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일주일, 천국을 만나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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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 일주일, 천국을 만나다. #6

한소영 0 1056
10월 26일 금요일 여전히 카론

오늘은 다시 배를 타는 날.
먼저 간 곳이 라차노이였는지 라차야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라차 시리즈가 오늘의 다이브 사이트.
그리고 새색시 하나는 몸이 안좋아 결석했다.
덕분에 오늘 제리에게 학생은 나 뿐이다.
야호!
난 과외도 혼자 받아본 적이 없는데,
이게 웬 호강이람 호호호.

배가 목적지에 가까워졌을 때쯤,
장비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파도가 높아 무지하게 흔들리는 배위에서
장비와 몇 분 씨름하고 났더니 속이 울렁거렸다.
오호 이를 어째.
이층으로 올라가 허리를 펴고 앉아 심호흡.
바람부는데 눈을 크게 뜨고 앉아있었던 탓인지,
잠시 후 졸리기 시작하더니 울렁거리던 속이 가라앉았다.
신기하기도 하여라.

잠시 후 배의 엔진이 꺼지고,
장비를 매고 배꼬리에 섰다.
오늘은 꼭 성공해야지.
풍덩.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없으므로,
호흡을 가다듬고 바로 잠수 시작.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하는 몸.
이 가라앉을 때 느낌이 또 끝내준다우.

몸이 바닥에 거의 닿았을 때쯤
부력을 조절해 몸을 바닥 약간 위로 띄우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을 부드럽게 스치는 물이 짜릿하게 느껴지고,
곧이어 눈 앞을 스치는 바다 속 풍경.
산호와 돌들, 너무나 많은 물고기들, 그리고 물위에 겹쳐진 하늘.
정말 굉장하다!
내가 갈 수 있는 곳에 이런 세상이 있었다니.
너무 좋아서 실실 웃어대는 통에,
마스크 속으로 자꾸 물이 들어왔다.
뭐 어때,
나는 이제 마스크에서 물을 빼는 법을 배웠는데.
코에 물이 닿아 있어도 물이 안들어오게 하는 법을 배웠는데.
물들아,
나는 이제 그렇게 호락호락한 인간이 아니란다 호호호.

지고 들어간 공기통은 한계가 있으므로,
50분쯤 지났을 때 다시 물밖으로 나왔다.
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잘했다고 칭찬받았다.
이런건 꼭 자랑해줘야지.
흠 혹시 다들 칭찬받는건가.-_-;;

여하간 배위로 다시 올라가 점심을 먹고,
(그저께랑 똑같은 거지만 디게 맛있다)
잠시 쉬다가 두번째 다이빙.
이퀄라이징? 이제 우습다. 음.하.하!
(원래 인간이 이렇게 간사한거라우)
제리도 거의 처음이라는 두 번째 사이트는,
사람들 손이 많이 안닿아서 그런지
정말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아름다웠다.
좀 살살 예쁠 것이지,
어떻게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예쁠 수가 있는 것이냐.

제리를 따라 움직이다가,
바닥이 잘 보이지 않는 깊은 물 위를 지났다.
초보에게 더 이상 허락되지 않는 깊이였으므로,
그대로 통과.
바닥은 보이지 않고,
눈 옆으로는 작은 부유물들이 쉴 새 없이 스쳐가고,
마치, 날고 있는 것 같다!
야호 야호!!
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정신없이 물속을 휘젓고 다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물 밖으로.
아쉽지만 오늘의 다이빙은 여기서 마무리.
다시 카론 베이로 돌아오는 배.
흔들리는 배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하늘과 구름은
왜 또 그렇게 아름다운 것인지.

그런 얼굴로 나를 잡지 마라 얘들아,
나는 이제 곧 집으로 돌아가야 한단다.

다시 카론으로 돌아와
밥먹고 술마시고 딩가딩가~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른다더니,
정신없이 노느라 집에 전화하는걸 잊어버리고 있었네.
엄니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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