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중서부] 혼자 떠나는 짜릿한 오토바이여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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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중서부] 혼자 떠나는 짜릿한 오토바이여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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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중서부] 혼자 떠나는 짜릿한 오토바이여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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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여행은 칸차나부리 숙소를 출발해 익히 알려진 유엔메모리얼 묘지나 주변을 들려 '죽음의 철도' 콰이강의 다리를
지나는 기차를 타고 종점까지 다녀올 예정이다. 사실 오토바이로 이동을 하고 싶었기는 했는데 아주 오랫만에 완행열차를
타고 절벽사이를 달리는 그런 여행이 더 내 마음을 끌었다.

많은 사람들의 여행기나 이쪽 정보를 조회해보면 대부분 에라완 국립공원의 옥빛 물결을 보며 자연을 구경하는게 많다.
제한된 시간과 조급한 버스시간들, 오토바이 주차보관도 걱정도 되어 에라완 국립공원은 다음에 가보기로 하고 기차의 종점
남똑에서 사이욕너이 폭포쪽을 이동 헬파이어패스 라는 태국군부대, 죽음의철도 기념관을 다녀오려 한다.

칸차나부리하면 사실 떠오르는게 '콰이강의 다리' 영화다. 콰이강의 다리 이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그렇게 대박난 엄청난 영화로 우리 주변에 남았던 기억도 없다. 그저 휘파람 불며 일하던 포로군인들의 타이틀 음악이
나같은 중년들 귀에 익숙할 뿐.. 태국을 좋아해 칸차나부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아마 한두번쯤은 봤을듯한 영화다.


장소에 대한 설명이나 역사적 기록은 사진에서 나누기로 하고..

하여간 오늘은 기차를 타기로 결정을 했다. 그러니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잘 주차해야 할텐데 어디가 좋을까? 사실 별것
아닌 이 걱정을 은근히 갖고 있었다. 오토바이를 혹여나 잃어버리면 어떻게 돌아갈까, 경찰서에는 가야하나.. 걱정도 팔자다.

자유 개인여행의 특징? 좋은점중 하나가 모르는 어떤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만나 운동을 같이 하다가 친해질수 있는 사람도 있고 장사하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나누다 친해질수도 있다.
관광 인포메이션에 들렸다가 친해지기도 하고 우연히 길을 묻다가 다시 만나게 되어 친해지기도 한다.

누군가를 만나 친해진다?라는 그 자체가 좋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감정이 실리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세상 알지 못했던 다정다감한 사람, 어떤 매력에 끌리는 사람.. 세상은 인간을 사랑하기? 좋게 만들어 놨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사람에게 끌린다는거 그러지 말아야 하는 타이밍도 있고 그래도 되는 타이밍도 있고 인생도 참 묘하고 인연이라는
우연..의 타이밍, 복잡하기도 미묘하기도.. 아름답기도 슬프기도 한 인생사 한 포인트가 되는 경우도 있는듯 하다. 뭔소린지...



하여간 아침 9시가 좀 넘도록 잘 쉬다가 호텔을 나왔다.  
남똑행 기차 시간이 아침 6시경 일찍 한번과 10시반쯤에 있다. 6시 기차는 너무 일찍이라 힘들것 같아 10시반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로 했던 것이다. 


처음으로 제스전쟁 뮤지엄에 들렸다....만
돈주고 허접한 폭탄껍데기 볼 이유가 없다는 생각으로 안들어 갔다. 군대 있을때 전투기에 장착되는 폭탄이나 에임9같은 
미사일들 많이 봤었다. 한국의 남아라면 전쟁쯤 용감히 싸우고 조국을 지킬 사람들이다. 다 군대 다녀와서 이런거 안봐도..?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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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에 바로 옆에 있는 사찰에 들어간다. 또 절.. 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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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게 이색적인 모습은 없다. 그냥 동네 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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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강가에 나와 아침의 칸차나부리 강변을 찍어본다.
하늘은 맑고 저 멀리 산자락들도 잘 보인다. 물론 더운 곳이라 아침부터 햇빛은 강렬하게 내리쬐지만 마음만은 상쾌했다.
잘 쉬고 잘 먹고 잘 다니는 덕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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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칸차나부리역 부근에 있는 유엔묘지를 찾아간다.
온토바이로 대충 북서방향 달려보면 금방 나온다. 칸차나부리라는 곳도 작은 시골도시 규모이다. 
십분만 돌아보면 다 거기서 거기.. 금방 지리, 위치를 익숙하게 외우게 되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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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잘 꾸며 놓은 묘지라고 슬픔속에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그렇게 아름답게 꾸며 놓는것이
죽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평안을 주었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아주 큰 우리네 동작동 국립묘지 그런 스타일
하고는 다르다. 가로세로 수백미터 사진에 보이는 저 면적에 많은 전사자가 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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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들렀다가 반대편 칸차나부리로 가려고 오토바이를 저 멀리에 세워 뒀는데.. 한 가이드 아줌마가 불이나케 날 쫒아왔다.
나보고 뭐라뭐라 하는데..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다. 돈 내라는 건가?.. 오토바이 도둑들이 많아 일반 도로에 세워두면 금방
없어질수 있단다. 오토바이 락 잠가 놨냐고 물어본다. 대낯 아침에 뭔 락이 있겠나. 그냥 세워둔건데.

잃어버리기 아주 쉬우니 오토바이를 여기로 가져오라고 말한다. 유엔묘지 정문앞에 오토바이를 세워두기도 좀 그런데..
여긴 가이드나 사람들이 많아 괜찮다고 한다. 알려줘서 고마운 사람이다. 그래서 인증샷이 되버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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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차나부리에는 주로 영국과 호주, 네덜란드쯤 그쪽 연합군이 많았다고 한다. 전쟁중에 죽은 전사자도 다국 연합군의 군인이지만
칸차나부리에서 포로로 잡혀와 철도 공사만 하다가 죽어간 사람들은 영국, 호주군이 대다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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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차나부리 일일투어를 해본 사람들은 익숙한 풍경일 것이다. 한쪽에 밴이나 관광차량이 주차하고 사람들을 내리게 해
묘지를 참배하게 한다. 역사적 의의와 목적을 떠나 평화를 지키다 전사한 숭고한 사람들을 위해 잠시 묵념을 올리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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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에 낯선 아시아 칸차나부리라는 당시엔 정글밀림 지역였을텐데 이런 곳에서 전사한 사람은 누구일까?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사랑하는 애인이었을까.. 어린 나이의 우리 아들을 비교 생각하자니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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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세의 남자.. 직업군인으로 누군가의 아빠이자 또 남편이었겠지.
사랑하는 와이프를 남겨두고 역시 낯선 곳에서 삶을 마감한 비통한 사연.. 나 같으면 죽어서도 이승을 떠나지 못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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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덥다. 더워~
썬크림을 바르고 나왔지만 이 두곳을 도는중에 온통 땀으로 얼굴을 지워야 했다.
아침은 여기서 먹자.. 칸차나부리역 들어가는 메인 도로에 밥집이 있었다. 전통적인 태국음식점 스타일이다.
맨밥에 손님이 선택하는 반찬 두가지를 골라 올려준다. 세가지 또는 계란프라이도 올릴수 있는데 보통 5밧씩 추가된다.

고기를 다져 볶아만든.. 마치 다진 불고기 처럼 보이는 반찬을 잘못 고르면 코코넛 가득넣은 뼈까지 씹어야 하는 넘들도 있다.
그냥 만민평등 세계화? 소시지 반찬과 돼지고기 볶음..을 시켰더니 35밧에 시원한 얼음물까지 준다. 맛있다. 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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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걱정되던 내 오토바이 주차~
역시나 오늘도 난 세븐일레븐을 선택한다. 언제나 어디서나 세븐앞엔 저렇게 오토바이들이 서 있다. 주변에 다니는 사람도 하나 
없고 매장안에도 손님이 없는걸로 봐서 나랑 똑같은 사람이 더 있다는 이야기다. 세워두고 볼일보러 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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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보자~ 남똑가는 기차시간표가.. 방콕 톤부리에서 7:50분에 출발한 기차가 10:35분에 칸차나부리를 지나간다.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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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역은 생각도 안했다. 소박한 칸차나부리 기차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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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기다리는 주민들.. 평일이라 그런지 관광객은 많이 안보인다. 관광객들은 칸차나부리역 보다 콰이강의다리.. 역에서
구경도 하고 기차를 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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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남똑행 기차가 들어왔다. 생각보다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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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자리가 어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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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냐고 창구에서 묻더라.. 왜 묻지? 외국인은 돈 더 내야 하니까.. 100밧이다.
4번칸 25번시트.. 도착시간은 2시간후라고 분명 적혀 있는데.. 실제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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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 앞에서 친절하게 외국인이냐고 물으며 어디로 가는지 무슨 관심이 가득한 사람마냥 물어보던 아리따운 아가씨~ ^^
마치 나보고 잘가라고 쳐다보는듯 한 나만의 착각!! -_-;  땡땡땡~ 종을 치며 출발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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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기차는 콰이강다리 역에 도착한다. 관광객들이 올라타고.. 다시 바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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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지나가며 몇장 사진을 찍어본다. 어차피 난 다시 여기로 와서 사진 더 찍을거다. 대충 찍고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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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위를 구경하다가 기차가 오면 요렇게 옆쪽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장소가 다리위에 마련되어 있다. 
철도 다리위에 있다가 기차가 온다고 콰이강으로 첨벙~ 뛰어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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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이렇게 시원스럽게 태국의 평야지대를 달려나간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뺀~ 뭐 이런 소리는 이제 없어진지 오래지만.. 덜컹덜컹.. 뺀~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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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이런 창문열린 기차에 탔는지 모르겠다.
마음까지 시원해지고 스쳐지나가는 풀밭들이 내가 살던 그 옛날 기억들과 똑같다. 나와 비슷한 중장년 분들에게는 이런추억이
다들 있을것이다. 우리 중학교 2학년때에는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다. 까막 교복대신 체육복을 입고.. 이런 기차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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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골마을의 기찻길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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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짜식 다리를 올려놓은 좌석이 바로 내 좌석이다. 4번칸 25번시트.. 나랑 양쪽에 같이 있을때 배낭만 위에 올리고 앉았는데
이 녀석이 자꾸 벽에 붙은 선풍기 스위치를 껐다켰다 장난친다. "헤이~ 써리 벗 돈~트!!"  팬을 가리키며 하지 말라고 
말하니 멈추긴 하는데 지 엄마랑 뭐라뭐라 한다.. 그러다가 난 다른 빈자리로 옮겼는데..

엄마랑 아들 둘이서 여행중인것 같은데 중국사람이다. 중3이나 고딩초쯤 보이는데 이쯤 나이라면 공중도덕 매너라는 것도
알지 않을까? 남이 앉을 자리에 저렇게 다리를 신발도 안벗고 올려 놓다니.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 신발이라도 좀 벗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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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차장 검표원이 저렇게 검사를 하고 지나가도 저넘은 신발신은 발을 내려놓을줄 모른다. 엄마라는 사람이 사람들 눈에 
매너라는 자체를 생각하지 않나보다. 저 까만 신발바닥 만큼이나 마음도 그냥 까매서 자기외 다른 사람은 생각 안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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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내에선 역시나 먹거리 음식, 음료를 파는 사람들이 쉬지않고 왔다갔다 한다.
그러다가 뭔가 한개에 10밧 10밧 그러길래.. 호기심이 생겼다. 하나를 사서 열어보니.. 비빔국수다~
맛은?? 그냥 국수에다 고춧가루 설탕, 조미료등을 섞어 비벼먹는 듯한.. 그런데 맛은 별로 나쁘지 않다. 재밌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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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기차의 출입문 손잡이를 붙잡고 밖 경치도 찍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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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자유롭고 싶어서 오늘도 나는 달려간다~~~'AIMG_5580.JPG

이런 골짜기 같은 협곡이 시작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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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 계곡같은 물줄기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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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아지른 절벽길이 나왔다. 인터넷에 수많은 사진들이 있는 바로 죽음의 열차 그 절벽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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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롤러코스터 마냥 코너를 돌며 절벽틈에서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AIMG_5588.JPG

짧은 협곡을 지나면서 이런 정차역이 나오고 사람들이 내리기도 타기도 한다. 관광포인트 인듯한데 여기까지만 여행하고
기다리던 관광투어 밴 차량이 대기하다 사람들을 싣고 다시 돌아가는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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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관광 밴들이 사람들을 연신 싣고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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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 기차는 달리고 또 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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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시간 30분이나 되어서야 종착역 남똑에 도착한다.
예정 소요시간이 2시간 이었지만 정차하는 시간이 길었고 그때그때 차장마음, 가다서다 여유있게 달리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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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기차여행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걷거나 버스여행이 시작된다. 계획은 남똑에서 사이욕나이 폭포를 걸어간뒤 버스를 타고 헬파이어패스를 찾아가
역시 버스를 타고 칸차나부리로 돌아가는 코스이다. 계획대로 생각대로 다 잘되길 기원해 본다..


남똑역에 내리면 이렇게 송테우 택시들이 주욱 손님을 기다린다.
개별 여행으로 택시처럼 이용해도 되지만 가격이 후덜덜 할 것이다. 그리고 일반 송테우처럼 사람을 테우고 주변을 데려다
주는 버스로도 사용한다. 목적지까지 걸어가기엔 날이 너무 더웠다. 시간도 그렇고..

정말 예쁘게 생긴 두 젊은 아가씨가 앉아 있는 송테우로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내 발이 걸어갔다.
이거 어디가요? 물어봤더니 사이욕너이 폭포를 간단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기뻐하며 얼른 그 아가씨 옆에 앉는다.
혹시 '헬파이어패스' 어떻게 가고 오는지 알아요? 라고 물어봤는데.. 전혀~ 지명조차도 몰라 구글맵을 보여줬으나.. 역시 모른다.
태국사람들에게도 잘 모르는 곳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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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생긴 송테우를 남똑역에서 타면 된다. 제일 많은 사람들이 가는 그냥 단거리 노선이다. 내릴때 기사가 20밧씩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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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똑은 사이욕 국립공원의 입구이다. 지금은 특히나 오늘은 평일이고 비수기 이지만 성수기때에는 관광객들이 제법
많이 오는것 같다. 동네를 지나며 보니 관광관련 가게들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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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0분도 안되는 거리를 달려와 내려주고 폭포의 위치를 확인한다.
친절하게도 송테우가 도착하자 그곳에 서 있던 다른 삐끼 기사들에게 두 아가씨가 나를 위해 헬파이어패스에 대해 물어봐 준다.
버스가 매우 드물고 금방 막차가 끊겨 송테우택시를 이용해 다녀와야 한단다. 가격은 1천밧을 내란다.. 흠~ 그냥 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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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차나부리 지방에는 이렇게 대나무가 상당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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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도착한 사이욕 너이 폭포~~ 웅장하다??
사진과는 달리... 정말 달리.. 물 한방울 흘러내리지 않는다. 왜 물이 없냐고 태국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비가 많이 와야 
물이 생긴단다. 지금 우기철 아니냐? 이렇게 비 많이 오는 우기철에도 물이 없냐?? 그랬더니.. 웃으며 노코맨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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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감을 이루 감추지 못한채 그냥 나무숲길이나 걸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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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포기하고 별것아닌 이것만 보고 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그러고 있는데 저어기 관광인포메이션 부스가 보인다.
그 안에서 일하는 여직원? 여핵생으로 보이는 참한 아가씨가 밖으로 나오며 나에게 인사하러 나오길래.. 물어본다.
헬파이어패스 어떻게 다녀오냐고..

'저 앞에서 버스를 타는데 한시간에 한대가 다녀요. 돌아올때는 막차가 4시에 그곳을 지나는데 택시로는 500~1천밧이에요.' 
'지금시각이 1시가 좀 넘었는데.. 그럼 버스 잘 못하면 2시도 넘고 거기 도착하면 30분은 걸리고.. 위험위험~ 안 갈래~'라고 
했더니.. '아니에요 가세요. 충분해요~'라고 한다..

'만일 막차를 놓치면 어떻게 되냐. 난 돈도 없거든.. '
갑자기 부스로 돌아가더니 안내 팜플렛을 가져온다. 막차 놓치면 전화하란다.. 
'이 팜플렛 관광안내번호로 전화하면 아가씨가 받나요?' 아니라면서 또 뛰어가 볼펜들고 자기 핸폰번호라고 스스럼없이 
내게 적어준다. 전화하면 자기가 도와 주겠다고..

우아.. 이사람 뭐야.. 천사야? 정말 친절하군.. 한편으로 그 친절함에 놀라고 기뻤다.^^
고맙다고 하면서 너무 친절해 내 여행기에 올리겠다고.. 사진좀 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환하게 웃으며 얼굴이 안이쁘다고
하면서 먼저 자리를 잡는다. 사진에 보이는 저 고무 슬리퍼를 그냥 막 발로 벗어 던지며 '신발이 안이뻐서..' 그런다. 

난 네 검정 양말이 더 웃긴데... 일부러 슬리퍼를 사진에 넣어 찍어본다.
내가 젊고 싱글이었더라면 좀 들이대 볼텐데.. 젊다는게 이래서 좋았다는 거구나. 한편으로 슬퍼진다.
이름이 뭔지 전화해도 되는지.. 라인해도 되는지.. 뭐 물어보려다가 주책없는 아저씨 삼촌이 될까봐 그냥 잠자코 물러선다.
다음에 다시갈땐 내 한국화장품 선물이라도 하나 주어야 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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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반가운 세븐일레븐.. 태국에선 세븐일레븐을 빼고는 이야기가 불가능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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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욕 국립공원 입구의 전경은 이렇다. 시원한 대로와 큰 주차장들이 있다. 이 앞으로 미얀마쪽 장거리 버스도 다니고
칸차부리로 가는 차량들이 지나는 교통 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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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매우 좋았다.
아가씨와 헤어진뒤 세븐에서 사진한장을 찍었는대 바로 버스가 달려온다. 마침 버스를 기다리던 현지인으로 보이는 아가씨
세명이 버스를 보고 왔다왔다.. 소리치는데.. 내가 물어본다.. "롯매 빠이 헬파이어패스 마이?" 알아들을 턱이 없지....
영어로도 물어보고... 물론 전혀 모른다. 사진 저 앞쪽에 앉은 아가씨들인데.. 한참을 자기들끼리 헬파이어패스라는
그게뭐야? 어디야? 나를 힐끔 보면서 궁금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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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버스차장은 위대하다.
"헤엘~퐈이얼~패스" 라고 한마디 했더니 단번에 알아듣는다. "핼파어빠스~"  그러더니 태국어로 지명을 말하는데 못 외우겠다.
20밧 요금을 냈고 약 20여분간 정도 달린뒤 친절하게도 날 거기에 내려준다.
한 군인같은 사람을 따라 쫒아가는데 두리번 두리번 주변을 둘러봐도 도저히 관광지 같은 느낌은 전혀없고 이게뭐야.. 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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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초소 사무실에서.. 역시나 제복을 입은 여성이 어디가냐고 물어보는데..
헬파이어패스 메모리얼 뮤지엄~ 이라고 말하니.. 뮤지엄... 빠이 넌 캅~ 저쪽으로 가라고 손가락으로 알려준다.
잘 정돈된 군부대의 잔디밭을 구경하며 나뭇길을 몇분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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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거리에 드디어 나왔다. 헬파이어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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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깨끗하고 아담스러운 뮤지엄이다.
신발 벗고 안에 들어갔더니 에어콘이 무진장 시원하고 아주 깨끗하다.AIMG_5621.JPG

마침 관람온 사람들이 한팀이 있었는데 러시아 아가씨들 같았다. 카오산 같은데서 오는 일일투어 밴 그런팀이 아니다. 
이곳은 당시의 죽음의 철도라고 불리는 현장에 대한 자료들과 문헌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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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이런 당시의 다큐먼타리 영화가 짧게 방영되고 있는데..
역시나 한 젊은 직원 아가씨가 다가온다. 익스큐즈미~~ 어디에서 왔어요? 영화보실래요? 한국말은 없어요. 영어로 보세요..
친절한건지 그게 일인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국적과 언어에 대해 계속 물어봤는데. 나중에 보니 해드폰을 끼고 그 박물관
주변을 돌면서 안내 멘트를 듣는 시스템이 있는 것이었다. 아마 영어, 일본어, 중국어는 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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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현장에서 말을 안듣거나 잘못을 하면 이런 돌을 들고 서있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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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들은 하루 16시간을 일했는데 사진처럼 매우 적은 음식으로 끼니를 떼우다 보니 모두 삐쩍 마르고 죽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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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이렇게 아름답고 사랑하는 와이프를 남겨두고 포로로 잡혀와 살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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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파이어패스의 메인이벤트 철도건설 현장을 보러가는 순서이다. 이렇게 아래로 따라 내려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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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다 이정표가 나오는데 우측길로 가면 산길 산행으로 경사도 있지만 밀림같은 나무도 보고 자연속을 등산하게 된다.
좌측은 계단이 잘 만들어져 쉽게 오르내려 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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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길로 가다보면 이런 자연숲이 가득히 나온다. 아마 2키로쯤 이런길을 가는듯 하다.AIMG_563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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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걸어 마침내 현장이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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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그 유명한 죽음의 철도, 공사 현장이다.
헬파이어는 이곳 군기지의 배치된 무기의 종류이고 이 기지 지역이 당시 세계2차대전, 일본군에 의해 잡혀온 포로들의 가장 
악명 높은 죽음의 철도공사 현장이었다고 한다.


일본은 인도에 집결한 영국기지, 영국군을 침공하기 위해 태국에서 미안마 아시아에 군수물자와 무기등을 구축하려했는데
그 이동경로가 바로 이 태국의 철도이다. 약 20만명 이상의 영국군, 호주군을 비롯한 전쟁포로를 이곳으로 이동시켜 철도현장에
배치 건설을 했으며 후에 포로만으로는 건설이 지체되고 어렵자 아시안 사람들 10만여명을 추가 배치 시켰다고 한다.

20만명의 포로중 사망율이 50프로에 달하는 10만명 가량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는데 공사중 사망은 물론이고 각종 전염병과
설사에 시달리고 충분히 먹지못하는 고된 노동으로 목숨을 잃었다.

악랄하고 잔인한 일본넘들의 만행이야 어땠는지 우리도 잘 알고 있으니 현장의 아픈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었을지 추측이 된다.
415 키로의 철로길 당시의 버마와 태국에서 이곳들은 모두 밀림정글 지역이었고 현대화 기계장비가 있었던 것도 아닌
단순 곡갱이 톱과 같은 원시적 도구를 이용해 그 장거리를 20개월 만에 완성시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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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턱 계곡의 깊이는 8~10미터이고 이 곳 돌덩이들을 깎아 부수고 길을 만들어 철도를 만드려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가 된다. 그래서 가장 많은 희생자, 사망자가 나온 안타까운 지역이다. 여기저기 원혼들이 마치 나를 쳐다보고 있으며 
당시 죽어가는 처참한 광경들이 내 앞에서 펼쳐지는 듯 했다. 혼자가면 조용하고 약간 무서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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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처참하고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곳인데.. 한편으로는 일본넘들은 어떻게 했길래 이런걸 할수가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얼마나 국력이 강했던걸까? 세계대전을 치르며 수십년간 아시아를 호령하고 서방 국가들과 전쟁을 치를 정도의 국력.
영국, 호주등의 포로 20만병을 수송해 이런 엄청난 공사를 시킬 정도의 파워가 어떻게 그들은 있었을까?? 이게 부러움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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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렇게 이곳을 철도가 지나갔다. 헬파이어패스.. 칸차나부리의 역사적 비극의 현장,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죽음의 철도가
있는 그곳을 가장 잘 설명하고 대표하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의가 있으며 관광이던 여행이던 다녀오길 정말 잘 했다는
곳으로 손꼽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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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구경을 마치면서 반대편으로 걸어갈때쯤 저 앞에 아름다운? 아까 그 아가씨들이 떼로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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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좌측으로 올라가면 된다. 위로 올라가면 전시관이 다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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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다 올라와 잠시 휴식을 취하러 앉았더니 이렇게 멋진 자세로 고양이께서 낮잠을 주무시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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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안으로 다시 들어가 아예 머리를 감았다. 팔뚝까지 시원하게 잘 씻고 휴식을 충분히 취한다.
시간이 3시가 좀 넘었으니 여기 구경하는데 1시간 30분정도가 지난것 같다. 두시간 정도면 천천히 볼만할것 같다.

그렇게 쉰다음 젖은 수건을 머리에 올리며 다시 버스를 타기위해 정문쪽으로 걸어나가는데 갑자기 밴 차량 하나가 내옆에 온다.
창문이 열리고 역시나 아름다운 여자분께서 내게 물어본다.. "빠이 나이 카?" 난 칸차부리로 갑니다. 버스를 타고 가야해요..
라고 말하니 자기네는 아까 내가 버스를 타고 온 사이욕까지 태워줄수 있단다.. 콥쿤 캅~을 외치며 밴을 얻어 탔다.

그늘막 하나없는 군부대 앞길 뙤악볓에서 버스 기다렸을 생각을 하니 여간 다행이 아닌가 싶다. ^^
운전기사 아저씨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다가 자기도 한국에서 3년간 일을 했단다. 그래서 어설픈 한국말로 10분간을 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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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욕너이 폭포에 도착해 마침 잘 됐다 싶어 얼른 아까 그 인포 부스 아가씨에게로 달려갔다. 이름이 뭐냐고 물어봐야지...
그랬더니 4시도 안된시각... 문 닫았다.-_-; 그냥 돌아선다..

버스정류장인지 햇빛을 피할곳이 있어 앉았더니 저렇게 송테우 택시들의 가격표가 있었다. 알고보니 버스정류장은 좀 더 아래고
여긴 택시정류장 이었네. 어쩐지 택시 아저씨들이 어디가냐 택시타고 칸차나부리 편하게 가라고 자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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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버스가 온다. 어디가는 버스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나가는 버스는 지도상으로 봤을때 칸차나부리로 다 갈것 같다.
차가 도착해 올라탈때 보니 칸차나부리라고 태국말이 적혀있었다. 물론 버스에 타서 칸차나부리라고 차장에게 말하면 되고
혹시나 잘못 탔거나 안간다고해도 그냥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그런건 보통 돈 안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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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2 우3석의 자리배치 버스. 아마 사람이 많지 않아 서서가기 보다는 앉아서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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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자 그리 맑고 뜨거웠던 하늘이 비를 쏟아 붓는다. 
달리는 차창에서 밖을 쳐다보자니 이채롭다. 여행하는 느낌과 분위기가 물씬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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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칸차나부리로 돌아온다. 올때도 차장에게 사타니 롯퐈이.. 를 외쳐 칸차나부리 트레인스테이션 앞에서 내렸다.
영어로 외쳐도 다 알아 들을것 같다. 오토바이도 무사히 잘 있었고.. 다시 강변으로 나왔다.
해지는 석양 노을의 사진을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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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무렵 한가족이 저렇게 오토바이를 타고 산책을 나왔다. 아빠는 낚시를 하고 아이들은 구경하고 놀고.. 단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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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칸차나부리의 하늘, 구름을 한번 더 남겨본다.AIMG_568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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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의 밤문화는 이렇게 이어졌고.. 역시나 죽음의 철도..가 아닌 죽음의 운동을 잘 마쳤고.. 다시와서 좋다는 사람들과 
이번엔 진짜로 '나 이제 안옵니다. 잘들 있어요. 다음에 또 만나서 칩시다.'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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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오늘도 쌀국수.. 이제 다른거 먹을때도 되지 않았니? 싶은데 배드민턴 운동끝나고 늦은 밤길에 음식 파는곳이 마땅치가 
않다. 일반 밥집, 음식점들은 일찍 문을 닫지만 쌀국수집은 밤 늦게까지 한다.AIMG_5690.JPG

또다시 들린 오뎅집. 팩맨 파퀴아오 선수처럼 생긴 태국아저씨에게 오뎅을 또 산다. 
우리집 오뎅 맛있냐고 묻는 아저씨에게 맛있다. 아마 난 이집 오뎅이 그리워질거다 라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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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 긴 오늘의 여행일정도 이렇게 마감한다.
오늘은 오토바이 보다는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멀리까지 다녀와봤다.
혹시라도 나처럼 여유있게 칸차나부리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헬파이어패스도 권해보고 싶은데 이 버스 시간이 애매하다.
혹시라도 버스 놓칠까봐 노심초사 할테고.. 새벽일찍 첫 기차를 타고 다니는게 좋을듯 하다.

칸차나부리 가볼만한 여행지이다. 오길 잘했다~


<계속>
2 Comments
zoo 2017.07.20 21:59  
와~~ 사진이 진짜 너무 멋지네요!! 성의 넘치는 여행기!! 감사히 잘 봤습니다^^
마지막 쌀국수!! 맛있어 보여요^^
NAMTAN 2017.07.21 01:47  
감사합니다.
마지막 쌀국수 맛 좋았습니다. 어딜가나 쌀국수는 꼭 한그릇씩 맛보고 다니는데 이 집은 다음날도 또 찾아 갔지요. 좋은 여행되시고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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