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네와 임산부의 못말리는 태국여행 - 여행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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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네와 임산부의 못말리는 태국여행 - 여행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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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치며..

이번 여행은 6개월 전의 처음 태국여행보다 덜 빡빡했고, 익숙했고, 편했다. 물론 뱃속에 6개월된, 똘똘이라 부르는 아가가 있어 힘들게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성질 드러운 내 성격은 어쩔 수 없어 간간히 엄마에게 화를 벌컥 내기도 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항상 후회하면서도.. 엄마와 딸의 사이는 어쩔수 없나보다..

방심한 사이에 가방이 털린 것과, 마지막 호텔을 일정과 맞지 않게 어정쩡한 위치의 란누앙으로 잡은 것, 마지막 밤을 근사하게 보내지 못한 것, 공항까지 택시타고 가지 않았던 것이 못내 아쉽지만, 환갑을 맞은 울엄마와 우리 똘똘이와 함께 한 뜻깊고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다음번엔 맘넓고 착한 우리 신랑과, 넉달 후면 만날 우리 똘똘이와 환갑 지난 울 엄마와 함께 하고 싶다. 아빠는 집 보시라 하고...^^

난 여지껏 꽤 많은 나라들을 여행이나 업무로 다녀왔다. 그냥 좋고 만 곳도 있고, 인도처럼 항상 그리운 곳도 있고, 떠올리면 웃음이 떠오를 만큼 재밋게 보낸 곳도 있다. 그런데 태국은.. 그 전엔 별반 생각조차 해본적도 없던 이 곳에 어느새 익숙해졌다. 이 나라를 너무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것과는 틀린.. 이상한 감정이다. 그냥.. 편하다.. 지금이라도 훌쩍 빈손으로 댓 시간 비행기 타고 옆동네 가듯 갈 수 있을 것 같은... 손바닥 들여다 보듯 하는 카오산 거리도, 수상버스나 BTS 노선도 지하철 4호선처럼 익숙하다.

하지만 이젠.. 태사랑이라는 마약을 끊고 내 삶에 충실하고 싶다. 태사랑을 알고 난 후 안들어가 본 날이 얼마 안될 정도로 나는 이곳에 중독되었고 그곳으로의 여행을 꿈꿔왔다. 하지만.. 난 확신할 수 없다. 어쩌면 뼛속 깊이 물들어 상당기간동안 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자꾸 든다......
8 Comments
쏨땀 2006.04.25 01:32  
  그 약 끊으면 바로 사망합니다. ㅋㅋ끊지마시고 저와 또 많은 태사랑님들과  그냥 죽을 때까지 폐인으로 사심이 어떠하신지요? 나중에 방콕에 요양소를 하나 차려서 동업을 하는건 어떨까요? ^^
또자 2006.04.25 13:07  
  진정 제 운명이 그러한지요??? 벌써부터 태사랑에서 껄떡대고 있는 제 모습을 보니...
성굴이 2006.04.25 14:42  
  글 너무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건강하게 이쁜 똘똘이 잘 순산하시구여~
다음에도 좋은 여행하셔서 잼난 여행기 또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필리핀 2006.04.25 15:40  
  넘넘 재미난 여행기 잘 읽었어여.
담에도 또 올려주세여~~~
뮤우뮤우 2006.04.26 19:09  
  정말 재밌게 잘 읽었어요..순산하세요~~
hweyun 2006.04.30 21:38  
  정말 정말 부러워하며 잼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엄마 울엄마는 칠순이세요. 모시고 갈려고 하는데 똘똘이 엄마처럼 잘 다녀 와야 할텐데 말입니다.
건강한 똘똘이 잘 나아서 잘 키우시기 바랍니다.
또자 2006.05.01 01:48  
  감사합니당~~ 님들 덕에 똘똘이 진짜 순산할꺼 같애요^^ 꼬사멧서 보니깐 외국인들은 애기도 많이 데리고 와서 놀더라구요.. 참 보기 좋았어요. 저도 똘똘이 나오면 그네들처럼..태국 바닷가에서 ㅋㅋ 바지홀딱 벳기고 델구 놀까봐요.
블루13 2006.07.08 13:49  
  다음달이면 저도 엄마모시고 방콕에 갑니다. 님의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씩씩한 모습에 감탄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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