로 망고 등을 파는 곳으로 직행, 가격과 중량을 비교하면서 담아가기 시작했다.

오기 전에는 사야할 것들이 많을 것 같았는데 막상 오니까 들고 가기 귀찮아서 별로 안 사게 된다 ㅋㅋㅋㅋㅋㅋ

엄마와 나는 간단하게 쇼핑을 끝내고 먼저 계산하고 내려가 있는다 하고는 이모네와 잠깐 헤어졌다.

나의 빅씨카드로 알뜰하게 적립도 하고 ㅋㅋㅋ 종류별로 나눠서 담아주는 봉다리를 들고 푸드코트로 간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가게가 있다.

띠용? 이건?

여기에 AIS, 트루, 그리고 디택 통신사 부스가 전부 한 군데 몰려있네? 오 주여 ㅠㅠ

왕궁 앞에서 미친년처럼 뛰어다니다 찾기에 실패했던 49밧짜리 유심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엄마에게 돈을 받아 디택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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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직원들이 대기하는 데스크로 갔더니 바로 앞에 유심이 똭!!!!!!!!!!!! 왁!!!!!! 찾았다!!!!!!!!!!!

으헝헝헝 ㅜㅜ 이거 하나 때문에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ㅠㅠ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거 외국인도 살 수 있어요?'라고 물어보니 왕궁 근처 세븐과는 다르게 '당연하지!'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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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구했구나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내가ㅜㅜㅜㅜ 해냈다ㅜㅜㅜㅜㅜ

흥분 상태로 일단 49밧짜리 심을 사고는 100밧을 충전해달라고 했다.

유심 설치할 핸드폰을 가져왔냐고 묻길래 삼성폰에도 되는거면 혼자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얘기한다.

하지만 난 사실 이걸 해본적이 없다. ㅋ... 그렇지만! 껍데기를 보고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지르고 본다.

만약 그래도 못 하겠다면? 태사랑에서 찾아보면 된다! 참 쉽죠?

혹시 직원이 설치해주기 귀찮아서 안 판다고 할까봐 ☞☜ (카오산에서는 안 판다고 하는 건 이런 이유도 있다고 한다...)

여권을 보여주고 모든 과정을 거쳐 유심을 획득!!!!!!!!!!
그토록 찾아 헤매던 유심을 여기서 찾을 줄이야ㅜㅜㅜㅜ 하지만 이제 찾았으니 됐다!

유심이 있다면 나에게는 약간의 자유가 더 보장될 것이다! 유심은 자유! 자유는 좋은 것! 예!

바로 엄마한테 달려가서 자랑을 할까 싶었지만, 나는 충실한 업로더이기 때문에 태사랑 회원들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기로 했다.

그래서, 사지도 않을 트루에 가서 유심이 있냐고 물어보기로 했다.

친구한테 알려줄거라는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하고 직원에게 다 꺼내서 보여달라고 한다.

사진을 한 장 찍고는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씬난 발걸음으로 엄마한테 자랑하러 가는 길.

이모는 아직 쇼핑 중인지 오지를 않아 다시 2층으로 가서 한바퀴 둘러본다.

저기서 이모랑 애들 발견! 

옷 파는 곳에서 작은애 입을 여름옷을 잔뜩 사고 있었던 것이다 ㅋㅋㅋㅋㅋ

큰애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다며 이모 핸드폰을 받아서 나랑 같이 내려가 설치를 하기로 했다.

아마도 이건 인터넷이 되는 핸드폰을 차지해 게임을 하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다 ㅋㅋㅋㅋㅋ

엄마가 앉아 있는 자리로 돌아가 유심을 넣고 이래저래 껍데기를 보며 고민해본다.

해 결 !!!

이제 나에게는 자유가 생겼다!!! 프리덤!!!

핸드폰은 바로 큰애 손에 들려지고 반나절 동안의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해결하는 모습.

너도 참 고생이 많다 ㅋㅋㅋㅋㅋㅋ

작은애가 이모를 따라 잠깐 짐 놓으러 내려왔다 뭐가 또 문제인지 즈그 언니랑 투닥투닥하다 결국 큰애 삐짐으로 종결...

하지만 야속하게 떠다는 이모와 작은놈... 너... 가만 안 둔다... 진짜 ㅋㅋㅋㅋㅋㅋ

큰애를 달래기 위한 나의 선택은 국수였다.

엄마는 별로 입맛이 없다 하셔서 하나만 사서 나눠먹기로 한다.

큰 사발에 담긴 국수를 하나 사다가 먹기 싫다는 애 앞에 놓고 같이 먹자며 내가 먼저 한 젓가락하니 어느새 젓가락을 든다.

역시, 탄수화물은 인격을 넉넉하게 해준다.

셋이서 커피집에서 파는 음료도 한 잔씩 하고서는 입을 싹 닫기로 한다. 공범 : 엄마

시간은 벌써 일곱시를 향해 가고, 씨암 니라밋 쇼장으로 슬슬 움직여야 될 것 같아 (이제는) 이모한테 전화를 해서 어서 오라고 재촉한다.

각자 봉다리를 하나씩 덜렁덜렁 들고 구름다리를 건너, 건널 수 있는지 모르겠는 곳을 건너, 중국인 패키지 버스를 지나 쇼장 입구에 도착한다.

나는 작년에 봤기 때문에 제외하고 상전님들의 입장권을 찾아서 손에 쥐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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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친구분들에게 '나도 여기 왔다'는 것을 인증하기 위한 사진을 찍고 다같이 입장!
 
이따 끝나고 여기서 만나자고 약속하고는 나는 자유시간, 즉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한다. 오예!!!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더 스트릿이라는 쇼핑몰이 있는데, 그 안에 렛츠 릴랙스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도대체 얼마나 잘 하는지 궁금해서 한 번 가보기로 한다.

거의 꼭대기층에 위치한 렛츠 릴랙스에 도착, 백숄더 40분을 받기로 하고 450밧을 낸다. 비싸다.

돈값을 하겠지 하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제공되는 차를 마시며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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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본 백숄더 마사지 전용 체어? 기구? 

마사지를 앉아서 받는다는 것 자체가 어색해서 조금 비뚤게 앉았다가 20분이나 지나서 자세 교정을 받았다 ㅜㅜ

마사지사는 생각보다는 잘 하지 않는 느낌이 들었고 계속 한국에 대한 질문만 하셔서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 

감사의 팁을 드리고 건물 입구로 나와 랍짱을 탔다.

마사지를 받고 다시 걷는 건 마사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므로 ㅋㅋㅋㅋㅋ

쇼장에 도착하니 마침 끝났는지 MRT로 가는 셔틀버스 앞에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모기와의 사투를 벌이면서 10분을 기다리고 드디어 가족 상봉의 시간!

뮤지컬을 좋아하는 엄마는 무대가 아주 좋았다며, 내가 얘기했던 대로 강도 만들어지고 와이어도 내려오고 해서 화려하고 재밌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어 자막이 나와서 아이들도 보기 좋더라 하며 평가까지 해주심 ㅋㅋㅋ

이모네도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튀어나와서 재밌었다며 ㅋㅋㅋ 밖에 나와서 출연자들과 사진도 많이 찍었다고 했다. 

아쉬웠던 건 작은애 바로 뒤에 앉은 친구가 무대에 나가게 돼서 특별한 기회를 놓쳤다는 점?

각자의 감상을 얘기하면서 택시를 잡으려는데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아저씨들...

그 중에 200밧에 오케이 해준 아저씨와 같이 길을 떠나기로 결정ㅋㅋㅋ

다들 배가 고플 시간이어서 숙소 근처 세븐에 내려 야식거리를 샀다.

파스타, 소세지, 샌드위치 등등 애들 입맛에 잘 맞을 만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결정을 못 내리는 곳 ㅋㅋㅋ

애들은 차가운 걸 먼저 들려서 엄마랑 같이 보내고, 이모랑 나는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것들을 받아 숙소로 간다.

엄마랑 나는 옷도 안 갈아입고 이모네 방에서 다같이 야식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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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단 맥주가 땡기는 맛 ㅋㅋㅋ

내일은 예비일로 일정이 아예 없기 때문에 어딜 갈까 의견을 모았다. 

방콕에서는 딱히 더 갈만한 곳이 없고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아유타야를 가볼까 하는 얘기가 나왔다.

그럼 조식을 좀 빨리 먹으면서 상황 보고 다시 결정하기로 한다.

야식 타임을 끝내고 우리 방으로 넘어와 엄마는 저녁 약을 이제 드시고 나는 짐을 싼다.

방콕의 마지막 밤이 지나간다.

잘 있어라 방콕, 다음 주에 자유의 몸으로 다시 만나자!














15 Comments
돌이킬수없어요 2018.03.17 12:33  
음....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잇네요..
근대.....코모도 맞아요?
그냥 왕 도마뱀 아닐까요?...
코모도는 침에 세균이  있어서 ...위험한대..
공원에 잇을리가..?
룸피니 공원인가요? 환타님~
딸기맛환타 2018.03.17 14:36  
오 그런가요? 저는 사람들이 다 코모도라고 부르길래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ㅋㅋㅋ
무식이 흘러 넘치고도 남았네요 ㅋㅋㅋ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술왕자 2018.03.17 14:50  
코모도 도마뱀은 코모도 섬에만 삽니다.
저건 물왕도마뱀이라고 합니다.
코모도 도마뱀과는 친척관계죠.
잘 봤습니다~
딸기맛환타 2018.03.17 15:43  
친척관계라니 다행이네요...ㅋㅋㅋ
바로잡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풍경산책 2018.03.20 11:57  
재미있게 잘봤어요 ㅋㅋ
여행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딸기맛환타 2018.03.20 17:17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되었다니 기쁘네용 ㅎㅎ
공백네개 2018.03.20 20:23  
처음부터 꼬박꼬박 잘 읽고 있습니다 ^^
딸기맛환타 2018.03.21 17:30  
너무 감사합니다!
존마크 2018.03.23 20:56  
13편까지의 여전 기대됩니다!!!
세세하고 알찬정보가 가득하네요
이렇게 또 태국 여행 계획을 세웁니다ㅋㅋㅋㅋㅋ
딸기맛환타 2018.03.27 21:50  
알차다고 해주시니...감사합니다 ㅋㅋㅋ
제일 좋은 계획은 일단 비행기표부터 사는게 아니겠습니까? 하하핳...
박데레사 2018.04.02 17:37  
맛사지 좋아해서 맛사지 많이 받으려고 하는데
병원에 가게 될까 봐 살짝 걱정이 되긴 하네요
여러 가족 데리고 다니시느라 고생도 많고 보람도 많았겠네요 ~
딸기맛환타 2018.04.03 18:44  
저희 엄마는 평소에 움직임이 많이 없는 편인데다 오른쪽 팔을 많이 쓰다보니까 더 그런것 같아요
그리고 마사지 받으면서 좀 아픈데? 싶었던 타이밍에 뭉쳤던 게 풀리면서 아픈갑다~ 싶어서 얘기 안 하고 넘겨서... 그랬어요 ㅋㅋ
아프면 아프다고 꼭 얘기하셔야 됩니당 ㅜㅜ
나는나요 2018.04.17 14:21  
한 회, 한 회 재밌게 읽고 갑니다.
중간중간 들어있는 팁도 잘 정리하고 있고요~~
다음 편도 기대되네요..
mandara 2018.04.27 00:52  
코모도 신기하네요.  저는 굴을 못먹어서 한국인 세트는 못시킬 듯합니다. ㅠㅠ
쉐라땅 2018.05.10 22:59  
유명한 공원에 코모도라니 깜짝 놀랐네요 아니라니 다행이구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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