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뇽이의 태국-라오스 여행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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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뇽이의 태국-라오스 여행기(13)

하로동선 8 545

- 빡벵의 아침 -

 

2018년 1월24일(수). 아침 7시도 되지 않은 시각에 눈을 떴다. 밖으로 나와 빡벵의 아침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이렇게 작은 동네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또 한번 여행의 참맛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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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을 시각이다. 아침식사를 할만한 마음에 드는 가게를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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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집이다. 이 집은 내가 어제 저녁에도 오고 싶었었다. 다만 해가 저물고 나니까 왠지 나다니는 것이 무서워서 그냥 가까운 곳으로 갔던 것이다.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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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쇠 위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고 있는 [싸이 아우어]는 돼지고기 소시지이다. 하나에 5천낍이니까 700원이다. 나는 이번 여행 전체를 통틀어 이게 제일 맛있었다. 여기에 카우니여우 하고 커피를 곁들이면 <삼위일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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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비록 허름해도 뒤편으로는 메콩강이 내려다뵈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여기서 강변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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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에서 담배도 한 보루를 샀다. 그것도 국산 담배 [에쎄]를 갑당 1,500원 정도에 샀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담배도 유통기한이란 게 있는데, KT&G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담배를 싼값에 동남아 국가에 내놓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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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오르기 전에 점심도 챙겼다. 오늘도 역시 샌드위치이다. 이왕이면 어제 그 아저씨보다는 오늘 이 아줌마가 좋은데, 막상 만들어 놓은 샌드위치는 어제의 것이 훨씬 푸짐하다. 게다가 이 아줌마는 나한테 2개를 사라고 한다. 에효... 2개에 3만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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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러 일찌감치 선착장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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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다시 한번 빡벵의 모습을 눈에 넣어둔다. 내가 여기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올 수 있다. 나는 이번 여행을 하면서 나중에 퇴임하고 나면 아내랑 같이 여기를 다시 와야겠다고 마음먹고 다니는 중이다. 퇴임이라고 하니까 한참 남은 것 같아도 실상은 별로 그렇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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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승선해야 할 배는 어제 타고 온 배가 아니다. 훼이싸이-빡벵 구간과 빡벵-루앙프라방 구간에는 서로 다른 배가 다닌다. 어제 배에 타서 설명을 들을 때는 좀 이상했는데, 생각해 보면 당연히 이게 더 똑똑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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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40분 출발. 훼이싸이로 가는 배 0144호는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 하늘은 흐리고 어제보다 춥다. 아래 위를 긴팔 추리닝으로 입으니 그렇게 춥지는 않다. 배 안에는 저렇게 안내원이 돌아다니는데 배표는 벌써 한참 전에 걷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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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보트 -

 

다시 뱃놀이가 시작됐다. 이젠 밖의 경치를 보는 사람들의 수가 어제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 또한 어제와 같은 서양인들의 시끄러운 놀이와 흥겨움도 없다. 대신 생각을 정리할 여유가 생겼다. 지친 다리도 쉬고... 내가 나를 돌아보고, 가족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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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강변에 나타나는 민가의 모습. 이런 시골에서 어떻게 사람이 사나? 하는 다소 주제넘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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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멈추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물건을 팔기 위해 다가서는 아이들. 스피드보트는 이곳에 들르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들이 맞을 수 있는 배는 하루에 2편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고사리같은 아이들의 손에 조악한 수예품을 들려 내보낸 부모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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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은 참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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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비슷한 풍경이 이어진다. 강바닥에 솟은 암초들에 자꾸 눈길이 간다. 그동안 어디에서도 강바닥에 암초가 있는 상황을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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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가축들을 방목하고 언덕 위에 몇 채의 민가가 올라앉은 모습이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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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를 보면 지금이 건기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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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풍경에서 조금씩 도시가 가까이에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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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에는 슬로보트를 타면 빡우동굴에 들른다고 되어 있는데, 이 배는 그냥 지나쳐 간다. 4시46분. 드디어 루앙프라방의 반 돈 마이(Ban Don Mai) 선착장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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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앙프라방 도착 -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다. 루앙프라방은 라오스에서는 그래도 꽤 큰 도시 축에 끼는데 눈에 보이는 모습은 빡벵하고 별로 다를 바가 없다. 트렁크를 들고 이 언덕배기를 오르느라 고생깨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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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객을 기다리는 뚝뚝을 타면 된다. 가이드북을 보니 선착장은 시내에서 북쪽으로 7km 떨어진 곳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뚝뚝을 타고 시내로 들어갈 차례이다. 요금은 2만낍이고, 10명이 모이면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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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을 떠났을 때 보이는 풍경은 전형적인 시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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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뚝뚝을 타고 좀 달리자 주변의 모습은 도시의 형태로 점차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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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완연한 도시의 모습. 이젠 뚝뚝 안에서 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나처럼 숙소도 예약하지 않고 오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행동하면 낭패를 보기도 하니 최대한 끝까지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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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뚝뚝은 멈췄다. 이제는 전부 내려야 한다. 루앙프라방 여행자거리. 밤에는 이곳에서부터 야시장이 열린다. 여행자숙소와 사원들이 밀집한 루앙프라방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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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세인트신 2018.02.24 01:31  
여행기 잘 봤습니다...정확히 1년 열흘전 그곳을 지나왔는데 순대 소시지도 먹고...전 루앙에서 스피드 보트 타고 잠시 들러 점심 먹은 곳인데 다시 보니 넘 반갑네요...훼이사이까지 스피드 보트로 바람에 올백으로 머리 넘기고 왔는데...즐거운 여행 하세요~!!!
하로동선 2018.02.24 18:20  
네 감사합니다. 세인트신 님도 또 좋은 여행 하시기를 바랍니다.
포카드A 2018.02.26 15:22  
생생 정보 감사합니다.
담에 도전해봐야 겠네요
하로동선 2018.02.26 16:19  
네.. 한번 경험하시면 매력에 푹 빠지실겁니다.^^
수박우유 2018.02.28 15:43  
루아프라방.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하로동선 2018.02.28 15:47  
하하!! 열심히 써서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박데레사 2018.03.29 16:39  
싸이 아우어 인지 하는 돼지고기 소시지 먹으러 꼭 가야 겠어요!
하로동선 2018.04.01 09:34  
네.. 꼭 드셔 보세요. 우리나라에서도 저런거 팔면 인기가 있을 거 같은데... 제가 좋아하는 것을 남들은 안 좋아하는거 같아서 좀 마음에 걸리기도 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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