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창 여행기(6): 한국분과의 짧은 만남 그리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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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창 여행기(6): 한국분과의 짧은 만남 그리고 집으로

chonburi 0 1502


꼬창 여행기(6): 한국분과의 짧은 만남 그리고 집으로



까이배 헛에 도착했다. 일이 바쁘게 되었다. 뜨랏에서 기다리신다고 했으니 나도 빨리 준비를 해야 했다. 샤워하고 항구까지 가면 5시, 배를 타고 나가면 6시, 뜨랏까지 넉넉히 7시 그럼 7시쯤에는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차에서 옷을 내렸다. 가만히 보니 삼푸도 수건도, 비누도 없다. 그래도 샤워실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샤워를 하고 있으니 전화가 왔다.

“저기요. 뜨랏에서 백화점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천천히 조심해서 오세요.”

아... 이 말에 나는 뻑 갔다. 가뜩이나 마음이 급했는데, 차 운전 조심해서 천천히 오라니 이 한 마디에 마음이 다 녹았다. ^^

수건이 없어, 셔츠로 몸을 닦고 차를 탔다. 차를 몰고 다시 항구로 가니 차가 길게 늘어서 있다. 아이구 배는 있는데, 탈 수 있으러나 모르겠네 하고 있는데 다행히 마지막에서 두 번째 차로 배에 탈 수 있었다.

30분을 가서 배에서 내렸다. 이제 뜨랏으로만 가면 되는 거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한참을 가다보니 스님 한 분이 계신다. 가뜩이나 오는 날부터 일진이 안 좋았다고 생각한 나, 출발의 불운을 예감한 나는 그 불운함을 스님으로부터 보호 받고자 스님을 태워주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타세요.”
“마침 노스님이 있는데 건강이 안 좋아서 그래. 카우 싼 밍까지 가는데 좀 태워줘”

하신다. 카우 싼 밍? 그곳이 어디여? 하여간 스님을 태웠다. 노스님은 오늘 운이 좋다고 계속 웃으신다. 옆에 앉은 젊은 스님은 좋은 일을 했으니 복을 받을 거란다.

‘당근이죠! 복 많이 주세요.’

근데 이 스님이 좀 심하다.

“근데 카오 싼 밍이 어딘데요. 뜨랏 가는 길인가요?”
“카오 싼 밍은 뜨랏을 지나서 한 20킬로는 가야 해. 거기는 차도 없고, 또 외진 곳이라...”
“네???????”

미치겠다. 그곳까지 태워달라는 아주 강력한 암시를 내게 보낸다.

“하늘을 보니 비가 올 것도 같네. 까오 싼 밍!!!”

그래서 결국 태워주기로 했다. 다행히 뜨랏 시내를 지나간단다. 그래서 한국분께 전화를 해서 백화점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30분을 가니 시내다. 백화점 앞에서 한국분을 태웠다. 그리고 양해를 구했다. 스님 태웠는데, 가는 길까지 모셔다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뜨랏을 지나 카오 싼 밍을 향했다.
한국분은 나보다 나이가 근 10살이나 많으신 분인데, 말투가 화통하고 시원했다. 그래서 처음 대하는 나로서는 아주 편했다. 게다가 말씀하시는 걸 좋아하셨다. 그것도 내게는 편한 일이었다. 혹시나 잘 모르는 분을 만나 말이 없으면 어색할 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이 어쩌 잘된 일인가?

뜨랏을 지나 짠타부리로 가는 길에서 차는 다시 외곽으로 돌았다. 그리고 10분 정도가다가 다시 비포장길로 들어서니 절이라고 하는 곳에 도착했다.

“음~~마! 무서운 거!!!”

절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폐허 수준이었다. 사람이 사는 것 같지도 않아 보였다. 게다가 비까지 와서리 땅은 질퍽댔다. 하여간 그 폐허 같은 곳에 내려주니 젊은 스님이 고맙다며 또 한마디 한다.

“100밧만 줘. 나갈 때 차 타고 나가야 하는데..”
“네.........!!!”

스님이 좀 심하다.

스님을 모셔다 드리고 한국분께 오늘의 계획을 물어보니, 방콕으로 갈 거란다.

“에? 그래요? 그리지 말고 뜨랏에서 하루 주무시고 가시죠. 지금 차도 없을텐데요.”
“오늘 촌부리 가시는 거 아녀요? 촌부리에서 방콕으로 가면 돼요. 걱정하지 마요.”

음.....................
거의 묻지마 24시다.

“저기요. 촌부리는 9시 반이면 차가 없어요. 그럼 촌부리에서 주무시고 가실래요?”
“아휴~~! 오늘 방콕으로 들어아야 하는데~~!”
“차가 없어요.^^”
“아.. 괜찮아요. 나는 24시간 이동해요. 염려 마세요.”

하여간 그래서 촌부리로 향했다.
근데 이 분 영 모르는 분도 아니다. 예전에 대화방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고, 또 다른 한분을 사이에 두고 서로 인연이 되는 분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분이라서 듣고만 있어도 재미있었다. 저녁을 사시겠단다. 좋은 식당에서 근사하게 사시겠다고 한다.

차 안에서 이런 저런 말을 주거나 받거니 하니 촌부리가 금새다. 10시가 조금 넘어 촌부리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으로 이스턴 호텔로 갔다. 그런데 좀 시끄럽다. 시골의 호텔이 그렇듯 식당이 저녁이 되면 술집으로 변하고, 노랫소리가 시끄럽다. 그래서 다시 나왔다.

우리가 간 곳은 야시장이다.
법원 앞에 선 야시장에서 몇 가지 음식을 시켰다. 그리고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근 11시 반이 되어서 그분을 방콕으로 갈 수 있는 도로로 모셔다 드렸다.

“저기요. 오늘 주무시고 가세요. 네? 차 없어요. 9시 반이 막차인데요.”
“걱정 마세요. 수쿰윗 도로까지만 가면 되요.”
‘음~~마!! 완전 망무가내다.’

수쿰위 도로에 왔다. 차를 잡아 보려고 도로에 섰으나 봉고도 없고 택시도 없다. 그분은 담배를 한 모금 물더니만, 그 옆에 오토바이 기사한테로 밍그적거리며 가더니만 말을 건다. 뭐라뭐라 하더니만, 차가 있단다.

“네??? 무슨 차요? 정말요?”

내가 알기로 차가 없었다. 촌부리 시내에서는 9시가 막차고 게다가 파타야나 라용쪽에서 오는 차도 9시 반이면 없다. 그런데 무슨 차?

내가 이야기를 해보니, 차럼타이 백화점 근처에 새벽 1-2시까지 방나에 가는 성테우가 있단다. 으메~~~! 놀랍네.

그 분은 그 봐, 나는 24시간 움직인당께~~! 하는 표정으로 웃고 있다. 난 완전히 새 됐다. 그래서 그곳에서 나는 그분과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나는 집으로 향했다.
참내. 꼬창을 1박 2일로 다녀온 것도 처음이다.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차가 엉망이다. 완전히 진흙투성이다.

짐을 내리고 정리하고 씻고 잤다.
아유~~ 졸려...

이번 여행에 대해 생각도 하기 전에 나는 잠구렁텅이로 떨어져 버렸다.

늘 그렇듯이 여행은 늘 재미있다.
또 다른 다음의 여행을 기대해 본다.


* 꼬와이에서 건전지가 다 된 이후로 사진을 못 찍었네요.
* 첫번째 사진은 꼬창을 들어가는 길목에서 찍은 겁니다. 산 고개를 넘너 넘어 가다 해변가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서 찍었습니다. 차를 세우고 찍었습니다.^^ 햇빛이 좋으면 예쁘게 나오는데, 비가 오락가락 해서 별로 안 예쁘게 나왔네요.

*두번째 사진은 꼬와이 해변가 바로 앞에서 스노클링하는 태국인들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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