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로의 태국여행이야기...깐짜나부리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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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로의 태국여행이야기...깐짜나부리의 첫날

토토로 5 1061
푹잤다고 생각했는데 일어나 보니 아침 8시다..아침에 일어나는 일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내가 이렇게나 일찍일어나다니 라고 스스

로 대견해 하는데 동건이가 일깨워준다..여기는 한국보다 2시간이

나 늦는다고..우이씨~ 욱~

오늘은 깐짜나부리로 가기로 했다. 일어나자 마자 씼고 침 챙겨들고

체크아웃 한뒤 아침을 먹으러 갔다..아침인데도 이렇게 후덥찌근하

다니..에어컨있는데서 밥먹어야 겠다 생각하고 우텅에 갔다..

우리가 첫번째 손님인 듯 했다..잠이 덜 깬 듯한 남자가 와서 주문을

받는다. 나는 덮밥을 주문했고 동건이는 또 카오팟이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우리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바로 고추장..

덮밥옆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오이 조각을 고추장에 찍어먹으니 정

말 그야말로 "고향의 맛"이다..한국에서는 느끼한 것만 먹는다고

구박받았는데 여기오니 느끼한게 정말 싫다..

우리는 이 고추장을 가지고도 또 싸웠다..이유인즉 너무 많이 짜먹

지 말라는 것이다.. 아껴 먹어야 보름을 버틴다나..

엄마가 예전에 하와이여행 가셨을 때 같이 갔던 어떤 아줌마아저씨

는 아침먹을 시간에 안나오더란다.. 왜 그런가 했더니..조그만 밥통

을 가지고 와서 호텔방에서 밥을 지어먹더란다..진공포장된 김치를

반찬으로 해서..나중에 우리도 그렇게 될까 두렵다...그 밥 내가 해

야 할텐데..잉~구찮어...

밥을 먹고 길거리에서 파인애플 하나 사들고 버스에 올라탔다..파인

애플 정말 맛없다..잘골라야 했는데..10밧 아깝다.

남부터미널은 일년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예전에 끄라비 갈때

와봤던터라..우리는 제일 안쪽에 있는 건물로 들어가 표를 끊으려

고했다..그런데 알고봤더니 터미널 제일 바깥 건물에서 표를 끊고

버스를 타는 것이다..그 무거운 짐을 들고 땀을 뻘뻘흘리며 터미널

여기저기를 헤메고 다니는 동건이가 불쌍해 보인다..그래서 출발

시간이 조금 남아 동건이는 앉아 있으라고 하고 람부탄을 사러 갔

다..1킬로에 15밧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개미가 너무 많아서 다

먹지도 못하고 버렸다..담에 살때는 개미가 많은지 확인하고 사야

겠다..람부탄 파는 곳을 보면 가끔 람부탄에 호스로 물을 뿌려대는

걸 볼수 있는데 아마 개미랑 흙을 털어내려고 하는 거 같다..

버스에 타니 한국 사람들 무지하게 많다..일가족이 배낭여행 온

팀도 있고 여자들 여러명이 뭉쳐다니는 팀도 있다..우리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커플로 다니면 한국사람들이 아는 척을 잘안한다..

그 여자여행자 팀도 일가족여행자 팀에게만 말을 걸고 함께 다녔

다...플로팅레스토랑에서 저녁먹고 나올 때도 그 두팀과 마주쳤으

나 역시 그냥 지나쳤다..잉..한국사람들이랑 얘기해보고 싶은데..

깐짜나부리에 도착했다..삐끼들 엄청 많다..그중에서 우리가 가려고

하는 샘스하우스 명함을 들고 있는 아저씨를 따라갔다..한사람당

30밧씩 내고 쌈러를 탔다..동건이는 왕이 된 기분이라며 좋아한다.

그치만 나는 좋아만 할 수 없었다..나를 태워준 아줌마가 너무 힘들

어한다..도착하기 전까지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는지..다이어트를

열심히 하는게 나뿐 아니라 여러사람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걸 절감

했다.. 흠~ 흠~ 흠~

쌈러를 타고 가며 처음 느낀 깐짜나부리에 대한 감상은 평화 그 자

체라는 것이다..정말 조용한 도시다..차도 별로 없고 관광객도 그리

많아보이지 않았다..

샘스하우스에 도착했다..에어컨 더블룸이 350밧이다..그런데...방이

정말 지저분했다..우리 전에 묵었던 사람들이 놓고 간 쓰레기도 여

기저기 흩어져있고 화장실도 어두침침하고 강가라 습기도 장난

아니었다..윽....에어컨 없어도 졸리프록으로 갈걸..후회막심..

그러나 얼마안가서 이집의 딸인듯한 종업원과 친해지면서 그나마

마음이 많이 누그러졌다. 그 예쁜 언니의 이름은 셜리...영어도 유창

하고 성격도 좋아 여행자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짐을 대충풀고 어두침침하고 문닫기 무서운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졸리프록으로 갔다..점심을 먹기위해서..스테이크 하나 카오팟하나

콜라 한병 이렇게 주문했다..스테이크가 나왔다...고기가 엄청나게

질겨서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먹었다.. 결국은 반정도 남겼

다..질겨서 도통 먹을 수가 없었다..다른 사람들은 맛있다고 칭찬

인데 내 입엔 별로였다...너무 기대한 탓인가???

졸리프록에서 나와 오토바이를 렌트하러 갔다..오늘 하루는 오토바

이로 돌아다닐 생각이었기 때문이다..마침 거의 새것인듯한 오토바

이를 발견하고 200밧에 빌렸다..연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주유소

를 찾아 다녔다.. 여기저기 헤맨 끝에 겨우 하나 찾아서 들어갔는데

열살도 안 된 듯한 꼬마가 웃으면서 나온다..우리는 게이지를

가리키며 반만 채워 달라는 시늉을 했다..알겠다고 하고는 가득채운

다..영어로도 안되고 태국말은 더더욱 안된다..같은 사람끼리 커뮤

니케이션이 이렇게나 힘들다니..그냥 포기하고 만땅 30밧을 채우고

나왔다..차가 별로 없어서 신나게 속도를 낸다..내가 무섭다고 천천

히 가라고 했지만..도통 말을 듣지 않는다..결국은 중간에 엄청난 싸

움을 한바탕했다..오토바이를 타고 처음 간곳은 콰이강의 다리였다.

근처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다리위에 올라가니 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건너편까지 가려다 반까지 가서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

왔다..나는 엄청난 고소공포증이 있다..나뿐아니라 다른 사람이

높은데 올라가는 것을 보는 것도 힘들다..동건이는 끝까지 갔다오겠

다고 가고 나는 오토바이 옆에서 기다렸다..중국인 관광객들 엄청

나게 많다..많기만 한게 아니라 시끄럽기도 장난이 아니다..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소리도 엄청크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도 정말 좋

아한다..콰이강위 떠다니는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배에서 나는

노랫소리는 거의 소음수준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동건이가 온다..숨어있다 놀래켜줄 생

각이었는데 오토바이 쪽으로 오는가 싶더니 어느 좌판앞에 서서

열심히 집중하며 뭔가를 쳐다보고 있다..성질급한 나는 숨어있지

못하고 동건이에게로 간다..뭔가 했더니 마술기구 파는 것이다..

그냥 눈속임하는 기구가 100밧이란다.. 한국에서도 저런거 천원이

면 사는데..자꾸 사달라고 조르는 동건이를 뒤로 하고 오토바이로

왔다..어린애 달래듯이 한국 가면 사준다고 말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가니 셜리가 막웃는다..그건 어디서 빌

렸냐면서 너무 재미있단다..셜리, 셜리의 동생, 셜리 동생의 친구

이렇게 세명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줬다..언젠가 한국을 가고 싶다고

한다..헬로태국 뒷면의 지도에서 한국을 찾아 보여줬더니 이렇게

작냐며 놀란다..작아도 태국만큼 아름답고 좋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신나게 떠들고 나니 저녁 먹을 시간이다..플로팅레스토랑에서 노을

보면서 저녁을 먹으려고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나왔다. 아까 다녀왔

던 콰이강의 다리에 다시 갔다..이제 관광객은 거의 없고 조용하다.

야채볶음, 새우튀김, 카레소스 닭요리 이렇게 세가지를 주문하고 하

이네켄 큰 거 한병, 플레인 라이스도 먹었다..옆에서 다른 배가 지나

갈때마다 조금씩 흔들린다..재밌다..그리고 서서히 지는 해도 너무

좋다...

저녁을 먹고 오토바이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람부탄이랑 망고스

틴도 사고 시내 구경도 했다...비가 부슬부슬 오길래 얼른 숙소로

돌아왔다..방에 들어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맥주 생각이 나서

슥소의 식당으로 갔다..팟타이 하나랑 과일팬케잌을 주문하고 맥주

도 달라고 했다..우리 정말 엄청나게 먹어댄다..저녁 먹은지 두시간

도 지나지 않았는데..팬케잌이 정말 맛있다..동건이는 세상에서 태

어나 이렇게 맛있는 팬케잌은 처음 먹어본다고 했다..

맥주를 마시며 청춘의 덫을 봤다..중국방송인듯 했다..중국말하는

심은하는 그야말로 "깬다"는 표현이 딱 맞을 듯했다. 우리는 낄낄

대면서 평화롭기 그지없는 깐짜나부리에서의 첫밤을 보내고 있었

다...

다음편에 계속..............
5 Comments
요술공주 1970.01.01 09:00  
^^ 저두 커플여행 계획중인데 잼나게 읽구있어여..또 올려줘여. :)
요술왕자 1970.01.01 09:00  
글이 재밌어서요.... 동건님 리플도 넘 재밌고....
토토로 1970.01.01 09:00  
아니 왕자님~그 웃음의 의미가 뭔가여?여행기가 재밌다<br>는 뜻인가요?리플보고 순간 긴장했습니다..
요술왕자 1970.01.01 09:00  
하<img src='./system/image/smile/cacofrog/caco0101.gif' border=0 alt='하하~' width=15 height=13>
왕초보 1970.01.01 09:00  
ㅋㅋㅋ 니가 셜리와 한참을 떠들었냐? 웃긴다. 너 웃기만 했잖아! 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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