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다신 없을 상전들과의 11박 13일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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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다신 없을 상전들과의 11박 13일 - 2

딸기맛환타 8 932

 










오늘은 투어 가는 날!

근데 엄마는 몸이 조금 안 좋다고 한다. 

어제 마사지를 받고 난 후 오른쪽 어깨가 아픈데, 어떻게 아픈건지는 설명을 못 하겠다고 한다.

아마 근육이 놀란 것 같다고 일단 있는 파스를 붙이고 일정에 나선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아마 방콕 투어 베스트3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은 매끌렁 기차시장 +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 투어.

따로 찾아가도 괜찮은 곳이지만, 단독 투어를 선택한 것은 순전히 나의 편의를 위해서였다.

부모님이 오셨던 재작년에는 아눗싸와리에서 롯뚜를 타고 매끌렁 시장을 둘러본 후 썽태우를 타고 암파와 수상시장까지 갔다 왔었고, 작년에 엄마 친구분들과는 일반 택시로 담넌 사두억만 갔다왔었다.

하 지 만

이번에는 인원도 많고 다들 더위에 약해 왔다갔다 하는 것에 신경이 많이 쓰여서, 롯뚜 타고 가는 조인 투어는 자리가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돈을 좀 더 내더라도 우리끼리 편하게 다니자 싶었기 때문이다.

아침 8시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 7시반에 조식을 먹고 숙소 입구 쪽에 가보니 우리가 예약한 미니밴으로 추정되는 차가 있었다.

기사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며 매끌렁이랑 담넌 사두억 가는 거 맞냐고 확인하고 차에 올라탄다.

오, 역시 일반 승용차보다 큰 차(카렌스 정도)여서 그런지 다들 한 자리씩 넉넉하게 차지하고 앉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인원이 많아서 큰 차를 예약했지만, 키나 덩치가 큰 남자 3명 정도나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일반 승용차보단 미니밴이 확실히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는 길에는 차에 비치되어 있던 투어 안내문을 보면서 이런저런게 있구나~ 친절하네~ 하면서 수다 ㅋㅋㅋ

방콕 도착해서는 어디에 내려줄까 하는 아저씨의 물음에는 '짜뚜짝 시장'이라고 대답한다.

그렇다. 오늘은 '시장투어 올데이'이다.ㅋㅋㅋㅋㅋㅋ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오랜만에 매끌렁 시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저씨를 따라 시장으로 간다.

더운 시장냄새... 괜히 애틋한 태국냄새 ㅋㅋㅋ

아저씨는 기차가 열 한시에 들어오니까 그걸 보고 이 근처에 있으면 내가 너희를 찾아오겠다고 하시고는 사라졌다.

기차역과 길을 사이에 두고 펼쳐진 시장 쪽으로 들어간다.

머리 꺾인 생선, 새우, 오징어... 그리고 과일과 채소들

항상 사람이 미어터지는 곳이라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발가락에 힘을 꽉 주고 우리 일행의 맨 뒤에서 걷는다.

가면서 맛있는 게 보이면 사자고 했는데, 처음부터 망고스틴이 나오면 어떡하니... 사고싶게...

하지만 스티로폼 접시 하나 가격이 180밧이나 하는 탓에 누구 코에 붙인다고 얘기나 하려면 1인 1팩을 해야할 정도라 포기했다.

엄마는 한 번 왔던 곳이지만 또 오니까 또 좋다고, 이모와 사촌동생들은 한국 시장과는 조금 다른 품목들에 신기해했다.

고개를 요리조리 돌려가며 구경하다보니 어느 새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까지 들어오게 되었다.

이 때다 싶어 사진을 찍어준다고 빨리 포즈를 잡으라고 재촉한다.

그리고 그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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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잘 찍었다고 생각되는 사진인데...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안 주고 찍는 정도? ㅋㅋㅋ

사진 오른쪽에 있는 과일가게에서 람야이, 포멜로를 샀다.

나는 맛있는 지 잘 모르겠는데 엄마는 포멜로가 신기한 맛이었는지? 그 때 먹었던 게 계속 생각난다 해서 큰 팩으로 하나 구입! 가격이 잘 기억은 안 나지만 80밧 안 했던 것 같다. 람야이는 80밧 확실한데... 아, 아닌가... 하여튼! 비싸지 않았다는 결론ㅋㅋㅋㅋㅋ

태국 기준 겨울철에 자주 나오는, 청귤 같은 애들은 씨가 있어서 패스, 두리안은 그냥...패스 ㅋㅋㅋㅋ

여러가지를 사 들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간다.

입구 쪽에는 역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샛길로 샌다.

어디서 와본 느낌..?

아마 아눗싸와리에서 롯뚜 타고 내려서 걸어오던 시장길인 듯했다.

과일 선물세트를 만들어 파는 곳도 있고, 엄청 싼 빵집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리워했던, 카놈브앙!

이빨이 녹아버릴 것 같은 그 달달함, 크림...

혹시나 다들 입맛에 안 맞을까봐 일단 큰 봉다리 하나에 20밧을 주고 산다. 역시. 맛있다.

사진은. 없다. 1초 만에 사라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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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가게 고양이

다행히 랩 싸놓은 선물세트에 발톱으로 구멍을 내지는 않는 모양이다.

선물세트에 들어있는 배를 보고 있자니 한숨이 나온다.

역시 배는 한국산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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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순이들이 신나서 들어간 빵집에서 고른 것들

거의 일곱 종류를 샀는데 50밧이 나왔다. 

엥... 실화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믿기지 않는 빵 가격을 본 이모는 갑자기 여기 살고싶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간헐적 빵순이'라서 빅씨에서 파는 크로와상 네 개에 한 박스 45밧 짜리면 넉넉한데 이쪽들은 '지속가능한 빵순이'라 눈이 뒤집혔음ㅋㅋㅋㅋㅋㅋㅋ

길을 걸어가며 하나 꺼내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좀 충격이었다.

물론 이것은 살이 찐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한참 구경을 하고 다시 기찻길 쪽으로 왔는데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엄마와 이모와 사촌동생들은 아까 차를 댔던 주차장 쪽 길로 들어가서 구경을 하고 싶다며 가고, 난 기차역에 앉아서 잠깐 쉬기로 했다.

기차 도착 10분 전에 여기서 만나기로 하고 모든 짐은 내가 맡는다. 다녀오세요 상전님들.

근처 편의점에 가서 유심을 사볼까도 했지만 귀차니즘이 이기고 말았다.

거의 정확하게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한 나의 상전들을 노점이 늘어진 곳으로 다시 집어넣었다.

매끌렁 시장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려는 심산이었다.

난 많이 봤다며 여전히 짐을 가지고 기차역에 앉아있었다. ㅋㅋㅋㅋㅋㅋ

좀 지나니 저 멀리서 기차 소리가 들리고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오오오~ 하며 앞으로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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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ㅋㅋㅋㅋㅋㅋㅋ

기차는 속도를 내지 않고 역무원들이 관광객들을 선로 바깥으로 밀어낸다.

다들 기차가 뒤에서 오고 있다는 인증샷을 찍으려고 선로에 잠깐 들어갔다 바로 나온다.

어느 새 옆에 기사 아저씨가 와 계셨다. 관광객들이란...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신다.ㅋㅋㅋ

기차가 역으로 들어오고, 기차에 매달린 사람, 기차 안에서 기차 밖을 찍는 사람, 손 내미는 사람 등 다들 각자의 방법으로 이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기사 아저씨가 기차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셔서 한껏 입꼬리를 올렸다가 내린다.

이제 담넌 사두억으로 출발하자 하셔서 내가 가지고 있던 짐들을 나눠지고 주차장으로 갔다.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금방 도착한다.

또 아저씨를 쭐래쭐래 따라가 배 타는 곳 화장실에 잠깐 들렀다 본격적으로 정글탐험을 시작한다.

작년에는 한 명씩 일렬로 탔던 것 같은데, 이번 배는 두 명씩도 앉을 수 있게 돼있었다.

이모네를 앞에 태우고 우리는 뒤쪽에 자리를 잡는다.

한 시간 후에 여기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아저씨와는 잠깐 헤어진다.

가게들이 문을 닫는 시간에 임박했는지 약간은 한가한 모습이 느껴진다.

우리가 탄 배를 운전해 주는 분은 가게에 한 번 설 때마다 음료수를 받는다. 카남인가 ㅋㅋㅋㅋ

맥주와 음료수를 사서 나눠 먹으며 가는데 넓은 전시장처럼 생긴 가게 앞에 배를 세우며 여기에 오 분만 들렀다 오라고 한다.

아마 패키지에 쇼핑센터가 들어있는 것처럼? 그런 느낌이었다.

조금은! 귀찮았지만 처음 보는 장면이 있어 나름 괜찮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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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기억을 많이 안 하고 다녔는지... 집중을 안 했는지...

코코넛...물..? 은 아니고 음료같이 만드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어... 음... 어쨌든 처음 본 건 일단 신기하다 ㅋㅋㅋㅋㅋㅋ

다시 배에 올라타서 교통체증이 일어나는 곳을 향해 간다.

날이 많이 덥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적당히 불어서 날이 적당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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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많이 밀리는 곳으로 들어와 사 본 코코넛 아이스크림.

인물 사진은 스티커로 처리하는 것 말고는 가리는 법을 잘 몰라서 어정쩡해졌다 ㅜㅜ

나는 언제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서 먹다 하나가 죽지는 않을 맛이지만 달달하고 시원하고 꼬소해서 지친 몸을 살짝 달래주었다.

토핑은 역시 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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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자리 세 분도 한 컷 찍어드린다.

배 위에 탄 상인들과 선장..?ㅋㅋㅋ 님들은 서로 공간을 보고 밀어주고 끌어주며 잡담을 나눈다.

이것이. 시장. 이다. 그러하다.

그래도 역시 교통수단은 멈춰있을 때보다는 움직일 때가 좋다.

여기를 지나면 다시 뻥뻥 뚫린 물길을 따라 달려나갈 수 있다.

어떨 때는 한 시간이 정말 느리게 지나가지만, 이렇게 있으면 시간이 참 잘 가는 것이 느껴진다.

한국에서는 (특히 도시) 배를 탈 일이 잘 없어서 그런지 유독 태국에 오면 배를 타는 게 제일 신난다.

하지만 벌써 내려야 할 시간 ㅠㅠ 

짧은 뱃놀이가 끝나고 다시 아저씨와 만나서 이제는 방콕으로 돌아가야 한다.

짜뚜짝 시장으로 목적지를 다시 확인하고 출발한다.

뒤에서는 부시럭부시럭, 아까 사온 과일과 빵을 먹으려는 준비를 하길래 차 안에서 먹어도 되냐며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아저씨를 봤더니 마이뻰라이! 라고 하셔서 신나게 흡입 ㅋㅋㅋㅋㅋ

엄마는 그토록 기다리던 포멜로를 위주로, 이모는 람야이, 애들은 빵을, 나는 그냥 뒤에서 주는대로 먹었다. 

역시 짜뚜짝으로 들어오는 길은 너무 막힌다... 열심히 참고 기다려 결국 도착했다...

이럴 때를 위해 준비한, 200밧.

아저씨는 구름다리 앞에서 '여기 걸어 올라가면 나온다'고 하셔서 오께- 하고는 오늘 감사했어요, 하고준비한 것을 건넨다.

오- 괜찮은데 허허 하시면서도 거절하지 않으신다 ㅋㅋㅋㅋㅋ

다시 한 번 다같이 빠이빠이 하고는 땡볕을 지나 짜뚜짝 입구에 왔다.

사진 찍어줘야 되는 스팟으로 갔는데 서양 할아버지들이 안장서 담소를 나누시길래 노인 공경의 마음으로 그냥 서서 찍어줬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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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내 사진 실력(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의 한계가 느껴진다 = 체력의 한계

여기선 이렇게 딱 한 장만 찍고 바로 빠에야 아저씨를 찾아 나선다.

지금 뭘 먹지 않으면 나도 그렇고 다들 다니기 힘들 거라고 의견이 모여져서, 구경할 만한 것들은 좋네- 하고 지나친다.

느낌적인 느낌을 따라 가면 베이스가 쎈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이 있는데, 그 곳이 바로 빠에야 집이다.

빠에야 아저씨는 여전히 사람들과 사진을 찍으며 마늘을 뿌리고 있었고 또 여전히 자리는 없었다.

주문하기 전에 자리를 먼저 잡아야 할 것 같아 기다렸더니 벌써 십분 째 서있다.

이렇게 가다간 앉는 것도, 먹는 것도 못 할 것 같아 마침 두 자리가 비었길래 엄마와 이모를 먼저 앉혔다.

내가 주문을 하는 사이 두 자리가 더 생겨 동생들이 앉고, 난 빠에야 두 그릇을 가지고 자리로 간다.

큰애한테 따라와서 두 그릇 더 가져가라고 하고 나니까 내 자리는 없는 것... 넘나 슬픈 것...

뭐... 봐주자 ㅋㅋㅋㅋㅋㅋㅋ 이 도떼기시장에 오자고 한 건 나니까...

나는 또 올 수 있지만 다들 언제 또 올 지 모르기 때문에 그래, 양보한다!

대신 콜라는 나 혼자 한 병 다 먹을거다...

열 두 살과 맞서 싸우는 서른 한 살의 유치함이란ㅋㅋㅋㅋㅋㅋㅋㅋ

(덜 징징대게) 먹여놓고 나니 힘이 나는지 쇼핑할 의욕이 생긴다!

여기 여권케이스로 유명한 동네라고 미리 소개를 해주고 그냥 발길이 닿는 대로 간다.

애들은 무민에 빠져서 그걸 한참 구경하고, 엄마는 나염 티셔츠에, 이모는 자잘한 기념품을 집중해서 본다.

난 뭐, 그냥 관리자.

이제는,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사고 싶은 것도 없고~

참 위험한 상태이다. 

여행이 질린다는 말과 비슷하다.

아무리 내가 좋아서 오는 태국이라도, 갔던 곳 또 가고 (아 물론 카오산에 숙소를 잡는 것은 제외), 먹은 거 또 먹고, 했던 거 또 하면 막 재미있지는 않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래서 다른 때에 비해 머리 속에 남은 기억이 별로 없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걸지도?

어디 특이한 아이템이 없나~ 하고 봤더니 내가 팔아볼까 싶어서 쟁여뒀던 남자용 빈티지 셔츠가 100밧이 곳이 등장했다.

아... 괜찮은 걸 300밧도 주고 샀는데... 괜히 갔다가 마음 다칠 것 같아서 그냥 지나친다.

(그리고 빈티지 셔츠는 아직도 못 판 물량이 20장은 된다고 한다...)

어느 코너를 돌았더니 원피스가 200밧!이 있길래 다들 공격!!! 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원피스는 나를 뚱뚱한 느낌으로 만들어서 포기...

대신 엄마랑 이모는 '그래도 바다 근처에 가는 데 거기서 입을 원피스는 하나 있어야지~' 하며 누가봐도 비치원피스 같이 생긴 롱원피스를 하나씩 샀다.

몸매에 구애받지 않고 입을 수 있는 스타일로, 결국 파타야 가서 진짜 잘 입었기 때문에 베스트 아이템으로 평가함 ㅋㅋㅋ

해가 조금씩 지려고 하는 이 때, 여권 케이스 만드는 곳을 발견했다.

이미 몇몇 한국사람들이 팬던트? 로고? 를 고르는 중이어서 우리도 슬쩍 합류했다.

나는 '물건은 하나씩만'을 지향하는 타입이라 이미 있는 여권케이스(6년 전에 사서 잘 쓰고 있는)를 새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 지 만 

엄마가 가족 전체 세트로 만들길 원했기 때문에 또 순순히 따라준다.

한 개에 60밧 씩인데다 4+1이어서 뭐 재미삼아 해보자는 식으로 케이스 색을 고르고 이름 이니셜을 종이에 적어서 낸다.

'로고'라고 불리는 작은 납덩이? 같은 것은 뭔가 거추장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생략했는데, 나중에 엄마한테 한소리 듣는 원인이 되었다. 

'공짠데 그냥 하지 왜~' 하는 엄마의 말에 '심플 이즈 더 베스트'를 외치며 대응했지만 엄마는 못내 아쉬워했다.

우리보다 먼저 와서 디자인을 상의하던 젊은 여자 무리는 엄마에게 '엄마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엄마는 중후한 느낌이 좋겠다는 제안을 한다 ㅋㅋㅋㅋㅋㅋ

원하는 로고를 찾고 디자인을 알려주고 완성하는 데까지 생각보다 금방 걸려 거의 서른 개의 여권케이스를 짊어지고 잠깐 앉을 만한 곳을 찾았다.

마침 작은 음식점이 있길래 커피랑 음료수 한 잔씩 하자, 하고 갔는데 옆에 또 한국분들이 있었다.

우리 인원이 많은 걸 보고 옆으로 자리를 옮겨주셨는데 갑자기 엄마가 어머! 하며 놀란다.

그 소리를 듣고 옆에 있는 분들도 엄마를 보며 어머~ 안녕하세요! 하고 대답을 한다.

엄마와 같이 일하던 분들이었던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곳으로 옮긴 지 1년 정도 되신 분들이었는데, 그 좁은 동네에서도 못 만나다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다며, 서로 너무 놀라했다.

마침 방학을 맞아 '방콕 한 달 살기'를 하러 오셨다며, 온눗에 집을 빌려 살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된다고 하셨다.

너무너무 반갑다고 얘기하면서도 서로 계속 신기해 하는 모습 ㅋㅋㅋㅋ

이건 마치 내가 카오산에서 고등학교 선배 커플을 만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라며, 같이 사진을 찍자 하셔서 내 핸드폰으로 찍고 보내드리기로 했다.

세상은, 참 좁다. 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하고ㅋㅋㅋㅋ

나와 동생들은 음료를 한 잔씩 하며 더 이상 돌아다니기는 힘들겠다 싶어서 여기 있기로 하고, 엄마는 이모와 한 번 돌고 오겠다고 한다.

아니 근데 엄마, 분명히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고 했는데, 별로 티를 안 내는건지, 일정을 위해서 참고 견디는 건지 모르겠다.

날은 벌써 어둑해지고, 그냥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이나 구경하고 있는데 큰애가 헐! 하며 놀란다.

왜, 너도 아는 사람 만났냐? 하고 물어보는데 자기 여권케이스가 원하는 디자인대로 안 나왔다는 것이다.

이모네 가족 모두 이니셜과 로고를 하나씩 넣어달라고 했는데, 딱 큰애꺼만 로고가 빠졌다는 것이다.

로고 모양을 기억한다고 하길래 '그럼, 이거 네 개 다 가져가서 니꺼만 로고 없다고 하고 니가 하려고 했던 로고를 찾아서 붙여달라고 해라' 했더니 둘이서 쏜살같이 달려나간다.

오, 나한테 해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다행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이 바로 현장학습 아니겠는가- 방학은 이렇게 보내야지- 암- 하면서 혼자 신나하고 있는데 어느 새 애들이 돌아왔다.

잘했어? 물어보니까 로고가 제대로 붙은 여권케이스를 보여준다.

어떻게 설명했는지 말해보라니까 돌아오는 대답 '그냥 영어로 잘 말했지~' 

응... 그랬구나... ㅋㅋㅋㅋㅋㅋㅋ 잘했다...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가게에서 아까 왔었지? 하며 흔쾌히 로고를 다시 붙여줬다고 한다. 

아까 계산을 하고 나올 때 직원이 20밧을 더 주길래 다시 돌려줬더니 멋쩍게 웃던데, 서로 주고 받는 친절함이란 이렇구나 ㅋㅋㅋ

각자 사람 구경하고, 핸드폰 게임하며 엄마들을 기다리는데 영... 올 기미가 안 보인다.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지나고, 커피가 40밧 밖에 안 하는 곳에 오래 앉아 있기도 그렇고, 왠지 가게도 닫으려는 것 같길래 동생들과 상의 후 바로 옆 은행 앞 길바닥 턱에 앉았다.

조금 있다가 주인 아줌마가 나와서 괜찮아~ 앉아있어! 했지만 엄마들이 금방 올 것 같아서 아니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하고는 거의 삼십분을 더 기다렸다...

갑자기 어릴 때 아빠가 나와 동생을 놀리던 '엄마 ㅠㅠ 언제 와 ㅠㅠ' 하는 기억이 떠올라 그 길바닥에서 똑같이 해줬더니 애들이 좋아한다.

아니... 진짜 엄마 언제 오냐고... ㅋㅋㅋㅋㅋ 나 배고프고 피곤하다고...

가게 옆 의자만 놓여져 있던 곳에 손님이 나가길래 생각보다 더 기다려야 될 것 같아 넙죽 그 자리에 앉았다.

그걸 본 주인 아줌마는 엄지척을 해주시고...ㅋㅋㅋ

역시 담배에 불 붙이면 버스가 금방 온다고 했던가, 10분도 안 지나 엄마들이 돌아왔다.

주변에 선물할 만한 것들을 여러가지 샀다며, 자랑타임을 잠깐 가지고 다시 길을 떠난다.

걸어가며 나도 가디건을 하나 사 입고, 출구를 향해서 가는데 어째... 시간이 늦었는데 시장이 닫을 생각을 안 한다.

닫아야 우리가 구경을 끝내고 밥을 먹으러 갈 거 아냐... 했는데 여전히 활기 넘치는 이 곳.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출구에 도착했는데 다들 아직 구경을 더 하고 싶다고 한다.

그, 그렇다면!

나는 또 앉아있기로 했다 ㅋㅋㅋㅋ

마침 '만남의 장소'가 눈 앞에 보이길래 뭔가 기시감을 느끼며 짐을 한 보따리 가지고 앉았다.

많은 한국사람 (특히 남자) 들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상전님들을 기다리는 동안 다음 일정을 위해 어떻게 이동하는 게 좋을까 고민했다.

아마 숙소에 들렀다 가게 되면 분명 처져서 안 나가고 싶을게 뻔하고, 여기서 바로 이동한다면 택시로 이동해야 한다.

그럼 좀 귀찮더라도 짐을 가지고 바로 가는 걸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들이 돌아왔다.

무민 티셔츠, 무민 가방으로 무장한 큰애와 편해보이는 슬리퍼를 사온 작은애.

아까 같이 엄마를 기다리던 애들은 어디 가고 아주 밝은 표정이었다.

나만 지치고 힘든가..? ㅋㅋㅋㅋㅋ

어쨌든, 지금은 배가 고프기 때문에 바로 택시를 잡아서 림남 무까따로 간다.

저녁 식사 장소로 여기를 선택한 이유는 그저 새우를 잡아서 먹는다는 것, 한국에는 없는 종류의 식당이라는 그것 뿐이었다.

동생들이 있으면 내가 새우를 잡아 올 이유도 없고, 그냥 고기랑 음식만 잘 갖다주면 되기 때문에 ㅋㅋㅋ

이게 다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해야지, 라는 누군가의 명언을 뱉으며 가는 길.

빈까오 다리 아래의 림남 무까따에 도착, 주차되어 있는 오토바이를 구경하며 들어간다.

자리를 잡고 그릴값 79밧이 있다는 설명을 들은 후 동생들은 새우잡이로, 나는 뷔페 음식을 가지러 간다.

엄마와 이모에겐 맥주 두 병만 시켜달라고 하고 얇은 삼겹살과 양념 고기, 쏨땀에다 수끼에 넣을 양배추도 잔뜩 들고 간다.

하지만 정작 제일 인기있던 메뉴는 케찹맛이 많이 나는 치킨이었고...

동생들은 팔까지 걷어부치고 새우를 잡고 있었고, 엄마와 이모는 각각 테이블 세팅을 하고, 난 음식을 나르고...

아비규환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가져온 고기를 먼저 구우면서 동생들에게 새우를 담은 접시를 받아 같이 굽는다.

아, 그냥 여기는, 정신이 없다 ㅋㅋㅋㅋ
 
이런 루틴을 몇 번 반복하다보니 다들 먹는데 지쳐버렸다.

게다가 엄마와 이모에게 부탁하고 갔던 맥주는 음료수가 되어 나타나고...

직원은 영어를 아예 못 하니 착각을 한 것이었다 ㅋㅋㅋ

다시 맥주를 달라고 얘기하고 무한대로 먹을 수 있는 음료도 그냥 싹 마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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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한 상차림

뷔페가 있는 곳이랑 거리가 멀어서 일단 가는 것 자체가 귀찮았다.

쏨땀만 산처럼 쌓아놓고 먹는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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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튀어버리는 새우를 어쩔 줄 몰라하는 우리를 본 직원분이 오셔서 방법을 알려준다.

왠지, 다른 사람들은 먹는 속도가 빠르더라...

하지만 먹는 속도만큼 새우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함정...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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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한국이었으면 버터구이해서 볶아먹었을 새우.

새우는 다 좋은데 까먹는 게 너무 귀찮다...

후식으로 소프트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숙소로!

이렇게 또 정신없는 하루가 지나간다.

엄마 어깨가 파스로는 안 될 것 같아, 내일 아침까지 지켜보고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











 

8 Comments
니까르도나 2018.03.06 22:26  
열심히 재마나게 쓰시기는 했는데.... 댓글도 안달리고...
살짝 기분이 상하실수도 있겠네요... ^^

내용도 중요하지만 지금보다 조금 짧게 해서 여러편으로 올리시는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끝까지 읽고 댓글을 달게 하실수 있을겁니다.
딸기맛환타 2018.03.06 23:40  
댓글 달리는 거에 연연하는 편이 아니라 괜찮은데... 걱정도 해주시고 ㅋㅋㅋㅋ
13편으로 완결 예정이라 지금보다 짧게 쓰면 너무 많아지거든요ㅋㅋ
모쪼록 끝까지 읽어주시고 조언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띠로린 2018.03.07 01:28  
이번에 짜뚜짝 가면 빠에야 먹어볼까 했는데 대기까지 해야하는거면 고민 되네욤ㅠㅠ
딸기맛환타 2018.03.07 13:26  
인기가 워낙 많아서 그런가봐요 ㅋㅋ
저희는 3시쯤에 갔었는데 오히려 아예 11시쯤이면 사람 좀 없을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가파니 2018.03.14 22:46  
그래도 즐겁게 여행하신것 같아서 제가 다 흐믓하네요 ㅎㅎ 좋은 정보 좋은글 감사합니다
딸기맛환타 2018.03.15 01:36  
흐뭇하시다니 저도 기뻐요 ㅋㅋㅋㅋ
왠지 모르게 숨겨져 있는 정보까지 얻어가신다니... 정독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공백네개 2018.03.16 20:20  
짜뚜짝을 못갈거같아서 아쉽네요 ㅠㅠ
나는나요 2018.04.16 14:53  
시리즈로 엮어 책자로 만들어도 될 것 같아요.
경험을 글로 표현하는 게 많이 어렵던데 글솜씨가 너무 좋으시네요...
읽으며 여행지와 식당 등 정보도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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