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뇽이의 태국-라오스 여행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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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뇽이의 태국-라오스 여행기(18)

하로동선 8 540

- 비엔티안의 밤 -

 

저녁 6시가 넘은 시각에 도착했으므로 일단 식사부터 해야 했다. 미니밴은 승객을 터미널에 내려주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내린 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상황. 일단 아무데나 들어가서 식사부터 했다. 그렇게 들어간 곳은 Sengdao Kitchen. 나중에 보니 바로 옆에 라오 키친이라는 아주 유명한 식당이 있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비엔티안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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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라 들어왔다. 따라서 음식을 시켜놓고 와이파이 연결부터 했다. 주문한 음식은 Fried Spring Rolls. 스프링 롤을 맨날 길거리 노점에서만 먹어봤지 제대로 된 음식점에서 먹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도 채소가 같이 나온다. 가격은 3만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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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먼저 온 일행이 잡아놓은 숙소까지 뚝뚝을 탔다. 나중에 보니 걸어갈 수도 있을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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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엔티안의 아침 -

 

2018년 1월28일(일). 비엔티안에서 맞는 아침이다. 이번에 여행하면서 터득한 한 가지 사실은 진정한 라오 음식의 맛을 보고 싶다면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 하는 노점에 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다. 주인아저씨는 정말 선하고 친절한 분이다. 그를 통해 라오스 여행의 참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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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상의 모습. 찹쌀밥, 생선 세 마리, 구운 달걀, 그리고 쏨 무. 베트남 음식 [넴쭈어]에서 유래한 쏨 무(Som Moo/Sour Pork Sausage)는 돼지고기 소시지를 바나나 잎에 싸서 발효시킨 것으로 신맛이 난다. 음식값은 전부 합해서 2만5천낍을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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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탓 루앙 -

 

식사를 마치고 뚝뚝을 잡아탔다. 오전에 시간이 좀 있으니 비엔티안 시내를 돌아봐야 한다. 첫 번째 행선지는 숙소에서 가장 멀리 있는 탓 루앙(That Luang)이다. 입구에는 1566년에 탓 루앙을 건설한 센타티랏 왕의 동상이 관람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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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 루앙은 3세기경에 인도 승려들이 가져온 붓다의 사리를 안치한 곳이다. 라오스에 불교가 이렇게 전래되었으니 탓 루앙이 얼마나 귀중하겠는가? 그 후에 미얀마와 싸얌의 공격으로 파괴된 것을 탑에 황금색까지 입혀 재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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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니 근무하는 사람인 듯한 남자가 제단에서 정성스레 예를 올리고 있었다. 그냥 직업으로 하는 것 같지 않고, 그의 행동에는 신앙심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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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첨탑인 탓 루앙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성벽의 안쪽은 회랑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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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 루앙의 주변에는 동서남북 방향으로 4개의 사원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두 개만 남아 있다. 안에 들어가 볼 시간이 없어서 그냥 밖에서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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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궁 -

 

1893년, 라오스가 프랑스의 식민지였을 당시에 총독의 관저로 건설되었다가 나중에 독립을 하고 나서는 당시 루앙프라방의 왕궁에 머물던 왕이 비엔티안에 오면 거주하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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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도 주석이 이곳에 거주하지는 않았다. 다만 각료회의를 하거나 외국에서 귀빈이 방문했을 때만 사용하는 공간이다. 현재 라오스의 주석은 쭘마리 싸이야손(Choummaly sayasone)이고, 그는 공화국 건국이후 6번째 주석이다. (영어로는 똑같이 president인데 사회주의 국가의 국가원수는 통상 주석이라 부른다.)

- 왓 씨싸켓 -

 

1818년에 당시 왕이었던 짜오 아누웡(Chao Anouvong)이 태국 양식으로 건설한 사원이다. 그 시기에 라오스는 싸얌과 전쟁이 잦았는데, 태국 양식으로 건설된 덕분에 싸얌이 비엔티안을 침공했을 때도 피해를 입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왓 씨싸켓은 현재 라오스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사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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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중심인 대법전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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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씨싸켓의 회랑에는 많은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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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면 모르겠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작은 감실의 하나하나에도 불상이 모셔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모셔진 불상의 수가 6,84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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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 파깨우 -

 

라오스에 등장한 최초의 독립국가인 란쌍 왕국은 초기 200여 년 동안 루앙프라방을 수도로 하여 성장했다. 건국 초기부터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남방불교(상좌불교)를 받아들였으며, 15대 포티싸랏 왕에 이르러서는 불교를 국교로 지정한다. 포티싸랏 왕 시절이 라오스의 최고 전성기였던 모양이다. 그는 란나 왕국(치앙마이에 수도를 둔 태국 북부의 왕국)의 공주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로 하여금 란나 왕국을 통치하게 한다. 그러나 이후 미얀마가 급성장하면서 란나 왕국은 미얀마의 식민지가 되었고, 란나 왕국을 통치하던 포티싸랏 왕의 아들은 란쌍 왕국으로 돌아와 수도를 비엔티안으로 옮기고(1563년) 미얀마에 대항한다. 그가 훗날 센타티랏 왕이 된다. 한편 센타티랏 왕이 란나왕국에서 란쌍왕국으로 올 때 불상을 하나 가져왔는데 그것이 바로 프라깨우이다. 센타티랏 왕은 프라깨우를 모시기 위해 1565년에 사원을 건설한다. 그 사원이 바로 왓 프라깨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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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전의 내부와 외부에는 불상들이 진열되어 있다. 즉, 프라깨우가 이 안에 없는데, 이유는 싸얌이 가져갔기 때문이다(1779년). 현재 프라깨우는 방콕에 왕궁 옆의 사원에 있다. 프라깨우가 얼마나 신성한 불상인가 하면 프라깨우가 모셔졌던 사원은 지금도 전부 왓 프라깨우로 불린다. 아울러 프라깨우가 누구의 소유인지는 논쟁의 소지가 다분한데, 현재는 태국의 국력이 라오스보다 세기 때문에 라오스로서는 달라는 소리를 할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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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전신인 싸암은 불상만 가져간 것이 아니라 1828년에는 왓 프라깨우에 불을 질러서 폐허로 만든다. 현재의 사원은 1940년대에 대법전만 겨우 복원했을 뿐 승려들의 공간이 없기 때문에 사원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호 파깨우(Ho Phra Keo)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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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뚜싸이 가는 길 -

 

아까 탓 루앙에 가면서 뚝뚝 안에서 본 빠뚜싸이를 직접 걸어서 찾기로 했다. 비엔티안 거리는 예전과 같은 그런 비포장 흙길이 아니다. 보도블록이 깔려 있고 가로수도 잘 조성된 걷고 싶은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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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렇게 신호등도 있다. 지금 이 도로는 대통령궁에서 빠뚜싸이에 이르는 라오스 전체에서도 가장 잘 조성된 타논 란쌍(Thanon Lan Xang)이다. 그래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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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비엔티안 시립도서관도 보았다. 마침 휴일이라 들어가보진 못했는데, 여기는 도서관이 평일에 아침 9시에서 오후 4시까지만 문을 연다. 한국애들은 공부를 너무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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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뚜싸이 -

 

1862년에 베트남을 식민지로 삼은 프랑스는 1893년에 싸얌(현재의 태국)과의 전쟁에서도 승리한다. 패전한 싸얌은 오늘날의 라오스 영토에 해당하는 메콩강 서부 지역을 프랑스에 양도한다. 라오스 입장에서는 어제까지 싸얌의 지배를 받다가 오늘부터는 프랑스의 지배를 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정말 안습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파리가 독일군에 함락되는 상황까지 맞아 프랑스는 해외에 식민지를 운영할 상황이 아니었고, 이 틈을 노려 1943년에는 일본이 라오스에 주둔했다. 2차대전 종전 후에는 다시 프랑스가 들어왔다. 결국 라오스 인민들은 프랑스와의 독립전쟁을 시작하였고, 마침내 1953년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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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뚜싸이는 승리의 문이라는 뜻으로 프랑스와의 독립전쟁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 1969년에 건설했다. 그런데 전체적인 모습은 파리에 있는 개선문하고 비슷하다. 빠뚜싸이 전망대에 오르면 라오스에서 가장 넓은 8차선 도로인 타논 란쌍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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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방향은 타논 카이손 폼위한이다. 카이손 폼위한(Kaysone Phomvihane)은 건국 당시에는 총리였으며 현재 라오스의 화폐에 모델로 나올 만큼 국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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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부근은 공원으로 단장되어 있어서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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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원 -

 

빠뚜싸이에서 뚝뚝을 타고 숙소 근처로 왔다. 그리고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왓 미싸이(Wat Mixay)에 갔다. 승리(미싸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센타티랏 왕이 미얀마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건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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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미싸이의 맞은편에 있는 왓 옹뜨(Wat Ongteu)에는 불상(옹뜨)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크기 5.8m 무게 1,200kg의 황동 불상이 있다. 이게 금불상이었으면 아마 사람들로 미어졌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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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불상이외에도 스님상이 있다. 설명이 라오어로만 되어 있어서 알 수 없는데, 스님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것은 분신이다. 焚身...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스님의 얼굴 모습이 평화롭기보다는 고통스러워 보였기 때문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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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탑위에도 올라가봤다. 빙글빙글 도는 계단을 따라 꼭대기까지 올라갔는데, 그곳에서는 한 남자가 바닥에 누워 자고 있었다.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황급히 내려오는데 다리가 후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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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1) 비엔티안에서는 뚝뚝 기사들 때문에 기분이 상할 때가 많았다. 가장 흔한 경우는 가까운 거리인데도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것.

 

2) 더욱 황당한 것은 내가 가격을 깎으려고 하니까 나보고 걸어가라고 하는 것.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봐서 정말 불쾌했다. 그것도 손짓까지 해 가면서 걸어가래. 라오스의 이미지는 떠나는 날까지도 참 불쾌하다. 자신이 해야 할 도리는 하지 않으면서 막무가내로 돈만 밝히는 듯한 모습... 참 씁쓸하다.

8 Comments
경후ㅏ 2018.03.15 02:15  
라오스 기억이 새록새록 기억나네요 또 가구 싶어요 ㅜㅜ근데 라오스 담합이 너무..많은 여행자들 때문이겠지만 이젠 태국이랑 물가가 비슷한거같아요..
하로동선 2018.03.15 14:26  
서비스는 태국보다 훨씬 못하면서 돈은 비슷하게 받으니 문제겠죠. 가까운 시일 안에 또 다시 여행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deal 2018.03.19 02:03  
툭툭 얘기가 너무 공감가네요 ㅜ 교통수단만 좀 제대로 되있어도 맘편히 여행할수있을텐데요...ㅜ
하로동선 2018.03.24 08:38  
좀 아쉽긴 하지만 우리가 이해해야 될 부분 같아요. 앞으로 라오스도 발전하는 날이 오겠죠.
프리세계여행 2018.03.19 02:23  
비엔티안은 작은 지역이라 자전거 렌트해서 도시면 됩니다.
신분증 맡기고 하루에 5천낍 이었던가???? 비싸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로동선 2018.03.24 08:39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차는 조심하면서 타야 될 거 같아요.
영원21 2018.03.23 21:20  
사진이 너무 많이  도움이되네요 오늘 날씨 정말 좋네요 이런 날씨가 갈
때도 계속되길  바랍니다
하로동선 2018.03.24 08:40  
건기의 이쪽 동네는 날씨가 참 좋죠. 우산은 필요없어요. 좋은 여행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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