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네와 임산부의 못말리는 태국여행 - 꼬싸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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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네와 임산부의 못말리는 태국여행 - 꼬싸멧

또자 0 1423
4월 18일 - 꼬싸멧, 싸이깨우 빌라, 플로이탈레 불쑈

이날은 꼬사멧 들어가는 날.
5시에 출발하는 첫차를 타기 위해 4시에 일어났다. 못일어 나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잤는데, 역시 놀기 위한 이른 기상은 언제나 내 몸도 좋아하나 보다. 가볍게 일어나 준비하고 동부터미널로 Go~ (택시 110B, 20분 소요)

반페가는 버스(157B)와 배 왕복(100B) 티켓을 샀다(두명 총 514B). 서둘러 편의점서 먹을걸 대충 산 후 버스에 올랐다.
5시 10분에 출발, 3시간 20분 소요.
말이 3시간 20분이지.. 이 기사 아저씨 완벽 안전운행을 한다. 내가 운전했으면 2시간에 주파했을거다. 도로에 차가 없어도 절대 속도를 안낸다. 내가 운전한다 하고 싶은걸 꾹꾹 참았다.-_-;;

반페 도착해서 이런저런 볼일을 본 후 배타러 갔다. 데스크에 방콕서 산 배표를 보여주니 도장을 찍어준다. 배타면서 도장 찍힌 부분을 뜯어주고 편한 자리를 잡고 기대 누웠다. 9시 15분 출발, 30분 소요.

나단 선착장에 도착했다. 국립공원 입장료를 안내고 들어가는 방법을 올려주신 분들 덕에 머릿 속으로 그림을 그려 두었다. 썽태우를 타지 않고 한 10분 걸으니 저 앞에 세븐일레븐이 보인다. 못미쳐 맞은편의 제인‘s kitchen에 들어가 파타이와 볶음밥을 시켜놓고(80B) 국립공원 관리소도 살펴볼 겸 옆 피시방에 잠깐 들렀다. 한글이 안되어서 에어컨 바람만 쐬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관리소 앞 왼쪽 길이 대로가 아닌 골목이다!! 그래도 난 관리소를 저~ 앞에 두고 왼쪽으로 크게 난 길을 상상했었는데.. 이건 뭐 관리소 코앞이니.. 일단 식당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엄마한테 설명했다. 잘 되면 우린 400B 안내는거다 그러니 딴데 보지 말고 내 등뒤만 쫄쫄 따라오시라... 사실 돈 만원이 큰 돈은 아니지만.. 꽁짜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이상 한번 해 보고 싶단 욕구가 불끈불끈 솟는건 사실이지 않은가!

점심을 마치고 심호흡을 하고 식당을 나와 관리소 쪽으론 눈길도 안주고 왼쪽으로 팍! 꺾었다. 오케에~이! 부르지도 않는다. 흐흐흐~~ 얼마 가지 않아 싸이깨우 리조트 입구가 오른편으로 있었고 그리로 들어가니 해변이다~~

이제 숙소를 구하러 가야하는데.. 모래를 밟으며 걸을래니 영 힘들다. 땅 밟고 걸으려 잔머리쓰다 드넓은 싸이깨우 리조트 안에서 길을 읽었다. ㅋㅋ 역시 난 엄청난 길치이다. 이리가도 울타리, 저리가도 울타리.. 그안에서 한참을 헤메이다 해변으로 다시 나왔다. 해는 점점 머리 꼭대기를 향해 치솟고 있고, 제법 걸어 등에는 땀이 차 오르고.. 이러던 차에 싸이깨우 빌라 프론트가 보였다. 화이트샌드나 실버샌드가 괜찮겠다 생각하고 갔으나 거기까지 가긴 힘들고... 에어컨 룸 있냐니깐 딱 한개 있단다. 보여준다길래 엄마는 앉혀놓고 따라갔더니 프론트랑 붙어있는 건물 끝방이다(412호). 해변이랑 느무~ 가깝다. 문을 여는데 시원한 기운이 화악~~ 1박에 1200B란다. 두말할거 없이 OK!!!

싸이깨우 빌라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곳이었다. 그 넓은 곳 중 위치 죽여주는 데로 잡았으니(해변이 바로..) 대 만족일 수밖에.. 예약사이트에서는 스페셜 트윈이 2000이 넘었었는데 가격도 훨 저렴하게 잡아서 만족스러웠다. 에어컨과 거실용 선풍기밖에 없긴 했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핫샤워는 안되어도 물도 적당한 온도로 잘 나왔다. 프론트에서 일단 1박 요금을 내고 다음날 또 돈을 내라고 해서 하루 있어보고 꽝이면 옮길까 했으나 만족스러워 이틀을 다 있었다. 관리소 앞 세븐일레븐까지도 디게 가깝다.^^

원래는 싸이깨우 리조트를 잡으려 했다. 예약사이트에 예약메일을 보냈는데, 슈페리어(2700) 이틀해달라 → 슈페리어 만실이다. 비치프론트나 딜럭스 가능하다(3700) → 비치프론트로 하루만 해달라 → 비치프론트 없다 → 그럼 딜럭스 하루 해달라 → 여기까지 진행되었는데.. 쏭크란 연휴라 예약업무 할수 없다고 전화가 왔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그냥 간건데 오히려 훨 잘 된 일이었다.

 
방잡고 들어가니 11시도 안되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변으로 Go! 아싸아~ 모래도 곱고 해변도 이쁘고 날도 좋고.. 물색깔은 필리핀의 이사벨 섬 만큼은 아니었지만 좋다. 튜브 큰거 40B, 비치파라솔 2명 40B에 빌리고 노인네와 임산부는 신났다.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나왔다.... 음료수도 사먹고, 땅콩과 구운계란도 사먹고~~(땅콩 미친 듯 맛있다. 한봉지 20B인데 그 아저씨 다시 만나면 100B 어치 사먹으려 했는데 더 이상 만날 수 없었다.) 싸이깨우 레스토랑에서 다음날 할 스노쿨링 투어(1인 400B)를 신청했다.

아줌마들이 맛사지랑 레게머리랑 손톱하라고 자꾸 들쑤신다. 엄마는 싫대고.. 손발톱이 200B밖에 안하길래 이거나 할까 하고 흥정을 했다. 두명에 300 하자고.. 비밀로 해달랜다. 색깔 많냐니깐 많댄다. 오케! 손톱을 맡겼다.
헥.. 손톱깎다가 나 두 번 으악 소리질렀다.
헥.. 손톱소재를 하는데 열손가락 다합쳐 10초도 안걸린다. 손톱 밑 살도 그대로다. 
헥.. 메니큐어 색깔 열라 구리다. 많긴 개뿔이다.
헥.. 발라놓은걸 보니 살까지 메니큐어 바르고.. 개판이다.

200B. 딥따 싸다고 시작했는데 이건 뭐 미샤 메니큐어 두개 사다가 나 혼자 발라도 이것보단 잘하겠다.. 나.. 네일케어 받는거 좋아해서 회원권 끊고 다니는데, 품질대비 하자면 한국이 훨 싼거같다. 그정도다. 그래도.. 바다 놀러와서 푸르댕댕 손발톱으로 하고 다니는 재미로 그냥 봐주기로 했다. 결국 엄마는 안했다.

오후까지 실컷 놀다 들어와 씻고 관리소 앞을 통과해 나와 과일가게 가서 망고샀다(1킬로 이상 50B). 난 망고 싫어하지만 여기 망고들이 넘 튼실해 보이는데다 싸고, 무엇보다 엄마가 너무 좋아한다.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거리 곳곳에 불쑈하는 사진과 함께 레스토랑 광고가 붙어있다. 플로이... 아하! 싸이깨우 빌라 옆에 있는 그곳이군..

저녁이 되자 온 해변에 돗자리를 깔고 테이블과 삼각쿠션이 깔렸다. 다른 곳은 이열 횡대로 테이블이 있는데.. 플로이 앞은 오열 횡대이다. 테이블이 다른 곳의 몇배는 되는데도 여기만 바글바글 하다. 불쑈의 효과이리라.. 주문하기 쉽게 가격표와 함께 내 놓은 바비큐용 해산물 접시들을 보고 왕새우와 조개류가 포함된 넘으로다가 골랐다(200B). 그 외 통감자구이, 옥수수 두개, 볶음밥, 창 등 총 415B. 식사도 만족스럽고, 해변에 드러누워 파도소리 들으며 먹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불쑈~~~ 8시 반쯤 대여섯명이 양쪽에 불붙인 긴 작대기 들고나와 손오공처럼 돌려댔다. 비록 손 데이고, 어깨 데이고, 불 꺼먹고, 바다에 빠뜨려 봉 잃어버리고, 던지다 손님 자리에 떨어져 돗자리에 불도 냈지만^^ 쥐불놀이 수준을 생각했던 나로써는 그것처럼 근사한 것도 없었다. ㅎㅎ

쓴돈 : 투어 신청 포함 3663B



4월 19일 - 스노쿨링

아침에 일어나 젭스 쪽으로 슬슬 산책.. 아침을 젭스에서 함 먹을까 하고 가서 앉았다. 주문도 늦고, 음식 나오는 것도 늦고.. 아침식사 쿠폰을 갖고 온 사람들은 꽁짜 아침을 먹지만 난 그런게 없었던 관계로 거의 150B 정도 하는 아침 식사를 돈내고 했다. 아침은 그래도 서양식으로 먹고 싶어서..
두툼한 호밀식빵이 포함된 꽤 괜찮은 아침을 먹고 어슬렁 거리고 싸이깨우 빌라로 와서 하루치 숙박료를 더 냈다. 프론트 앞에는 만실이라고 써져 있는 걸로 보아 방 잡은게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왜케 한국사람이 안보이는 것이여~
스노쿨링 투어 신청할 때 10시 반에 싸이깨우 빌라 앞으로 나오라 했었다. 딱 10시 반에 나가니 빌라 앞에 배가 두웅둥~ 떠있다. 싸이깨우 해변이 출발하는 곳이라 다른 해변에서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여기저기 들렀던 관계로 다른 해변도 다 구경할 수 있었다. 우리 배의 멤버는 태국인 한 가족과 중국 아줌마 아저씨 커플 두쌍, 그리고 노인네와 나. 이렇게다.

이쁜 바다를 가로질러 한참을 간 후 배 엔진을 껐다. 정말 작은 펫트병이나 허접 손잡이에 낚시줄을 감은 낚시도구를 준다. 낚시바늘에 잘게 썰은 오징어를 끼워 줄을 늘어뜨리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물고기를 낚아올린다. 버뜨.. 내 오징어는 왜 아무넘도 안물지... 총 세군데를 옮겨 다니며 낚시를 했는데 결국 난 한 마리도 못잡구.. 노인네는 쪼꼬만거 한 마리 걸려 소리지르고 난리났다. 좋겠다.. ㅠ.ㅠ

중국 아줌마 한명은 디따 큰 물고기 포함해서 한 다섯 마리는 잡았나보다. 배 뒤쪽에 불을 피워 잡은 물고기에 소금뿌려 굽고, 볶음밥 해서 나눠준다. 배타고 먹는 모든 것이 다 꽁짜인데 콜라며 사이다에, 수박과 파인애플이 남아돈다.

임신 후로 한번씩 버스를 타면 속이 울렁거리는데, 점심 먹을때쯤 해서 영 메쓱거린다. 밥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바다에 뿌리니 물고기들이 잔뜩 몰린다. 니네나 다 먹어랏! 다 뿌려줬다.

거기서 스노쿨링 한판, 좀 옮겨서 또 한판..
우리 노인네.. 수영 못한다. 스노쿨링도 첨이다. 구명조끼 입혀놨더니 커서 몸이 쏙 빠지게 생겼다. 작은거 없냐니깐 애들꺼 밖에 없댄다. 어쩌랴.. 데리고 조심조심 바다로 내려갔다. 울 노인네.. 비키니 수영복 위에 신랑 헐랭이 바지 입은 내 허리춤을 팔을 뻗어 두손으로 꼭 잡았다. 내가 속도를 조금만 내어 나가면 그 반동으로 내 허리춤을 잡은 울 엄마 뒤로 밀리면서 내 엉덩이가 반쯤 벗겨졌다 입혀졌다를 반복한다... ㅋㅋㅋ

그래도 좋댄다. 바닷속도 이쁘고 재밋댄다. 에구구~~ 내가 이맛에 노인네 델구 다니지...^^
솔직히.. 바닷 속은 필리핀의 화려한 색깔의 바다에 비할바가 못되었다. 괌 보다는 나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신나하는 엄마 모습에 어디보다 좋았다.

스노쿨링을 마치고 배에 올라 Fish Farm으로 갔다. 어느 분이 올려주신 글에 거기에 돈 갖고 가라고.. 물고기 보면서 음료수라도 사먹기 좋다 해서 돈 챙겨 갔는데, 사먹는 곳이 없다!! 그냥 양식장 주변을 걸어다닐수 있게 나무로 좁은 길을 얼기설기 만들어 두어 거길 걸어다니면서 물고기 구경하는게 다였다. 가뜩이나 균형감 없는 나. 배까지 불러서 그 좁은 길을 걸어다니다 대형 물고기들이 몰려 있는 그물 안으로 퐁 빠져 잡아 먹힐까봐 배에서 내릴 엄두도 못내었다.^^ 울 엄마 용기도 좋지.. 요기조기 잘도 걸어댕긴다.

네시쯤 투어를 마치고 싸이깨우 해변에 내려주었다. 바다에서 노는 것에 맛들인 울엄마.. 해변에서 놀다 가잰다. 모래사장에 짐을 대충 던져두고 또 물에 동동 떠서 놀았다. 울 엄마. 이번 여행에서 드뎌 물에 몸 뜨는거 배웠다. 저번에 파타야에서 릴라와디 수영장서 가르쳐 줄때는 무섭다 난리더니 오히려 바다에서 용기백배했다. 결국 앞으로 뜨고 뒤로 뜨고 하는거를 성공적으로 체험했다!!!

한시간 여를 놀고 나니 해가 기운다. 들어가 씻고 나와 내 방 앞쪽 해변에 로띠파는 구루마 총각에게 가서 계란, 바나나 로띠를 사먹었다(30B). 그거 사먹느라 줄선 사람이 꽤 많았는데, 그 총각 세계각국 말 쪼꼼씩 다 한다고 자랑이다. 외국인들 어디서 왔는지 대충 맞추고 그나라 말로 인사말을 건넨다. 태국여자 델꼬 온 일본총각에게 곰방와 이래쌓고~~ 아리가또 하고~~ 그 일본총각 다음엔 태국인들이다. 그 사람들꺼 로띠 만들믄서 나한테 뭐 시킬건지 물어보는데.. 태국말로 한다... 으엥? 이러고 눈 똥그래서 쳐다보니 줄선 태국인들이 “저여자 외국인인거 가텨..” 이러는거 같다. 로띠총각 눈 더 똥그래져서 외국인이냐 묻는다. 헥.. 코리안이래니깐.. 태국사람인줄 알았댄다. 헉쓰~~~ 많이 타긴 했지만서도.. ㅠ.ㅠ

선착장까지 산책나갔다. 선착장 앞 세븐일레븐에서 아이스크림 사서 들려줬더니 좋아라 먹는다. 사람이 나이들면 애가 된다더니.. 울엄마 어느새 그리되었는가..^^

전날 늦게 플로이로 갔던 관계로 해변에서 먼 쪽으로 자리 잡았더랬다. 그래서 좀 서둘러 갔더니 해변 둘째줄 정도에 자리잡았다. 왕새우가 생각보다 별 맛이 없었기에 이번엔 팔뚝만한 생선(200B)과 꼬치구이, 또 옥수수, 감자요리, 수박쥬스 두잔, 입가심 아이스커피 두잔 시켜먹었다. 배터져 죽을뻔 했다. (팁 포함 480B) 아무리 먹어도 500을 못넘기겠으니.. 정말 물가가 싸긴 싸다.

쓴돈 : 214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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