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일주일, 천국을 만나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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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 일주일, 천국을 만나다. #5

한소영 0 1161
10월 25일 목요일. 물론 카론.

못다한 숙제때문인지 밤새 자다깨다 했는데,
그때 내리던 비가 아직도 내리고 있다.
어쨌든 오늘은 교실 수업을 하는 날이니까.
쫌 일찍 일어나 못다한 숙제를 하고,
약속시간보다 상당히 늦게 나타난 픽업차를 타고 샵으로.

오늘은 Marina Divers와 붙어있는 Marina Resort(였나?)에서 수업.
Marina Divers가 Marina Resort에서 하는거래나 머래나.
하여간 식당에서 수업 시작.
오늘 학생은 두 명.
나말고 한 사람은 스웨덴에서 온 새색시 하나(이름이 Hanna임).
신혼여행 중이라는데,
와서 이런걸 할 힘이 남아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흠흠 -_-;;;

그의 신랑 벤저민이
어드밴스드(오픈워터 다음코스)까지 끝냈다는데,
그래서 신랑이 등을 떠민것일까?
하여간 자기 마누라를 하도 이뻐해서
저러다 이뻐죽지나 않을까 걱정되는 벤저민까지,
넷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수업을 시작했다.

책을 처음 받은 하나에게 제리가 설명을 몇 가지 해주고,
옆 테이블에 있던 홍콩 커플과 함께 비디오 수업.
30분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비디오는
무척이나 길었다.
비디오가 끝나고,
하나는 숙제를 받아 점심을 먹으러 가고,
나는 제리에게 숙제 검사를 받았다.
숙제 검사. 아 정겨워라 숙제검사.

하여간 열심히 해주는 설명을 듣고,
점심식사.
점심 먹으면서 들은 얘긴데,
제리는 계급이 높은(?) 강사란다.
강사는 다 똑같은줄 알았는데,
오픈워터만 가르칠 수 있는 강사부터
강사교육을 시킬 수 있는 강사까지,
몇 개의 등급이 있다고 한다.
뭐 이것저것 듣긴 했는데 기억 안나고,
하여간 제리는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라고.
그래서 Marina Divers가 피피에 있던 제리를 스카웃했다고.
와우 멋지십니다 짝짝짝.

점심식사를 끝내고,
하나의 숙제 검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실습을 시작했다.
장비를 직접 장착하고, 그걸 짊어지고 수영장으로.
수영장까지는 정말로 얼마 안되는 거리였지만,
그 무지막지한 걸 지고 걷느라 정말 죽을뻔했다.
수영장이 조금만 더 멀었으면 진짜로 죽었을지도 모른다.

먼저 수심이 별로 깊지 않은 풀부터.
수면에서 이퀄라이징(압력평형유지) 연습을 좀 해보고,
자 이제 잠수.
오늘은 성공해야 할텐데.
두근두근 꾸르륵꾸르륵...꼴깍-_-
내가 그 시점에서 왜 물을 먹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벤저민댁은 벌써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는데 흑 T T
하여간 두어번쯤 버벅거린끝에,
밑바닥까지 내려가는데 성공.

그리고 물 속에서 몇 가지 실습.
호흡기에서 물빼기도 하고,
마스크에서도 물빼기했고,
호흡기 뺐다가 다시 찾아 물기도 하고,
하여간 여러 가지를 했다.
뭘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기를 바라는건 과욕이다.

하여간 깊은 풀로 가기 위해 물에서 나왔다.
어디선가 타올들고 뛰어와서 마누라 안아주는 벤저민.
내 타올도 챙겨주지 않았더라면,
둘다 풀로 밀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아 추워라.

자 정신차리고 다음 풀.
다시 잠수.
이번엔 한 방에 성공.
아 감개무량하여라.
물 속으로 내려가
부력조절하기, 마스크 뺐다가 다시 끼기,
역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책에서 공부한 몇 가지를 또 실습했다.
호호 재미있네 이거.

선생님까지 셋이서 오붓하고 화기애애하게 수업을 하다보니
벌써 날이 어두워졌다.
어라 언제 해가 졌지?
그러고보니 이 수영장 밤에 보니까 더 이쁘네.
어쨌든 모든 실습을 끝냈을 때는 벌써 일곱시가 넘어 있었다.
장비 해체하고 정리를 끝내고 나니 또 여덟시.
오늘은 낀쩨 마지막 날인데.
푸켓 도착하던 날 잠시 행렬을 봤던게 다인데.
보러 가야되는데.

하지만 멀고먼 푸켓타운까지 가기엔 배가 너무 고팠고,
배를 불린 다음엔 열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는데다
몸이 늘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결국 낀쩨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에 와서 보면 되지 뭐.
다음은 참 넉살도 좋아.
다음이 와도 또 다음이 있고 또 있고.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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