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고 특별할 거 없는 여행기13 (치앙마이 again)
어깨가 안 좋으니 새벽에 내가 카톡 답장을 하면 데리러 온다고 했다.
...
분명 출발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y에게 답이 없다...
'출발 한건가 벌써;;; ㅠ'
들어가서 잠이나 자자.. =_=
주섬주섬.. 터벅. 터벅.
"까똑!" 번개처럼 폰을 확인한다. 무음으로 해 놨단다.. Okay 몬쨈에 갈 수 있구나.
춥다고 해서 한국에서 출발할 때 복장인 청바지에 기모후드티를 입었다.
선두에서 이끌어 줄 s형님이 괜찮겠냐고 물어보신다. 엄청춥다며...
우웅~~~~
빠이에서 내가 몰던 스쿠터와는 소리가 다르다... y가 몬쨈간다고 좀 큰 바이크로 바꾸었다.
쨌든 10분도 안 되서 점점 추워지기 시작한다.
너무 추워서 2번 정도 쉬었다. 다시 출발했다..
바이크로 한시간 반 정도 걸린 긴 시간이었다.
나도 이렇게 추웠는데 앞에서 운전한 y는 얼마나 추웠을까;;
고맙고 미안했다...
(혹 겨울철 치앙마이서 새벽에 라이딩 하시는 분들은 한국의 겨울 복장을 하시고 출발하세요.)
혹한기 훈련의 종작지에 도착했다.
점점 하늘이 밝아와서 우리의 마음도 좀 조급해졌다.
근데, 오픈 시간이 일출 시간 이후다....
아오~ y랑 나는 일출 진짜 이쁘겠다며 잔뜩 기대하고 온 건데~~~~~ >.<
이 추위를 참으면서 한 팔로 버티면서 겨우겨우 왔건만~!!!! !@#$@#%!
아아~~ 뜨고 있다~~~~~~
우와 산 너머에서 보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움만큼 더 하늘에 집착하는 시간이 됐다. 어두컴컴한 하늘이 점점 환해지다가.
태양이 끼어들면서 환상적인 색을 만들어 낸다.
여기저기 더 돌아다니다 산에 계단식 밭 중간 길가에 뷰 포인트(?)
높은 산에서 내려다 보는 좋은 경치가 있었는데 왜 그 사진이 없을까;;
y랑 같이 연신 좋다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하고 있다.
고생한 것에 대한 작은 보상을 만끽하고 있다.
자연은 어떻게 마음을 이토록 편안하게 해 주는 걸까
내내 달려오면서 추웠던 몸마저도 좋다고 말하는 것 같다.
자 달렸으니 이제 좀 먹어야지...
웃! 짜다. 짜...
왠지 맛없다는 내 마음이 투영된 것만 같은 이 사진 ㅎ
기본빵을 했던 건 찰밥뿐이었다 ㅠ
밥 다먹고 나오는데 어느 지역에선 이제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태국은 역시 큰 나라인가 보다;;;;;
다시 메디신 센터로 왔다. 자리에 누우니 어떤 여자가 날 보더니 실실 웃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에 잽잽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꺅! 꺅" 이런다...
어이.. 내가 꺅꺅대진 않았다고 -_-
막 웃는다.. -_-(저것들이..)
어제 아줌마가 추전해준 솜짜이 아저씨.. 대가의 풍모가 느껴진다. ㅋㅋ
조심스럽게 내 어깨를 돌리며 나의 비명소리를 체크한다.
난 내 어깨의 아픔을 비명의 강도로 어제부터 얘기 해 주고 있다.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영어로 뭐 어쩌고 저쩌고 소용없는 거 이제 다안다..
조금 마사지를 하려다가 바로 허브볼로 뜨근하게 지져주신다. 음.... 좋...다따따따 뜨겁다구!!
고마워서 내 팁의 상한선을 드렸다. 3일 연짱으로 오란다. (분명 팁 때문은 아니겠지..)
운동 많이 하란다. 안 그래도 많이 하고 있수다...
집에 돌아가는데 팔을 휘적휘적 흔드니 아프면서 좀 운동이 되는 거 같다.
요새 계속 오토바이 뒤에서 타고 다니니 걸을 일이 없었는데 이제 좀 많이 걸어야겠다.
그 나 놀려대던 아줌.. 아니 생각보다 어리구나 --+ 날 보며 크크대며 웃으면서 지나간다..
내가 태국어를 배우던가 해야지 아오....
저녁때 갑자기 태국음식이 지겨워서 다른 것 좀 먹자해서 갔던 킹스 피자
챔취 샐러드와
하와이안 피자다.
영업 종료시간 8시인 줄 모르고 7시 50분에 찾아갔다;;;
종업원들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괜찮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라스트 오더인가?
샐러드도 맛있고 피자도 맛있다~~
우걱우걱 먹는데 옆에 왠 인상 좋으신 아저씨가 오신다.
사장님이시란다.. 한국인이시냐며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잘 먹고 가라고 인사해주신다..
그러면서 이거슬 똬!악 보나스로 주셨다. 인기메뉴라고.. 이거 맛난다고b
어디... 오오~ 배가 부른데도 이거 맛나네... 크림치즈가 안에 들어가 있는지 고소함이
남다르다. 뭐라 부르는 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담백한 도우 같은 거 위에 올려 먹으면
존맛! >.<
남기는 거 아까워서 돼지같이 꾸역꾸역하다 남은 건 포장해 갔다. ㅎㅎㅎ
피자 드시고 싶은 분들 한 번 와서 드셔보세요. 치즈도 듬뿍 들어가고 맛납니다.
(음... 공짜 음식에 막 홍보하는 건 아님 맛 괜찮음; )
y가 내일 치앙라이에 간다고 한다... 이 친구때문에 치앙마이서 좋은 데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스바라시 그 자체였다. Specially thank you and so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