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ly days (방콕 그 첫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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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ly days (방콕 그 첫째날)

april 8 2449

(글을쓰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오류났다.
오류보내기해도 고쳐주지도 않을거면서. 씨.
아. 억울해 죽을것같다.)


금요일.

5시반 퇴근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배낭을 둘러메고 냉큼 퇴근해버린다.

책상위에는
일주일간 휴가중이란 메모를
큼지막하게 보란듯이 붙여놓았다. (짜릿하다)

공항버스를 타고 출발하는데
내게 처음 카오산의 존재를 심어준 그녀에게 문자가 온다.
답문을 보내는김에 여기저기 자랑겸 안부겸 문자를 보낸다. (짜릿해죽는다)

공항에 도착해서
면세점에서 물건을 찾고
(롯데면세점 사람 너무 많아서 정말 싫다. 물건이 제일 많긴하지만;;)
기내식을 생각해서 간단히 버거킹에서 감자튀김을 줏어먹는다.


보딩타임이 되어서 게이트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불현듯 외로움과 우울함이 급습한다. 공수부대마냥.

혼자하는 여행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난 홍콩여행은 2박3일이라 짧기도 짧았고,
왠지 밤비행기를 타고 떠나려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월드컵인데 괜시리 태국 테러하는거아니야?
사무이 가야하는데 쓰나미오는거아니야?

별의별 생각다하고 앉아있다.
(속된말로.. 똥싸고있네;;)

그래도 이왕가는거 재밌게 놀다오자고
마음을 겨우겨우 다잡아본다.


돈무앙공항 도착.

착륙하기 30분전부터
차창밖으로 뭔가 번쩍번쩍한다.
무식하게도 난 라이트를 원래 밤에 번쩍번쩍 켜나 이생각했다.
번쩍번쩍할때마다 구름도 이쁘게 보여서 '우와-' 이러고있다.

비다.
가수말고-_- 내리는 비-_-

짜증과 피로가 몰려온다.

해외여행 꼴랑 3번째지만
매번 착륙할때마다 비가왔다.
그래서 여행의 시작은 늘 머리 떡져서 다녔다. 아씨.

게다가 입국신고서도 안써가지고
세관앞에서 우물쭈물 방황하다 겨우써가지고 나왔더니,
아무도 없다. 다 가버렸다. -_-

한국사람있으면
같이 택시타고 가자고 하려고했는데..
특히 남자를 공략하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씨.

카오산까지 얼마냐고 했더니 400밧 달란다.
장난한다. 나랑 지금.

다른 택시기사들도 400밧 부르고,
겨우 깎아서 250밧에 쇼부봤다.
뭐 비도오고 새벽이고 하니까 그래 그러자고, 뭐.
(혼자 다니면 교통비 너무 많이 깨진다)

아차. 톨비생각을 못했다.
60밧 더해서 310밧이다.
도당체 누가 180밧에 택시타고간겨? 응? -_-

다행히 택시청년이 참 친절하다.
영어를 못해서 말은 못했지만. (물론 나도 못한다.)
그래도 태국사람들 축구 좋아한다길래 월드컵기간이기도 하니까
do you like soccer? football? 물어봤다.

못알아먹는다.
내발음이 많이 구린가.
그래. 나 동두천에서 배웠다. 씨.

근데 나중에 보니까
이사람들 싸카 혹은 풋바르 뭐 이런식으로 말하드라.
나의 싸컬이나 풋보울등의 동두천발음이랑 많이 달랐다.

아. 다음질문도 준비했는데.
do you know jisung park? he's in 맨유(맨체스터스펠링모른다;;)
못써먹었다. 젠장. 자랑스런 프리미어리거여.

자꾸 나보고 마담이란다.
뭐 불어표현에서 존칭이긴하지만 왠지 기분나쁘다. 이미지상;;
근데 뭐 나중에보니까 다 마담이란다. 그래 김마담하지뭐.


카오산도착.
아직도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우비를 펼쳐썼다가 온몸에 짝 달라붙는 느낌이 싫어 벗어서 버려버렸다.

2시밖에 안됐는데
사람도 없고 거의 다 불꺼지고 뭐 그렇다?

아. 원래 이런건가.
금요일밤인데. 불태워야하잖니, 얘들아?

길눈은 좋은편이라 어렵지않게 동대문을 찾아갔다.
빨간옷 투성이다. 우리동네 닭집에서 축구볼때랑 비슷하다. 그래.

그냥 와서 앉으라신다.
그냥 맥주 마시라신다.

사람들에 섞여서
눈만 꿈뻑꿈뻑하면서
그래도 쪼금 말도 섞어가면서 스위스전을 봐줬다.

졌다.
당장 독일로날아가
심판 죽여버리고 싶었다.

또다시
짜증과 피로가 몰려온다.

내가 방콕에 있는동안 묵을숙소는 에라완하우스.
얼굴은 짐승같이 생겼지만 나름대로 잠자리는 가리는편이라
사진을보니 깨끗하길래 예약했다. (싱글룸 하루 600밧)

아.
요즘 프로모션한다고 10~20% 할인한다.

사실 축구끝나고
대충 밖에서 개기다가 체크인할랬는데
축구도 지고 급우울해진 바람에 바로 숙소로 돌아간다.

그래도 사람들은 좋다고 빨간옷입고 대~한민국한다.
그래. 차라리 여기서 겪는게 낫지.
광화문에서 지금 이순간있었으면 애들 자살한다고 난리였을거야. 암.

에라완에 가니 뺀질뺀질하게 생긴녀석이 있다.
체크인은 6시부터고 지금하려면 200밧 더 내란다.
그래 5천원 더 주고 누나는 잘란다.

짐도 들어준다드만
내배낭 내가 짊어지고 3층까지 올라갔다.
(순간 내가 여자인걸 눈치못챘나 싶기도했지만;;)

방은깨끗한데
그래도 허여멀건 방에서 혼자잘라니 무섭다.
나름대로 난 막내다. -_-

내일부터는
아니 오늘오후부터는
더 즐거웠음좋겠다. 휴우.




경비.

공항-카오산 310밧.
에라완하우스 추가숙박비 200밧.
키 디파짓 500밧.

8 Comments
해피보이 2006.07.03 21:54  
  택시 기사한테  "빠이 미터~~, 노 톨웨이"하지 그러셨어요~~!!
heromin 2006.07.03 22:10  
  와 잼잇어요 ㅋㅋ
아켐 2006.07.04 20:28  
  부러워요^^
라줄리 2006.07.05 23:18  
  님 글만 읽어도..그 모습이 상상되면서..
너무 잼있어요~ ㅎㅎ
알리바바 2006.07.05 23:41  
  "책상위에는
일주일간 휴가중이란 메모를
큼지막하게 보란듯이 붙여놓았다. (짜릿하다)"

 --- 그 짜림함 200% 공감!!!
저도 8월말이나 9월에 다녀올 생각인데
벌써부터 짜릿짜릿 합니다.
코피터지게 일하다가도 여행갈 생각하면
흐흐흐.....
브랜든_Talog 2006.07.12 21:37  
  흠 공항3층 출국장 미터기택시 타시면 200에 고속도로안타고 잘가실텐데 새벽이면 차도 안밀려서 고속도로 간 저의를 모르겠삼 -_-;; 해피보이님 말씀에 원츄 ㅋㅋ
다섯별 2006.07.18 17:31  
  혼자 여행한번 해볼까 했는데..역시 님의 글을 보니..
혼자는.............무리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외로움이란.......
내츄렐 2006.07.22 21:19  
  저도 이번에 4일동안 혼자있을건데 나름대로 짜릿하지
않나요???^^ 누군가와 같이 있으면 자신을 속이게 되는
일이너무 많잖아요. 혼자서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에 서있을땐 정말인지 드디어 나를 찾았다란 기분이
들거든요.  솔직해 질수 있어서 행복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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