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ly days (방콕 그 셋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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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ly days (방콕 그 셋째날)

april 9 2141

새벽부터 눈이 번쩍 뜨인다.
여행만 오면 부지런해진다. 평소에나 그러지.
에어컨을 틀고잤더니 목이 따끔거리고 코가 맹맹하다.

오늘은 토요일. 짜뚜짝엘 간다.
홍콩에갔을때도 스탠리마켓이나 야시장이 제일 재미났었다.
난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에 가까운가보다.


파아팃선착장근처 버스정류장에서 3번버스를 기다리려니
내가 방콕에 있는동안 제일 싫어했던 뚝뚝기사분이 말을건다.
(왜냐면 지나갈때마다 너무 시끄럽더라구요;;)

"너 짜뚜짝가지?"
단박에 알아맞춘다.
하긴 주말 아침이고, 많이들 가겠지, 뭐.

워낙 뚝뚝에 대한 겁을 집어먹고있어서,
됐다고 난 돈없어서 버스타겠다고 했다. 안믿는다.
아 내가 또 있는집자식처럼 생겼나보지? ㅋㅋㅋ 기분좋네?


어찌됐건,
3번 에어컨빵빵한 버스를 탄다.

자리를 잡고 건너편에 앉아있던 학생들에게 물어본다.
이버스 짜뚜짝가니, 이쁜아가들아?
(물론 baby같은 단어는 언급하지 않았어요;;)

사실 이 버스가 짜뚜짝가는건 확실히 알고있지만,
그냥 말이 걸고싶었다;;;

애들이 영어를 잘 못했는데
(공통교과목아닌가? 하긴 공통이어도 나도못했으니까;;)
한마디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입에 거미줄 치게 생겼다.

안내언니분한테 18밧을 주고,
(언니라고했지만 아주머니셔서;;)
짜뚜짝까지 신나게 내달려 30분만에 도착.


도착하니까 8시 좀 넘어서 9시인가?
흠흠. 신나는 시장일거야. 생각하고 들어갔더니,
거의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안열었다.

'아니, 주말에만 장사하시는 분들이 문 참 늦게여시네.
아침일찍 가라그러던데 요상허다.'
생각하면서 우선 아침을 먹으러갔다.

짜뚜짝에 있는 노점비스무리한가게.
제일 무난한 살짝 볶은밥에 닭가슴살을 올려놓은 밥. 40밧.

맛나게 먹고 돌아다니니 거의 이제 막 문열기 시작한다.
어두운 상가를 돌아다니려니 좀 무섭다. 고양이도 많고.
(생긴거 답지않게 동물을 좀 무서워함;;)

앞서 말했지만,
시장을 참 좋아하는데 별로 재미가없었다.
너무 일찍도착해서 그랬는지, 문연가게도 별로없고,
가격도 카오산과 크게 다르지도않고, 닭들도 막 돌아다녔다. ㅠㅠ
(닭을 제일 무서워합니다. 그러나 닭요리는 좋아해요)

지나다가
아는언니가 꼭 사오라던 삼각뿔향초를 산다.
어떤향을 좋아할지 몰라서 짬뽕된거 한놈샀다. 70밧.


싸얌으로간다.
짜뚜짝에서 한두시간 돌아다녔나보다.

BTS가 30밧이다. 우리돈으로 750원. 비슷하네.
싸얌으로 가는 BTS안에서 노트에 그냥 끄적이고 있는데,
옆에앉아있는 언니가 자꾸 내 노트를 훔쳐본다.
그언니 무릎위에 올려놓은걸보니 "생존한국어회화" 닷. 오오오.

책좀볼수있을까요? 했더니,
"한쿡쏴람?" 이냐고 묻는다.
끄덕이고, 책을 보니, 기역 니은부터 배우는 중이시다.
글씨가 삐똘빼똘 귀엽다. 기특하다. 괜히 기분좋다.

한국에 가본적 있냐고했더니,
왜 그런대답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자긴 덴티스트라고한다-_- 직업이 자랑스럽나보다;;

싸얌에 다와서 안녕하고.

우선 마분콩부터 시작해서 쭈욱 빠뚜남까지 본다.
문을 안열어서 짐톰슨의 집부터 가기로한다.

입장료는 100밧. 25세이하는 50밧. 아싸 50밧!
가이드를 원하냬서 그렇다고 했더니 재패니스가이드? 이런다.
코리안은 없냐고 했더니 없단다. 차라리 잉글리쉬로 한다.
이럴때 좀 서운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훠이훠이 둘러보고 잉글리쉬가이드 언니랑 돌아다녔다.
같이 다닌 중동틱한 아저씨가 차이니스라고 묻는다.
평소 중국사람같단 소리 많이들어서 이해한다.
코리안이라고 했더니, 축구 이겼냐고 물어본다.
-_- ← 이런표정으로 졌다고 했더니 I'm upset! 막 이런다. 고맙다.
넌 어느나라에서 왔냐라고 물어보려다
그럼 내 영어실력 탄로날까봐 싱긋 웃고 말았다.

짐톰슨의 집.
볼만하다.

사실 태국 전통집이라고는 하는데,
다들 그렇게 살지는 의문이지만,
나름대로 이런저런 얘기도 줏어듣고
그릇이나 가구나 오래된것들 구경도하니까 볼만하다.

옆에는 짐톰슨의 집 상점도 있는데,
실크스카프나 가방이 예쁘긴했지만 너무 비쌌다.
우리돈으로도 거의 6~8만원하던데, 뭘.

그냥 나와서 마분콩으로 향한다. 비가온다. 비를 맞는다. 머리는 떡진다.


태국이 와코루가 싸다고해서
안그래도 속옷을 살려던참에 봤더니, 싸긴싸다.
하나에 15000원정도한다.
(여자분들을 아시겠지만 비비안이나 비너스 좀 비싸잖아요.)

치수 재보고 낼름샀다. 잇힝. 신난다.

태국속옷 질이 별로 안좋다는 글을 보긴했지만
옷이 얇게 나와서 여름용으로 입기엔 좋을듯싶다.
지금도입고있다. (앗부끄러워라)


싸얌센터, 디스커버리, 파라곤.
휘휘 둘러본다.
그냥 백화점들이다.
돈없어서 들어가보지도 못한다.

점심먹으려고 했던 see fah를 찾아간다.
길을 쭉 따라갔다가 옆으로 획 꺾었다가 다시 또 획 꺾고. 드디어 찾았다.
(싸얌점은 찾기가 좀 어려웠어요;;;)

2층으로 올라가라서 2인용 좌석에 앉으니 혼자냐고 묻는다. 끄덕.
또 한명이 와서 혼자냐고 묻는다. 끄덕. 반대편 세팅 치운다. 이씨-_-

뭐먹을까하다가,
새우튀김하고 새우넣은 팟타이를 주문한다. 다해서 240밧.

새우튀김 꺄르르르르 너무 맛난다.
뭐 한국에 있는것과 크게 다를바없지만, 새우를 워낙 좋아해서.
요요 키토산덩어리! 꼬리까지 씹어주마. 아그작아그작.

다 먹도록 팟타이를 안준다.
새우를 다 먹어야 줄모냥인지.
그래서 남겨놨다 마지막에 먹을래다 낼롬 먹었다.
이제 준다. 씨. 원래 맛있는거 마지막에 먹고 입가심해야되는데;;

팟타이는 맛이별로없다. 씨. 반은남기고 나온다.


파뚜남 가는길로 걸어간다.
육교가 한번에 이어져있어서 쭉 가면된다. 비올때 좋겠더라.
에라완사당에서 사람들 춤추는거랑 절하는거 좀 구경하는데 마침 비가온다.
건너편 게이손프라자 안으로 들어간다.

이거완전 명품.
오오. 그래도 이런데와서 둘러봐야지 하면서 이것저것 들춰본다.

빠뚜남가서 비키니를 사야했기땜시로 얼른간다.
중간에 길에서 코코넛을 사먹었는데 맛이 그냥 그렇다.
그래도 먹는다. 언제먹어보겠냐 하면서.


빠뚜남.
아. 여기도 그냥그렇다.
동대문 분위기랬는데 동대문이라기보단;;;;

비키니를 사야지 사무이에가서 입어주시는데,
아무리 내몸매가 그래도 입을건 입어줘야지.

그냥 수건이나 옷, 작은악세사리가 널려있다.
건너편 빠뚜남센터(인가?)로 들어간다.
불법CD가게 아저씨가 손을 흔든다.
얘들이 영국가수를 좋아하는것같아서 'MUSE'있냐고 했더니 있대서 찾아봤는데 없다.
뻥치고있어. 씨.

비키니를샀다.
450밧 불렀는데 50밧 깎아서 400밧.
어차피 한번입고 말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대충 괜찮은거샀다.

아.
힘들다.
다리도아프고.
숙소에 가고잡다. 운하버스를 탄다.

냄새난다. 오매. 하수구냄새.
그래도 피곤해서 살짝 졸았다.
방람푸 선착장에 내린다.
여기가 어디냐. 완전 먼데?
저 멀리 민주기념탑이 보인다. 오오. 걸어가려면 한참걸리겠군.

뚝뚝씨가 날 환영했지만, 100밧달랜다.
택시탄다. 40밧. 땡.

씻고 짜이디마사지로간다.
풋마사지와 오일마사지.
아놔 MANG언니인가 암튼 이아주머니.
너무 잘한다. 미치겠다. 시원해서.

한국에서도 경락을 받았었기때문에
완전 피멍들도록 받아서 여간해선 별로인데 너무 잘해주신다.
막 신음소리까지 내신다. 나중에 팁주려고 찾았는데 안계셨다.
그냥 나왔는데 주인아줌마줄걸ㅠㅠ


한국사람들 좀 만나러 동대문엘 간다.
자리도 많은데 괜히 여자2분 앉아있는 옆에 자리있냐고 물어봤다.
올사람있대서 돌아서는 참에 여기 앉으셔서 그냥 같이 먹잔다. 성공!

두자매가 같이 여행왔고, 한달정도 있는단다. 부럽다.
곧이어 니혼징청년이 왔고, 한국여자분도 왔다.
브라질남자도 하나 있다는데 결국 안왔다.
딩요같이 생겼으면 이뻐해주려고 했더니.

김치찌개 맛난다. 100밧.
매콤한것이 감칠맛도나고. 큭큭.

다섯이서 마욤푸리로 향한다.
오오. 카오산분위기와는 너무 다르다. 오오.


세상은 참 좁더라.
혼자오신 여자분은 심지어 우리학교 대학원생이다.
내가 자주가는 떡볶이집도 잘아신다. 오오.

나는 주경야독하는 새나라의 어른인데,
일본남자는 나와 같은업계에서 일한다.
심지어 우리경쟁회사와 같이 일을 한단다. 신기하다.

신나서사진찍었다.
(사실 남자하고 사진이 많이 찍고싶었다;;)


자매 2분은 내일 코팡안에 가야해서 일찍가고,
일본남자분도 말레이시아로 간대서 일찍 헤어진다.

여자분과 나는 카오산에 있는 아이뤼시펍에간다.
시끌시끌. 이런분위기가 좋긴하지만, 혼자선 너무 외로운 이 열기.

2층에 올라가니까 밴드도 있고 노래도한다.
흘러나오는 노래는 your song!
평소에 영국가수들을 많이 좋아해서 요나라 너무 좋다.
흘러나오는 노래들이 대부분 영국가수들이 많다.

칵테일을 먹으려고 하니,
잘생긴 아르바청년이 섹스온더비치를 추천한다. 막 웃으면서.
"okay, I like that!" 이러면서 낼름 주문한다. 정말 좋아한다;;

다음밴드도 막 신난다.
알리샤키스의 if i ain't got you 부를때는 기절한다. 너무 잘해서.

맨앞에 앉은 여자애들이 보컬 친군가부다.
장난아니게 유난이다. 지들끼리 신나서 떠들고 노래하고 춤추고 부비부비.

그래. 좋을때구나.
언니도 함께 껴주면 안되겠니?

글쎄.
한국에서도 저럴수있을까?
다른사람 신경안쓰고 저렇게 즐길수 있을까?

시끄럽긴했지만 보기좋다.
내가 바에서 저러면 누가 와서 맥주병으로 뒤통수칠지 모른다. 큭.


피곤하다.
얼른 숙소로 돌아가야겠지.
서로의 즐거운 여행을 기원하며 헤어졌다.

내일은 그렇게 기대하던
코사무이다.
9 Comments
이효균 2006.07.03 19:05  
  글을 쭉 읽다보니 공감가는 부분이많네요 ㅋㅋ

특히 혼자놀기부분...ㅎㅎㅎ 혼자놀기에 최고 단점이라함은 입이심심하다는거 ㅡ.ㅡ 저도 태국가서 입이심심해 죽을뻔한 기억이 나네요 ㅋㅋ

담편도 얼릉올려주시길
heromin 2006.07.03 22:22  
  와 너무 잼잇어요 ㅋㅋ 언릉 다음편도 기대 >_<
happyou 2006.07.04 09:54  
  무지 잼나요. 담편도 얼른.. @.@
알렉스 2006.07.04 11:26  
  사진은 없나요. 사진도 함께 쏴 주시지...
피오르드 2006.07.04 14:23  
  저도 너무 일찍 간 바람에 ...짜뚜짝이... ㅎㅎ
덕분에 여기저기 돌아다닌 기억이 나네요...
정말 재미있게 노신 것 같아 부럽워용....
장금이 2006.07.05 10:59  
  자긴 덴티스트라고... 푸~하하..

예전에 일요스페셜 박찬호편이 생각나는군요.
LA다저스 처음 입단하고 라커룸에서 박찬호 선수 약간 상기된듯이 서있고 다저스 선수들의 조그만 환영식이었습니다.
그중 한선수 찬호선수에게 물어봅니다.
Where are you from? 너무나 갑작스런 물음에도 불구하고,
찬호는 침착하게 대답합니다.
My name is 찬호박.
라커룸 뒤집어졌습니다.

너무도 재미있는 여행기 다음편 기대합니다.^^
광몽 2006.07.06 01:46  
  님 글 정말 잘 보고 있는데요..
저도 그 아이리쉬 펍에 가고 싶은데...
이름이 그냥 아이리쉬 펍인가요? 위치랑 좀 알수 있을까요?
요술왕자 2006.07.06 02:10  
  쉡락... 저도 요즘 카오산 펍 중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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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몽 2006.07.06 12:46  
  감사합니다.요술왕자님.. 그리고 에이프릴님도요,
저도 혼자서 20일정도 예상하고 가는데 많은 도움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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